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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188화 (188/475)

〈 188화 〉 184화 : 경청하고, 곱씹어라 (2)

* * *

작은 빗방울이 모여 웅덩이가 되고, 그 웅덩이가 흘러 개울이 되는 것처럼, 시작은 항상 미약하고 사소한 법이다.

엘프에게 찾아온 변화 역시, 그들이 입에 머금는 이슬처럼 미미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어느 날, 보다 더 많은 물품을 얻고자 하는 마음……. 물욕이 생겨났다.”

그들은 본래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약초를 뽑거나 천을 짰다.

그러나 어느 날, 약초를 뽑으면서 한 가지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굉장히 사소하고도 지당한 생각이었지. ‘나중에 또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

그리하여 그들은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약초와 천을 구했고, 종국에는 직접 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자연히 더 많이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뉘기 시작했고, 그런 두 집단 사이에서 여러 갈등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에 따라 법률이 생겨나고, 그 법을 집행할 자가 세워졌지. 전부 폐하의 뜻이었다.”

왕은 나이 많은 엘프들을 ‘장로’로 세워, 그들이 다른 엘프들의 분쟁을 중재하거나 재판을 하도록 하였다.

본래는 왕이 직접 해야 할 터이지만, 엘프의 왕은 어머니 나무를 대신하는 자.

즉, 숲의 목소리 그 자체이다.

그가 몰두해야 하는 건 어머니 나무의 뜻을 따라, 숲을 더 울창하게, 그리고 엘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일이다.

박하 몇 포기를 누가 훔쳤니마니 하는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여유는 없는 것이었다.

“그럼 지금 이곳의 법률은 전부 그 장로들이 만든 거군요?”

그렇게 묻는 로나에게, 블루스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이 형법이다. 왕궁에 감옥이 만들어진 것도 그 즈음이었겠지.”

범죄를 규정하고 그를 처벌하는 법이 만들어지자, 벌을 받기 싫은 사람들은 다른 방법으로 물건을 더 갖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생겨난 것이 상법, 즉 거래에 대한 법이었고, 마지막에 만들어진 것이 바로 건축법이었다.

……근데 왜 갑자기 거기서 건축법이 튀어나와?

벙벙해하는 나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블루스타가 대답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숲이 온통 엘프의 집으로 뒤덮였겠지. 재산이 늘어나면 집 크기가 커지기 마련이잖나?”

“우와.”

법으로 집 크기를 제한받게 된 엘프들은, 이제 다른 방향으로 물욕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흔히 발견할 수 없는 것, 만들려면 오랜 수고를 들여야 하는 것, 보기에 아름다운 것 등등, 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 말은 즉,

“꾸미기 시작했군요.”

“그렇다. 치장을 하기 시작했지.”

꽃을 머리에 꽂거나, 천을 다른 색으로 물들이거나, 깃털을 엮어 물건에 달았다.

집 바닥에 카펫을 깔거나, 다른 재질의 천을 짜서 옷을 지었다.

이전엔 눈길도 주지 않았던 보석을 정교하게 깎아서 장신구로 삼았다.

그러한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날을 정해서 ‘누가 가장 잘했는가’를 뽑기 시작하면서 더 커지게 되었다.

“그것도 왕의 뜻이냐?”

“그렇다.”

“그게 엘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블루스타는 눈썹을 찡그리며 묻는 위슨을 향해 빙긋 웃었다.

“대륙의 어떤 존재보다도 가치를 잘 알아보고, 그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으며, 그를 통해 가장 아름다워질 수 있으니 위대하다는 논리이다.”

“어우.”

곧바로 질색하는 위슨이었다!

블루스타는 자조하듯이 큭큭 웃더니, 씁쓸함이 한껏 묻어 있는 미소를 지은 채 나를 보았다.

“이렇듯 엘프는 계속 욕구를 깨우쳐갔고, 폐하께서는 그를 통제하며 엘프가 위대한 종족임을 일족에각인시키셨다.

……그럼 묻지, 용사여. 이 다음은 무엇을 했을 것 같은가?”

엉?

여기서 질의응답을……?

나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위대한 종족이란 무엇인가?

다른 종족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종족이지.

……하지만 블루스타는 ‘엘프가 위대한 종족임을 각인시켰다’고 했다.

그 말은 즉,자신들 스스로 위대한 종족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것.

다른 종족들과, 확연히 구별되도록 했다는 것이겠지.

“……”

엘프가 인간, 드워프 등등의 다른 종족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것은 무엇인가?

뾰족한 귀? 호리호리한 몸?

……아니, 더 명백하고 특이한 걸 거야.

귀 뾰족한 건 고블린이나 트롤도 은근히 뾰족하고, 호리호리한 사람은 의외로 널려 있다고.

내 바로 근처에도 하나 있잖아. 남자 녀석이지만.

오로지 엘프만이 가지고 있는 것.

그것은……

“……설마…….”

머릿속에 번쩍 하고 떠오른 생각을 붙잡고 살펴보자, 나는 곧바로 아연해졌다.

블루스타는 그런 내 대답을 기다리면서, 나지막이 나를 마주보았다.

“말(?)……?”

“……그렇다.”

대륙의 모든 종족 중에 오직 엘프만이 가지고 있는 것.

그것은 엘프 고유의 언어였다.

……그래, 생각해보면 좀 이상해.

인간은 당연하고, 드워프도 마법사들도, 유니콘이나 요정들도, 심지어는 고블린에 오크까지도 모두 같은 언어를 쓴다.

물론 마법사들은 방 이름을 룬으로 적어두는 악랄한 짓을 저질렀지만, 마녀로 타락한 뒤에도 여전히 같은 언어를 사용했다.

달리 말해, 이 세상의 언어는 오직 한 가지뿐이다.

엘프가 쓰는 언어는, 나중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럼 ‘돌에렛’도 ‘루 메호’라는 것도, 전부 현 왕의 치세에 만들어진 말이라는 건가요?”

“그렇다.”

“어…… 하지만 엘프어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이 숲은 ‘루 메호’라 불린 거 아닌가요?”

“결코 아니다. 본래 이 숲은‘노을 숲’이라 불렸다.”

그치만 맹약서에 써 있는걸. ‘루 메호’라고.

그러자 블루스타가 어깨를 살짝 으쓱이며 말했다.

“수정했겠지.”

“……”

배낭에서 맹약서를 꺼내어 살펴보았다.

……수정된 흔적은 어디에도 없는 거 같은데!

말없이 미간을 좁히며 그에게 종이를 들이밀었다.

블루스타는 종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가운데 부분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여기, 현 왕의 이름이 적혀 있군. ‘루 메호’로 바꾸면서 다시 썼나본데.”

“……”

아니 어이가 없네.

나는 로나를 홱 돌아보며 외쳤다.

“아니 고대의 맹약서라며? 단체 이름 바뀌었다고 다시 쓰는 게 어딨어?!”

“다시 쓴 건 아니고, 그냥 종이에 고쳐 적었을 걸요? 지난번에 마이……네이멜 님이 쓰신 부분 보세요.”

부엉이탑을 떠날 때, 네이멜은 맹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으면서, ‘마일린의 딸들’을 ‘부엉이탑’으로 고쳐 썼었다.

그때 선을 두 개 죽죽 긋고 적었으니, 약간 지저분한 모습이 남아있을 터.

……그러나 처음부터 ‘부엉이탑’으로 썼던 것처럼, 문장 자체가 굉장히 자연스럽게 적혀 있었다!

“우와.”

“어때요? 고쳐져 있죠? 어디…… 와, 진짜네. 저도 말로만 들었거든요. 되게 신기하네요!”

“아니 그래도 명색이 ‘고대의 맹약서’잖아. 실시간으로 정보가 갱신되면 안 되지!”

안 그래도 종이가 빳빳해서 고대의 물건스러운 분위기가 전혀 없는데.

세상에, 시대에 맞춰서 정보가 갱신되기까지 해?

하나도 신비롭지 않잖아!

“왜요? 이러면 나중에 이름이 바뀌더라도 찾아갈 수 있잖아요. 실용적이라서 좋은 것 같은데요.”

“으아악, 아니야!”

다른 사람들도 그게 뭐가 문제냐는 듯이 나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큭…… 낭만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단 말인가!

아주아주 먼 옛날에 맺은 다음, 누구도 손을 대지 않은 채 보관되어 있던 귀한 맹약서……라는 게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데!

근데 사실은 중간에 갱신되었던 거라니, 이런 제기랄!

그럼 지금 저기 적혀 있는 이름들이 예부터 쭉 이어진 명칭이 아닐 수도 있잖아!

진짜 고대의 이름들은 뭐였는지 알 방법도 없는데!!

하……

여러모로 김빠진다…….

“카엘 님은 가끔 이상한 거에 신경을 쓰시네요. 남자라 그러신가요?”

“그냥 미친놈이라 그런 거 아냐?”

“이야기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머릿속이 꽃밭이 된 걸 거야.”

“시끄러, 짜식들아! 낭만을 좇는 게 뭐가 나빠?!”

……아무튼 엘프의 왕은, 엘프를 다른 종족들과 구분하기 위해, 새로이 언어를 만들어 쓰는 것을 제안했다.

그것이 엘프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길이라 설파하며.

“그러나 그 제안은 순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엥? 의외이네요?”

법률도, 처벌도, 아름다움을 겨루는 경연대회 같은 것도 다 받아들였으면서.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건 반대하다니.

“배우기 귀찮았나보지.”

“……”

어느새 주변 정리를 마친 메린이 내 옆에 앉으며 말했다.

아니, 설마 그런 시시한 이유로 반대했을까…….

그보다 이 녀석은 그걸 끝까지 혼자 다 치우고 있었나보네.

나 참, 얘기 끝나고 다같이 치우면 될 것을…….

블루스타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글쎄,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지. 일단 겉으로 표방한 것은 ‘고립’이었다.”

“고립…….”

말이 통하지 않으면 다른 종족과 교류할 수 없다.

교류가 없으면, 엘프는 홀로 있게 된다.

그것은 위대하게 되는 것이 아닌 낙오되는 것.

아무도 없는 데에서 ‘나는 위대하다’고 외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위대함 따위,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나 진배없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보다도 가치없는 것이다.

“그렇게 들고 일어난 자들은 묘지에 잠들게 되었다.”

“……반란이라도 일으켰어요? 싹 다 죽이게.”

“그대에게도 일렀을 것이다. 왕의 뜻은 곧 일족의 뜻이며, 그는 곧 어머니 나무의 뜻이라고. 그들은일족의 배반자로서 처형되었지.”

“……미쳤나.”

존나 막 나가네.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감상을 들은 블루스타는, 헛웃음인지 광소인지 모를 웃음소리를 내었다.

“그래. 미쳤지. 백 명 조금 넘는 엘프를 전부 처형했으니까. 내가 스승의 말을 믿지 못한 것도 이 대목부터였다.”

“……”

“백여 명을 처형한다고 결정된 직후, 반란이 일어났다. 그들의 꽃은 묘지가 아닌, 숲 바깥에 버려졌다. 그 중 일부는 스승이 찾아서 몰래 거두었지.”

그 말을 마친 후, 블루스타는 처음으로 물잔을 기울여 차를 마셨다.

나는 그새 넉 잔째가 된 차를 홀짝이며 그에게 물었다.

“그게 언제 일어난 일이죠?”

“스승이 태어나고 이십 년 뒤였으니…… 지금으로부터 380년 전이겠군.”

“생각보다 얼마 안 됐네요……. 그럼 골든은 그 일을 직접 봤겠군요.”

“그가 묘지기가 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전임 묘지기가스승의 교육담당이었지.”

……자리가 비워졌구나.

어쩌면 그때부터 골든로드가 왕을 싫어했는지도 모른다.

대규모의 처형식을 벌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스승이 놈에게 목숨을 잃은 것이다.

게다가 그 시신이나 마찬가지인 꽃이 숲 바깥에 버려지기까지 했으니…….

따뜻한 기운 탓인지, 굳은 얼굴이 살짝 풀어진 채로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후, 내가 태어나면서 엘프는 극적으로 변화했다. 그 이야기는 스승에게 들었겠지.”

“허기를 느끼게 됐다고…….”

“모든 엘프는 허기를 느끼고, 나를 포함한 네 명의 엘프는 능력이 열화되어 태어났을 뿐만 아니라 해마다 조금씩 성장했다.”

그나마 첫 열화(化)여서 그런지,그와 다른 세 엘프는약간 뒤떨어지긴 해도 초월적인 능력들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성장하면서 근육이 더 커지고 키가 더 자라는 등, 옛 엘프보다 신체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는, 그저 쇠락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한평생 품을 수 있던 기억이 퇴색되어 사라지고, 땅을 달리는 다른 짐승들에게 뒤쳐지기 시작했다. 나중엔 가끔 나무에서 떨어지기까지 했지. 후…… 추락사고 소식이 알려졌을 때, 이 숲에 퍼졌던 공포란…….”

“……왕은 아무것도 안 했나요?”

“글쎄, 그 당시에 나는 스승을 도와 묘지를 돌보고 있었다. 산맥의 드워프와 갈등이 생겼던 걸 보면, 외부적으로 무언가 하고 있었겠지. 내부적으로는 책을 쓰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머릿속에 넣기만 하면 죽는 날까지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던 기억이, 이제는 시간의 풍파에 깎이고 색이 바래는데다, 아예 사라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딘가 다른 데에, 가능한 오래오래 남아있는 형태로 기억을 새겨두고 싶어졌겠지.

대다수의 경우, 가장 먼저 남기는 것은 역사이다.

엘프 역시, 자신과 선조들이 보고 듣고 겪어온 역사들을 새기기 시작했는데…….

“또 한 번 반발이 생겼지.”

“왜요? 뻥이라도 쳤나요?”

“크크…….”

“돌겠네, 진짜.”

어디를 어떻게 각색했는지는 모른다고 블루스타는 말했다.

골든로드가 거기까지는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다.

“내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 판단했겠지. 지금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때는, 그저 폐하에 대한 반발이라 여기고 흘려들었다.”

아무튼 또 한차례 꽃무더기가 만들어졌고, 그 후로 왕을 거역하는 자는 없어졌다.

지금 남은 옛 엘프들은 옛날부터 왕에게 동조하고 있거나, 수차례의 반발과 저항이 무산된 것에 그저 체념하고 있는 자들이었다.

골든로드도 그 체념한 자들 중 하나……

“……아니, 스승은 다르다.”

블루스타는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거부하고 있다. 체념하고 잊어버리는 것을 거부했기에, 그곳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지. 그는 일족의 영락을 한탄하며, 엄숙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던 묘지를 핏빛 처형장으로 물들인 폐하를 증오해왔다.

그렇게 홀로 사는 그를, 다른 자들은 모두 미쳤다며 수군대고 있지. 담당교육자를 잃은 비극, 묘지가 피로 덮이는 비극을 두 번이나 겪은 탓에 미친 것이라고.”

뭐……겉으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안 그래도 직업상 다른 엘프들과 떨어진 곳에서 지내야 하는데, 그곳에 틀어박혀서는 나오지 않는다.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 심지어는 날개사슴 같은 짐승도 품지 않고 있다.

그나마 교류하는 건 블루스타와 블루벨, 이 둘뿐.

그러나 그조차도 한시적이며, 다른 사람들처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진 않다.

게다가 온종일 썩은 느릅나무가 있는 공터……

묘지에서 밭을 돌보며, 혼자 주절대며 떠들기까지 하고 있고.

……앞의 건 어쨌든, 혼자 중얼거리는 건 누가 봐도 미친 사람이잖아.

사람들이 수군대는 것도 어쩔 수 없지.

“……아저씨는 미치지 않았어.”

잠자코 듣고 있던 블루벨이, 조용히 읊조렸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도 않아. 얼마나 외로움 타는데. 말로는 맨날 그만 얹혀살고 나가라고 하면서도, 내가 하루라도 집에 안 들어가면 축 쳐져 있다고.

그리고 혼자 중얼거리는 게 아니라, 영혼이랑 대화하는 건데. 다들, 알지도 못하면서…….”

“블루벨…….”

무릎을 한껏 더 단단히 끌어안는 그녀를 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역시 삼각관계……”

“아니라고 했잖아, 미친놈아아아!!”

따악!

블루벨이 스푼으로 내 머리를 후려갈겼다!

아니 저걸 대체 어느 틈에 집어서는……!

“하으아아아…….”

“……삼각관계?”

맑고 고운 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블루스타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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