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196화 (196/475)

〈 196화 〉 192화 : 심판의 때가 왔도다 (4)

* * *

잠시 후, 로나와 위슨이 우리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로나가 내 너덜너덜해진 허벅지와 구멍난 팔을 치유하는 동안, 위슨은 내 입에 기력회복제를 흘려 넣었다.

그리고 지체할 수 없으니, 메린이 나를 들쳐업고 한 팔만으로 ‘손목 갈고리’를 써서 왕궁 근처까지 왔다.

……그게 내가 의식을 잃은 동안에 일어났던 일이라며, 메린이 덤덤하게 말했다.

“어…… 그럼 저건?”

왕궁을 가리키며 묻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기만 했다.

모른다는 거군.하긴, 여기 방금 왔다고 했던가?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왕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왕궁 자체는 지난번과 별 차이 없다.

나무로 된 벽과 지붕, 그리고 왕궁을 지키듯 둘러쳐진 울타리.

왕궁보다는 저택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리는, 자그마한 왕의 전당은 여전히 건재하다.

……그러나 경비병들이 그 앞과 주변을 지키지 않고 있다.

자리를 비운 건 아니고, 죄다 화살꽂이가 된 채 바닥에 엎어져 있다.

시신이 다 남아있는 걸 보면, 이곳을 지키고 있던 경비병들은 전부 블루벨보다 어린 엘프들인 듯했다.

게다가 안쪽에서 왕왕 울리는 여러 소리……

함성에 고함, 무언가 우지끈 부숴지는 소리 등등은, 왕궁 안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명백히 알려주고 있었다.

“야, 에코. 너 아까 소집했다고 했지? 이게 그거야?”

“어.”

“우와…….”

파랑새 녀석, 혁명이라며 떠들더니 진짜였네!

이야……, 제 뜻이 아니라곤 해도, 주민들에게 ‘일어나서 반란을 일으키라’고 지시한 거잖아.

진짜 장난 아니네.

아, 이래서 엘프 왕이 갑자기 조용해졌던 건가?

도망가거나 싸우면서, 멀리 있는 나한테 헛소리를 할 순 없을 테니까.

“어쩔 거냐? 들어갈 거야?”

덤덤히 묻는 메린의 목소리에, 다른 두 녀석의 시선이 나에게 모이는 게 느껴졌다.

왕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그 눈길들을 신경 구석으로 밀어버린 후, 나는 잠깐 생각한 끝에 입을 열었다.

“아니……, 다른 데로 가자.”

“딴 데? 어디?”

“나무 있는 곳.”

뒤쪽에서 어느 사춘기 꼬맹이가 환호성을 내지르는 걸 흘려들으며,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지금 왕궁 들어가봤자 괜히 휘말리기만 할 거야. 그리고 저 사람들도 아마 왕을 찾고 있겠지? 그럼 왕궁 수색은 저 사람들에게 맡기지, 뭐.”

어차피 왕이 있을 곳은 뻔하다.

왕궁 아니면 돌에렛이겠지.

놈이 아까 했던 짓들을 떠올리면 돌에렛 쪽이 좀더 가능성이 있다.

……엘프들이 말했다.

숲은 엘프들을 낳던 그 나무에게서 태어난다고.

그리고 엘프의 왕은 자신들을 낳은 돌에렛……어머니 나무를 대변한다고.

그렇다면, 이 숲엔 그 어머니 나무의 힘이 깃들어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엘프의 왕은 그 어머니 나무와 연결되어 있는 거고.

그러니 왕이 내 위치를 꿰뚫어볼 수 있었고, 친위대원들을 나무뿌리로 이동시키는 묘기를 부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지만 그러려면 그 나무랑 붙어 있어야 하는 거지.”

“하긴 그렇겠네요.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요.”

로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거들어주었다.

그 말대로, 놈이 골든로드의 집에서 차를 마시는 동안, 메린과 나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숲을 가로질러 왕궁에 갔다.

게다가 왕궁 뒤편에 있는 어머니 나무를 보고, 그 근처 지하창고까지 다녀갔지.

볼 거 실컷 다 본 다음, 또 다시 숲을 가로질러 그 동굴로 가는 중에도 아무 일 없었고 말야.

“아무튼 그 나무 쪽으로 가자. 골든도 거기 있을 거야.”

그가 언제 밖에 나올지 정한 건 아니지만, 지금 거의 해가 중천에 떠 있다.

게으름뱅이가 아닌 이상 진작에 바깥에 나와 있겠지.

내가 거기서 본 것들을 듣고 엄청나게 심각해하기도 했고.

내 결정에, 세 사람은 아무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메린은 아예 어깨를 풀며 한두 발짝 앞서기까지 했다.

“그럼 바로 가자. 지난번 경로로 가는 게 가장 빠르겠지. 내가 앞장설 테니 따라와.”

“카엘이 아니고?”

“방향치잖아.”

“아, 그랬지.”

“……”

나쁜 자식들.

로나가 그런 나를 위로하듯이 내 팔을 두드리며 말했다.

“뭐, 어때요! 사람은 다 부족하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찾는 거죠.”

“……그런 거야?”

“네! 부족한 걸 채워 완전해지고 싶은 거죠. 카엘 님이 메린 님에게 끌리신 것도 그런 거 아니겠어요?”

“……아니, 나는…….”

반사적으로 대꾸하려던 입이 머뭇거렸다.

단호히 부정하기도, 쓴웃음을 지으며 긍정할 수도 없다.

……그에 대한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말을 잇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리는 나를 보며, 로나는 헤실 웃었다.

“목마른 사람은 일단 물부터 마시고, 그 다음에 풍경을 보며 감탄하는 법이랍니다!

아무튼 그건 나중에 생각하시고, 일단은 가요! 나무 보러!”

“왕을 처치하러 가는 거야.”

의욕 있는 건 좋은데, 일의 순서를 바꾸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숨을 쉰 후, 나를 빤히 쳐다보는 메린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출발했다.

그녀의 뒤를 따라 숲을 달리는 동안,

­­부족한 걸 채워 완전해지고 싶은 거죠.

……어째서인지, 로나가 던진 말이 계속 마음속 구석에 가만히 맴돌았다.

어제 그 난리를 치른 덕분인지, 아니면 왕을 죽여버리겠다는 열정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어서 그런지, 그 끔찍한 나무가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뱃속이 멀쩡했다.

어쩌면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불온한 분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누가 싸우고 있나본데!”

선두에 선 메린이 소리쳤다.

바로 뒤이어, 고함소리들이 바람을 타며 내 귀에 또렷이 들려왔다.

설마 골든로드가 왕과 한 판 붙고 있는 건가?

악마는 보통 방법으론 죽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 찾아온 왕을 그냥 돌려보냈던 그 아저씨가……?

발을 더 재촉해, 어제 메린과 함께 섰던 지점에 도착했다.

아니나다를까, 저 아래에 엘프 넷이 뒤엉켜 싸우고 있는 게 보였다.

각각 연노랑색, 푸른색, 울긋불긋한 색의 머리를 가진 엘프 셋이, 연한 녹색머리 엘프 하나를 상대로 활을 쏘거나 칼을 휘두르고 있다.

순서대로 골든로드에 블루스타, 블루벨, 그리고 왕이구만?

이야, 머리색만으로도 누구인지 다 알겠네.

“카엘.”

끼어들 거지?

그렇게 묻는 듯한 그녀의 눈빛에,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가자!”

그 외에 내가 더 해야 할 말은 없다.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 누가 먼저 뛰어들지 정할 필요도 없다.

그런 건, 나를 앞서가고 있는 저 두 아가씨가 더 전문이니까.

마치 미리 계획한 것처럼, 로나가 가장 먼저 땅에 착지했다.

곧바로 철퇴를 손에 들고, 마침 블루스타를 피해 거리를 벌린 엘프 왕을 향해 돌진했다.

“?!”

놈이 당황해하며 로나를 피하자, 바로 이어서 메린이 들러붙었다.

메린의 손엔 약간 검신이 넓은 검이 들려 있다.

글라디올러스가 가지고 있던 친위대장의 검.

내 팔에 꽂힌 걸 뽑은 다음, 그대로 챙겼구만?!

“흐읍!”

“큭!”

채앵!

그녀의 검을 가까스로 쳐내자마자, 놈은 또 다른 공격을 맞이해야 했다.

단검과 장검, 그리고 철퇴의 끊임없는 공격이 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망할 놈들이……!”

놈이 욕설을 내뱉으며 크게 거리를 벌리자, 곧바로 놈의 발치에 화살이 연쇄적으로 박혔다.

그 출처는 골든로드의 길다란 활이었다.

화살을 만들어내는 것도 옛 엘프의 능력인지, 그는 화살을 거는 동작도 없이 여러 발을 연사하고 있었다.

그의 활이 노리는 건 놈의 몸통이 아닌 발.

아무래도 죽이는 게 아닌, 움직임을 막는 게 목적인 듯했다.

여기에 위슨의 스라소니가 합세하면서 그는 더 이상 활을 쏘지 않았지만, 어쨌든 왕은 총 다섯 명에게 둘러싸인 신세가 되었다.

……왠지 좀 불쌍해졌다.

하지만 부족해. 놈은 더 불쌍해져야 한다.

그래서 나도 그 사이에 껴서 성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이 졸렬한 놈들아아아!!”

“우악?!”

갑자기 알 수 없는 힘이 내 몸을 강타했다!

틈이 생긴 걸 메우려는 듯이, 재빨리 골든로드가 또 다시 화살들을 퍼붓기 시작했다.

용케 그 화살들을 피하면서 놈이 손가락을 퉁기며 멈춰 섰다.

“에잇!”

곧바로 블루벨이 놈에게 단검을 던졌다.

퉁!

그러나 단검은 놈에게 닿지도 못하고, 보이지 않는 막에 튕겨버리고 말았다.

골든로드의 화살 역시 그 보호막을 뚫을 수 없었다.

마침내 여유가 생긴 엘프 왕이, 씩씩대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한 명에게 여럿이서 한꺼번에 덤비다니! 부끄럽지도 않느냐!!”

“그 말 그대로 돌려주마, 악마 새끼야!”

“나는 악마가 아니라 했다! 악을 저지른 적이 없거늘, 어찌 악마라 하느냐!”

“어린애들을 희생제물로 삼은 놈이 뭐가 어째?!”

그렇게 외치자, 놈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대꾸했다.

“그게 어찌 악이란 말이냐? 네놈은 노루나 토끼를 뜯어먹는 늑대를 악이라 칭하는 얼간이로구나!

나는 내 필요를 위해 그들을 썼을 뿐이다. 오히려 숭고한 목적을 위해 사용해주었으니 내게 감사해야지!”

“미친 악마 새끼가……!!”

“참으로 말을 못 알아듣는구나!! 나는 악마가 아니야!!”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놈이 악다구니를 썼다.

진짜 어이가 없네.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정작 진짜로 웃지 못한 나와 달리, 로나는 대놓고 소리내며 웃었다.

“아하하하! 악마가 아니라니! 정말 재미있는 소리네요!”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이 웃으면서 로나가 철퇴를 휘둘렀다.

파아앙!

엄청난 충격파가 그녀를 밀어내는 동시에, 쩌적 하고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놈의 얼굴이 새파랗게 물들며, 그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보호막이 깨지려 하는 상황이 적잖이 충격이었는지, 놈은 아무 대처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굳어 있었다.

그 틈을 로나가 놓칠 리가 없었다.

멀리 튕겨 나갔던 로나가 그 반동을 이용해 또 다시 돌진하며, 놈의 머리 위에서 철퇴를 내려쳤다.

“크아아악!!”

놈을 지켜주던 보호막이 터져버리며 놈이 바닥에 처박혔다.

그러나 보호막 덕분에 별 타격은 입지 않은 모양이었다.

놈은 약간 비틀거리면서도 엘프 특유의 빠른 움직임으로 그 자리를 바로 벗어났다.

“악마로서의 정체성도 없는, 찌꺼기 중의 찌꺼기였나요! 악마가 아니라 잡귀라 해도 되겠네요! 그런 놈에게 넘어갔으니, 현 엘프의 왕은 잡놈 중의 잡놈이군요!”

“그 입 닥쳐라! 신의 개 주제에 감히 나를 모욕하느냐!”

놈이 고함을 지르며 발을 구르자, 나무뿌리가 나타나 그를 감쌌다.

이윽고 뿌리가 사라지며, 놈이 약간 노란빛이 나는 구체 속에 감싸여 있는 게 보였다.

자신을 보호할 생각으로 저런 거겠지만, 어쩐지 나무수액 속에 갇힌 벌레가 생각나는데?

그래도 진짜 단단하긴 한 모양이다.

검과 철퇴, 화살, 발톱, 하다못해 슬링으로도 노란 구체를 뚫지 못했다.

성검을 휘둘러보아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마법으로 된 게 아닌가봐.

“나는 돌에렛의 대변인이자 엘프를 통치하는 왕이다! 이윽고 이 대륙을 지배할 위대한 왕이란 말이다!”

깨지지 않는 구체 안에서 두 팔을 벌리며 놈이 외쳤다.

어째서 무릎을 꿇지 않느냐고 닥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놈에게 헛소리 말라고 외치려는 순간,

“아니다!”

왕의 발언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 중에서 난 건가?

무심코 세 엘프를 돌아보니, 그들은 왕이 아닌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의 끝에 있는 건 엘프들.

주변 나무 위에서, 땅 위에서 자신의 왕에게 활을 겨누고 있는 수십 명의 엘프였다.

……조금 전까지는 아무도 없었던 곳에,정말 눈 깜짝할 새에 모여 있었다!

“네놈은 왕이 아니다!”

아마 화살이 통하지 않는 걸 본 거겠지.

그들은 그저 활을 겨눈 채, 왕을 향해 일제히 분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엘프의 왕은 통치하는 자가 아니다! 왕은 어머니 나무의 목소리를 전하는 자! 그러나 네놈은 어머니 나무를 죽이고 일족을 영락하게 한 배신자일 뿐이다! 왕이 아니야!!”

“일족의 배신자! 어머니를 죽이고 그 시신을 모욕한 죄인! 동족의 피를 흘린 살인자!”

놈이 들어간 노란빛 구체는 그 어떤 무기도, 심지어 성검조차도 뚫을 수 없었다.

그러나 목소리만은 막지 못했고, 그 목소리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확실하게 왕을 찔러대었다.

“으아아악, 닥쳐! 닥쳐라, 이 놈들아!!”

자신의 일족에게 부정당한자칭엘프의 왕은, 듣기 싫다는 듯이 몸을 굽히며 귀를 막았다.

노란 구체 안에 스스로 갇힌 채, 억울함이 한껏 담긴 눈빛으로 소리를 질렀다.

“이 배은망덕한 놈들! 내가 꼭두각시인 너희를 해방시켜주었다!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도록 너희의 눈을 띄워주었다! 그 은혜를 잊은 것이냐!”

“입 닥쳐! 우린 그걸 바란 적 없어! 적어도, 여기 서 있는 우린 그걸 원하지 않았어!”

울분이 담긴 목소리로, 엘프가 외쳤다.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그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여기 모인 자들은 전부! 네놈이 죄를 저지른 후에 태어난 자들이다! 네놈에게 동조한 그 어리석은 자들 때문에 빈 껍데기가 된! 끊임없이 방황하는 엘프들이다!”

……생명의 순환을 수호하라.

태어날 때에 들린 그 목소리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 뜻은 숭고한 것인가? 아니면 한탄하며 배척해야 하는 것인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알려줄 수 있는 자는 육백 년 전에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왕을 향한 첫 반역이 실패했을 때, 그 반역자들의 시신과 함께 묻혀버렸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도 답을 얻을 수 없는 물음을 계속 안은 채, 그들은 이날 이때까지 살아야 했다.

그 답답함을 묻어줄 다른 것을 찾아야 했다.

“차라리 정말로 텅 비어 버렸다면 나았을 것을……! 이도저도 아닌 채로 고뇌하는 고통을, 네놈이 아느냐!!”

“……”

나는 가만히 골든로드를 돌아보았다.

여기 모인 엘프들 중, 그 사명의 의미를 기억하는 유일한 엘프는, 그저 말없이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 얼굴엔 여러 감정이 뒤섞인 복잡미묘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그것이 자유임을 어찌 깨닫지 못하느냐! 사명이라는 사슬에 묶여, 그저 도구로 쓰여 버려질 뿐인 운명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란 말이다!

제 손으로 운명을 개척하고, 직접 삶의 목적을 부여하는 자유를 얻은 거란 말이다!!

멋대로 사명이란 역할을 부여한 신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것임을, 왜 깨닫지 못하는 것이냐!!”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듯이 외치는 왕을,

“아니, 틀렸어.”

무자비하리 만치 무뚝뚝한 말투로, 골든로드가 단호히 부정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