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2화 〉 243화 : [여긴 마법사의 덫이에요] (1)
* * *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모습이 보이자마자 엘크에게 멈춰달라고 부탁한 후, 나는 일행 중에 가장 움직임이 빠르면서 시력과 청력이 모두 뛰어난 사람을 돌아보며 말했다.
“가라, 블루벨! 너로 정했다!”
“꺼져, 미친놈아!!”
삐이이이……
표정이 험악해지길래 입이 열리기가 무섭게 귀를 막았는데도 귀가 울렸다!
으으, 할머니가 아직도 기분이 풀리지 않으신 모양이군.
어르신들은 배가 고파지면 신경질적이게 된다고들 하던데, 그거랑 비슷하게 술기운이 떨어져서 더 예민해졌나봐.
“어휴, 와인 마신 지 얼마나 됐다고…….”
“누가 술 고프대?! 자꾸 술꾼 취급하지 마, 이 자식아! 그리고 그 와인은 그냥 포도주스나 다름없었어! 풍미는 괜찮았지만 덜 익었었다고! 적어도 세 병은 마셨어야 했어!”
“술 당기는 거 맞구만.”
그리고 내 입엔 굉장히 맛있는 와인이었다.
이 주당은 주스 취급하고 있지만 딱히 달지도 않았고, 술 특유의 쓴맛도 제대로 났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포도향은 다른 음식들의 풍미를 가리긴커녕 오히려 돋우고 있었고.
테이블을 장식하는 꽃처럼, 요리를 더 화사하게 띄워주는 역할을 훌륭히 완수한 것이다.
뭐, 그냥 이 엘프의 취향에 맞지 않은 거겠지.
증류주를 벌컥벌컥 들이켜던 걸 생각하면, 블루벨은 혀가 아릴 정도로 독한 술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어휴, 술꾼.
그렇게 독한 술만 퍼 마시니까 혀가 그 모양이지.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는 블루벨에게 말했다.
“아무튼 블루벨, 저기 좀 보고 와줘. 댁이라면 후딱 다녀올 수 있잖아.”
“갔는데 문이 닫히면?”
합리적인 의문에는 합리적인 대답을 해줘야 하는 법.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받아쳤다.
“문 박살내고 꺼내줄게.”
“문이 안 부숴지면?”
“얘가 못 부술 게 어디 있겠어?”
로나를 가리키며 그렇게 말하자, 블루벨은 말없이 그녀를 쳐다본 후 다시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진짜이지? 무슨 일 생기면 구해줄 거지?”
“당연한 거 아냐? 우리가 그렇게 박정한 놈으로 보여?”
“……”
그녀의 고개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건조한 눈빛이 대신 대답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하, 진짜 기가 막히는구만.
나나 이 둘이 뭘 어쨌다고 이렇게 못 믿는 거야?
물론 정식으로 여행 동료가 되기 전에 이러저러 저지르긴 했지만,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니잖아.
그냥 위슨 배낭 실험하려고 거기 집어넣고, 엘프의 숲 경계병들 말 듣게 하려고 어깨를 칼로 찌르고, 옷 매듭 좀 풀고, 미친놈이랑 대치하길래 먼저 가려고 한 게 다이구만!
어떻게 우릴 못 믿을 수가 있어?!
“……”
음, 나라도 못 믿겠군.
제길, 이것도 어떤 의미론 자업자득인가?
그치만 마지막 하나 빼고는 다 적이었을 때 했는걸!
적에겐 인정사정 봐주면 안 된다고 배웠는걸!
이걸 어떻게 구슬린다……?
뚱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블루벨을 마주하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 내 귀에, 별안간 엘크의 한숨 비슷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형씨, 귀쟁이는 그냥 내비둬. 그냥 싸게 가드라고.”
“그냥 가자고? 안 돼, 임마. 안에 뭐가 있는 줄 알고?”
“걱정 마소. 저그 안에 있는 건 위슨인께.”
“……뭐, 위슨?! 정말이야? 연결이 됐어?!”
“그건 아닌디, ‘소리’가 오고 있지라.”
엥?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라, 오고 있다고……?
뜻 모를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파다닥, 작은 날갯짓 소리가 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콕.
“악.”
그리고 뭔가 날아와서 내 이마에 꽂혔다!
눈앞이 아찔해지는 통증에 눈을 질끈 감은 채, 반사적으로 그걸 뽑아 손에 꽉 쥐었다.
손 안에 느껴지는 보드라운 감촉이 어째 익숙한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마가 아파서 그 이상의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아오, 진짜……!”
쏙쏙 아리는 이마를 문지르며 눈을 뜨자,
“거 더럽게 늦게 오네.”
살아있는 악몽과 눈을 마주쳐버렸다!!
“꺄아아아아, 악마다아아!!”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냅다 던져버렸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고 말았다.
식은땀을 흘리며 앞을 바라보자, 마침파란 공, 아니 파랑새가 날개를 파닥거리며 나를 향해 맹렬히 날아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한 줄기 화살처럼, 바람을 가르며.
조졌다……!
“오냐, 새끼야!! 오랜만에 격하게 굴러봐라, 미친놈아!!”
삐이이이이—
……진짜로 위슨이 저기 있구나.
두 귀를 감싼 채 바닥에서 몸부림치며 굳게 확신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바닥을 구르고 있을 때가 아냐!
“끄으으윽……!!”
귀울림이 약간 잠잠해지고, 마구 흔들리던 시야가 약간 안정되자마자 이를 악물며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멋대로 여기저기 움직였지만, 상관하지 않고 문으로 향했다.
뒤에서 만류하는 듯한 기색이 느껴진다.
그러나 귀가 먹먹한 탓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착각이겠지.
내 동료들은 말을 안 들으면 곧바로 힘을 행사하는 녀석들인데, 아무도 날 붙잡지 않고 있으니까.
뭐, 진짜 말린다 해도 무시했겠지만.
활짝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시선을 돌렸다.
……찾았다!
“너……!”
넉살 좋게 소파에 앉아 있는 녀석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툭. 턱.
비틀거려서 그런지 자꾸 발에 뭐가 걸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걸었다.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지는 걸 그대로 굴러 다시 일어나면서, 멀뚱하게 나를 쳐다보는 거지 같은 놈을 향해 소리쳤다.
“위슨, 너 이 개 같은 자식아, 정신 나갔냐?!”
내가 악쓰는 소리에 놀랐는지, 녀석은 소파에 앉은 자세 그대로 바짝 얼어버렸다.
휘청거리는 다리에 채찍질을 가하며 녀석에게 다가가, 두 어깨를 콱 잡고 마구 흔들어대었다.
“멋대로 돌아다니는 것도 정도껏 해야 할 거 아냐, 이 새끼야!! 그렇게 내 복장 터뜨리고 싶었냐?!
네가 암만 나보다 존나 세다고 해도, 내가 엄연히 네 보호자고 이 일행 대표이자 리더야, 이 망할 놈아!!
어디 건방지게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여기까지 혼자 뛰쳐나와?! 오냐오냐 봐주니까 내가 존나 만만해 보이냐, 어?!”
한차례 쭉 퍼붓자 숨이 차오르며 고개가 절로 푹 꺾였다.
그 탓에 녀석이 지금 어떤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아마 큰 소리에 얼이 나간 거겠지.
녀석은 내 손을 떼어내려 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빠져나간 얼이 다시 녀석에게 돌아오기 전에 할 말을 다 해야 한다.
나는 여전히 녀석의 어깨를 꽉 붙잡은 채,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염병할 새끼가 사람 존나 걱정시키고 말야! 하…… 진짜……무사해서 다행이야……!”
그 말을 전하자마자, 속에서 깊은 안도감이 올라오더니 몸의 힘을 전부 내쫓아버렸다.
억누르고 있던 현기증이 다시 몰려와, 나는 녀석의 어깨를 놓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으으, 소리지른 탓에 도로 귀가 울리는 것 같아……!
눈두덩이를 문지르면서 힘겹게 고개를 들자, 위슨이 바닥에 쪼그려 앉아 나와 시선을 맞추고 있었다.
눈썹 끝이 살짝 올라가 있는 그의 얼굴엔, 무척이나 잔잔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웃어……?
미간이 좁혀지려는 찰나, 그의 머리 위에 글자가 떠올랐다.
[죄송해요.]
“……”
짤랑, 방울 소리가 울리며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리고, 찾아줘서 고마워요.]
“……하, 또 이러기만 해. 그땐 그냥 버리고 갈 줄 알아! 어휴, 이 거지 같은 새끼, 진짜……. 아오, 확 그냥!”
아직 풀리지 않은 분을 담아 녀석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진짜 걸인처럼 머리가 산발이 됐는데도, 녀석은 오히려 더 환히 웃고 있었다.
……진짜 어처구니없는 녀석이야.
저절로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다른 세 아가씨, 그리고 엘크와도 인사를 나눈 후, 위슨은 우리에게 소파에 앉으라고 하더니 방 한쪽에 딸린 공간 안으로 들어갔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부엌인 듯했다.
그 사이, 엘크는 말들을 데리고 우리 뒤를 지나쳐, 활짝 열려 있는 미닫이문 안으로 들어갔다.
아마 그쪽에 마구간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리라.
“……”
……실내에 마구간이 있다니 기분이 이상해.
아니 뭐, 여기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거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우리가 앉아 있는 이 방은 꼭 호화저택의 응접실 같았다.
벽에는 금빛으로 문양이 그려진 벽지가 발라져 있고, 그 중 한편엔 하얀 돌을 깎아 만든 듯한 벽난로가 있다.
장작이 한가득 쌓여 있는 벽난로엔 붉은 불꽃이 타오르며 타닥타닥 기분 좋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천장에는 별자리를 표시한 밤하늘이 그려져 있고, 바닥에는 장미무늬가 가득 들어간 붉은 카펫이 깔려 있다.
게다가 이 소파도 그렇고, 티 테이블이나 장식장 등등, 가구들이 전부 멋들어진 곡선에 모서리가 둥그렇게 장식되어 있는 고급품들이다.
벽에 달려 있는 조명들조차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나는 티세트를 들고 와서 차를 따르는 위슨에게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너 은근히 고급 취향이었구나.”
“……?”
“이 방 말야. 평소에 이런 거 관심이 많았나보지?”
쪼르륵, 잔을 하나하나 채우는 그의 머리 위에 또 다시 글자가 떠올랐다.
[기왕 쉬는 거, 최대한 호화스러운 곳에서 편히 쉬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뿐이에요.]
“처음부터 여기 묵을 생각이었구나.”
각 사람에게 찻잔을 돌리고 소파에 앉은 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가 지는 시간에 여기 왔으니까요. 여기서 조금 걸으면 출구인데, 밖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그냥 내일 아침에 나가는 게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그는 이 마지막 방에서 우리가 오길 기다렸다.
로나 말대로, 물약을 끓이거나 책을 보는 등, 굉장히 여유롭고 느긋하게.
……우리 역시 할 거 다하면서 온 거긴 한데, 그래도 좀 열받는군.
과자를 와작와작 씹어 분을 달래면서 재차 물었다.
“그래서 왜 말도 없이 간 거냐? 벤투스랑은 왜 연결을 끊었고?”
[어쩔 수 없었어요. 서둘러 움직여야 했거든요.]
“그러니까 왜?”
[거기 계속 있으면 탈진해서 죽을 거거든요.]
“……”
뜻밖의 대답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탈진하다니, 무엇 때문에……?
조용히 찻잔을 기울이던 위슨은, 내 표정을 힐끗 보면서 말을 띄웠다.
[형은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치채셨나요? 방들을 지나오면서 뭔가 아셨을 것 같은데.]
“뭐, 나름대로 생각한 건 있지.”
그렇게 대답하자, 블루벨이 홱 고개를 돌리며 나를 날카롭게 쏘아봤다.
아, 설마, 왜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었냐고 따지려는 건 아니겠지?
“그럼 아까 내가 말 꺼냈을 때 왜 가만히 있었어?!”
아잇, 진짜.
꼭 이런 것만 그대로 들어맞네!
가볍게 한숨을 쉰 후, 나를 쏴 죽일 듯이 째려보고 있는 엘프에게 대꾸했다.
“왜냐고? 나한테 안 물어봤잖아.”
“그렇다고 사람이 골치를 썩이고 있는데 그냥 가만히 있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확실한 거 하나 없는 단순한 추측인데, 굳이 나서서 떠벌릴 필요 없잖아. 댁이 내 생각을 물어봤다면 또 몰라.”
애초에 블루벨이 나에게 묻지 않은 건, 내가 당연히 모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그 기대대로 가만히 있었구만, 왜 괜히 나한테 성질이야?
“그러게 누가 편협한 사고로 혼자 판단하래? 전적으로 댁의 잘못이야. 억울하면 다음부턴 물어보세요, 할머니.”
“이익……!”
얼굴을 붉히며 씩씩대는 엘프를 내버려두고, 나는 다시 위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여기 오기 전에 목욕탕집을 지나왔어. 거기 종업원이 그러더라. ‘바라던 대로 쉬었냐’, ‘바라던 대로 세탁을 다했다’. 그 말을 들으니 하나 떠오르더라.”
호로록, 차 한 모금을 목 안으로 넘긴 후, 재차 말을 이었다.
“……그 방들은 내가 바라는 것들을 구현하는 거야. 그렇지?”
가장 처음 마주한 방.
그 안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보기 전, 나는 배가 등에 붙은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지독한 허기에 시달리고 있었다.
위험한 게 없다면, 차라리 밥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절반 약간 넘는 진심을 품은 채 문을 열었고, 나는 테이블 한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마음껏 먹으며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목욕탕도 마찬가지야. 세부적인 내용은 어쨌든, 대략적인 건 내가 바란 대로 되어 있었어.”
둘로 나뉘어진 탕, 빨래를 대신해줄 도우미.
그 신기한 목욕탕은, 내가 문을 열기 전에 바라던 그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이 방이 이렇게 화려한 것도, 위슨이 그것을 바랐기 때문이다.
위슨 스스로 밝히지 않았는가?
‘최대한 호화로운 곳에서 쉬고 싶었다’고.
즉, 이 미로 안에 있는 세 방들은 모두, 문을 여는 사람의 소망을 최대한으로 들어주도록 되어 있다.
그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뭐, 누가 무엇 때문에 이런 걸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말야.”
“오, 역시 카엘 님! 그 작은 정황만으로 이 정도까지 추측하실 수 있다니 대단해요! 누구는 이 공간에 흐르는 묘한 기운을 느끼면서도 조금도 눈치 못 챘는데!”
앗, 블루벨의 눈이 표적을 바꾸었다!
자신에게 굉장히 살벌한 시선이 쏘아지고 있는 걸 알아차리고 있을 텐데도, 로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향해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조금 더 정보가 있었다면 정답을 맞히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틀렸구나?”
“다는 아니에요! 그렇죠, 위슨 씨?”
헤실 웃으며 던진 로나의 말에, 위슨은 고개를 끄덕이고 빙긋 웃었다.
[형의 말도 틀린 건 아니에요. 생각의 방향이 약간 다를 뿐이죠.]
“방향?”
[그 방들은, 형이 그 안에 있을 거라 생각한 걸 만들어낸 거에요. 소망을 이룬 게 아니라, 가정을 현실로 만든 거죠.]
그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란 것이 나타난 게 아니라, 그 안에 있으리라 생각한 것을 실체화한 것이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방뿐 아니라 통로에도 적용돼요. 더 나아가, 이 일대 전체에 해당되고요.]
“……일대 전체?”
일대라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아니, 그 이전에 통로에도 적용되고 있었다고?
예상을 뛰어넘은 사실에 멍하니 되묻자, 위슨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여긴 덫이에요.마법사가 만든 덫.]
“……!”
호로록.
놀라움에 숨을 삼키는 나와 달리, 그는 무던한 표정으로 찻잔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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