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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300화 (300/475)

〈 300화 〉 290화 : 영역을 지킵시다 (1)

* * *

눈을 떴을 때엔 이미 해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버린 뒤였다.

아, 해질녘의 바다 풍경 보고 싶었는데.

이미 별이 하나 둘 뜨기 시작하는 저녁 어스름을 보며 작게 한숨 쉬었다.

그대로 창문을 살짝 열자, 바다내음을 품은 시원한 바람이 한 줄기 들어와 얼굴을 두드리고 지나간다.

이 방 아래층, 그러니까 식당 쪽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소리도 한층 더 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의외로 낮보다 덜 소란스러운 것에 고개를 갸웃하며, 나는 도로 창문을 닫고 책상에 놓여 있는 등불을 켰다.

그 뒤, 자연히 책상 위로 눈길이 갔다.

활짝 펼쳐져 있는 수첩, 그 옆에 가지런히 놓인 잉크병과 거기 꽂혀 있는 깃펜.

잉크가 그새 굳었을 리는 없으니, 아까 하다 만 기록을 이어서 해도 좋을 터.

하지만 나는 혼자 어깨를 으쓱이며 수첩을 덮어버렸다.

굳이 지금 할 건 없지?

이제 오후 일곱 시 밖에 안 되었으니까 말야. 배도 고프고.

나는 깃펜 끝을 닦아서 수첩 위에 놓고, 뚜껑을 닫은 잉크병도 그 옆에 나란히 놓은 후, 고개를 돌려 침대 쪽을 바라보았다.

바닥 여기저기에 옷이 널부러져 있는 모습이 보이며, 그제야 내가 아무것도 안 입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잠이 덜 깼구만.

쓴웃음과 함께, 바닥에 떨어져 있는 속옷과 바지를 주워 입었다.

신발은…… 저기 있군.

그 근처에 메린의 바지와 신발도 같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

서너 시간 전의 일이, 아주 살짝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눈앞이 아찔할 만큼 거세게 바닥에 밀어 넘어뜨려지고, 얼굴을 붙잡힌 채 키스를 당하던 일.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 없던 그 지독한 시간.

그리고,

“윽.”

……더 떠오르기 전에,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서 털어버렸다.

이미 끝난 일이야.

이후로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살짝 식은땀이 배고 가슴이 쿵쾅거리긴 하지만, 아마 며칠 지나면 잊어버리겠지.

그게 안 된다면,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사랑을 퍼부으면 되고.

짧은 한숨을 쉰 후, 그녀의 바지와 신발을 주워서 서랍 근처에 두었다.

그 다음은 침대로 시선을 돌렸고, 그 주변에도 여러 옷가지가 널부러져 있는 게 보였다.

서코트, 가죽조끼가 하나씩.

서로 다른 크기의 튜닉 두 벌.

딱 봐도 내 것이 아닌 속옷 한 쌍.

……메린 녀석이 침대에 올라왔을 땐, 위에 튜닉만 입고 있었지.

아무래도 그때, 침대에서 탈출하려던 날 방해했던 건, 녀석의 서코트랑 조끼였던 모양이다.

세상에, 코트처럼 옷자락이 큰 것도 아닌데, 정확히 사람 얼굴을 덮도록 던진 거야?

무서운 녀석 같으니.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튜닉을 챙겨 입은 후, 메린의 옷가지들을 모두 주워서 서랍 위에 개켜 놓았다.

그런 뒤,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무시무시한 녀석을 바라보았다.

……음, 다행히 귀엽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군.

강제로 당했던 순간이 떠올라서 힘들긴 해도, 일부러 같은 자세로 사랑을 나눈 보람이 있었다.

이대로 자게 둘까?

근데 아직 시간이 일곱 시밖에 안 됐단 말이지…….

괜히 심야에 눈이 떠져서 잠을 설치는 것보단, 지금 잠깐 깨서 뭐 먹고 오는 게 더 나을 거다.

그 생각에, 가만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이름을 부르려는 찰나,

“우응……”

메린이 살짝 눈살을 찌푸리더니, 천천히 눈꺼풀을 열었다.

잠에 취한 눈으로 멍하니 나를 보는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안녕, 메린. 잘 잤어?”

대답 대신, 그녀는 별안간 손을 뻗어 내 이마를 짚었다.

그 상태로 잠시 가만히 있은 뒤, 어리둥절해하는 나를 향해 살포시 웃었다.

“열 안 나네.”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 손가락에 입맞추며 대꾸해주었다.

“당연하지. 무리 안 했는데 열이 나겠냐?”

“끝나자마자 곯아 떨어졌으면서.”

“횟수로 따지면 두 번째였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더 하고 싶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부담이 컸었던 듯했다.

눈을 떴을 때 이불을 덮고 있던 걸 보면, 메린은 그 뒤에 조금 더 깨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괜찮아……?”

“어. 걱정 마, 메린. 정말 괜찮아.”

걱정하는 눈을 마주보면서 대답하고 그녀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자,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내 목을 끌어안았다.

입가가 풀어지려는 걸 억지로 힘을 주어 막으며, 녀석의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얌마, 일어나라고 한 거야. 얼른 옷 챙겨 입어.”

“아직 새벽 아니야?”

“저녁이야, 저녁. 아직 하루 안 지났어.”

“으응…… 일곱 시네. 저녁이구나.”

“알았으면 얼른 일어나. 뭐 먹으러 내려가자.”

만약 지금이 겨울이었다면, 아침인지 저녁인지 조금 헷갈렸겠지.

근데 여름이니까, 시계가 지금 아침 일곱 시를 가리키고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메린은 나를 놓아준 뒤, 몸을 일으키고 크게 기지개를 켠 다음, 침대에서 내려와서 성큼성큼 서랍으로 다가갔다.

……후후, 역시 메린이야.

이불로 몸을 가릴 생각은 개미 눈곱만큼도 안 하는구만.

부끄러움 하나 없는 그 당당한 걸음에 고개가 절로 좌우로 움직였다.

그런 뒤, 문득 그녀가 누웠던 자리에 눈이 갔다.

“……!”

저, 저저, 저 자국, 그거 아냐?!

나도 모르게 이불로 홱 덮어버렸다.

그 소리에 힐끗 뒤를 돌아본 메린이, 뚱한 눈으로 나를 보면서 말했다.

“야, 이불 걷어. 안 마르잖아.”

“………하으.”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냐? 나 참, 이해가 안 되네.”

이게 익숙해질 때가 온다고?

말도 안 돼, 웃기지 마! 그딴 날이 올 리가 없어!

고개를 돌린 채 이불을 걷어, 침대 한 켠에 개켜 놓았다.

으으, 메린 녀석, 빨리 옷 입었으면…….

나는 만악의 근원이었던 티 테이블 근처의 의자에 앉아, 얼굴을 감싼 채 고개를 숙였다.

얼마 안 있어, 메린이 내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을 걸었다.

“야, 카엘, 가자.”

“엉? 웬일로……”

빨리 끝났냐고 물으려 했는데, 고개를 들자마자 그대로 입을 떡 벌린 채 굳어버렸다.

얼굴 앞에, 불룩 솟은 언덕 두 개가……!

나도 모르게 녀석의 옷을 올려두었던 서랍을 홱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걸 보니 속옷은 입은 거 같은데!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 뒤, 고개를 저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야, 너 그…… 위에, 속옷……”

“속옷? 뭐, 가슴속옷? 입었는데, 왜?”

“아뇨, 그…… 상반신이 너무 도드라져 있는 것 같아서요…….”

“웬 존댓말이냐? 그보다 어디가 너무 도드라졌다는 거야. 뭐, 가슴? 어이가 없네. 내가 뭐 이러고 한두 번 다닌 것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어휴, 야,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가자.”

메린의 말은 백 번 옳다.

검술 사범보조로 일하거나 자경단을 도울 때 빼고는, 가슴 싸매지 않고 다녔으니까.

하지만 그땐 아무 생각 없었을 때인 데다, 항상 조끼나 앞치마 덧입었었잖아!

아으, 그때도 가끔 눈을 돌려야 했는데, 지금은 그 천 안쪽까지 알고 있으니까 두근거림이 더 심하다.

잠옷이라는 이름의 실내복 차림이었다면 펑퍼짐하니까 눈에 덜 들어왔을 텐데, 저거 튜닉이잖아, 허리끈 조였잖아, 여러모로 강조되고 있잖아!!

젠장, 아래층에 모인 사람들, 거의 대부분이 사내 새끼들일 텐데!

게다가 죄다 술 처먹어서 취기 올라와 있을 거 아냐!

이대로 내려가면 십중팔구 잡놈 새끼가 치근댈 거야.

아니면 음흉한 시선으로 쳐다보면서 수군대거나……!

“메린,”

녀석의 어깨를 턱 잡고서 진지하게 말했다.

“너 서코트 입어라.”

“싫어, 더워.”

“그럼 망토 입어.”

“그게 더 덥잖아.”

“……”

“……”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듯이 두 손을 꽉 맞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제발 입어줘, 이렇게 빌게!!”

“아, 더워서 싫다고. 얼른 일어나기나 해. 끌고 간다?”

“아아아, 메린, 조끼, 조끼라도 제발……!!”

……내 간절한 외침은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방 안을 허망하게 울리고 흩어져버렸다.

그렇게 불안을 잔뜩 안고서 내려온 식당.

나는 녀석을 거의 껴안다시피 하며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아니, 잡으려고 했다.

“야아~ 카엘~ 여기야, 여기~!”

“……!”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블루벨이 방긋 웃는 얼굴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모자를 쓰지 않아 뾰족한 귀가 그대로 보이고 있고, 손엔 제 얼굴만큼이나 큰 술잔이 쥐어져 있다.

다 먹은 건지, 아니면 미리 주문한 건지, 테이블엔 술잔이 한가득 놓여 있었다.

그리고 녀석의 주위엔, 다부진 몸집에 온통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남자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는 게 아닌가!

내가 보고 있는 그 순간에도, 블루벨은 그들과 와하하 웃으면서 술잔을 딱딱 부딪치곤 벌컥벌컥 들이켜고 있었다!

크아악, 저 술꾼, 진짜 돌아버리겠네!

저걸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고……!

“야, 무시하냐?! 이리로 오라고오!!”

“하…………….”

……내가 생각을 잘못했던 거 같아.

메린이 왜 저 주정뱅이랑 친해져야 돼?

오히려 멀리해야 되는 거 아냐?

괜히 물들어서 저 할망구처럼 술 퍼먹을라.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나는 메린을 데리고 블루벨이 앉은 테이블로 다가갔다.

떨어져 있을 땐 몰랐는데, 블루벨의 테이블에는 다른 녀석이 하나 더 앉아 있었다.

“오셨어요…….”

“……”

위슨은 턱을 괸 채로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억지로 나와있는 건지, 그의 두 눈은 초점을 잃고 흐릿해져 있었다.

그는 우리가 앉자마자, 묻지도 않았는데도 입을 열고 말을 쏟아내었다.

“저 귀쟁이가 저렇게 퍼먹는 게 벌써 세 시간째에요. 몸에 피가 아니라 술이 흐르고 있나, 어떻게 저렇게 계속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니까요. 들어가자고 해도 말을 안 들어처먹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나는?”

“사제님? 내일 아침에 보자고 하면서 방금 갔어요. 역시 신전에서 묵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던데요.”

알스 사제와 같이 처리해야 하는 게 조금 있다.

그 말만 남기고 가버렸다고 말하며, 위슨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술꾼이랑 같이 방 써야 하다니…….”

“싫으면 하나 더 빌려.”

“사제님도 없는데, 저라도 저 술꾼 챙겨야죠.”

……아까도 그렇고, 위슨 이 녀석, 여자랑 방을 같이 쓰는 게 아무렇지도 않나?

음식을 주문한 후, 나는 표정이 완전히 찌그러져 있는 위슨에게 물었다.

“야, 너 아무 생각도 안 들어?”

“뭐가요?”

“저래도 일단 여자잖아.”

아예 테이블을 벗어나서 건배를 하고 있는 블루벨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키만 큰 꼬마잖아요. 뭔 생각이 들겠어요?”

“……”

아예 여자 취급도 안 하고 있었구나.

정말 대단한 녀석이로군.

속으로 감탄하면서,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서 싱글벙글 웃고 있는 블루벨을 향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형, 내가 어디 살다 왔는지 잊었어요? 거기는 있죠, 여름엔 다들 속옷이나 다름없는 차림으로 다녀요. 덥다면서. 변태 엘프는 아예 안 입고 다녔고. 내가 그걸 보고 자랐는데, 여자랑 방 같이 쓰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

마녀들 굉장해!

우와, 아무리 여자들끼리 산다고 해도 그렇지…….

아니지, 여자끼리 산 것도 아니잖아.

남자들을 노예로 데리고 있었으니까.

위슨은 그때를 떠올리는 건지, 홀로 고개를 저으면서 말을 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거 더워서 그런 게 아니라 몸매 자랑하려던 거 같아요. 겨울엔 주변 추위를 차단하면서 로브 하나만 입고 다녔거든요. 그 반대가 안 될 리가 없지.”

“그래도 여름에만 벗고 다녔구나.”

“여름만 되면 그런 해방감을 맛보고 싶다고 했던 거 같아요. 뭔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무 생각도 안 드니 신경 쓰지 마세요.”

녀석은 그렇게 말을 마치더니, 불현듯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씨익 웃었다.

“메린 누나라면 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엉? 나?”

식당을 이리저리 힐끗힐끗 보고 있던 메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위슨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웃음, 어떤 빨간 사제님이 날 놀려먹을 때처럼 히죽히죽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누나는 약이랑 약초에 관심이 좀 있잖아요. 형한테 뭘 어떻게 먹일지 밤새도록 작전 짤 수 있을 테니 재미있을 거 같아요. 안 그래요, 누나?”

“재미는 모르겠고, 계획은 실컷 짤 수 있겠네.”

“………”

왠지 목이 타는 것 같아, 나는 블루벨이 올려 둔 술잔들 중, 아직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잔을 기울인 후, 쿵 내려놓았다.

그런 뒤, 실실 웃고 있는 위슨에게 단단히 일러주었다.

“꿈도 꾸지 마, 이 새끼야.”

“푸하핫! 이야, 눈빛이 달라지네. 농담이에요, 농담. 굳이 방 잡으면서까지 할 게 아닌걸요. 그 시간에 내 공부를 하고 말지.”

“……약 먹일 계획 같은 거 짜지 말라는 거다, 임마!”

“아, 예. 어련하시겠어요.”

……이 꼬맹이 자식들이 사람 놀리는데 재미 붙이고 말야!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어!

속으로 툴툴대면서, 나는 얼굴 가득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메린의 시선을 피한 채 재차 술잔을 기울였다.

그런 내 귀에, 어딘지 후련한 듯한 위슨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올라갈게요. 세 시간이나 저 엘프 보고 있었으니 제 할 바 다 했다고 봐요. 두 분이 올라갈 때 저 엘프도 같이 끌고서 방에 던져주세요.”

“그래, 알았어. 수고했다.”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데, 자그마치 세 시간이나 같이 있었으면 할 만큼 했지.

위슨은 내가 어깨를 두드려주자, 한층 더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내 말이요. 진짜 수고했다니까요. 나 참, 손이 많이 가는 엘프야……. 그래도 형 놀렸으니 고생한 보람은 있네요.”

“아잇, 진짜!”

“내일 봐요~”

녀석은 내 손을 피하면서 잽싸게 식당을 빠져나가, 계단 위로 올라가버렸다.

돌겠네, 진짜.

“주문하신 요리 나왔습니다~”

마치 녀석과 교대하는 것처럼, 종업원이 우리가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아까 먹었던 장어구이에, 저녁용 메뉴인 게살 스튜에 청새치 스테이크가 하나하나 차려진 다음,

“엥……?”

조개 종류인 것 같은 생물이 담긴 접시가 하나 더 놓였다.

뭔지는 몰라도, 이거 우리가 시킨 게 아닌 거 같은데.

나는 빈 쟁반을 들고 떠나려는 종업원을 불러세웠다.

“저기, 이거 저희 거 아닌 거 같은데요.”

“아, 그거 서비스에요.”

“네? 웬 서비스……?”

“글쎄요, 저는 그거 드리라는 말만 들어서요. 아무튼, 저희가 서비스로 드리는 거니 그냥 맛있게 드세요!”

영문을 모르겠네.

여관주인이 주는 건가? 왜?

고개를 갸웃하는데,

“어이구, 좋은 거 드시네!”

“……?”

웬 건장한 남자가 위슨이 앉았던 자리를 털썩 차지하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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