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5화 〉 325화 : 전설을 재연하라 (2)
* * *
뼈칼…… 뼈칼……? 뼈로 만든 칼?
뜬금없이 뭔 뼈칼이야, 뼈칼은?
얘도 몇 시간만에 햇빛 쫴서 살짝 맛이 갔나?
눈썹이 막 찌그러지려는 순간, 메린 녀석이 뭘 생각하고 그 말을 한 건지 깨달았다.
와, 진짜 아슬아슬했어!
조금만 더 늦었다면 평소대로 입 털다가 이 녀석에게 한 대 맞았을 거다.
………근데 말이 안 되는 소리인 건 마찬가지 아냐?
나는 깔끔하게 폈던 미간을 도로 구겨버리며 녀석에게 쏘아붙였다.
“뭐, 고래 뼈다귀로 만들었다는 그 칼? 얌마, 아까도 말했잖아, 그 긴 걸 어떻게 쓰냐고. 그래, 대충 뽑았다고 쳐. 그 다음에 저 놈 앞까지 어떻게 그걸 들고 가서 휘두를 건데?”
“그건 네가 생각해야지.”
“아잇, 진짜.”
토씨만 조금 다르지, 아까와 똑같은 흐름으로 매듭지어졌다.
메린 녀석, 지 눈에도 답이 안 보이니까 나한테 떠넘기는 걸 거야. 틀림없어.
“게다가 그거 모양만 칼이지, 그냥 몽둥이 아냐? 날이 서 있을 거 같진 않은데.”
“그냥 얇게 깎여 있으면 되지, 날을 세울 필요가 뭐 있냐? 목검이 딱 그렇잖아. 철검보단 좀 덜하긴 해도 나무 자르고 고블린 목 베고 다 할 수 있다고.”
“그건 너니까 되는 거잖아.”
목검은 몽둥이이다.
그냥 검처럼 생겨서 검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지, 무언가를 부수거나 깨뜨리는 것만 할 수 있는 몽둥이라고.
이 녀석이 그걸로 나무나 고블린 목을 베었다는 것도 그냥 살이 뭉개지면서 뚝 끊어진 거겠지.
결과적으로 벤 게 되었을 뿐, 그냥 짓뭉갠 거다.
어우, 무서운 녀석 같으니.
내 대답에도 불구하고, 메린은 끈질기게 계속 매달려왔다.
“그치만 이 사제님도 그랬잖아. 폭풍고래 뼈는 그 놈의 뼈로만 자를 수 있다고. 길이를 보나 효과를 보나, 그 뼈칼만큼 더 좋은 무기는 없는 거 아니냐?”
“그러면 뭐하냐고. 써먹을 방법이 없는데. 하…… 일단 그건 두고, 좀더 현실적인 방안부터 생각해보자고.”
“아, 그러셔? 예를 들면?”
“음……”
잠시 팔짱을 끼고 생각을 한 후, 뚱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메린에게 말했다.
“놈의 눈을 파고 들어가는 거?”
“그게 어디가 현실적이냐, 미친놈아. 놈이 잘도 가만히 있겠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매몰찬 핀잔이 날아왔다!
단 일 초의 틈도 주지 않는 이 공격……!
내가 뭐라고 하든 쏘아붙이려던 게 분명해!
아니, 어이가 없네.
반대 좀 했다고 꽁해진 거야?
녀석을 빤히 쳐다보자, 나를 마주하던 눈동자가 이내 옆으로 슥 움직인다.
역시 메린이야. 진짜 뭘 못 숨기는구만.
쓴웃음을 지으며 녀석의 머리를 슬슬 쓰다듬었다.
“야, 뭘 삐치고 그러냐?”
“안 삐쳤거든.”
“삐친 거 다 티 난다. 야, 메린, 우리 지금 의논하고 있는 거잖아. 당연히 반대도 하고 그러는 거지. 네 말이라고 무조건 편들어줄 수 없는 거 알잖아.”
“………한숨 쉬었으면서.”
메린은 잠시 뜸을 들인 후, 입을 삐죽 내밀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다 알아. 뻔해. 또 되도 않는 이상한 소리한다고 속으로 깠지? 그래, 이 새꺄~ 나 상식 없어~ 멀쩡하신 카엘 씨 눈엔 존나게 이상한 년이지, 아무렴~”
“그런 생각 요만큼도 안 했어, 임마.”
“……”
“진짜 안 했다니까?”
거듭 말했는데도, 녀석은 여전히 얼굴을 구긴 채 나랑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우와, 이거 좀 삐친 게 아닌 거 같은데…….
어쩌지?
이럴 땐 단 과자를 입에 물리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데, 아까 다 먹어버려서 남은 게 없다.
근데 이 녀석이 토라진 걸 바로 드러내다니 별일이네.
평소엔 혼자 꿍얼거리고는, 전부 다 담아뒀다가 한참 지나고서 대뜸 복수하고 그랬었는데.
……이것도 감정이 좀 풍부해지면서 생긴 변화인가?
좀더 감정을 잘 드러낼 수 있게 된 영향인 거지.
아니면 그냥 피곤해서 예민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좀 어린애 같긴 해도, 나로선 이렇게 표현해주는 게 더 좋긴 하다.
근데 왠지 표정이 좀 시무룩해진 거 같아서 마음이 걸린다.
……아, 설마 또 자신이 이상하다느니 저주받았다느니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메린.”
가만히 손을 뻗어, 녀석의 두 뺨을 감쌌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폭풍고래가 바닷가를 야금야금 깎고 있겠지.
지금 이 행동으로 본의 아니게 시선을 모으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메린보다 더 중요한 건 없으니까.
“메린.”
“……”
대답이 돌아오진 않았지만, 녀석은 고개를 흔들거나 내 손을 떼어내지도 않았다.
일단 내가 완전히 꼴 보기 싫을 정도로 화가 난 건 아닌가보네.
진짜로 그냥 말 안 들어줘서 토라지기만 한 건가?
시험 삼아 녀석의 두 뺨을 그대로 살살 문질러보았다.
문질문질.
“우으.”
괴상한 소리를 낼 뿐, 여전히 내 손을 뿌리치지 않고 가만히 있다.
흠흠, 싫지 않은 모양이군.
문질문질.
……역시 여자는 다르구나. 뺨의 감촉이 은근히 좋다.
살짝 말랑거리면서도 부드럽고 따스해.
뭐, 물론 가슴이 훨씬 더 뛰어나긴 하지만, 그건 아무 때나 만질 수 없는 귀하디 귀한 보물이다.
아주 차원이 다른 위치에 있다고.
문질문질.
녀석의 뺨을 엄지로 살살 어루만지면서 계속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기분 풀어~”
“……”
오, 험하게 구겨져 있던 표정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다.
이 녀석, 이런 거 좋아하는구만?
내 입꼬리도 저절로 위로 올라갔다.
“……히히.”
아, 귀여워. 우리 둘만 있었다면 곧바로 입을 맞췄을 거야.
침대가 있는 방이었다면 얼굴 가득 키스를 퍼붓은 뒤, 더더욱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속으로 아쉬운 한숨을 내쉬며, 그걸 대신하듯이 계속해서 손을 움직였다.
이내 메린의 얼굴이 인상을 쓴 적 따위 없다는 것처럼 완전히 누그러지더니, 지그시 눈을 감고 슬며시 웃기까지 했다.
아으, 진짜 귀여워 미치겠네.
이래선 손도 눈도 못 떼겠잖아!
……아, 잠깐, 굳이 손을 뗄 필요는 없지?
이러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기도 한데, 그냥 이대로 하던 얘기 계속하지, 뭐.
그렇게 결정한 뒤, 손을 계속 움직이며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이야, 예상은 했지만 진짜 표정이 가지각색인걸?
히죽거리는 빨간 사제님, 하품하는 마법사, 놀라워하는 귀족 아가씨, 벙벙해하는 사제님.
그리고 귀 뾰족한 엘프가 메린을 빤히 쳐다보며 기겁해하고 있었다.
……뭔 일이 있었나?
“아무튼 뭐 좋은 방법 없을까?”
“어……? 계속 그러면서 얘기하려고?”
“응.”
“……”
블루벨의 표정이 상당히 이상해졌다.
뭔 괴생물체라도 보는 듯한 눈이로군.
아니, 이게 뭐 어떻다고.
“저는 지금 머리 잘 안 굴러가니까 먼저 빠질게요.”
은근히 남의 일에 관심이 없는 성격답게, 위슨은 내 모습을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말을 꺼낸 뒤, 곧바로 몸을 돌렸다.
아마 엘크 근처에 가서 자려는 거겠지.
“아, 맞다.”
갑자기 뭐가 떠오른 모양이다.
위슨은 한두 발짝 떼다가 멈칫하곤 나를 돌아보았다.
“혹시 몰라서 형한테 정령들 연결시켜 놨어요. 전처럼 부르면 나올 거에요.”
“아, 응. 고마워, 위슨. 쉬고 있어라.”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후, 휘적휘적 저만치 걸어가버렸다.
흠, 정령을 쓸 수 있다면 고래 눈을 파고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을 거 같은데?
아니면 놈을 그 촉수덩어리처럼 꽁꽁 얼려버리거나.
뭐, 둘 중 무엇을 하든 거북이가 도와주어야 한다.
나는 곧바로 거북이를 부른 후, 어째서인지 내 머리 위에 나타난 그에게 물었다.
“아쿠아, 혹시 저 고래 놈 얼릴 수 있어?”
“자네가………말라서………죽어도…….안 돼………”
내 기운으로는 안 되는구만.
그럼……
“놈을 띄우는 건?”
“안 돼……….”
“우리 중 한 명을 띄우는 건?”
“그건 되지……….”
오, 그럼 눈깔 파고들어갈 수 있겠는데?
슬슬 길이 보이는 것 같았다.
“셋이 같이 놈의 눈알을 공략하는 게 좋겠지?”
“눈이라……. 으음, 폭풍고래도 눈이랑 뇌가 연결되어 있을까 모르겠네요. 이어져 있다면 나쁜 방법은 아닐 거 같긴 한데요.”
뇌라는 게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급소를 가리키는 건 분명했다.
로나의 그 말에, 알스 사제가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성검을 쓰실 순 없나요?”
“글쎄요, 제가 쓰고 싶다고 쓸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야, 너 고래 잡을 수 있냐? 대답 없네요~”
근데 진짜 생각할수록 웃긴 놈이야.
창조주가 내린 신성한 검이라 해도, 결국은 누군가가 손에 들고 휘둘러야 하는 검이잖아.
근데 저 좋을 때만 툭툭 튀어나오는 게 말이 되냐고.
혹시 가드의 구슬에 누구 들어있는 거 아냐?
그럼 합의라도 하게, 말이나 걸든가!
“세상에, 이젠 검한테서 목소리가 들리나봐. 완전히 미친 게 분명해.”
“카엘 님…… 많이 피곤하세요? 좀 쉬시는 게 좋지 않나요? 검은 말을 하지 않아요, 카엘 님! 뭐가 들리는 거 같거든 무시하셔야 해요!”
‘뭐가 들리기도 하고, 맛이 좀 가기도 했으니 틀린 말 하나 없군.’
“시끄러, 이 자식들아!”
농담 좀 한 걸 가지고, 이때다 싶어서 미친놈으로 몰고 있네.
와, 이런 놈들도 동료라고…….
가장 웃긴 건 방금 또 끼어든 그 속삭임이다.
멋대로 속에서 막 떠드는 주제에, 지금 누구한테 맛이 갔다고 하는 거야?
그보다 역시 저거 내 무의식 아니지?
너 이 자식, 대체 정체가 뭐야?!
‘카엘 에스트렐의 무의식.’
지랄하네.
속으로 대꾸하자, 나지막이 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하, 이젠 별 놈이 다 놀리는구만.
돌겠네, 진짜.
‘그냥 자신과의 대화라 생각해. 여태 상담 잘해줬잖아.’
이따금 툭툭 튀어나왔으면서 뭔 상담을 해줬다는 거야?
가끔 둘이나 튀어나와서 한꺼번에 막 떠들어대고 말야.
남의 머릿속 뒤흔드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둘……? 흐음, 맛이 간 게 아니라 다른 거였나보군. 기왕 이렇게 된 거 대답은 해줄게.
폭풍고래도 대상이야. 통상의 존재가 아니거든.’
성검을 쓸 수 있다면, 내가 놈의 눈 속으로 들어가는 게 가장 낫겠네.
그 촉수생물체처럼 활활 태워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다짐한 후, 로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내가 갑자기 말이 없어진 게 의아스러웠는지, 다들 눈을 살짝 크게 뜬 채 나를 보고 있었다.
“음, 성검 쓸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 제가 놈의 눈을 파버리고 그 안으로 들어가면 되겠네요.”
“아니지, 아니지.”
“응?”
바로 눈앞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에게 얼굴을 감싸인 채, 포근포근한 표정을 짓고 있는 메린이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쿠아가 도와줄 수 있다며? 그럼 뼈칼 쓰면 되잖아. 스윽 뽑아서, 퓨웅~ 하고 날아간 다음 썩둑 썰면 돼!”
“귀여운 짓 그만하고 똑바로 말해주세요, 메린 씨.”
근처에서 ‘아주 지랄을 하고 있다’는 투덜거림이 들린 것 같았다.
하하, 내가 피곤하긴 한가봐.
막 환청이 들리네.
“뼈칼을 어떻게든 뽑은 다음에, 아쿠아를 타고 고래 앞까지 간 뒤, 거기서 아까 배 띄울 때처럼 하늘로 올라가는 거야. 그리고 떨어지면서 서걱 베어버리는 거지.”
“아니, 말이야 쉽지. 그런 곡예를 어떻게……”
“나 할 수 있어!”
그렇게 외치는 메린의 얼굴은 무척이나 환했다.
과자 파는 아주머니를 발견했을 때처럼, 두 눈망울 속엔 주홍빛 별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나 할래, 할 수 있어, 반드시 해낼게! 그러니까 뼈칼 가지러 가자, 응?”
“야, 임마, 왜 굳이 안 해도 되는 짓을 하려고 그래?! 절대 안 돼!”
왜 자진해서 그런 위험천만한 짓을 하겠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것도 눈까지 마구마구 반짝이면서!
메린 이 자식, 내가 애간장 타서 죽는 꼴을 보고 싶은 건가?
으으, 어림도 없지, 내가 승낙하나 봐라!!
딱 잘라 거절하며 녀석의 얼굴을 찌그러뜨릴 기세로 누르자, 녀석이 내 두 손을 잡고 쉽게 떼어버리더니,
“카~엘~ 제발~”
“?!”
그대로 날 껴안으며 마구 엉기기 시작했다!
“나 그 뼈칼 써보고 싶단 말야~ 언제 또 그렇게 긴 칼 쓸 수 있을지 모르잖아~ 응?”
“너, 너 진짜……!”
속에서 뭐가 울컥 솟으려는 찰나, 메린이 검지손가락만 하나 딱 세우면서 애원했다.
“한번만한번만, 딱 한 번만! 응응? 안 되면 잽싸게 튈게, 너 나 알잖아!”
“으……”
“제발제발제발제발, 카엘, 부탁이야, 딱 한 번이면 돼! 그 굵고 딱딱한 거, 한 번이면 되니까 꽉 쥐고 맘대로 휘두르게 해줘어……!”
“얼굴 부비면서 그딴 소리하지 마, 남들이 오해하잖아!! 얼른 떨어져!!”
“싫어! 해주겠다고 할 때까지 안 놔줄 거야!”
녀석을 떨어뜨리려고 얼굴을 힘껏 밀었지만, 당연히 아무 소용도 없었다.
아오, 진짜 힘은 엄청 세가지고……!
그 와중에도 녀석은 계속 콧소리 섞인 목소리로 온갖 애교를 떨며 마구 졸라대고 있었다.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질 않나, 까치발 들고 목을 간지럽히지 않나, 칭얼거리는 말투로 내 이름을 자꾸 길게 부르질 않나……!
아니, 그렇게 뼈칼 써보고 싶은 거야?
평생 안 할 것 같은 애교까지 떨면서?!
“으윽, 내가, 질 줄 알아……?! 웃기지 마, 읏, 절대, 안 물러나……!”
“그러지 말고, 응? 나 믿고 눈 딱 감고 해줘……! 하아, 상상만 해도 두근두근거려어……! 분명 손맛 죽일 거야…….기분 째질 거라고……!”
“그러니까 그딴 소리하지 말라고!!”
온 힘을 다해 외치면서 메린을 밀어내려 애썼다.
아, 진짜 돌겠네.
메린 녀석, 얼굴까지 붉히면서 헤죽헤죽 웃고 있어……!
아니, 그거 휘두른다고 뭐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카에엘……!”
열을 띤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몸을 부비적대는 메린.
그걸 뿌리치려고 몸부림을 치는 나.
……둘 중에 누가 이길지는, 처음 붙었을 때 이미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
“아싸! 히히, 헤헤헤헷! 고마워, 카엘! 이히히힛!!”
“씨발…….”
아…… 남자는 정말 슬픈 생물인 거 같아.
허리 근방이 무거워진 탓에 바닥에 털썩 엎드린 채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내 사정도 모르고, 메린은 제 품 안에 내 얼굴을 푹 가둬버리며 기쁜 듯이 웃고 있었다.
……진짜 모르고 한 거여야 할 거야.
다시금 투덜투덜대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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