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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414화 (414/475)

〈 414화 〉 390화 : 어두운 초대 (2)

* * *

소리를 완전히 죽인 채 목이 터져라 절규한 후, 정신을 추스르고서 다시 신전으로 향했다.

힘이 빠진 것처럼 터벅터벅 걷는 메린의 손을 잡아 끌면서.

처음엔 보는 눈도 있으니 그냥 같이 나란히 서서 걸었다.

근데 본의 아니게 남들 앞에서 키스해버린 뒤로 메린 녀석이 그만 고장나버렸기에, 어쩔 수 없이 손을 잡고 가야 했다.

……진심으로 그럴 생각이 없었던 그 깊은 키스 이후로, 녀석은 계속 눈이 살짝 풀려서는 멍하니 저 앞을 내다보며 걷고 있었으니까.

꼭 술 취한 사람처럼.

“……야, 이제 시간 좀 지났잖아. 슬슬 똑바로 걷지?”

“헤헷… 에헤헤……”

“……”

말 걸었더니 헤죽헤죽 웃으면서 내 팔에 엉겨왔다.

우와, 이 녀석 진짜 고장났어!

“키스만으로 저렇게 만들다니……. 얼마나 굉장한 혀놀림이었길래……!”

그리고 괴상한 소리를 하면서 침을 꿀꺽 삼키는 블루벨이었다.

빌어먹을, 이 할망구의 변태성까지 깨워버렸네.

하, 진짜 내가 미쳤지!

거기서 왜 손이 아니라 입을 대가지고……!

“야, 용사, 그 년 그 꼬라지가 되어서 쓸 수 있겠냐? 숲보다는 덜해도 몬스터가 좀 끓을 텐데. 저렇게 헤롱거리다가 뒤지는 거 아냐?”

“쌉소리 말고 너나 잘해, 사제님아. 메린은 몬스터 따위한테 안 당해.

……그리고 너 경고하는데, 이 녀석한테 그딴 식으로 말하지 마라. 진짜 내 손에 뒤지는 수가 있어.”

감히 메린에게 년이니 꼬라지니 하는 말을 써?

인성 터진 개놈 새끼가 대가리 터지고 싶나!

나한테 지랄하는 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메린이 저딴 소리를 듣는 건 절대 못 참아!

“얼씨구, 애비 없으니까 도로 막 나가는 거 봐라. 참 사람답네.

게다가 지 건들 때는 가만히 있었으면서, 여자가 대상이 되니까 바로 눈 돌아가냐? 그 여자가 그렇게 좋냐?”

“그래, 아주 좋아 죽겠다, 새꺄! 그러니 말 함부로 하지 마!”

씩씩대며 소리치자, 루크 사제는 피식 웃더니 발걸음을 돌려 이쪽으로 다가왔다.

나도 모르게 움찔 뒤로 주춤거리는데, 사제놈은 내 옆에 서 있던 블루벨의 팔을 잡아 끌어서 내 앞에 세우더니,

툭.

“?!”

갑자기 블루벨을 힘껏 밀어버렸다!

“으앗!”

블루벨은 느닷없는 기습에 중심을 잃고 내 가슴에 이마를 부딪쳤다.

반사적으로 그 등에 손을 올린 순간,

“끄아아아악?!”

옆 녀석과 맞잡고 있던 손이 으스러지기 시작했다!

고통에 숨을 가쁘게 내쉬며 옆을 보자, 바로 직전까지 멍하니 헤죽거리고 있던 메린이 상당히 싸늘한 눈으로 쏘아보고 있었다!

감정기복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아무 관심도 없다며……?”

“없어!! 그보다 이거 저 새끼가 한 거잖아아아악!!”

“지랄 마, 새꺄……. 지금 껴안고 있는 건 네 손이잖아……!”

“껴안긴 뭘 껴안고 있다는 거야, 넘어지지 말라고 받은 것도 죄냐아아악!”

손을 짓누르는 힘이 한차례 더 강해졌다.

음, 죄였구나. 참 빡세네.

“메, 메메, 메린, 그만해! 카, 카엘 잘못이 아니…… 히익?!”

나에게서 두 발짝 정도 떨어져서 변호해주려던 블루벨.

용기는 갸륵하나, 당연하게도 메린의 시선에 그대로 격침되고 말았다.

“결국 그런 거야……. 말로는 아니라고 해도 결국 끌리는 거야……! 이상한 거보단 멀쩡한 걸 더 좋아하는 법이니까……!”

“아, 아니, 라니까!”

빠드드득.

와, 방금 손에서 절대 들릴 리가 없는 소리가 난 거 같은데?

그보다 눈앞이 자꾸 번쩍번쩍거리는데 이거 괜찮은 걸까?

극심한 통증으로 의식이 가물거리려던 찰나, 메린이 내 손을 홱 놓더니 멱살을 잡고서 얼굴을 들이밀었다.

두 눈 가득,

눈물을 그렁그렁 맺은 채로.

“그렇게 저 년이랑 놀고 싶냐?! 그럼 나 죽은 다음에 하면 되잖아!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좀만 참으면 되는 걸, 굳이 내 앞에서 그래야겠어?!”

“너 대체 뭘 본 거야……? 저 씹새끼가 민 게 원인이잖아…….”

“으으으으! 이 개병신, 개등신, 개잡놈, 개호구 새끼!! 이제 몰라!!”

녀석은 한차례 욕설을 퍼붓더니, 나를 밀치듯이 손을 떼고는 혼자 신전 쪽으로 뛰어가버렸다.

아…… 돌겠네, 진짜…….

이거 진짜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안 받았으면 블루벨은 앞으로 고꾸라졌을 텐데, 진짜 그러도록 그냥 두었어야 한다고?

사람이 그러면 안 되잖아.

“좋아, 살아났군. 저 기세라면 문제없겠네.”

“………”

그리고 이 사태의 원흉인 사제 새끼는 무척 흡족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래……, 신전 청소 일을 위해 일부러 이런 거군?

지금 아버지도 없고, 어차피 이 새끼 능력은 치유 쪽이니 그냥 줘패버릴까?

칼만 안 쓰면 되는 거 아냐.

“뭘 꼬라봐, 새꺄. 저 녀석이 화내는 근본 원인은 너한테 있잖아. 네가 얼마나 믿음을 못 줬으면 저러냐?”

“음, 역시 패야겠다.”

“허……?”

놈이 흠칫 놀라는 틈에 곧바로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내 손은 놈의 얼굴 대신 허공만 휙 후려쳐버렸다.

호신술이 사제의 기본 덕목이라고 하더니, 웬만한 병사보다도 더 몸놀림이 날렵한 듯했다.

“야, 용사, 너 돌았냐?! 지금 뭐하는 거야?!”

“네 말대로 돌아서 그런다, 왜! 너 새끼 때문에 이 꼬라지가 나서 존나 빡돌았다고, 개새끼야아아!!”

“으왓!”

휭. 휭.

주먹이 자꾸 허공을 가른다.

손 하나를 못 쓰게 되어서 놈을 제대로 붙잡지 못하는 탓이다.

이대로 내 힘만 빠지고 마는 건가 싶던 찰나,

“윽?! 뭐야, 안 놔?!”

“응, 안 놔.”

블루벨이 눈 깜짝할 사이에 놈의 뒤로 가서 두 어깨를 단단히 붙잡았다!

“놔, 놔놔놔, 놔, 놓으라고, 망할 귀쟁이 년아!!”

“아가리 싸물어, 개 같은 놈아! 너 때문에 메린한테 뒈질 뻔했잖아!!”

그대로 놈의 허리를 뒤로 꺾으면서 무릎을 꽂아 넣는 블루벨.

지금이 기회다……!

놈이 바둥거리면서 블루벨의 결박을 풀기 전에 재빨리 달려들었다.

통증으로 일그러진 놈의 얼굴이 나를 보더니 창백하게 물들기 시작한다.

두 눈에는 여전히 아무 감정도 내비치지 않지만, 적어도 맞기 싫어한다는 건 분명했다.

그럼 작작 나대던가……!

앞쪽으로 불룩 내밀어진 놈의 복부에 힘있게 주먹을 내려꽂았다!

퍼억—!

“커헉……!”

그리고 가슴 중앙에 또 한 대.

그 다음엔 무릎으로얼굴을 퍽퍽 반죽해주었다.

블루벨 역시 땅에 엎어진 놈의 다리를 발로 퍽퍽 차면서 무어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소리쳐댔다.

그렇게 블루벨과 둘이서 놈을 한차례 두들겨준 후, 나는 놈에게 오른손을 치유받았다.

존나 패 놓고 기도해달라고 하는 나나, 신나게 두들겨 맞았으면서도 순순히 치유의 기도를 올리는 루크 사제놈이나 남이 보면 똑같은 미친놈으로 보이겠지.

놈은 내 손을 고친 다음, 온 몸이 팅팅 붓고 코피가 주룩주룩 나는 자신의 상처들을 말끔히 고치고서 기운 없다고 바닥에 드러누워버렸다.

먼저 쏜살같이 뛰어가버린 메린도 걱정되니, 나는 블루벨과 함께 놈의 다리를 하나씩 잡고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하…… 너 같은 놈이 용사라는 게 참 기가 찬다…….”

“너 새끼가 사제인 게 더 기가 막히거든?”

얼굴이 말 그대로 한 번 곤죽이 됐었으면서도, 루크 사제는 한숨을 푹 쉬면서 그 밉살스러운 주둥이를 계속 놀려댔다.

저것도 불굴의 정신이라 해야 되나?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눈앞의 돌멩이를 피하지 않고 그 위로 넘어갔다.

퍽.

“악!”

참 맑은 소리가 아닐 수 없었다.

신전에 도착하자, 메린이 무수한 시체들 사이에 쪼그려 앉아서는 훌쩍이고 있었다.

좀 상심한 게 아닌 거 같긴 한데, 트롤 대가리랑 인면웅… 사람 얼굴을 한 곰 대가리 사이에서 그러고 있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려다가 오싹해지는 것 같았다.

아니, 왜 하필 저기서 저러고 있는 거야?

“이야, 이거 그냥 센 수준이 아닌데? 벌써 다 치우다니.”

……역시 세상에서 가장 눈치 없고 인성 터진 놈답군.

루크 사제는 하하 웃으며 감탄하더니, 메린은 신경도 쓰지 않고 굳게 닫힌 신전 문을 슥슥 쓸면서 입을 달싹거렸다.

그러자 당기지도 않은 문이 혼자 끼익 열렸고, 사제놈은 들어오라는 말도 없이 혼자 훌쩍 들어가서는 쾅 닫아버렸다.

……미친 개도 존나 패면 순해지는 법이거늘.

저 놈은 대체 정체가 뭘까?

사제가 되기 전에 사람이긴 했을까?

그러고보니 율리아 공주에겐 깍듯이 대한다고 했던 거 같은데, 뭘 어떻게 했길래 놈을 고분고분하게 만든 건지 상당히 궁금하다.

그리고 무서워.

“그…… 난 여기 주변 돌아보고 올게.”

“어? 어어, 응. 조심해.”

블루벨은 이 자리에 있기 거북하다는 듯이 잽싸게 모습을 감춰버렸다.

이제 이 자리에 남은 건 나와 메린뿐.

나는 부담스럽게 이쪽을 보고 있는 트롤 대가리를 저리 치워버린 후, 훌쩍거리는 녀석 앞에 쪼그려 앉았다.

“야, 메린,”

“……”

훌쩍훌쩍하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큰일이네. 이번엔 진짜 단단히 토라진 거 같은데.

이걸 어떻게 달래지?

머리를 긁적이면서 공연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지각색의 덩어리가 굴러다니고, 빨강과 초록, 노랑, 그리고 검정색의 액체로 땅과 신전 벽이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그야말로 오색찬란하며 괴상망측한 시체밭.

아마 며칠내에 벌레들의 천국이 되겠지.

다행히 냄새는 도착하자마자 코가 죽어버려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여길 벗어나면 다시 살아날까 모르겠네.

아무튼 나는 이딴 데에서 메린을 달래야 한다.

풍경 좋은 곳에서 해도 모자랄 판에……

하, 돌겠네, 진짜.

“……”

그래도 대단하긴 하다. 이 놈들을 혼자서 다 해치우다니.

입구만 해도 대충 서른은 넘는 거 같은데?

신전 양옆과 뒤쪽에도 몬스터가 몰려 있었을 테니, 혼자서 적어도 육칠십은 해치웠다고 봐야겠지.

아무리 나랑 블루벨이 사제놈을 두들겨 패고, 놈이 내 오른손과 자신의 상처를 고치고 온 거라 해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을 터.

그런데도 혼자 다 쓸어버리다니,

그렇게 화가 났던 걸까?

“메린,”

“……”

“메린, 나 좀 봐. 이 놈들 혼자 다 해치운 거야? 어디 다치진 않았고?”

“………몰라.”

훌쩍.

웅얼거림 뒤에 들려온 눈물 젖은 소리에 가슴이 욱신거렸다.

“모르는 게 어딨냐? 어디 봐봐. 얼굴 보여줘.”

“………저리 가.”

“싫어.”

나는 녀석의 왼쪽에 털썩 주저앉았다.

바닥이 조금 질척거리는 게 기분이 좋지 않지만, 메린을 혼자 두고 딴 데 갈 바에야 이걸 감내하고 말지.

“너 두고 안 가. 어디 가야 되면 너랑 같이 갈 거야.”

“……호구 새끼.”

어째서인지 조금 더 크게 훌쩍이면서 녀석이 말을 이었다.

“지 손 부순 년이, 뭐가 좋다고…. 그냥 버려도, 아무도 뭐라 안 할 것을…….”

“뭔 소리야? 약혼녀 삐친 채로 뒀다고 엄청 뭐라 할 게 뻔하구만.”

그날로 아버지가 내 머리를 똑 쪼개버릴 거다.

그것도 손날치기로.

“그리고 네가 언제 내 손 부쉈냐? 뼈를 가루로 만들었지.”

“……”

“근데 이거 봐라~ 완전 멀쩡해. 정신 놓을 만큼 존나 아프던 것도 없어졌어.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완전히 으스러졌던 손을 흔들며 그렇게 말하는데도, 메린은 모아 앉은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여전히 훌쩍이기만 했다.

……아니, 자세히 들으니 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메린.”

미세하게 들썩이는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옛날처럼 매섭게 뿌리칠까 싶었지만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도 내가 싫어진 건 아니구나.

작게 안도하며, 녀석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미안해.”

“……”

“솔직히 내가 뭘 잘못한 건지 모르겠어. 그래도 미안해. 네 마음 아프게 해서.”

“흑……”

“네가 블루벨에게 질투하는 거 알면서도 제대로 처신 못하는 거 보면, 내가 진짜 등신이긴 한가봐. 하하…….”

메린을 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 자꾸 울리고 있다.

지금처럼 서로 마음을 나누고, 반지까지 끼워주었으면서도 녀석의 눈에서 눈물 나게 하고 있고 말야.

……난 정말 등신이다.

사랑한다면, 더 많이 웃게 해줘야 하는데.

“미안해. 네 맘 못 알아줘서. 그러니 말해주라. 때려도 좋으니까, 내가 뭐 잘못했는지 좀 알려줘. 다음부턴 진짜 안 그럴게. 약속할 수 있어.”

“……어.”

“응?”

메린이 무언가 말한 것 같은데, 소리가 너무 작아서 들리지 않았다.

“뭐라고? 미안, 다시 말해주라.”

“……없어. 너 잘못한 거 없어. 나, 흑, 내가 이상한 거야. 너랑 그 엘프를, 자꾸 그렇게 보는 내 눈이 이상한 거라고!”

“알긴 아는구나.”

“………으아아앙!”

“아.”

메린이 아예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이것도 내가 잘못한 거야?!

그치만……! 그치만 이 녀석의 눈이 이상하긴 한걸!

블루벨이 내 등 깔고 앉은 걸 봐도 그런 쪽으로 보일 만큼 이상한걸!!

일단 사과하자.

어쨌든 나 때문에 우는 거잖아!

나는 크게 들썩거리는 메린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저리 꺼지라고 밀쳐도 계속 시도할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메린은 나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아주 서럽다는 듯이 펑펑 울고 있었지만.

“미, 미안. 미안해, 메린! 울지 마. 응? 네가 대체 왜 우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울지 마!”

“우아아아…! 개병신 새끼이이……!”

“아으……”

아…… 진짜 미치겠다.

이 녀석이 왜 이러는지, 어떻게 해야 속을 풀 수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

전에는 되게 알기 쉬웠는데.

으으, 어째 차츰차츰 속을 알 수 없게 되는 거 같아.

누구보다도 내가 메린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녀석에겐 나밖에 없는데……!

“으… 미안해… 이런 개병신 새끼라서 진짜 미안해……!”

“사과, 하지 마…! 등신아…! 내가 이상하다고 했잖아…! 우으으으…! 미안해애… 손이랑… 화낸 거랑… 흐윽, 미안해……!”

“아냐… 내가 미안해…. 내가 더 잘했어야 하는데……!”

“미안해…….”

그렇게 서로 부둥켜안고 울면서, 서로에게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하는 와중에,

“……이건 또 뭔 지랄이야? 하…… 너네 진짜 참 가지가지한다…….”

……뒤에서 사제놈이 중얼거리며 한숨을 쉬는 게 들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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