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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457화 (457/475)

〈 457화 〉 외전 9) 겨울에 묻은 소망 (Side : Merin) (3)

* * *

츄릅, 츄르르.

질척이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동시에, 뜨거운 숨결이 실린 타액이 혀를 타고 흘러 들어온다.

그대로 목구멍 뒤로 넘기자, 잘했다고 칭찬하는 듯이 혀가 부드럽게 휘감겨진다.

“하… 메린…….”

입술을 뗄 때마다 그가 무언가를 조르듯이 자신을 부른다.

다시금 입술을 포개고, 그녀의 혀를 머금어 타액을 한차례 가져간 뒤에도 카엘은 부족하다는 듯이 더더욱 그녀에게 달라붙었다.

“후읏……!”

미끌미끌한 게 귀를 훑는다.

귓구멍 가까이에서 쪽, 쪽 하는 짧은 소리가 울리더니, 바로 이어서 달뜬 숨이 귓속으로 스멀스멀 흘러 들어온다.

그것만으로도 머릿속이 뜨거워져서 어지럽건만, 카엘의 손이 반대쪽 귀를 살살 조물거리기 시작한다.

“우응… 후으으……!”

‘심장, 쿵쾅거려.’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것 같다고 생각하며, 메린은 멍하니 그의 가슴 쪽으로 손을 뻗었다.

손바닥에 전해지는 단단하면서도 약간 부드러운 느낌.

뒤이어, 굉장히 크고 빠르게 울리는 진동이 느껴진다.

‘너도 그렇구나.’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와, 메린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그 자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가 귓가에 짧은 숨을 내뱉더니,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서 피식 웃었다.

“가슴 만져달라고?”

“아니, 너도 엄청 두근거리는구나 해서…, 으응……!”

“당연하지.”

그녀의 한쪽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그가 말을 이었다.

“네가 이렇게 귀여운 목소리 잔뜩 들려주고 있잖아. 기분 좋다고, 더 만져달라고 말야.”

“그런 말… 한 적 없어…….”

“지금도 하고 있구만, 뭘.”

이해할 수 없다.자신이 대체 언제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인가?

그저 몸 속을 흐르는 짜릿짜릿한 느낌에, 입이 저절로 숨소리 섞인 신음을 냈을 뿐인데.

물론 그게 ‘기분 좋다’, 즉 쾌감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가 더 좋을대로 해줬으면 하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걸 말로 꺼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전혀 없는데,

“하으으… 후읏……!”

“봐. 더 해달라고 하고 있잖아.”

그는 어깨를 움찔거리는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그런 적 없다고 반박하고 싶은데, 그의 두 손이 가슴을 아래에서 밀어 올리자 간질거리면서 뭉글한 쾌감에 숨이 막힌다.

그대로 그가 무언가를 짜내듯이 유두 근처를 감싸 쥐자, 짜릿한 감각이 한층 더 강하게 그녀의 몸 속을 휘저었다.

“아, 나온다.”

“우흐으… 아, 하앙……!”

그리고는 한치의 주저도 없이 유두를 핥으며 빨기 시작하는 카엘.

이내 그의 목울대가 꿀렁이며 꿀꺽하고 무언가 삼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읏… 너, 또오……!”

“하… 역시 맛있어…….”

멍하니 중얼거리는 그의 두 눈은 완전히 흐려져 있다.

이따금 헤실 웃기까지 하는 게, 완전히 흠뻑 취한 것 같다.

아이에게 먹여야 해서 술을 마시지 않은지도 꽤 됐으니, 젖에서 술이 섞여 나오는 것도 아닐 텐데.

게다가 아이보다 한층 더 강하게 빨면서, 이따금 부드럽게 끝을 핥고 있다.

애무인지 식사인지 모를 그의 행위에, 메린은 눈앞이 어지러워지면서 아랫배가 크게 울컥거리는 게 느껴졌다.

“후으으… 흐으으응……!”

뒤이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와 몸 구석구석으로 퍼진다.

찌릿찌릿한 감각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식간에 휘감으며 숨을 막아온다.

허리가 저절로 위로 들리면서 발끝이 오므려진다.

눈앞이 아찔해져, 아무 생각도 떠올릴 수 없다.

뜨거운 물결이 머릿속을 마구 휘젓는 느낌에, 메린은 자신도 모르게 팔을 뻗어 그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이내 그 물결이 가시고, 메린은 온 몸이 늘어지는 걸 느끼며 긴 숨을 내쉬었다.

힘을 내서 뛰었을 때처럼 숨이 가쁘다.

보지에서 무언가 왈칵 쏟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가버렸구나.’

아까처럼, 그에게 젖을 빨리면서 절정에 달해버렸다.

메린은 숨을 헐떡이며 그 사실을 멍하니 되새겼다.

“와… 죽는 줄 알았네…….”

고개를 들며 잔기침을 하는 카엘.

조금 전에 그녀가 머리를 감쌀 때 얼굴이 완전히 파묻혔던 모양이다.

그는 가쁜 숨을 고르려 크게 심호흡을 한 후, 기가 막히다는 듯이 헛웃음을 켜며 그녀와 입을 맞추었다.

“가슴에 눌려서 질식할 수도 있다더니 진짜였구나.”

“미안…….”

“응? 아냐, 기뻐. 그만큼 느꼈다는 거잖아.”

그렇게 속삭이며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두 눈엔 열기가 한가득 차올라 있다.

그뿐 아니라, 그녀를 먹어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크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그 두 눈을 마주하자,

“하아…앗…….”

어째서인지, 가슴이 떨리면서 뱃속이 꾸욱 죄였다.

보지가 짧게 경련하더니 혼자 벌름거리는 게 여실히 느껴진다.

그 안쪽이 서서히 근질거리기 시작해, 메린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았다.

단지 그의 눈을 보았을 뿐인데.

만져진 건 귀와 가슴밖에 없건만, 보지가 혼자서 그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쳐버렸다.

분명 카엘도 알아차렸겠지.

그녀의 다리를 보며 눈썹을 움직이는 걸 보니 틀림없다.

그녀를 음란한 여자라고 매도해도 반박할 수 없는 상태이나, 그는 자신을 마주본 걸로 가볍게 절정을 맞이한 그녀를 환멸하긴커녕 더욱 깊은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후후……”

그리고 정말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또 맞추었다.

그런 뒤, 그녀와 몸을 포개듯이 껴안고는 뺨을 마주 비벼대었다.

“귀여워. 하… 진짜 미치겠다. 너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그러면서 뺨에 마구 뽀뽀를 날리고 있다.

그가 조금도 싫어하지 않는 것에 안도하며, 메린은 나지막이 그에게 졸랐다.

“카엘… 넣어줘어…. 자지,찔러줘어…. 보지가 쓸쓸해…….”

“………조금 이따가.”

긴 숨을 내쉬면서 목이 메인 목소리로 속삭인 후, 카엘은 재차 그녀에게 키스한 다음,

“나머지 한쪽도 먹고.”

“하응……!”

다른 쪽 유두를 입에 머금고 또 다시 쪼옥쪼옥 빨기 시작했다.

“흐으읏…! 아응, 카에엘……!”

“균형 맞춰야지. 안 그래?”

“하아아앗……!”

재차 휘몰아치는 쾌감에, 메린은 자신도 모르게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그 손을 잡고서 깍지를 껴오는 그의 손가락을 느끼며, 그녀는 이내 또 한 번 크게 허리를 퉁겼다.

그럼에도 그의 입은 멈추지 않는다.

전부 다 마셔버리겠다는 듯이 가슴을 주무르며 힘있게 유두를 빠는 탓에, 메린은 눈앞이 마구 번쩍이는 것 같았다.

“아응, 카, 엘……!”

“하… 달아… 좀더…….”

멍하니 중얼거리며 입을 움직이는 카엘.

그렇게 메린은, 남편이라는 커다란 아기에게 한참 젖을 물려주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연이은 절정에 몸을 바들바들 떠는 메린의 귀에, 마침내 그가 만족스러운 숨을 내쉬는 걸 들을 수 있었다.

“후으… 후……”

“잘 먹었어.”

‘이 자식이?’

싱글싱글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는 걸 보니 조금 울컥 올라와, 메린은 몸을 홱 일으키면서 그를 뒤로 넘어뜨렸다.

곧바로 그가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걸 보니, 아주 조금 기분이 풀리는 듯했다.

“메린? 어, 화난 거야? 왜?”

“화, 안 났어.”

그저 되돌려주려는 것뿐이다.

메린은 그렇게 대꾸하며 뒤로 약간 물러나, 그의 다리 사이에 달린 길쭉한 살덩이를 감싸 쥐었다.

“나도, 먹을 거야.”

“뭐? 야, 잠깐, 넌 하면 안 된, 큭!”

당혹해하며 손을 뻗으려던 그가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들썩였다.

그녀가 자지를 쥐면서 끝을 핥은 탓이다.

그의 반응에 슬며시 웃으면서, 메린은 혀로 할짝이던 귀두를 입에 머금고 한 번 쭉 빨았다.

그리고 기둥을 따라 핥아 내려간 뒤, 그 아래에 자리한 둥그런 고환을 할짝이며 귀두를 매만졌다.

“넌, 하면, 안 된다, 니까아……!”

애걸하는 그의 목소리가 귀를 기분 좋게 울려, 메린은 입꼬리를 비틀면서 무언가 물이 맺히기 시작한 자지 끝을 할짝이고 꿀꺽 삼켰다.

짭짤한 맛과 함께, 그의 냄새가 몸 속에 진득히 퍼지는 것 같다.

‘좋아…….’

또 뱃속이 뭉클해진다.

숨이 가빠지면서 절로 웃음이 떠오른다.

머릿속이 붕 뜨는 것처럼 멍해지는 게 정말이지 기분이 좋다.

자신의 가슴을 빨면서 헤실 웃던 카엘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카엘이랑… 같은 기분…….’

“헤헤… 에헤헷……”

그 사실이 기쁘다는 듯, 메린은 헤죽 웃으면서 자지를 쥔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끝부분을 빨았다.

“메, 메린, 안 돼…! 안 된다니까……!”

“지는 실컷 먹어놓고.”

“넌 체력, 안 떨어지잖아…! 메린, 진짜, 윽, 안 돼…! 그만, 그만해……!”

메린은 자신의 머리를 밀며 애걸하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무언가를 참듯이 잔뜩 찌푸린 얼굴은 완전히 빨갛게 물들어 있고, 그녀를 바라보는 두 눈엔 눈물이 맺혀 있다.

그 상태로 바들바들 떨며, 그녀의 머리와 어깨를 잡고서 그만하라고 애원하는 카엘을 보자,

“귀여워.”

메린의 입이 혼자 말을 툭 던지면서 웃음을 흘렸다.

그만하라는 그의 말을 들어주고 싶지 않다.

아니, 그가 그 말을 하는 걸 더 듣고 싶다.

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무거워진 건지, 그녀의 고개가 도로 아래로 떨구어졌다.

“그만, 하라니까아……!”

“시러.”

츄르르릅!

제지하는 그를 무시하며 더 힘껏 빨아들이자,

“아윽, 안 돼, 더는……!”

그녀의 손 안에 쥐인 기둥이 불끈거리더니, 곧 진득한 액체가 입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비려.’

역시 맛대가리 하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메린은 정액을 모두 입 속에 모아서 단번에 꿀꺽 삼켰다.

그런 다음, 한 방울도 남기지 않겠다는 기세로 끝부분을 쭉 빨아 마셔버렸다.

맛이 없는데도 삼키고 싶다니, 참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잘 먹었습니다. 존나 맛없었어.”

“아니, 그러면서, 자꾸 왜 먹냐고…. 하윽……!”

고개를 떨군 채 불평하던 카엘이 허리를 들썩였다.

그녀가 두 가슴을 그러모아서 자지를 감싸버린 탓이다.

“야아……!”

“세워주려고. 일어나라~”

타액으로 축축한 자지를, 커다란 두 살덩어리 사이에 끼우고서 위아래로 비빈다.

흐물흐물했던 막대기가 금세 도로 단단해지면서, 그녀의 가슴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민다.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아, 메린은 고개를 내밀어 인사하는 귀두를 살짝 핥았다.

“아으…메리인…….”

그러자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는 카엘.

그런 그의 모습을 보니, 메린은 마침내 속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이 정도로 봐줄까.’

어쩌다 보니 영주의 서기가 된 그는, 날이 밝으면 성으로 가서 온종일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잠을 자야 하는데, 나쁜 꿈을 꾼 자신을 달래겠다고 그 시간을 쪼개고 있는 것이다.

잠에서 깨자마자 자신을 토닥이는 그의 손길을 먼저 느낀 걸 보면, 분명 그녀가 한참 꿈 속을 헤맬 때부터 그녀를 달래고 있었겠지.

그런 남편을 괴롭혀서는 ‘좋은 아내’가 될 수 없으리라.

메린은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고르는 남편을 꼭 껴안고 등을 쓰다듬었다.

그런 뒤, 그를 안은 채 그대로 몸을 뒤로 눕혔다.

“메린……?”

카엘은 그게 뜻밖이라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와 마주보았다.

아마 그녀가 또 올라탈 거라 생각한 듯했다.

‘그것도 좋지만,’

이번은 아니다.

메린은 어리둥절해하는 그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헤실 웃었다.

“안아달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히히, 안아줘.”

“……응. 꽉 안아줄게.”

열에 퍼진 듯이 웃으면서 그녀의 뺨을 한 번 어루만진 후, 카엘은 등을 살짝 폈다가 그녀의 두 다리를 붙잡고 다시 몸을 가라앉혔다.

‘아… 들어와…….’

단단하고 뜨거운 덩어리가 단숨에 보지 끝까지 파고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그가 거의 뭉갤 듯이 그녀를 꽉 껴안은 탓일까?몸 안팎이 전부 열에 휩싸인 것 같다.

조금의 빈틈도 없이 꽉 채워진 것 같아, 메린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느끼며 긴 숨을 내쉬었다.

“뜨거워어… 에헷…녹아버릴 거 같아…….”

“좋네…. 같이, 녹아버리자…….”

“같이… 히히… 응, 카엘이랑, 같이…. 읏, 흐으……!”

찌걱. 찌걱. 찌걱.

느릿한 움직임에 맞추어 질척한 물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아래쪽만 맞대면 허전하다는 듯, 위쪽 입도 깊이 포개어 또 다른 끈적한 소리를 울려대었다.

카엘의 냄새로 꽉 찬 입 안에, 우유 비슷하면서 달큰한 향이 감돈다.

아마 그가 신나게 삼킨 그녀의 젖이리라.

자신이 그가 머금은 향을 느끼듯, 그 반대로 그러할 텐데.

카엘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그녀의 입을 탐하며 허리를 움직였다.

빠르지는 않지만, 결코 얕지는 않은 결합.

위아래에서 들려오는 질척한 소리에 귓속까지 젖어가는 듯한 기분이다.

어쩌면 정말로 다 녹아버려서, 슬라임처럼 온 몸이 질척질척해진 건지도 모른다.

일단 머리는 완전히 녹아버린 게 분명하다.

그러니 멋대로 말이 튀어나오는 것이리라.

메린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꽉 껴안은 그의 귀에 속삭였다.

“좋아해애… 카엘… 아기씨, 가득 뿌려줘어…….”

“하… 메린……!”

“잔뜩, 낳게 해줘어…. 앗, 하앙, 아아으읏……!!”

갑자기 격해진 움직임.

메린은 맨 안쪽이 거칠게 두드려지는 쾌감에, 그를 꽉 붙들며 교성을 내질렀다.

이내 자지가 꿀럭이며 안에 담고 있던 정액을 쏟아부었지만, 어째서인지 조금도 기운을 잃지 않고 계속 그녀의 안을 휘저었다.

“하아, 카, 엘… 무리, 하면, 아흐윽……!”

“몰라. 네가 꼬셨잖아. 책임져.”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그의 두 눈은 잔뜩 핏발이 서 있다.

꼬시다니. 자신이 뭘 했다고?

메린은 풀릴 턱이 없는 의문에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완전히 발정이 난 그의 모습에 어떤 만족감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

그래서 저절로 떠오른 웃음이, 그를 더욱 채찍질해버린 모양이다.

카엘은 그녀를 집어삼킬 듯이 입을 맞춰오면서 허리를 마구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후으, 읏으읍, 응!”

그의 입 속에 신음을 울리며 절정을 맞이한다.

품속에 꽉 갇힌 채, 몸을 떨며 연이어 절정에 달한다.

떨어질 기미가 없는 쾌감에 눈앞이 마구 번쩍거리는 것 같다.

그런 그녀가 알 바 아니라는 듯, 그는 자지를 으깨버릴 기세로 꽉 조이는 보지를 푹푹 쑤시면서 가장 깊은 곳에 정액을 벌컥 쏟아 부었다.

“하… 메린……!”

그리고 사정이 끝나자마자 또 다시 그녀의 안을 강하게 찔러대는 것이었다.

잠들기 전에도 한바탕 일을 치렀던 몸인데, 그새 기운을 회복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사랑해. 사랑해, 메린…! 뱃속에, 가득, 부어줄 테니까, 아이, 또 가져줘……!”

“후응, 읍, 응흐읏……!”

‘아… 의식, 날아가버려…….’

뚝.

……결국 그 끝을 보기 전에, 그녀의 의식이 먼저 끊겨버리고 말았다.

짹짹.

방울 같은 새소리에 눈을 뜨자, 푸르스름한 빛이 천장에 가득 퍼져 있는 게 먼저 보였다.

멍하니 고개를 돌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시침이 숫자 6을 가리키고 있다.

‘아침이네…….’

이어서 옆을 보자, 눈을 꼭 감은 그의 얼굴이 보인다.

늘 그랬듯이, 메린은 자신을 껴안은 채 곤히 잠든 그의 이마를 짚었다.

아주아주 약간 따뜻한 기운이 느껴져,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열없어.’

오늘도 카엘은 아무 이상도 없이 멀쩡하다.

‘다행이다.’

그렇게 날뛰었는데도 멀쩡하다니, 생각보다 더 튼튼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메린은 빙그레 웃으며 그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가 희미하게 웃으며 긴 숨을 내쉰다.

무척이나 편안해보이는 그의 표정을 보니, 왠지 눈꺼풀이 다시 무거워지는 것 같다.

‘으응, 안 돼.’

하지만 다시 잘 수는 없다.

그는 물론이고, 귀여운 딸아이가 배를 곯게 되니까.

메린은 자신의 뺨을 살짝 두드린 후, 조심스럽게 그의 품을 빠져나왔다.

그런 뒤, 곧바로 눈살을 찌푸리는 그에게 자신이 베던 베개를 슬쩍 밀어넣었다.

“후으…….”

그 베개를 꽉 안고 얼굴을 묻는 카엘.

자신을 껴안는 꿈이라도 꾸는지, 나지막이 그녀를 부르며 헤실 웃는다.

‘귀여워.’

그런 그의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어준 후, 메린은 침대 밖으로 나와 조용히 기지개를 켰다.

그러다 문득 커튼 사이에 시선이 갔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는 모습이 슬쩍 보인다.

어젯밤에 커튼을 치기 전까지도 눈이 오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 사이에 한차례 쏟아진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겨울이네.’

그래서 그날 일이 꿈에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작년 겨울에도 그 꿈을 꿨던 걸 보면, 앞으로 매년 겨울마다 그 악몽을 꾸는 게 아닐까?

“……”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건만, 어째서 잊지 못하도록 되새기는 걸까?

무거운 마음에 한숨을 쉬며 돌아선 메린은,

“응……”

돌연, 미지근한 액체가 가랑이를 흐르는 게 느껴졌다.

슬쩍 보자, 역시나 우윳빛을 띤 그것이다.

“……푸흐.”

악몽은 싫지만, 그때마다 뱃속이 채워진다면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메린은 혼자 피식 웃으며 아랫배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겨울이라면……’

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

재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메린은 커튼 사이로 살짝 비치는 새벽 하늘을 올려다본 후, 다시 침대로 다가갔다.

‘계속, 함께 있게 해주세요.’

……얼마나 시간이 흐르건,어떠한 일이 있건.

쭉 그를 좋아할 테니까.

‘카엘과 함께, 쭉 살게 해주세요.’

그렇게 자그마한 소망을 품으며, 잠든 그의 뺨에 입을 맞추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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