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는 소꿉친구 검성이 무섭다-464화 (464/475)

〈 464화 〉 외전 11) 머무르는 이유 (Side : Witson) (3)

* * *

그 후, 위슨은 파랑새를 불러내어 함께 수장을 갈구면서 캐묻고 나서야 겨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그는, 손바닥에 과자 조각들을 놓아 파랑새에게 먹이면서 말을 꺼냈다.

“정리하면, 그간 끝이 안 보이는 것 말고는 아무 특이점도 없었던 ‘바닥 없는 호수’에서 미확인 생물이 나타났으니 확인해달라. 그런 의뢰를 받았다는 거죠?”

“응…. 교단 수장이 직접 연락했어……. 흑.”

수장은 훌쩍이며 웅얼거리듯 대답했다.

파랑새가 부리로 연신 쪼았던 이마를 문지르고 있는데, 여간 아픈 게 아닌 모양이다.

‘자업자득이지.’

­물론.

처음부터 제대로 다 이야기하지 않은 그녀의 책임이다.

위슨은 과자를 다 먹은 파랑새를 돌려보내고서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정말로 있으면 어떻게 해요? 없애요?”

“그건 네 판단에 맡길게…. 으으… 엄청 욱신거려…….”

“잘됐네요. 앞으로 무언가 말씀하셔야 할 때마다 그 아픔을 떠올리면서 되새기시죠. 설명이란 건 상대가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걸요.”

그가 뚱한 눈으로 무심히 대꾸하자, 수장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면서 투덜거렸다.

“위슨, 너무 야박해. 연애하면 물러지기 마련인데, 되려 더 매서워졌어!”

“……”

“……아이들의 연애사정에 간섭하는 주책스러운 ‘어머니’는 되기 싫단 말이지~ 다들 나이 먹을 대로 먹었고 말야. 그치만 또 방관만 해선 ‘어머니’라 할 수 없으니…….”

푸념하듯 중얼거리고 한숨을 푹 쉬는 수장.

뒤이어 약간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못마땅하다기보다는, 그를 염려하는 것에 더 가까운 듯했다.

“위슨, 나는 네 이성을 믿고 있단다. 하지만 아무리 단단한 벽일지라도 자그마한 틈에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어. 그러니 명심하고 또 명심하렴.

금기를 어겨서 얻는 건 네 자신의 파멸뿐. 진정 원하는 건 결코 손에 넣을 수 없어. 그런 유혹이 들 때면 ‘장서관’의 관장을 떠올리려므나.”

역시 교육장에서 그녀가 금기를 언급하면서 그를 보았던 건 착각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모처럼 수장이 진지하게 걱정하면서 이야기해주는 것은 고마우나, 위슨은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금기이든 뭐든 상관없을 만큼 로나를 원하는 건 아니니까.

그저 보고싶고, 지금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궁금할 뿐.

다른 일을 못할 만큼 그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더라도, 대륙 어딘가에 있는 로나를 찾아가서 한때를 보내는 걸로 전부 풀려버린다.

꼭 몸을 섞을 필요는 없다.

그저 함께 식사를 하고 술잔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는 걸로 충분하다.

그런 식으로 한 달에 서너 번씩 만나면서 2년 가까이 지내왔는데, 그가 보기에는 꽤 안정적인 만남이 아닐까 싶었다.

만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거나, 그녀와 보내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있는 것도 아니니 수장의 염려를 살 부분은 없을 터.

그렇기에, 위슨은 살짝 고개를 갸웃하면서 솔직히 털어놓았다.

“말씀은 감사한데 좀 뜬금없네요. 저 그런 마음 없어요.”

“그래, 없겠지. 지금은.”

그를 마주보는 황금빛 눈동자가 조금 일렁이는 것 같았다.

‘지금은’이라니. 꼭 앞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거라는 것 같은 말투이다.

마법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모두 깨달은 초월자의 눈에는, 그의 앞날…… 그가 맞이할지도 모르는 운명이 보이는 모양이다.

즉, 그에겐 ‘장서관’의 관장처럼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무언가를 실현하고 싶다는 마음에 치닫아서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것도 로나와 관련된 것 때문에.

수장은 진중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사랑은 우리에게 가장 치명적인 독이야. ‘신비’에 동화돼서 초연해진 가슴조차 다시 뜨겁게 달구면서, 삐걱이는 순간 우리를 어둠에 빠뜨리지.”

위슨에게 가혹한 짓을 저지른 마녀가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내어주는 마녀의 의식을 마친 뒤에도 이지(?)를 유지했던 그 마녀는, 그의 친아버지에게 반하면서 결국 파멸하고 말았다.

‘장서관’의 그 관장 또한, 누군가를 향한 연심 때문에 그러한 결말로 떨어진 것이라는 듯했다.

지금 두 번째 삶을 살고 있는 이 대현자조차, 한때는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해 손을 뻗고자 했던 적이 있었다.

“내 경우는 조금 다르긴 해. 너도 아는지 모르지만, 난 옛날에 남편이랑 딸을 한꺼번에 잃었었거든. 정말이지, 되살리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지. 연구하면 이룰 수 있으니까 더더욱 참기 힘들었어. 그때 아이들…… 내 제자들이 아니었으면 나도 넘어갔을지도 몰라.”

“……지금이라도 그만두라고 하고 싶으신 건가요?”

“설마.”

수장은 단칼에 그의 말을 부정하면서 미소 지었다.

“그만둔다고 그만둬지는 게 아니잖니? 나는 그저 네가 제대로 각오했으면 할 뿐이야.”

“각오…….”

“사제님만이 아니야. 너는 사랑하는 사람을 항상 떠나보내는 입장이란다. 우리는 보통 사람보다 오래오래 사는데다, 웬만한 일로 죽지 않으니까.”

“……”

할 말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그의 머리 위에 돌연 자그마한 손이 얹어지는 게 느껴졌다.

시선만 들어서 앞을 보자, 방금까지 의자에 앉아 있던 수장이 부드럽게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모든 시작엔 끝이 있어. 그게 순리이고 법칙이란 걸 받아들여야 해. 우리에겐 그걸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는 만큼, 더더욱 굳게 새겨야 한단다.”

“……”

“후후, 물 속에서 차분~히 생각해보렴. 꽤 깊으니, 네가 앞으로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 충분히 결정할 수 있을 거야.”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다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그를 격려하듯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준 후, 수장은 마법을 쓰지 않고 자신의 발로 걸어서 의자로 돌아갔다.

그런 다음, 인사를 건네고 몸을 돌리는 그를 불러 세우더니 빙긋 웃으면서 말했다.

“아마 일을 마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릴 거야. 그러니 필요하다 싶은 사람에게 미리 알리렴.”

“아…… 그렇겠네요.”

섬에서 그곳까지 가는 데에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으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불구덩이’가 변해버린 ‘바닥 없는 호수’는, 그런 이름이 붙어버렸을 만큼 상상을 초월하게 깊으니까.

물론 그 호수에도 바닥은 있다.

호기심 많은 어느 마법사에 의하면, 바닥을 찍고 돌아오는 데에 일주일이나 걸렸다는 듯했다.

그러니 정령의 힘을 이용하는 그도 사나흘은 각오해야 할 터.

여기에 괴생물체의 흔적을 살피면서 내려가야 한다는 것과, 어쩌면 놈을 해치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등등을 따지면, 넉넉하게 한 달 정도 걸린다고 생각해야 할 듯했다.

‘그럼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지.’

메린이 또 아이를 가진 것도 아니고, 그 가족에게 정기적으로 기별을 넣고 있던 것도 아니다.

그 외에 말을 남긴다면 로나가 있으나……

‘나만 아쉬운 관계이니, 뭐…….’

아마 그녀는 한 달간 찾아오지 않는다고 해도 별반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 생각에 작게 한숨을 쉰 후, 위슨은 싱글싱글 웃고 있는 수장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뭐, 여러모로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올게요.”

“응, 잘 다녀와~ 선물 기대할게~”

“없어요, 그딴 거.”

“야박해!”

무심히 대꾸하고서 수장실을 나서는 그의 등 뒤로, 수장이 툴툴거리는 소리가 내려앉았다.

예상대로, 위슨은 섬에서 출발한지 반나절도 한참 안 되어서 ‘바닥 없는 호수’ 바로 가까이에 있는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수의 깊이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정말 다른 세계와 이어져 있는지 등을 알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이며 만들어진 마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이 나타났다는 소식에도 여전히 사람으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갑자기 하늘에서 땅으로 훌쩍 내려온 그를 보고 누구 한 사람 경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그와 다른 마법사들은 마녀를 찾느라 온 대륙을 쏘다니다시피 했다.

그 과정에서 머물게 되는 마을에서는 점을 쳐주거나 난처한 일을 해결해주는 등, 사람들에게 도움을 베풀려 애썼다.

삼사십 년 전까지 마녀들이 온 대륙을 휩쓸며 아이를 빼앗아갔기에, 마녀가 사라진 지금도 ‘마법을 쓰는 자’에 대한 인식이 영 좋지 않은 탓이다.

그 인식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은 아닐 터.

마을 곳곳에서 괴생물체에 대해 수군거리는 걸 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물체를 두려워하느라 마법사를 경계할 틈이 없는 듯했다.

“실제 피해가 생긴 건가요?”

위슨의 물음에, 마을 담당사제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은 실종되는 게 가장 큰 피해였는데…… 이번엔 물 속에 들어간 사람이 모두 갈기갈기 찢겨버렸어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 저기는 시체가 안 떠오르잖아요.”

어떻게 죽건, 시체는 물 위에 뜨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호수에는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지, 물 속에 들어갔다가 죽어도 시신이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는 듯했다.

바로 그 때문에, 호수의 바닥이 다른 세계로 이어져 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된 것이었다.

사제는 그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덤덤히 대답했다.

“살조각들과 배낭이 떠올랐거든요. 피는 싹 빠져 있었지만, 배낭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우와…… 저 물을 식수로 쓰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그래도 지금 우물물이 거기서 나오는 것 아니냐고 난리예요. 전혀 상관없다고 말을 해도 믿지 않고요.”

누구인들 믿을 수 있을까?

바로 가까이에 굉장히 큰 물이 괴여 있는데, 그 근처에서 우물이 나오는 것이다.

땅 속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우물의 수원이 ‘바닥 없는 호수’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사제의 말대로, 실상은 전혀 상관없었다.

‘바닥 없는 호수’에는 물이 솟구치거나 빠져나가는 구멍이 단 하나도 없으니까.

게다가 전신(??)부터가 범상치 않아서 그런지, 호수에 아무리 많은 비가 퍼부어도 물이 넘치지 않으며, 며칠간 뙤약볕을 받아도 수위가 줄지 않는다.

그러면서 썩는 기색도 없으니, 말 그대로 신비로운 호수…… 아주아주 커다란 ‘신비’덩어리라 할 수 있었다.

즉, 호수의 수면 아래는 그야말로 어떤 일이든 일어날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왕국의 최북단에 있는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그 깊고 깊은 숲처럼.

그러니 여기도 대강 십 년쯤 아무도 모르게 방치되어 있었다면, 호수와 그 주변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생물들로 가득 채워졌겠지.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생태가 생겨나기 전에 인간들의 눈에 들어버렸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아예 마을을 조성하면서 호수에 관심을 기울이고 말았다.

세상의 법칙을 틀어버릴 수 있는 힘이 한데 모여버렸으니, 이 호수는 마을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대로 변하고 있을 터.

물 속에 들어간 사람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괴생물체가 정말 있다면, 그걸 만든 건 다름아닌 이 마을이리라.

“사람이 모여버린 게 좋지 않네요.”

“그래도 이들은 증거를 보여주면 믿을 거예요. 괴생물체가 없으면 없다는 걸, 정말 생겨났다면 이제는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해요. 호수의 바닥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더해서요. 그럼 이들은 자연히 흩어지겠죠.”

“말로는 믿지 않을 테고…… 흙이라도 가져와야겠네요.”

먼젓번에 다녀왔던 마법사는 호수 바닥이 단단한 돌이라고 했으니, 한 조각 떠서 흙이 되도록 잘게 쪼개야 할 것이다.

돌멩이를 들고 온다면, 분명 ‘바닥이 아니라 벽을 뜯어온 게 아니냐’며 믿지 않겠지.

사람은 무언가를 믿는 힘이 큰 만큼, 그 반대인 의심도 꽤 강한 편이다.

“아무튼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들어가죠.”

“음, 그전에 우물을 먼저 증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먼데까지 물을 길으러 가는 사람이 있거든요.”

“그러죠, 뭐.”

“감사합니다!”

방긋 웃으면서 그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담당사제는 마을에 딱 하나 있는 우물로 그를 데려갔다.

그리고는 사람들을 불러모은 다음, 우물의 물길을 확인해달라고 그에게 요청했다.

“부탁드릴게요.”

“예. ……테라.”

위슨은 늑대를 불러내어 우물 안쪽의 지형을 읽게 했다.

그런 뒤, 늑대가 살펴본 지형을 간략히 해석해서 허공에 그림을 띄워주었다.

‘바닥 없는 호수’가 워낙 깊은 탓에 지형도에 다 표시할 수는 없었으나, 우물물의 출처는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보이시죠? 저 우물은 ‘바닥 없는 호수’랑은 전혀 상관없어요. 원래 있던 지하수 줄기에서 나오는 겁니다.”

“어……… 그럼, 마셔도 저주받거나 하진 않는 거죠?!”

“글쎄요, 한 통 떠주시겠어요?”

마을 사람이 도르래를 움직여서 물을 뜨자, 위슨은 그 두레박 안에 손을 넣어서 한 모금 마셔보았다.

“음…… 예, 오염 안 됐네요. 아무 탈 없을 테니 실컷 드세요.”

“어휴, 정말 다행이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슨의 말에 다들 가슴을 쓸며 크게 안도하는 사람들.

담당사제 역시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위슨을 가리키며 말을 꺼냈다.

“여러분이 보시는 이 분이 저 호수에 다녀오실 거예요. 저 안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주실 테니, 그때까지 절대로 호수에 들어가지 마세요.”

우물을 확인해준 덕인지, 마을 사람들은 모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마을 사람 전부가 모인 것은 아니나,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할 터.

사제와 위슨은 앞다투듯 우물물을 긷는 사람들을 잠시 지켜본 후, 그 자리를 조용히 떠나 호숫가로 향했다.

물가에 다다르자마자 커다란 거북이를 꺼내는 위슨.

담당사제는 그 등에 올라탄 위슨을 향해 성호를 그어주면서 말했다.

“저희보다 더 잘 아실 테지만, 부디 조심하세요. 안에 무엇이 있을지 몰라요.”

“걱정 마세요, 사제님.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통통.

위슨이 등껍질을 두 번 두드리자, 거북이가 곧바로 물 속으로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빛이 희미해져서 호수의 푸른빛이 검푸르게 비출 때까지, 거북이는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쏜살같이 내려갔다.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거북이가 알아서 위슨이 물 안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기에, 점점 더 깊이 내려가고 있음에도 숨이 막히거나 몸이 죄여오는 일은 없었다.

이윽고 주변이 어두컴컴해졌을 무렵, 위슨은 등껍질을 쓰다듬어 거북이를 멈춰 세웠다.

“아쿠아, 뭐 느껴져?”

“아니. 텅 비었구먼.”

“흠……”

거북이와 시야를 공유하더라도 무언가 볼 수는 없을 터.

위슨은 스라소니의 힘으로 시야를 확보하기로 결정한 후, 평소처럼 손가락을 퉁기는 대신에 자신의 손바닥을 살짝 두드렸다.

“빛을, 이곳에.”

그러자 은은한 빛을 내는 자그마한 광원이 나타나, 그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네 개의 광원을 띄운 후, 위슨은 거북이의 목을 끌어안고서 말했다.

“됐어. 천천히 내려가자.”

“흠흠.”

그렇게 바짝 신경을 세운 채, 서서히 어둠 속에 가라앉아 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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