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7 1권.
“오빠, 그런데 오빠는 왜 히든 클래스를 못 구하는 거야?”
“히든 클래스? 말도 마. 그거 찾으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땅속까지 헤매는데? 절대 불가능할거야. 그거 찾다가 아마 늙어 죽을지도 모르지.”
복수를 감행하기 위해서는 1년 안에 해결을 해야 했기 때문에, 태성에게 히든 클래스는 그저 꿈을 쫓는 것에 불과했다.
‘그래. 히든이 아니면 어때? 노력해서 반드시 내 힘으로 커 보이겠어! 그리고 꼭! 그 힘으로 깔아뭉게 주겠어!’
식사를 마친 태성은 또다시 넷룸으로 향했다.
“자리 하나 주세요.”
“어이쿠… 빨리도 왔구나. 아까 그 자리 다시 들어가면 된다.”
태성은 또다시 28번의 자리로 향했고, 곧장 게임에 접속했다.
‘새삼 느끼는 거지만, 역시 현실과 별로 다를 게 없어.’
사냥터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매우 신이 난 상태였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복수는 잊을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와중에도 태성을 향해서 손가락질하거나 시비를 걸며 비웃는 유저들은 없었다. 이곳은 자신에게 있어서 왕따가 존재하지 않는 곳.
존재하는 것이라면 오직 약육강시의 세계 뿐이다.
강자가 약자를 지배한다. 그리고 약자는 언제나 강자가 될 수 있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계속되는 약자가 될 필요가 없는 세상.
노력한 만큼 얻고, 또한 노력을 계기로 행운까지 거머쥘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레전드 오브 판타지였다.
‘어? 펫이다!’
한쪽에 한 여자가 펫을 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펫은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흔히 사냥터에서 보던 늑대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덩치도 일반늑대보다 더 컸으며, 색감도 짙은 붉은 색이었다.
태성은 자신도 모르게 그 여자에게 말을 붙였다. 학교에서라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만큼 레전드 오브 판타지는 그에게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저기 죄송한데… 그 펫을 가지려면 따로 직업이 필요한 가요?”
여성은 자신을 부르며 말을 하는 태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대답했다.
“네. 전 테이머거든요. 이 펫은 테이밍 한거예요.”
“아… 그렇군요. 테이머가 아니면 펫을 얻을 수 없나보군요?.”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뇨. 꼭 그렇진 않아요. 테이머는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 능력이 있지. 펫을 전용으로 하는 직업은 아니에요. 다른 직업들도 얼마든지 펫을 키울 수는 있어요.”
“아? 그래요? 정말 다행이네요. 그런데 혹시 펫을 많이 소환해서 데리고 다닐 수도 있나요?”
태성은 그것이 궁금했다. 자신이 당했던 단체 구타. 복수에 있어서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아뇨. 테이머는 두 마리까지만 데리고 다닐 수 있지만, 다른 직업들은 거의 한 마리 이상은 불가능 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군요…….”
시무룩해진 태성의 표정을 읽었는지, 그 여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펫을 많이 데려 다니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히든 클래스 중 자유의 조련사라고 있어요. 그 사람은 펫을 네 마리까지 데리고 다닐 수 있다고 하더군요.”
“아? 그래요?”
새로운 정보라서 귀가 살짝 열렸지만, 그 네 마리를 가지고 태성의 욕구를 충족시킬 순 없었다. 그리고 문제는 이미 히든 클래스로 나와 버린 자유의 조련사라는 직업을 자신이 얻게 될 일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반 전체에게서 다굴을 맞아 본적도 있는 그였기 때문에, 네 마리의 펫으로는 사실상 썩 마음에 내키지도 않는 실정이다.
‘테이머는 안되려나…….’
태성은 여성에게 고맙다며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사냥터로 걸음을 옮겼다.
***
천천히 사냥을 하면서도 태성은 자신이 어떠한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했다.
직업에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했다. 단순하게 전사, 마법사에서 두 부류, 세 부류로 나뉘는 것이 아닌, 몇 십 개의 직업들로 변모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전직은 한 번이 아닌, 세 번까지도 가능했다.
예를 들어 전사, 검투사, 글레디에이터, 다크 어벤져의 순으로 전직이 가능했으며, 이런 전직은 세부마다 그 숫자가 늘어 나중에는 셀 수 없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
‘많은 직업이 있지만, 정작 내가 필요한 직업이 뭔지 모른다. 결국 전직을 할 때 NPC에게 물어 볼 수밖에 없는 거지. 꼭 히든 클래스가 아니더라도 그만한 힘을 낼 수 있는 캐릭터는 얼마든지 있다고 들었으니까…….’
사이트 내에서도 수많은 정보가 존재하고 있었지만, 아직 전직에 관한 모든 ᅟᅥᆼ보가 세세하게 올라 있진 않았떤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렇다고 정보가 올라올 때까지 무작정 레벨만 올리면서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 다시 땀 좀 흘려볼까? 저건… 웨어 울프?”
멀찌감치 웨어 울프가 눈에 보였다. 그리고 깊은 생각도 하지 않고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웨어 울프를 상대하고 있는 태성의 레벨은 이제 16레벨이었다. 전직까지 4레벨이 남은 상황이다.
철거럭!
“휴… 힘들다.”
웨어 울프는 다른 몬스터들 보다 이동속도가 현저하게 빨랐기 때문에, 아이스 콜드를 맞았음에도 태성을 따라오는 속도가 매우 빨랏다.
웨어 울프가 죽고 난 후, 녀석이 떨어뜨린 곳에 게임머니가 아닌 뭔가 또 다른 물품이 눈에 들어왔다.
“응? 저건? 드디어 아이템인가!”
태성은 빠르게 아이템을 회수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아이템은 장갑이었다.
“오? 방어구가 하나도 없는데 오히려 잘됐지! 아이템 확인!”
[뜯어진 장갑]
설명 : 뜯어진 만큼 위력이 매우 감소하여 버려진 장갑.
등급 : 노멀-
착용 조건 : 없음
물리 바엉력 : 8
마법 방어력 : 1
옵션 : 없음
“하하…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이건 너무 무난하잖아?”
아무런 옵션도 없다. 하물며 노멀이었다.
아이템에는 등급이 있는데 노멀, 매직, 레어, 유니크, 레전드 순으로 나눌 수가 있으며, 아이템 각 등급에 -, +, ++가 붙는 현식으로 그 가치를 더 할 수가 있다.
하지만 현재 태성이 얻게 된 아이템은 최하의 아이템이었다.
“그래. 이거라도 차자. 없는 것 보다 낫겠지.”
조금의 방어력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서 태성은 얻게 된 아이템을 착용했다. 그리고 또다시 시작되는 사냥. 사냥은 오로지 노동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반복 노동 형식이라고 하지만, 조금씩 경험치가 오르는 것과 브론즈를 모으는 쏠쏠한 맛에 도취되어 있었다. 또한 몬스터를 상대로 마법을 쓰고 도망치는 것. 타 게임이라면 이것이 지루하게 여겨질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레전드 오브 판타지는 달랐다.
오감이 모든 것이 현실화 되어 있기 때문에, 몬스터 한 마리를 잡는 에도 긴장감이 어렸기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런 일들로 인해서 유저들에게 최고의 게임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몰랐다.
“최대한 전직까지는 모든 스탯을 지능에 투자하자. 어차피 마법이 있어서 내가 맞을 일은 크게 없으니까 말이야.”
마법사의 특징이라면 강력한 마법으로 몬스터를 녹이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취약한 점은 방어력이 터무니없어서, 한두 방에 몬스터를 죽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자신 또한 그렇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마법사들은 공격력을 높이거나 그도 아니면, 방어력을 제대로 맞추는 이들도 많았다. 그리고 그들 중 태성은 공격력을 극도로 올려서 몬스터를 한두방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좋아! 이제 17레벨이다!”
태성은 레벨을 올린 후 시간을 확인 했다. 게임시간은 오후 2시로 한참 밝을 시간. 그러나 현실 시간은 벌써 저녁 9시를 넘긴 상태였다.
“헉? 벌써 시간이 이렇게?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태성은 또다시 게임비를 계산했다. 하루에 식사와 게임비로 쓴 비용이 무려 6만 원을 초과 했던 것이다.
“제길! 이렇게 해서는 넷룸에 오래 다니지도 못하겠다.”
태성은 자신이 그동안 준비 해 둔 돈과 앞으로 어머니가 주실 돈에 대해서 철저하게 계산을 해야만 했다.
‘앞으로는 집에서 조금 늦게 나오고, 일찍 들어가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해야겠다. 아니면 조금이라도 공부를 하는 방식으로… 부모님이 빨리 캡슐을 사주시면 좋겠지만…….’
태성은 많은 생각과 고심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왜 이렇게 늦게 왔니? 일찍 다니자.”
“죄송해요. 공부 하다보니까 이미 시립도서관 문 닫을 시간이 되었더라고요.”
“그러니?”
태성의 말을 들은 어머니는 매우 만족스러운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하나 있는 자식이 공부하느라 날이 저무는지도 모른다는 말은 그 어떠한 말보다 부모에게 있어서 기쁨을 선사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거실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일을 마치고 와 TV 앞에 앉아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아버지.”
“그래. 밥은 먹었니? 안 먹었으면 씻고 밥 먹어라.”
“네. 알겠습니다.”
공복이라는 큰 문제로 인해서 태성은 굶을 수가 없었다. 밥을 먹기 위해 우선 옷을 갈아입으려는 태성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태성의 부모는 야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달칵~!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선 태성.
“응?”
방 안에 들어온 태성의 눈 안에 의문의 물체가 들어왔다.
그의 방에 있는 거대한 물체! 그것은 다름아닌 레전드 오브 판타지 전용 캡슐이었다.
“아! 드디어!”
태성은 캡슐을 뒤로하고 곧장 거실로 되돌아갔으며, 앞에 있는 부모님께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태성의 목소리에 그의 아버지가 대답했다.
“하하, 이제 봤니? 그거 사줬다고 너무 게임에만 열중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도 하고, 그만큼 게임도 즐겨라.”
“네! 당연하지요!”
태성은 큰 목소리로 대답하고 또다시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캡슐을 바라보며 태성의 눈이 매우 밝게 빛나고 있었다.
푸쉭~!
버튼을 누르자, 신선한 압력이 빠져나왔다.
“역시 새것은 다르구나!”
태성이 캡슐에 들어가려 하자, 그의 아버지가 그를 말렸다.
“이 녀석아. 밥은 먹고! 나갔다 왔으니 씻고 게임을 해라.”
“아? 죄송합니다. 너무 좋아서…….”
태성의 모습에 오히려 그보다 더 흡족해 하는 아버지였다. 식사를 폭풍 흡입하며 끝낸 태성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인사를 하며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녀석… 얼마나 좋았으면…….”“그러게요. 저러다가 이제 우리랑 말도 제대로 안 하는게 아닐까 몰라요.”
“허허, 뭐 우리랑 언제 제대로 된 대화나 했었나? 그냥 태성이가 제대로 하루하루를 보내주면 그만이지.”
“그것도 그래요.”
부모들은 자신의 아들을 위해 캡슐을 사기 위해 쓴 큰돈을 전혀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즐거워하는 저런 아들의 모습을 얼마 만에 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뿐이었다.
방에 들어온 태성은 곧장 캡슐에 몸을 눕히려하였다. 그러다 문득 캡슐 매뉴얼이 책상 위에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 한 번 읽어볼까?”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