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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군주-12화 (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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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이 좀비를 소환하고 10분이 지나도록 좀비는 고작 20미터 정도를 걸어왔다.

“진짜 속터진다. 속 터져! 이러니까 살마들이 전부 흑마법사를 포기하지!”

안되겠다 싶었는지 태성은 좀비를 소환 해제 시켜버렸다.

“사냥터에 도착해서 다시 소환하는 게 낫겠네… 에효…….”

그는 하는 수 없이 사냥터에는 자신 혼자 먼저 가기로 했다. 사냥터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곰들이 우글대는 푸른 초원이었다. 그곳에서 사냥하기로 마음 먹은 태성은 좀비를 다시 소환 시켰다.

“좀비 소환!”

삐잉!

-소환할 수 있는 좀비의 무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이건 또 무슨 소리야? 한 마리만 땅에 묻으면 얼마든지 소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 또 묻어야 하는 거야? 이런!”

억울한 마음에 금방이라도 흑마법사라는 직업의 캐릭터를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심정을 최대한 억누르며 다시 웨어 울프가 있는 지역으로 향했다.

“죽어라! 에라이! 다크 윈드!”

웨어 울프를 상대로 힘겹게 전투를 펼친 태성.

삽을 꺼내어 열심히 땅을 팠다.

-삽질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삽질 : 패시브]

설명 : 삽을 이용하여 빠르게 땅을 팔수가 있다. 운이 좋다면 비싼 광물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얼씨구? 스킬 레벨 좀 오르면 노가다판 뛰어도 되겠네.”

손과 지팡이로 파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웨어 울프를 묻었다. 태성은 미래를 도모해서 되도록 많은 웨어 울프를 사냥하고, 주변을 웨어 울프 무덤으로 만들어버렸다.

웨어 울프야 언제든 일정한 지대에 다시 리스폰 되었지만, 주변에는 온통 무덤으로 뒤덮여 있었고, 많은 유저들은 이런 의문의 무덤을 바라보며 공동묘지라고 불렀다.

“이제… 편하게 사냥을 좀 해볼까?”

3일이라는 게임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는 동안 태성은 인간형 몬스터를 잡는 족족 땅속에 묻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많은 좀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상태다. 하지만 잡은 몬스터들이 자신에 비해 레벨이 상당히 낮았기 때문에, 아직도 레벨은 1도 오르지 않는 상태였다.

그가 처음 좀비와 함께 사냥을 결정하기로 한 몬스터는 곰 이후 에이거였다.

에이거는 표범과의 19레벨의 몬스터로 이동속도가 빠르고 민첩해서, 공격을 자주 피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태성의 경우 직접적으로 공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에이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좀비 소환!”

그어어어~!

땅을 뚫고 올라오는 좀비!

“윽!”

역시나 냄새는 상당했다. 녀석이 등장하자마자 태성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 그러나 자신의 아군이 등장했다는 사실에 일그러졌던 표정은 서서히 풀리면서, 마음 한 편으로 든든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자! 가서 공격해!”

그어어어어~!

좀비가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1분… 2분… 시간이 점차 흘러가고 3분 정도가 흘렀을 때, 드디어 좀비와 에이거의 사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태성은 뒤에 자리 잡아 에이거를 향해 마법을 시전 했다. 최소한 좀비가 탱커 역할을 하고 있다면, 뒤에서 지원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크 윈드!”

파사사삭~!

검은 바람이 에이거를 둘러쌌다.

그어어어~!

좀비의 힘찬 외침이 태성의 귀를 자극한다.

“그래! 잘 싸운다! 계속해! 그렇지!”

좀비는 힘없어 보이는 손길과 느릿느릿한 주먹질로 계속해서 에이거를 타격하고 있었지만, 큰 성과를 보이진 않았다.

“젠장… 역시 한 마리로는 힘든가… 언제 잡아 저걸…….”

때리는 횟수보다 맞는 횟수가 많다보니 머지않아 좀비가 먼저 쓰러질 것이 예상되었다.

좀비가 에이거를 상대로 싸우다 허물어진 것은 그때였다.

“헉? 파괴 된 건가?”

허물어져 내린 좀비는 바닥에 자신이 존재했다는 증거만을 남기고 그대로 사라져갔다. 그리고 좀비가 사라지자 에이거는 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좀비 소환!”

태성은 곧장 좀비를 소환 했다. 그러자 땅속에서 또다시 좀비 하나가 튀어 올라왔다.

그 좀비는 에이거를 막아섰고, 다행이 에이거가 태성을 공격하는 일은 없었다.

“휴… 위험했어. 다시 거리를 좀 둘까?”

태성은 위험을 느끼며, 15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 그리고 시간이 나는 대로 다크 윈드를 사용하며 에이거를 공격했다.

좀비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취약해서일까?

에이거를 상대하면서 좀비 3마리가 소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거… 너무 약한데? 아무리 그래도 좀비 1마리를 가지고 몬스터 1마리 정도는 상대 할 줄 알았더니…….”

역한 냄새와 더불어 허약하기 짝이 없는 좀비를 보면서 태성은 그저 한 숨만 내 쉴 뿐이었다.

태성은 에이거를 상대하고 마나를 회복시키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좀비가 혼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 녀석 어딜 가는 거야? 야! 이리 안와?”

하지만 좀비는 태성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어어어~!

혼자서 이상한 말투를 지껄이며 한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좀비. 그런데 하필이면 그곳은 에이거가 있는 자리였다.

“아, 안 돼! 당장 돌아와!”

아무리 불러도 좀비는 태성을 향해 돌아올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했다.

“야! 이 썩은 미친 고깃덩어리야! 빨리 이리 안 오냐?”

퍽!

그런데 그 말과 동시에 좀비가 에이거를 한 대 치고 말았다. 에이거는 자신을 공격한 좀비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체력이 많이 빠져 있던 좀비는 에이거의 공격에 짧은 순간 파괴되어버렸다. 그리고 아직도 좀비에게 맞은 화가 풀리지 않는지, 태성을 노려보았다.

“헉! 저런!”

마나가 바닥을 보이는 태성은 곧장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에이거가 달려들기 시작하자, 곧장 도망을 쳤다.

“크어어어엉~!”

에이거의 빠른 속도에 의해서 태성과는 거리가 점차 좁혀져 왔고, 에이거의 날카로운 발톱이 태성의 등을 찔럿다.

“크악!”

한 번의 공격으로 죽지는 않았지만, 상황은 점차 힘들어져 가고 있었다.

“아직 마나가 40이 아니라서 소환도 못하고! 소환을 한다고 치더라도 내가 맞아 죽을 것 같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퍼어억!

그 말을 끝으로 태성은 또다시 죽음을 맞이했다.

-캐릭터가 사망하였습니다. 가까운 마을인 안델리카로 이동할까요?

“네…….”

울적한 목소리로 태성이 대답했다.

-안델리카 마을에서 부활합니다.

-캐릭터 정보 상태가 반으로 줄어듭니다. 1시간 이후에 복구 됩니다.

-몬스터를 잡아도 떨어지는 게임머니와 경험치가 반으로 하락됩니다.

-모든 공격력이 반으로 하락됩니다.

마을에서 부활한 태성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공격력도 개판이고, 방어력도 허접한데… 더군다나 머리까지 나빠?’

이것은 좀비에 대한 태성의 판단이었다. 아무리 봐도 좀비는 태성에게 있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물론 그 개체수가 많아지면 어떻게 될지 알 순 없었으나, 1마리로는 너무나 역부족이라 느끼고 있었다.

“휴… 오늘은 그냥 쉴까? 어차피 페널티 때문에 사냥도 할 수 없을 테고… 의욕이 전혀 없으니…….”

흑마법사라는 직업을 괜히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 그날은 자연스럽게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흠… 아직까지 좀비 무덤은 상당히 많이 남아 있을 거야. 그렇다면 바로 사냥을 하러가는 것이 낫겠지?”

태성은 prdla에 접속하기 전 사이트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현재 자신의 이점과 가장 맞는 언데드 몬스터가 있는 곳을 가려고 하였지만, 언데드 몬스터의 조건은 기본이 25~30레벨이었기 때문에 당분간 언데드 몬스터는 사냥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의 사정상 가장 알 맞는 몬스터는 체력은 높지만, 공격력이 약하고, 이동속도가 느린 몬스터를 사냥할 수밖에 없었다.

그 몬스터가 바로 일그란드.

일그란드는 굼벵이 형 몬스터로 길이가 3미터 정도의 큼지막한 몬스터였다.

“이 녀석을 상대함에 있어서 내가 죽을 염려는 없겠지?”

곳곳에는 장거리 공격 유저들이 굼벵이를 상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 역시도 자신의 이점을 토대로 쉬운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는 것이다.

태성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좀비를 소환했다.

“좀비 소환!”

그어어어~!

몬스터 하나가 악취를 내뿜으며 바닥에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너 오늘은 말 좀 잘 들어라. 뭐 사고를 칠 때 치더라도 내가 도망갈 시간은 충분히 벌어주면 좋고 말이야.”

그어어어~!

“자! 대충 알아들었으리라 판단하고! 공격해!”

좀비가 먼저 일그란드를 공격하기 전까지 태성은 공격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바로 어그로를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어그로란 몬스터가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의 적대감 수치를 뜻하는 것으로, 주로 먼저 선공을 하는 캐릭터에게 가장 많은 적대감을 형성 시키며, 둘째는 공격력이 높은 자에게 어그로가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게임의 특성상 탱커나, 딜러들의 스킬에 그만큼의 효과가 주어지기 때문에, 탱커는 언제나 자신의 어그로를 유지할 수가 있으며, 딜러 역시도 적대감 수치 하락 효력을 발휘하여 마음껏 공격을 감행할 수가 있었다.

태성의 경우 좀비와 둘이서만 사냥을 하기 때문에 가급적 좀비가 어그로를 얻는 것이 편할 수밖에 없었다.

퍼퍽!

좀비가 느릿느릿한 모습으로 일그란드를 공격했다. 일그란드 역시도 좀비를 공격했지만, 에이거 만큼은 강하지 않는 듯 했고, 좀비도 생각보다 오래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일그란드를 상대로 좀비고 장시간 버틸 수는 없는 문제였다.

“저 녀석… 언제 죽냐…….”

어그로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일그란드에게 마법을 시전 할 순 없었다. 그렇다면 좀비보다 공격력이 강한 태성을 향해서 쫓아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또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몬스터를 잡는데 걸리는 시간은 자그마치 14분. 두세 마리가 아닌 단 한 마리를 잡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동안 태성은 어그로를 관리하면서 가만히 둘의 싸움을 지켜보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마나를 회복하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좀비는 현재 일그란드를 상대로 두 마리 정도가 소모가 된다. 그래도 꽤나 일그란드를 상대로 오래 버틴다고 할 수는 있지만, 몬스터를 잡는 시간의 압박은 너무나 심했다.

글허다고 다른 몬스터를 찾아서 떠나자니, 위험성도 짙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그란드를 울며 겨자 식으로 사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좀비를 이끌고 열심히 일그란드를 사냥하고 있을 때, 어느덧 시간은 2시간이 훌쩍 뛰어 넘었고, 레벨도 1을 더 상승시킨 22레벨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뜻밖의 희망찬 메시지가 들려왔다.

-좀비 소환 스킬 레벨이 1올랐습니다.

“오? 드디어 오른 것인가?”

태성은 곧장 좀비 소환 스킬을 살폈다.

[좀비 소환(2레벨) : 액티브]

설명 : 좀비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간형 몬스터를 좀비로 만들어야만 한다. 좀비로 만들기 위한 절차는 죽은 몬스터를 게임시간으로 3일 간 땅속에 완벽하게 묻어 놓아야만 어디서든 소환이 가능하다.

파괴 되거나, 소환 해제를 시키지 않는 이상 소환 된 좀비는 계속 유지가 된다.

시전 시간 : 즉시 시전

마나 소모 : 50

재사용시간 : 10초

특수능력 : 2마리까지 소환 가능. 스킬 레벨이 오를수록 좀비 소환 개체를 늘릴 수가 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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