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3 1권.
달라진 것은 전혀 없었지만, 마지막 문구 부분에 ‘2마리까지’라는 문구를 보며 태성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흐흐! 2레벨인데 2마리? 그럼 100레벨이 되면 100마리도 소환이 가능하다는 거지? 내가 바라고 바라던 거다!’
힘겹게 사냥을 했지만, 그 보답에 대해 매우 흡족해 하는 태성.
“좀비 소환! 좀비 소환! 자! 얘들아. 우리 열심히 사냥을 해보자.”
좀비 한 마리의 체력이 거의 바닥이었기 때문에 다시금 소환할 필요가 있었고, 두 마리의 좀비를 연속적으로 소환 시켰다.
“우웩!!”
소환하자마자 태성이 헛구역질을 했다. 2마리의 좀비는 두 배의 냄새를 풍기게 되었고, 그 결과 나오자마자 악취가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것 같았다.
‘조,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자신의 코를 부여잡고 좀비에게 공격하라는 시늉만할 뿐… 태성은 코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일그란드를 상대로 엸미히 사냥한 결과 약소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장갑과 신발이었는데, 기존에 차고 있던 장갑을 버리고 새롭게 얻게 된 아이템들을 장착했다. 물론 둘 다 노멀 등급이었다.
“음… 1레벨만 더하면 언데드 던전도 가볼만하겠는데 말이야… 어차피 흑마법서 때문에 언데드를 잡는 건 더욱 수월할 테니…….”
태성은 지겨운 마음을 억누르고 계속해서 일그란드를 사냥했다.
그렇게 꼬박 하루가 지났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좀비 소환 스킬 레벨이 1올랐습니다.
-‘스켈레톤 소환’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오오! 레벨업에 스켈레톤 소환까지!! 대박이구나!”
25레벨이 됨과 동시에 좀비 소환 스킬이 또 올랐다. 그리고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소환 스킬이 생겨나고 말았던 것이다.
흑마법사는 스킬북이 따로 없던 만큼, 자동으로 스킬이 형성이 되게 되어 있었고, 그것을 하나 둘씩 깨달아가는 태성이었다.
“흐흐, 한 번 볼까?”
익살스럽게 웃는 태성은 정보를 확인했다.
[스켈레톤 소환(1레벨) : 액티브]
설명 : 소환 된 좀비 세 마리를 희생하여, 한 마리의 스켈레톤을 소환 할 수 있다. 이후 사라진 좀비 세 마리는 다시 소환이 가능하다.
파괴 되거나, 소환 해제를 시키지 않는 이상 소환 된 스켈레톤은 계속 유지가 가능하다.
시전 시간 : 즉시 시전
마나 소모 : 80
재사용시간 10초
특수능력 : 스킬 레벨이 오를수록 스켈레톤 소환 개체를 늘릴 수가 있으며, 조금씩 강해진다.
스켈레톤
생명력 : 250
마나 : 0
공격력 : 23
방어력 : 10
스켈레톤을 소환하는데 드는 마나 : 120
“오? 좀비에 비해서 대체적으로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높구나. 좋은데? 그런데 생각보다 마나가 많이 들어가네…….”
태성은 현재 모든 보너스 스탯을 지능에 투자를 한 상태였다. 그 덕분에 생명력은 250이지만, 마나는 500이 되었다. 그럼에도 좀비 세 마리를 소환하고, 다크 윈드까지 병행하려니 마나의 소모가 극심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켈레톤을 소환하게 되면, 마나는 거의 두 배 가까이 깨지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좀비 세 마리를 희생하는 것이 크나큰 소모였기 때문이다.
“쳇, 어쩔 수 없이 마나 포션을 많이 사둬야 하나?”
태서잉 알아본 바에 의하면 생명력 포션과 마나 포션이 존재했으며, 이것들은 신전에서 팔고 있었다. 하지만 꼭 신전뿐만이 아니라, 유저들 중 일부가 자신의 스킬을 통해 포션을 만들어 개인상점으로 파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개인의 경우 신전에 비해서 판매 금액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그래도 태성이 이런 개인 상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전에 들어갈 수 없는 흑마법사의 몸이었음은 물론, 막상 신전에 들어가서 포션을 산다하더라도, 과연 몇 배의 값을 부를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마을로 돌아온 태성. 그는 개인 상점을 돌아보며 깜짝 놀라고 있었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가격이야?’
눈앞에 적힌 판매 금액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왜요? 가격 때문에 그러세요?”
판매자가 태성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딱 보니까 신전에 못 들어가시는 분 같은데, 이거 그렇게 비싼 가격도 아닙니다. 고작 해봐야 신전에서 파는 가격보다 20실버 정도 비싼 가격인데요?”
그가 말하는 대로 포션이 20실버 비싼 가격이라면 태성은 아마 쓰디쓴 미소를 지으며 포션을 샀을 것이다. 하지만 마나 포션의 가격은 1골드였다. 그렇다는 건 결국 본래 가격이 80실버라는 소리다.
10개 묶음이 1골드가 아닌, 한 개의 가격이 1골드!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바로 최하급 포션이 1골드라는 사실이었다.
포션의 종류에는 최하급, 하급, 중급, 상급, 최상급으로 나뉘게 되는데, 급수에 따라서 마나가 차는 양이 다르다. 또한 최하급은 1골드였지만, 최상급의 경우 한 개당 20골드나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소리를 듣게 되었다.
“왜요? 사지 않으시게요?”
판매자의 말에 태성은 자신의 인벤토리에 있는 돈을 바라보았다.
1골드 10실버 5브론즈.
자신이 생고생을 해가며 모은 돈이 겨우 1골드 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마나 포션 하나를 사자고 1골드를 몽땅 날릴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 그래! 그냥 다음에 사지 뭐. 좀비 소환 해놓고 앉아서 쉬다 보면 마나는 다시 회복이 되고, 또다시 소환을 하면 되지. 안 그래?’
1골드라는 엄청난 금액에 태성은 포션을 사는 것을 포기 해버리고 말았다. 아직까지 그에게 당장 골드의 값어치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훗날을 위해서는 골드를 모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지금도 아이템을 제대로 구비도 못해서 개판인 상태를 보며, 1골드조차 가지고 있지 않는 자신은 거지나 다름이 없을 정도였다.
태성은 언데드 던전 입구에 서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수하들을 불러내기 시작했다.
“좀비 소환!”
제일 처음 좀비 세 마리를 시간 가격으로 불러 낸 후, 다음 스킬을 외쳤다.
“스켈레톤 소환!”
스킬 명을 외치자 좀비 3마리가 동시에 폭사되며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보며 잠시 멍해져 있는 태성.
스스스스~!
그리고 흩어졌던 좀비의 뼈들이 한 대 모여 하얀 뼈만 남은 스켈레톤이 되었다.
“오? 괜찮은데? 냄새도 안 나고 말이야! 역시 좀비와는 다르군!”
좀비 보다 좋은 것은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스켈레톤. 그리고 좀비처럼 흐느적거리지 않고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이 오히려 더 믿음이 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또다시 좀비 세 마리를 소환한 태성의 마나는 거의 바닥이 되어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라. 어이! 거기 내 말 안들을래?”
스켈레톤과 다르게 좀비는 아직까지도 태성의 말을 잘 듣지 않고 혼자서 천천히 전전 내부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도가 매우 늦어서 태성의 마나가 모두 찰 때까지도 진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숨만 길게 내쉬는 태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스켈레톤만을 남기고 좀비 세 마리는 소환 해제 시켜버리고 말았다.
던전 내부에 도착한 태성은 주변에 있는 많은 수의 좀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오… 이 애들이 전부 내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아? 킁킁? 그런데… 이놈들도 냄새가 나긴 마찬가지네.”
아직 맞닥뜨리지 않은 상태였지만,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었다. 또한 던전 내부 자체가 퀴퀴한 냄새로 기분을 망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언데드 던전 내부에는 유저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가해 보였다.
본디 던전의 특성은 몬스터들이 촘촘히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시간 절약을 위해서 던전을 애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던전도 던전 나름. 이런 악취와 습한 기분으로 이곳에서 사냥을 할 유저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태성에게는 이득으로 자리 했다.
좀비를 소환한 태성이 소리를 질렀다.
“자! 가서 녀석들을 쓸어버리자!”
이에 좀비들이 호응하듯 소리치며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어어어~!
태성은 코를 부여잡으며 좀비들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아니… 니들은 말하지마. 입에서 썩은 내 나니까…….”
언데드 던전.
총 지하 8층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내려갈수록 강력한 몬스터들이 존재한다.
언데드 던전의 사냥 레벨은 25~50레벨까지 이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언데드 던전에 퀘스트를 하러 오는 것이 아니면, 역겨운 냄새와 사냥을 하면서 튀는 썩은 핏물이나 냄새나는 살점들이 유저들을 더욱 미치게 만들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던전 사냥을 포기하고 있다.
태성은 세 마리의 좀비와 한 마리의 스켈레톤을 불러내어 좀비를 열심히 사냥하고 있었다.
스켈레톤이 나와서 그런 것인지 어그로는 스켈레톤의 차지였다. 한 마디로 스켈레톤이 탱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좀비들이 연이어 그런 녀석을 보조하고 있다.
“저렇게 옹기종기 붙어 있으니까 누가 내 편인지 모르겠네. 뭐 아무튼 살아남은 녀석이 내 편이겠지. 힘내라. 힘!!”
코를 부여잡고 열심히 응원하는 태성. 만약을 위해서 마법 하나 쓰지 않고, 앉아서 쉬며 마나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사냥속도는 느렸고, 경험치는 저조하게 올라갔다.
“와… 진짜 사냥속도 느리다. 이래가지고 어느 세월에 복수하고, 나도 대입 준비를 하냐?”
초반의 육성은 그래도 나름 빠르다고 생각이 들은 태성이다. 하지만 그때는 흑마법사가 되기 이전의 상황. 흑마법사가 되기 시작하면서 현재 25레벨이 된 시점에서는 레벨은 더더욱 올리기 힘들었다. 하물며 스켈레톤과 좀비 세 마리가 늘어난 상황임에도 좀처럼 경험치가 오르는지 내리는지 조차도 모를 정도로 느렸다.
하지만 태성의 머릿속에는 하나는 명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유저들과는 다르게 차별화된 스킬 레벨 때문이었다.
다른 이들의 경우 스킬 레벨이 오르면 자신들의 스킬 공격력이 약간 상승하는 것이 전부지만, 태성의 경우는 소환개체가 늘어남으로 해서 기존의 데미지를 계속해서 더해나간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공격력으로 본다면 당장에는 큰 가치가 없지만, 미래를 도모한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 그의 스킬은 쓸모 없는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이 되었다.
레벨이 오르는 유저들의 경우, 레벨이 낮았을 때 얻었던 스킬들은 대부분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태성은 처음 배운 좀비 스킬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생겨날 스킬들까지 뭐 하나 빼놓을 것이 없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어떠한 스킬들이 늘어날지는 알 수 없었으나, 지금보다는 확실히 더 나아질 것을 예상했다.
“꾹꾹! 참고! 인내를 가지다 보면 반드시 빛을 보는 날이 오겠지!”
속에서 솟구치는 음식물들을 억누르며 태성은 열었던 입을 다시 오므렸다. 그리고 코를 막으며 겨우 숨을 내쉬며, 자신의 소환수들이 전투를 하는 모습을 지켜 볼 뿐이었다.
“생각보다 너무 강하네. 이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네 마리의 소환수를 대동하고 이곳 언데드 던전에서 1레벨을 올리는데 걸린 시간은 자그마치 하루였다.
하루 동안 스킬 레벨도 오르지 않았을뿐더러, 1레벨이 오른 26레벨이 되어서야 좀비 소환 스킬의 숙련도가 올랐다.
“휴… 겨우 26레벨은 했지만, 소환의 타격이 너무 크네. 인간형 몬스터를 다시 대규모 사냥을 해야겠어.”
그는 현재 좀비를 4마리까지 소환 시킬 수가 있었다. 하지만 스켈레톤은 아직 한 마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26레벨이 된 이후 태성은 좀비를 더 이상 소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유는 바로 좀비를 소환 할 수 있는 몬스터의 사체가 없다는 것.
그래서 태성은 가장 낮은 레벨의 인간형 몬스터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레벨이 자신과 두 배 이상은 차이가 났기 때문에, 잡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니들 알아서 사냥해라.”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