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7 1권.
“엄마는 서쪽 대륙이라고 한 것 같던데?”
“나는 동쪽.”
“예에? 하필이면 가족들이 뿔뿔이 다 흩어졌네요. 저는 남대륙 이거든요. 아마 만나려면 괘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네요.”
게임 하나로 인해서 이들 가족들에게는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다. 이날 이후 태성이 공부를 하러 도서관을 가면, 캡슐은 어머니의 차지가 되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 태성이 약간 시간을 내서 게임을 진행했고, 식사를 마친 후에는 그의 아버지 몫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잠자리에 들고나면 다시 태성이 게임을 하는 형식으로 매일 같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세 명의 가족 중에서 정상적인 루트로 가장 오랫동안 게임을 하는 사람은 어머니였다. 때문에 간혹 빨래가 밀리기도 하고, 집안 청소를 안 하는 등 조금은 게을러지는 태성의 어머니로 인해서 약간씩 가정에 언성이 높아지는 일들이 일어나곤 했지만, 그때부터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게임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어머니를 생각해서 한 시간 태성은 일찍 넷룸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식사를 할 때 초조한 눈빛의 어머니를 보았기 때문이다.
넷룸으로 온 태성은 자리를 하나 얻었다. 이제 이곳은 그에게 단골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사장은 아무런 말 없이 그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사냥을 시작해 볼까?”
태성은 좀비 구간인 1층은 그냥 통과를 해버렸다. 좀비에게서 얻을 수 있는 퀘스트 아이템도 없을뿐더러, 가장 냄새가 역한 구역이 바로 1층이었기 때문이다.
“자자! 정렬하고! 네놈들 오늘만큼은 제발 말 좀 잘 들어라. 알았냐? 특히 너! 좀비1번! 개념 없이 다른 녀석 치러 가거나 농땡이피면 알아서 해라!”
그어어어~!
“대답은 잘한다. 아주… 다들 전진 앞으로!”
우르르르르~!
좀비와 스켈레톤이 힘을 합쳐 앞으로 전진 했다. 목표는 스켈레톤 한 마리.
1:13의 대결이 시작 되었던 것이다.
투닥투닥!
“쳇! 야야, 좀비가 몸빵을 하는 게 아니라, 스켈레톤 너희가 몸빵을 하란 말이야. 좀비들은 너무 약해서 금방 쓰러져! 마나 소비가 심각하다고! 내 말 알아들었으면 스켈레톤 1,2번! 너희들이 앞장을 좀 서! 좋은 몽둥이 나뒀다가 국 끓여먹을 거냐? 후려치지만 말고 막기라도 좀 해봐!”
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그저 공격 명령에만 제대로 반응하는 소환수들. 하지만 그런 걸 알면서도 태성은 소환수들에게 일일이 지적을 하고 있었다.
“흑마법사의 단점을 여기서 또 하나 알아냈구나. 몸은 편하지만 신경을 쓰니까 머리가 아파 죽을 것 같네.”
1:13의 대결은 대략 8분 정도가 흘러서야 끝이 났다. 소비한 소환수는 좀비 21마리. 스켈레톤 5마리였다.
“니들 정말 너무 한 것 아니냐? 아무리 그래도 한 마리를 상대로 그렇게 다굴을 놓는데도 이런 엄청난 피해를 입어야 해? 저 녀석이 뭐 엘리트 몬스터라도 되는 줄 알아? 그리고 다 때려잡았으면 좀 비켜봐! 뭐라도 나왔나 한 번 보게!! 껌이라도 붙여놨냐?”
아직까지도 스켈레톤들은 죽은 몬스터의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런 소환수들을 하나 둘씩 밀쳐내며 태성은 버럭 화를 냈다.
“누구야? 또 너야? 좀비1번. 너 내 신경 건들지 말랬지? 말하면 좀 나와라? 다른 애들은 벌써 저만치 나와 있는데, 넌 왜 여기서 알짱거려? 왜 거기에 앞드려 있는데? 죽은 척 할래? 좀 비켜!”
태성은 억지로 좀비 1번을 밀쳐 내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좀비 1번이 하는 행동은 보통 소환수들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켈레톤이 죽은 자리를 바라보니, 뭔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헉? 저게 뭐야? 진짜 엘리트 몬스터였어?”
몬스터의 종류로는 일반, 엘리트, 네임드, 보스로 구분 할 수가 있다. 일반 사냥터에서 주로 있는 엘리트 몬스터는 다른 몬스터의 몇 배에 달하는 생명력이나 공격력을 지닌 녀석들이 많았고, 지금 현재 죽은 엘리트 스켈레톤은 생명력이 그만큼 높았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좀비1번! 너 설마 아이템에 욕심을 부려서 엎드려 있떤 것은 아니겠지? 그나저나… 저게 어떤 걸려나?”
반짝이는 물체. 스켈레톤을 치우고 아이템을 확인해 본 결과 그것은 악세사리였다.
“오? 해골 모양의 귀걸이라?”
그는 곧장 해골 모양 귀걸이의 정보를 확인했다.
[스켈레톤의 귀걸이]
설명 : 스켈레톤의 원기가 스며들어 있는 귀걸이.
등급 : 레어-
착용 조건 : 30레벨 이상
옵션 : 언데드 몬스터 공격시 추가 데미지 +10 상승
마법 시전 속도 5% 상승
마나 +60 상승
지능 +5 상승
“오! 괜찮은데? 레어- 지만 역시 레어는 레어구나! 더군다나 추가 데미지 +10이라니? 흐흐흐, 내가 착용하고 있는 반지와는 비교도 안되는구나.”
게임 이후 제대로 된 아이템은 이번이 처음인 태성이었기에, 그 기쁨은 더할 나위 없었다.
“근데… 이런 아이템은 가격이 얼마나 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태성은 귀걸이를 한쪽 귀에 착용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떠한 가치의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무척이나 궁금해 하고 있었다.
“사이트에서 확인 좀 해볼가?”
궁금한 것이 있다면 곧장 풀어야 하는 성격에, 그는 귀걸이만을 착용하고 곧장 로그아웃을 시도했다. 그리고 게임 사이트에 들어갔다.
“어디 보자. 레어- 였었지? 같은 귀걸이는 검색이 안 되고, 비슷한 아이템을 검색해보면 되겠지?”
자신의 아이템과 똑같은 ‘스켈레톤의 귀걸이’라는 명칭의 아이템은 검색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비슷한 아이템들을 확인 해본 결과 태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헉? 이게 100골드나 한다고?”
터무니없는 가격에 그는 너무 놀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는 다른 글들을 보고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지? 현금 10만 원? 이게 현금 10만 원이나 한단 말이야? 미쳤다. 미쳤어. 이런 걸 내가 착용하고 있다니?”
지금 보고 있는 악세사리의 경우 흑마법사 전용은 아니었다. 다만 비슷한 옵션 정도로 다른 유저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물품만을 검색해 본 것이다.
지금까지 게임을 해보면서 현금으로 이렇게 비싼 아이템을 얻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그 놀라움은 더욱 컸다.
“우와~! 이거 그냥 팔았다면, 넷룸비는 어느 정도 버는 거였는데 말이야… 아쉽긴 하군.”
당장은 자신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옵션이기 때문에 판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태성은 사이트를 확인 한 겸, 식사를 하기 위해서 넷룸을 나왔다. 그리고 식당에 들려서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매일 하루는 정해진 대로 흘러가고 있었지만, 태성에게 따분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만큼 게임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가면서 재미와 더불어 복수에 대한 시간도 조금씩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태성이 다시 넷룸을 가기 위해서 길을 옮길 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숨기는 일이 발생했다.
“이진호? 저녀석……,”
이진호가 교복을 입은 채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친구라는 녀석들은 하나 같이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녀석들이었다.
“하하하! 넌 이제 나 못 당해! 내가 얼마나 강한데?”
“쳇! 너야 빵빵한 집안 덕분에 아이템을 얼마든지 지르니까 그렇지.”
“맞아! 솔직히 따지면 우리가 너보다 게임하는 시간은 많은데, 아이템이 좋다보니 네가 우리보다 레벨업도 빠르게 한 거 아니냐.”
“야, 태생부터가 이런 걸 어쩌라고? 왜? 그래서 싫으냐? 그래도 내가 너희들한테 아이템도 맞춰주곤 했잖아?”
“하긴… 뭐 네 덕분에 우리들도 도움을 얻고 있으니…….”
그들은 웃으며 게임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보였다.
‘레벨이 얼마나 됐을까? 그걸 알아야 하는데…….’
이진호의 레벨이 궁금할 때쯤, 한 녀석의 말소리가 확연하게 들려왔다.
“너 이제 좀 있으면 80레벨이지?”
“응. 아마도 일주일 안으로 찍을 것 같아.”
“이야… 좋겠다. 그럼 새로운 스킬도 배우게 되는 거냐?”
그들의 말에 태성이 약간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스킬? 80레벨에 스킬을 배운다고? 뭔가 다른 것이 있는 건가?’
태성은 그들이 하는 말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렇지. 거의 20~30레벨 단위로 스킬을 배우게 되니까 말이야. 아마 레벨업 하게 되면 새로운 스킬들이 생기겠지. 그럼 더욱 강해질 테고 말야. 하하, 이미 충분히 나는 강하지만!”
이진호는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어깨를 으쓱해대며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 있었다.
‘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네 녀석의 얼굴을 한 대 먹이고 싶지만, 지금의 나는 정말 힘들지. 더군다나 이건 현실이고… 개자식…….’
부들거리는 몸의 떨림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태성은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래. 이제 조금 있으면 80레벨이라 이거지? 나랑은 차이가 너무 확실하게 나는데… 조금은 더 빡세게 레벨업을 해보자. 아이템도 얻었으니까.”
태성은 곧장 게임 속에 접속을 했다.
그렇게 그의 레벨업에 불을 지른 이진호 때문에 그의 열렙은 다시금 시작되었다.
귀걸이를 착용 후, 사냥은 확실하게 달라졌다. 소환 수 개개인의 데미지가 올라가게 된 결과 때문이다. 그리고 레벨이 40이 되는 지금 이 순간!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메시지들이 들려왔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좀비 소환 스킬레벨이 1올랐습니다.
-스켈레톤 소환 스킬레벨이 1올랐습니다.
-스켈레톤 메이지 소환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구울 소환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오오! 두 개의 스킬이 더 생겼어! 만세!! 어디 한 번 살펴보자!”
[스켈레톤 메이지 소환]
설명 : 스켈레톤 한 마리를 희생하여 스켈레톤 메이지 한 마리를 소환한다. 이후 사라진 스켈레톤은 다시 소환 할 수 있다.
파괴 되거나, 소환 해제를 시키지 않는 이상 소환된 스켈레톤 메이지는 계속 유지가 가능하다.
시전 시간 : 즉시 시전
재사용시간 : 10초
특수능력 : 레벨이 오를수록 스켈레톤 메이지 소환 개체를 늘릴 수가 있으며, 조금씩 강해짐과 동시에 다양한 원소 계열의 스켈레톤 메이지가 소환된다. 스켈레톤 메이지의 마나가 다 소모되면, 좀비의 생명력을 통해서 마나를 흡수할 수 있다.
스켈레톤 메이지
생명력 : 200
마나 : 400
마법 공격력 : 56
방어력 : 13
스켈레톤 메이지를 소환하는데 드는 마나 : 150
[구울]
설명 : 게임 내에 있는 엘리트 몬스터를 사냥하여야만 구울의 개체수에 맞게끔 소환 할 수 있다.
파괴되거나, 소환 해제를 시키지 않는 이상 소환된 구울은 계속 유지가 가능하다.
시전 시간 : 즉시 시전
재사용시간 : 10초
특수능력 : 레벨이 오를수록 구울의 개체를 늘릴 수가 있으며, 조금씩 강해진다.
구울
생명력 : 500
마나 : 0
공격력 : 40
방어력 : 40
구울을 소환하는데 드는 마나 : 200
“호? 이거 기대 이상인걸? 큭큭, 구울보다는 메이지가 더 끌리는군. 그나저나 엘리트 몬스터라면 전에 잡았떤 스켈레톤과 같은 녀석이지? 전에는 오래 걸렸지만, 이제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태성은 40이 된 상황에서 이제 서서히 던전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줄 곳 스켈레톤만을 상대했지만, 이제는 구울까지 생긴 마당에 스켈레톤만 잡기에는 수많은 소환수들이 낭비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데드 던전의 지하로 내려가면서 엘리트 몬스터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기 시작했다.
“오? 저기 있다. 스켈레톤 메이지! 엘리트인 녀석인데, 흐흐… 그래도 잡아 볼만 하겠지? 소환 좀 해볼까? 좀비 소환!”
태성의 외침에 좀비들이 하나 둘씩 땅에서 튀어 올라오기 시작했고, 연속적으로 스켈레톤을 소환했다.
“어라? 그러고 보니 니들도 좀 바뀌었네?”
모습이 바뀐 것은 역시나 스켈레톤이다.
스켈레톤들은 스킬 레벨이 오름녀서 몽둥이에서 장검을 들고 있었다.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