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23화 (23/134)

00023  1권.

[길로트의 원한을 풀어라 : B+랭크]

설명 : 사악한 마물을 처치하기 위해 규합된 토벌대. 하지만 모두가 마물에게 먹히고 말았다. 길로트는 동료들을 마물에게서 해방시키길 간절히 바란다.

“헉? B+랭크라고? 젠장, 이걸 지금 내가 무슨 수로 해결해야 한단 말이야? 저기 죄송한데 마르무트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까?”

{마르무트는 이 산맥 꼭대기에 있는 동굴 속에 있네.}

“알겠습니다. 그럼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성은 이곳에 던전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아마 그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들 역시도 이러한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을 것이다.

마르무트가 어떠한 몬스터인지, 몇 레벨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 태서으이 머릿속은 오로지 고스트를 얻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상념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참! 잊어먹고 있었네. 좀비 1번! 이리 냉큼 튀어와.”

그어어어~?

“너… 날 밀었더라? 혼자 살자고 날 민 거냐? 너만 무섭고, 나는 안 무서운 줄 알아? 그래. 저 길로트라는 귀신이 무서워서 주인인 나를 밀었다 이거지? 좋아, 누가 더 무서운지 확실하게 보여줄게! 죽어! 이 자식아!”

퍽퍽퍽!

그어어어~!

“그어어어는 얼어 죽을! 입 닫아라! 냄새난다! 더 처 맞아라! 에라이!”

퍽퍽!

태성은 한동안 그렇게 좀비 1번의 생명력을 모조리 주먹으로만 두들겨서 빼버렸다.

“모두들 힘내라! 잡을 필요는 없다. 전부 밀어버려!”

마르무트로 가는 길은 험난한 것이 아니라, 그저 귀찮을 뿐이었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모든 몬스터를 잡지 않은 채, 그저 험한 산맥 아래로 밀어 떨어뜨릴 뿐이다. 이런 몬스터들을 일일이 상대하면서 가기에는 산맥은 너무나 넓고 높았다. 또한 지형으로 인해 사냥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가급적 이 모든 몬스터들을 상대하지 않고 가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야야! 좀비 1번! 밀라고 했지. 누가 치라고 했냐? 말길 못 알아먹고 그러면 너 소환 해제 시켜버린다?”

그어어…….

한동안 두들겨 맞은 좀비 1번이었기 때문에 태성의 말에 힘없이 대답하는 것이 느껴졌다.

“좋아! 머지않아 정상이다. 다들 조금만 힘내! 그나저나 너무 귀찮네… 한꺼번에 많이 소환하면 순식간에 밀어버리고 전진 할 수 있을 텐데… 길이 좁으니까 소환을 해도 힘을 뭉치는 게 쉽지가 않아.”

경사로가 심한 위치에서 소환수들은 힘을 한 대로 뭉칠 수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렇게 녀석들과의 힘겨루기 끝에 드디어 태성은 한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거의 다 왔다! 힘내자! 이건 뭐 몬스터한테 맞아죽는 것보다 올라가다가 힘들어 죽을 것 같네!”

이후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정상에 도착해 있었다.

“헉헉…….”

칵칵!

컥컥!

그어그어!

태성뿐만 아니라, 다른 소환수들 여깃도 매우 힘겨운 듯 정상에 발을 디딘 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잠시 휴식한다. 기운 좀 회복하고 들어가자.”

보통 게임에서 이런 체력적인 면이 힘들다면 스태미너로 표시가 되어 있다. 하지만 레전드 오브 판타지는 그런 스태미너 부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가 느끼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말 뛰다가 힘들어 죽을 정도가 되면, 캐릭터가 죽어버리는 일도 발생하기 때문에, 심장이 터질 정도로 뛰는 것은 금물이었다.

“자자! 휴식은 이만 끝낸다. 좀비 소환! 스켈레톤 소환! 스켈레톤 메이지 소환!”

협소한 자리로 인해 소환하지 못한 나머지 개체수들을 모두 소환한 후, 태성은 모두와 함께 동굴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야… 이건 뭐 음침한 분위기라 금방이라도 귀신 한 마리 튀어 나올 것 같다.”

동굴은 괘나 길었다. 정상에 있었음에도 그 길이가 보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두운 길은 점차 밝은 빛을 통해서 윤곽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세, 세상에? 저걸 무슨 수로 감당을 하라고?”

눈앞에 있는 마라무트를 보면서 태성은 어이가 없었다.

“기가 막힌다… 저걸 날더러 잡으라고……?”

사악한 마라무트.

네발로 서 있는 크기만 해도 5미터에 육박하며, 그 길이가 꼬리까지 합쳐서 20미터 정도에 육박했다.

호랑이 앞에 생쥐 꼴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생쥐가 좀 많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태성과 소환수들.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 설마하니 말도 안 되는 퀘스트를 줬겠어? 전원 돌… 야야! 에라이! 그냥 돌격!”

그어어어~!

태성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부터 이미 좀비 1번이 먼저 앞으로 치고 나가 있었다. 그랬기에 대충 얼버무리듯 모두에게 진격 명령을 내린 것이다.

크라라라락!

쿵쾅! 쿵코아!

퍼퍼펑! 파파파팡!

“저런 엄청난 박력이라니? 완전 멋지다!”

태성은 마라무트를 보며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마라무트의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네발은 동굴 전체를 흔들 정도로 그 충격파가 컸으며, 꼬리는 가격 할 때마다 좀비 한 마리가 아닌, 열 마리 이상이 허공을 날아다닐 정도였다.

“미, 미치겠다. 저런 거 한 마리만 있으면 얼마나 좋아? 그나저나 소환한 좀비가 죄다 다 쓸려가네? 좀비 소환!”

공격이 시작 될 때마다 좀비는 하나 둘 사라져갔다. 소환 하는 시간만큼, 몇 배 이상의 좀비가 허비되는 와중에 마라무트를 처리할 답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구울이 겨우 두 방 셋방을 버틸 정도였으니, 다른 소환수들은 말하지 않아도 뻔한 수준.

“얘들아! 좀 버텨라!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먼저들 쓰러지냐!”

쿠쾅! 퍼펑!

마라무트의 무지막지한 공격은 계속되고 있었다.

쿠아아앙!

그리고 뭔가 강력한 일격이 내려쳤을 때, 눈에 보이는 것은 마라무트와 자신 밖에 없었다.

“젠장… 얼마나 버텼다고 벌써 모두 전멸한 거냐?”

쿠라라락!

마라무트의 꼬리가 태성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확인 한 그 순간.

-캐릭터가 사망하였습니다. 가까운 마을인 안델리카로 이동 할까요?

“예.”

-안델리카 마을에서 부활합니다.

-캐릭터 정보 상태가 반으로 줄어듭니다. 1시간 이후에 복구 됩니다.

-몬스터를 잡아도 떨어지는 게임머니와 경험치가 반으로 하락됩니다.

-모든 공격력이 반으로 하락됩니다.

부활이 된 후 태성은 잠시 멍해졌다.

“하하… 정말 세긴 세다. 이건 뭐 답이 없으니… 괜히 B+ 퀘스트가 아니었어. 요 며칠 사냥한다고 좀비 무덤도 못 만들었는데, 패널티가 회복될 때까진 무덤이나 만들어야겠다.”

그 길로 곧장 마을 밖으로 향했다. 마을 밖에는 아직도 수많은 초보 유저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고, 레전드 오브 판타지의 인기와 새로운 유저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디 보자… 이쯤이면 되려나? 좀비 소환! 스켈레톤 소환! 스켈레톤 메이지 소환! 구울 소환!”

모든 소환을 마쳤을 때, 주변의 유저들이 태성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앗! 또 썩은 내가 나기 시작해! 저 사람 또 왔어! 다들 도망쳐! 이러다가 냄새에 질식해 죽을 거야!”

“쓰레기장이 나타났다. 사냥터 옮겨야겠어!”

“빌어먹을! 냄새 먹는 하마는 안 가지고 다니나? 아우! 짜증나!”

최근에 태성은 이 일대에서 꽤나 유명 인사였다. 그 이유는 바로 좀비들로 인한 악취로 인해 그에게 악취 클래스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였다.

“허… 뭐 나야 이렇게 도망을 가준다면야 마음 놓고 사냥 할 수가 있지. 다들 근처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쓸어버려.”

소환수들을 공격상태로 만든 후, 태성은 열심히 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구덩이를 하나 둘 만들어 갈 때, 태성은 이상한 메시지를 들을 수가 있었다.

-광물 미스릴을 1개 획득하였습니다.

“응? 이건 또 뭐야? 광물? 땅을 파면 광물도 나오는 거였나? 하기야 스킬 설명에 그런 말도 있긴 했지만…….”

그는 손에 미스릴을 쥐고 있었다.

“음… 뭐 가지고 있으면 도움은 되겠지. 나중에 마을에가서 얼마나 하는지 확인이나 해봐야겠다.”

미스릴을 인벤토리에 넣어두고 그는 또다시 무덤을 파는 것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미스릴 4개가 연이어 더 나오면서 확보를 할 수가 있었다.

수많은 삽질을 통해 이제는 하나의 기술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태성의 삽질 속도는 매우 빠르고 간결했다. 그렇게 주변에는 수많은 무덤이 만들어졌다.

“미스릴을 팔려면 마을 광장에서 외치기를 하면 되겠지?”

일반적인 NPC상점에 파는 것보다 유저들을 대상으로 파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태성은 곧장 마을 광장으로 향했다. 마을 광장에서 태성은 외치기를 시작했다.

“미스릴 광물 4개 팝니다. 제시해주세요~!”

많은 유저들이 활보하고 있는 광장. 이곳만큼 빠르게 거래를 할 수 있는 곳도 드물 것이다.

태성은 미스릴에 대한 가격을 몰랐기 때문에, 먼저 선제시를 해주길 바라며 외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태성과 비슷한 연배의 인물 하나가 나타나 그에게 말했다.

“이런 광물은 광장이 아니라, 저쪽 안쪽으로 가면 대장장이 거리가 있는데, 거기서 팔면 잘 팔릴 겁니다.”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그럼 전 이만.”

태성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한 번 갸웃거렸다.

“이상하다? 어디서 본 적이 있던 사람인가?”

의아하다 생각하며 대장장이 거리로 옮기는 태성은 그곳에도 많은 이들이 거닐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이곳에서 팔면 되려나? 미스릴 4개 팝니다. 제시해주세요!”

우선 첫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그런데 반응은 뜻밖이었다.

“내가 사겠소! 한 개당 1골드에 사리다!”

“아니오! 내가 사지. 개당 1골드 20실버 주겠소!”

“무슨 소리? 이 사람들이 날로 먹으려고 드는군! 1골드 40실버에 모두 사겠소!”

난데없이 달려들어 태성을 향해서 손을 벌리기 시작하는 대장장이들.

대장장이들에게 있어서 광물이란 매우 중요한 재료라고 할 수 있었다. 좋은 광물 하나로 훨씬 성능이 좋은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광물을 채집할 수 있는 유저가 몇 명 없다는 것이 광물이 비싼 이유 중 하나였다.

대다수의 광물은 유저들이 채집을 하거나 몬스터의 재료를 가공하여 광물을 대체하는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광물 원석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가 않다.

‘뭐가 이렇게 비싸? 고작해 봐야 한 10실버에서 20실버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건 완전 예상 밖인데?’

기왕 이렇게 된 것. 그들 중 가장 가격을 비싸게 부르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사지! 2골드 주겠소! 아마 그 이상은 다른 사람들도 부르지 않을 거요!”

그를 지목하며 태성이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거래 성립이요.”

그에게 4개의 미스릴 광물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8골드라는 거금을 처음으로 수중에 넣을 수가 있었다. 대장장이거리를 나온 태성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이거 대박인데? 그동안 뼈 빠지게 모은 거에 비하면 이건 완전 로또 맞은 격이나 다름이 없잖아? 시간 나는 대로 땅이나 파봐야겠다. 이러다가 정말로 금광이라도 발견하게 될지도? 큭큭큭.”

띠리링!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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