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24화 (24/134)

00024  1권.

-캐릭터 사망으로 인해서 부여된 페널티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장사를 딱 마치니까 페널티도 풀리는군. 이참에 바로 산맥으로 향하자고!”

또다시 알코이드 산맥으로 향하는 태성. 처음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점차 알코이드 산맥에 오르기 시작하자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나저나 어쩌지? 이 상태로 가봐야 또 죽기밖에 안할 것 같은데… 차라리 그냥 사냥이나 해서 레벨을 좀 더 올린 이후에 도전을 해볼까?”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몬스터가 강했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의 상태로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들지도 않았다.

한숨을 쉬며 걷던 그는 어느새 길로트가 있던 나무 앞에 다다랐다.

{원, 원한이 풀리지 않았다… 원한을 풀어주게…….}

“그놈의 원한 때문에 벌써 제가 한 번 죽었거든요? 제 실력으로는 지금 감당할 수가 없어요. 조금더 기다려주시면 레벨업을 해서라도 원한은 풀어 드릴게요.”

{그렇다면 내가 도와주지.}

“무슨 소리에요? 도와주다니? 그럼 저를 도와 줄 수 있는데, 앞전에는 도와주지 않고 이러고 계셨다는 말씀입니까?”

{네가 날 안데리고 간 거지. 내가 고의적으로 안도와 준건 아리나 말이지.}

그 말에 어이가 없는 태성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제가 갈 때 같이 갔으면 되지 않았나요?”

그러자 길로트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하체를 가리켰다.

{보시다시피… 이동을 할 수가 없어서…….}

상체는 있었지만, 하체가 없는 길다란 흰 끈을 볼 수 있었다.그런 끈은 꼼지락 거리는 꼬리와도 같았다.

“이동을 할 수가 없다고요? 귀신이면 하늘을 날 수도 있는 줄 알았는데?”

{아? 그런가? 난 하늘을 날아 본적이 없어서 말이야. 어떻게 나는지 아는가?}

“제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귀신도 아니고요.”

{그런가? 그럼 어디…….}

길로트는 하늘을 날기 위해서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 뒤 곧장 반응이 왔다.

스으으윽~!

길로트의 몸이 허공으로 약간 솟구쳤다.

{오오! 나는군! 내가 날고 있어! 오오오오오!}

“뭐야 저건… 지금까지 죽은 이후에 저런 생각을 한 번도 못해봤단 말이야? 답답하네…….”

길로트는 날아다니는 것에 익숙해지더니 이후 허공에서 곡예를 부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처음 겪는 일에 귀신이면서도 매우 즐거워하고 있었다.

“밀어! 밀어! 죄다 밀어버려! 그래. 잘한다! 그러다가 좀비 1번도 같이 밀어버려라. 저 써글놈의 새끼!”

마라무트의 동굴로 향하는 길. 절대로 쉽지만은 않았다. 여전히 사고를 치는 좀비 1번이 있엇기 때문이다.

“도착이다! 확실하게 도움을 주시는 거죠?”

동굴의 입구에서 태성은 길로트를 보며 물었다.

{걱정 말게. 내 지금까지 쌓인 원한을 모두 풀도록 하지!}

모두가 함께 동굴로 향하는 길. 태성은 왠지 모르게 길로트가 불안하기만 했다.

“드디어 다시 만났다. 이 망할 마라무… 어? 저, 저기!”

깜짝 놀라며 만류하려 하였지만, 이미 길로트는 마라무트를 향해 날아갔다.

{이 원수! 네놈을 반드시 죽이고 동료들을 해방시킬테다!}

길로트는눈에 보이는 게 없는 듯 마라무트를 향해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어째… 좀비 1번 같은 녀석이 개별적으로 하나가 생성된 것 같은데…….”

태성이 손짓하자, 뒤에 있던 소환수 무리들이 일제히 마라무트를 향해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쿠쾅! 퍼퍼펑~!

결과는 이전과 똑같았다. 달라진 것은 전혀 없어보였다.

“소환! 소환!”

그의 외침은 죽지 않기 위해 계속되었고, 땅속에서는 좀비가 쉴 틈 없이 솟아 오르고 있었다.

좀비들은 스켈레톤으로 변신하며 계속해서 마라무트를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나름대로 버티는 걸?’

마라무트의 모든 공격은 길로트를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길로트는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는 듯,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공격만 해댔다. 그 덕분에 소환수들이 받는 공격이 적어서, 이전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죽어라! 네놈! 뱃속에 있는 내 동료를 내 놓으란 말이다! 내놔!}

쿠콰쾅! 퍼퍼펑!

수많은 좀비들의 살점과 스켈레톤의 뼈가 허공으로 솟구쳤다. 그럴 때마다 소환하기 바쁜 태성이었으나, 길로트가 어그로를 잡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시간은 많이 벌수가 있었다.

“제기랄! 끝도 없는 이런 짓을 계속 해야 하는 건가?”

차라리 자신이 조금이라도 레벨이 더 높고, 소환수들이 더 강했더라면 어쩌면 마라무트를 상대로 뭔가 계획적으로 사냥이 진행이 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무한반복으로 물량으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기에, 태성은 작전을 바꿨다.

“모두 줄 서!”

길로트가 마라무트를 상대하고 있는 가운데, 태성은 소환수들을 1열로 길게 서게 만들었다.

“자자, 이제부터 한 놈씩 가는 거다! 괜히 들러붙어서 한 번에 다 쓰러지지 말고, 최소한 붙어서 한 대씩은 치고 죽는 걸 목표로 한다. 알겠지? 알았으면 좀비 1번 너부터 공격해!”

그어어어~!

좀비 1번이 즉시 마라무트를 향해서 기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어가는 속도 때문에 한 대 치기도 전에 마라무트의 공격으로 허공으로 비산하는 좀비 1번의 신체였다.

“제길… 좀비로는 다가서는 것조차도 힘든 건가? 그럼 어쩔 수 없지. 스켈레톤으로만 가자!”

태성은 소환 된 좀비들을 모두 스켈레톤으로만 대체를 할 생각으로 다시금 작전을 바꿨다. 스켈레톤은 그나마 이동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마라무트에게 두 번 정도의 공격을 안기고 소멸을 맞이 했다.

“그래! 이렇게 가자! 시간이 오래 걸리던 말 던 이대로 가는 거야!”

그의 곁에는 스켈레톤 메이지가 나열되어 계속해서 장거리 공격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길로트 역시도 어그로를 빼앗기지 않고 열심히 전투에 임하고 있었다.

“오래 걸릴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누가 알았겠어?”

마라무트를 상대하고 있는 시간은 벌써 2시간을 넘긴 상태다.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제대로 된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가 있지만, 2시간이라는 시간은 너무 심하다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놈은 생명력이 대체 얼마나 되는 거야? 아무리 스켈레톤들이 공격력이 약하다고 하지만 이건 정말 심한데?”

2시간 동안 스켈레톤들은 대략 10초 간격으로 두 대씩 대리고 사라졌다.

그걸 감안한다면 상당히 많은 체력을 뺏어야 했지만, 마라무트는 아직까지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황당한 것은 바로 길로트였다.

길로트는 어떻게 된 건지 2시간 동안 쌩쌩하게 마라무트를 공격하고 있는 것은 물론, 피해를 거의 입지 않고 있었다.

그 덕에 마나까지 회복시켜가며 쉽사리 소환수들을 불러 낼 수가 있는 태성이었지만, 그 이유를 좀처럼 알 수가 없었다.

“그래… 마라무트도 최소한 네임드야. 엘리트보다 강력한 네임드인데 시간 좀 걸리면 어떠냐? 좋은 거 하나 주겠지! 계속 죽여! 아주 팍팍! 3대까지 때리는 놈은 내 특별히 눈여겨 봐주마!”

그렇게 또다시 2시간이 흘렀다. 마라무트를 잡는 시간은 총 4시간이나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죽어라! 네 이놈! 헉헉! 네 놈의 뱃속에서 나의 동료들을 내놓아라!}

길로트는 4시간 동안 지겹지도 않다는 듯이 저런 말을 계속해서 내뱉고 있었다. 이제는 그의 대사가 태성의 귓가에 어른거리고 있는 느낌이다.

“조금만 더 버텨요! 그쪽이 쓰러지면 국물도 없으니까! 조금만 더 참아보라고요.”

4시간 동안 지금껏 버텨온 것도 대단한 길로트. 하지만 그도 서서히 지쳐가고 있음을 태성은 알고 있었다.

태성의 외침에 길로트가 중얼거렸다.

{저 썩을 놈… 원한 좀 풀어 달랬더니, 나를 이정도로 부려먹다니… 차라리 저놈을 마라무트 뱃속으로 처넣어 버릴가보다…….}

“저기요. 말하는 게 다 들리거든요? 저도 그러면 그냥 가버리는 수가 있다고요. 이렇게 중노동인 줄 알았으면 아예 퀘스트도 안 받았어요.”

4시간을 투자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태성은 이대로 갈 수는 없었다. 단지 그의 말에 꼬투리를 잡았을 뿐이었다.

크라라라락~!

그리고 이윽고 시간이 더 지낫을 때, 마라무트가 자리에서 쓰러지며, 총 5시간 동안의 지겨운 혈투는 그제야 막을 내렸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좀비 소환 스킬 레벨이 1올랐습니다.

-스켈레톤 소환 스킬 레벨이 1올랐습니다.

-스켈레톤 메이지 소환 스킬 레벨이 1올랐습니다.

-구울 소환 스킬 레벨이 1올랐습니다.

우우우우~!

마라무트가 죽고 나자, 녀석의 몸 주변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허공으로 빛들이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빛들은 단순한 빛이 아닌 인영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고맙네… 자네 때문에 나의 동료들이 드디어 천국으로 갈수가 있게 되었어.}

“아닙니다. 이렇게라도 도움을 드릴 수가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길로트씨가 아니었으면 마라무트를 제가 쓰러뜨릴 수는 없었을 거예요.”

{이제 보니 정말 착한 사람이군. 자네에게 내가 해줄 것이 없는데…….}

그러더니 길로트의 시선이 하늘로 솟구치고 있는 영혼의 꼬리에 향했다. 그리고 갑자기 그 꼬리를 손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하는 길로트.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하늘로 올라가다 말고 길로트에게 꼬리를 잡혀 내려온 인영은 황당해하며 그에게 물었다.

{자네가 좀 남지?}

{무, 무슨 소리십니까? 저도 천국으로 가야죠?}

길로트가 잡아당긴 인영은 길로트의 동료 중 하나인 것 같았고, 위치상으로는 길로트보다 아래가 분명해 보였다.

{정말 이럴 텐가? 난 자네들을 마라무트의 뱃속에서 끄집어 내주었네.}

{그거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만, 결국 저 젊은 사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 아니었습니까?}

{내가 아니었으면 이런 부탁을 들어주지도 않았어. 그러니 자네가 좀 남아야하지 않겠어?}

{그럼 길로트님은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그렇게 고마우면 길로트님이 직접 남으시면 되는 것 아닙니까?}

{이보게. 나도 천국은 가야지? 그동안 자네들이야 뱃속에서 수다나 떨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도움을 줄 사람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외로움을 달래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렸단 말이네. 이젠 나도 동료들과 함께 있어야 하지 않겠나?}

길로트는 rPThrog서 자신의 동료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난 솔직히 할 만큼 했네. 이제 자네가 남게.}

{왜 하필 저입니까?}

{재수 없게 나한테 걸렸지 않은가? 꼬우면 다시 뱃속으로 들어가시던가?}

“크으윽… 천국이 눈앞이었는데!! 어쩔 수 없지요… 하지만 이 대가는 반드시 제가 천국에 가면 갚아드릴 겁니다…….”

동료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결국 길로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길로트는 마지막으로 태성을 보며 말했다.

{정말 고맙네. 자네 때문에 이제 나도 천국으로 갈 수 있게 되었군. 내 의지를 이어 받아 나의 동료가 자네에게 도움을 줄 걸세. 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강한 실력을 지니고 있지. 그럼 난 이만 가보겠네.}

-길로트의 원한을 풀어라 퀘스트가 완료 되었습니다.

-고스트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오? 좋았어! 드디어 스킬이 또다시 생겼다! 스킬 확인!”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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