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7 2권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더 반가운 태성.
“다름이 아니라 제가 2차 전직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라티크로님으로부터 흑마법사의 직업을 받았지만…….”
“됐어. 뭔 말인지 알겠으니까 거기까지 해. 한 마디로 2차 전직을 하고 싶다 이거잖아?”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흑마법사가 되었다면 2차 전직은 네가 골라야하지. 뭘 하고 싶으냐?”
“예? 그, 그런 것도 고를 수가 있나요?”
“태성은 두 눈을 멀뚱히 뜨고 몬두르스를 바라보았다. 몬두르스는 당연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거야 당연하지. 1차 전직이야 단순한 흑마법사지만, 2차 전직은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그러니까 나눠지는 거야. 그리고 그 선택은 당연히 너의 몫이고.”
2차 전직이 여러 가지라는 것에 태성이 물었다.
“저기 그렇다면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있나요?”
몬두르스는 거리낌 없이 대답을 해주었다.
“다크 메이지, 흑마약제조사, 흑마술사 등등이 많다.”
“예? 그러면 그 많은 직업들 중에서 제가 택해야 하는 건가요?”
“바보 같은 녀석아. 기본적으로 어떤 직업을 택하던 그것은 네 자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너의특성에 맞는 것이 중요하잖아?”
“저의 특성이요?”
“그래. 너의 특성! 너의 특성이 대체 뭐냐?”
특성이라는 말에 어떠한 부분을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그였다. 언제나 주어진 스킬로 지금까지 육성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걸 보자면 마땅한 특성이 있따고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통합적으로는 단 한 가지를 말할 수 있었다.
“언데드… 소환입니다만?”
“그래? 그럼 언데드 소환사를 해야 할 것 아니냐?”
“그 말씀은 제가 언데드 소환사를 안하고 다른 것을 해도 된다는 말씀이시죠?”
“물론 되지. 병신이 되고 싶다면 말이야.”
“벼, 병신이요?”
몬두르스는 노골적이고 냉정하게 태성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걸어온 길이 있는데, 새로운 길을 파겠다고 알짱이는 녀석이 과연 얼마나 잘나가겠냐? 뭐 2차 전직을 하러 온 녀석은 네 녀석이 처음이다만… 처음이니까 특성이 언데드 소환이었겠지.”
태성은 그에게서 약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모든 유저들이 흑마법사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얻게 되는 스킬이 모두 같지는 않다. 하지만 태성의 경우 2차 전직까지 앞둠으로 해서 언데드 소환의 기초는 모두 익혔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에는 인공지능의 영향과 운이 크게 작용한 상태였다.
“그래도 좀 강한 직업을 얻을 순 없을까요?”
“진짜 몰라서 하는 말이냐? 언데드 소환사도 강한 직업이 된다. 그리고 네 녀석만 특별케이스야. 다른 녀석들은 앞으로 2차 전직을 하러 오더라도, 흑마술사나 다크 메이지 둘 중 하나만을 선태갛게 될게다. 지금까지 2차 전직을 하러 온 사람은 네 녀석이 처음이니까 이런 혜택도 가능한 거야.”
그 말에 약간은 선택받았다는 기쁨을 느끼는 태성. 그는 본격적으로 언데드 소환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다는 저는 언데드 소환사가 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생각보단 간단하지. 우선 2차 전직을 하기 위해서는 증표를 나에게 가져와야한다. 그 증표 중 첫 번째를 말해주자면 엘리트 몬스터를 10마리 잡아서 10개의 증표를 나에게 가져다주는 거지.”
-몬두르스로부터 2차 전직 퀘스트 첫 번째가 진행됩니다.
[전직 퀘스트]
[엘리트 몬스터의 증표 획득 : B랭크]
설명 : 2차 전직을 하기 위한 자격은 당연히 강인함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강인함을 엘리트 몬스터를 잡아서 증명해야 한다. 40~50레벨 사이의 엘리트 몬스터를 잡고 증표 10개를 몬두르스에게 가져가자.
‘음… 엘리트 몬스터라면 크게 어려운 건 없지. 더군다나 40레벨 위주의 엘리트 몬스터를 찾아서 죽이면 간단한거잖아?
생각보다 쉬운 전직 퀘스트에 태성은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올게요.”
문을 열고 태성은 즉각 로그아웃을 했다. 그리고는 사이트로 들어가 몬스터의 레벨 분포를 살피기 시작했다.
밝혀진 지형보다 밝혀지지 않은 지형이 더 많은 레전드 오브 판타지의 세계.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퀘스트를 하기 위한 정보를 찾는 것은 충분했다.
“이 녀석들을 잡아볼까?”
그가 선택한 곳은 광야의 평원으로 주로 40~45레벨 사이의 몬스터들이 분포되어있다. 평원답게 넓은 사냥터로 구성이되어 있으며, 가장 좋은 것은 이곳은 인간형 몬스터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흐흐, 일석이조를 노리자고. 자자, 모두 줄을 서고!! 돌격 앞으로!!”
우르르르~!
그의 눈에 엘리트 몬스터가 보였다. 그리고 즉각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명령을 받은 소환수들은 먼지가 수북하게 날릴 정도로 바닥을 끌며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여간 이놈의 기어가는 좀비들이 땅을 비벼대니 먼지가 날 수밖에…….”
그의 레벨이 50이 되면서 그동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환수의 개체가 늘어나 있었다.
좀비 75마리, 스켈레톤 25마리, 스켈레톤 메이지 8마리, 구울 4마리, 고스트 1마리였다.
모두 합치면 100마리가 넘는 수준에서 가히 대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대군의 소환수들이 몬스터 하나를 공격하는 장면은 아주 장관이었다. 그리고 스켈레톤과 스켈레톤 메이지는 조금씩 달라졌는데, 몽둥이만 들고 있던 스켈레톤은 방패까지 착용하게 되어있었고, 메이지는 세 가지 속성인 불, 독, 냉기 순으로 소환이 되면서 보다 화려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 모든 개체들의 데미지가 상승하면서 이제는 명실상부 50레벨의 위엄을 제대로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그 악취는 확연하게 더욱 심하게 사방으로 퍼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제는 악취에 익숙해질 법도 했지만, 여전히 소환자인 태성도 간간히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중이다.
소환수들이 몬스터를 상대로 전투를 펼치고 있을 때, 태성은 간간히 시간을 내어 땅을 파고 있었다. 혹시나 모를 광물의 득템을 위해 미리미리 시간을 쪼개고 있는 것이다.
흥얼거리며 신나는 마음으로 삽질을 하는 태성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즐거운 마음이었다.
이미 여러 구덩이가 늘어나 있는 상태에서 소환수들은 몬스터를 잡으면 녀석들을 무덤안까지 질질 끌고 들어왔다. 이제는 이런 지시까지 제법 능숙하게 소화를 하는 녀석들이다.
“휴… 이제 좀 쉴까? 마나도 떨어져 가는데…….”
태성은 모든 스탯을 마나에 투자한 상태였다. 50레벨인데 생명력은 500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나 하나만큼은 그 어떠한 유저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엄청났다.
그렇게 소환은 계속되었고, 엘리트 몬스터와의 전투로 가뿐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이제 두 개 째인가? 아직 한참 남았군. 평생 쓰고도 남을 좀비 무덤을 오늘 이곳에서 만들어보자. 다들 싹 쓸어버려!”
엘리트 몬스터가 사방에 널려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형태의 몬스터지만, 엘리트 몬스터는 간간히 모습을 나타내며 리젠을 했다. 그랬기에 일반 몬스터를 잡으면서 이곳에서 엘리트 몬스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사냥을 해야 할 것 같은 예감을 받게 된 것이다.
그렇게 게임 시간으로 6시간이 지나도록 엘리트 몬스터는 7마리 남짓 잡은 상태였다.
넓은 사냥터에서 엘리트 몬스터는 극소수였고, 녀석들을 잡고나면 리젠이 되는 동안 시간이 걸렸다.
“어차피 3마리밖에 안 남았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태성은 주변을 정리시키기 시작했다.
“자자, 죽은 놈들 죄다 땅에 묻어.”
떼거지처럼 달려들어 몬스터의 사체를 이동시키는 소환수들. 그리고 그들이 흙을 밀어 묻는 행위로 인해 순식간에 무덤을 만들어 낼 수가 있었따.
“참… 사냥은 지루하게 못하는 것들이 시체 파묻는 건 왜 이렇게 잘하냐? 전생에 사람 좀 묻어 본 솜씨들이네.”
넓은 평야. 그곳에 있는 수백 개의 무덤. 그것은 태성과 언데드들의 합작품이었다.
“이야… 이렇게 보니 완전 공동묘지가 따로 없네. 누가 여기를 광야의 평원이라고 생각하겠어? 앞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거야. 광야의 공동묘지로.”
자신이 이룩해 놓은 화려한 배경을 바라보며 미소지으며 그 자리에서 로그아웃을 했다.
집으로 돌아온 태성은 집안이 조용함을 느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방으로 올라갔다.
지이이잉~!
캡슐이 돌아가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정확하게는 태성의 어머니가 게임을 하고 있는 소리다.
‘그나저나 큰일이네… 나야 복수랍시고 이러고 있지만, 게임 중독 증상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단 말이야… 나도 모르게 게임에 빠지게 되는 것 같고. 그런데 엄마는 어쩌지? 엄마가 게임 중독이라도 되면 정말 집안이 난리가 날지도 모르는데…….’
보통 때와는 다르게 태성의 어머니는 캡슐에서 잘 나오질 않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어머니를 기다리다 태성은 TV를 보기로 했다.
혼자서 이것저것 챙겨먹고 있을 때, 그의 아버지가 일을 마치고 귀가했다.
“오셨어요?”
“어. 그래. 어머니는 또 게임 중이냐?”
“후후, 네.”
그의 아버지는 즉각 옷을 갈아입고 씻기 시작했다. 그런데 샤워를 했음에도 5분이 걸리지 않는 속도에 태성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아버지는 태성의 방으로 번개같이 뛰어 올라갔다. 그리고는 빨간 버튼을 힘껏 누르며 말했다.
“여보! 나와! 이젠 내 차례야. 밥이나 좀 차려주지?”
그러자 캡슐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은 그냥 둘이서 좀 시켜먹어요. 나 지금 파티 사냥 중이란 말이야.
그 말에 아버지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여보! 이건 약속이 다르잖아? 당신 내가 귀가 할 동안만 하기로 했잖아! 애초에 파티를 할 거라면 시간을 보고 했었어야지!”
-대충대충 좀 해요. 나 지금 급해! 아아아앗! 당신 때문에 파티원이 죽어버렸잖아요! 내가 힐을 못해줘서 그런 거라고!!
“그, 그거야 내 탓이 아니지…….”
-왜 당신 탓이 아니야! 당신 탓이지! 당장 저리 가지 못해요? 밥은 시켜먹어요! 내일 아침은 정말 근사하게 차려줄 테니까.
파티에 지장이 생긴 관계로 어머니의 목소리는 매우 화가 나 있는 듯 했다. 그에 반해 태성의 아버지는 시무룩해진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한숨을 쉬며 TV를 보고 있는 태성의 옆으로 앉았다.
“너희 엄마는 어쩜 저러냐? 뱉었던 말은 책임을 져야지.”
“후후, 그러게요. 요즘 어머니가 한참 빠져 있네요.”
“솔직히 이게 요즘이냐?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저렇더니… 제길. 나도 오늘 약속이 있는데 말이야.”
“무슨 약속요?”
약속이라면 게임속의 약속을 말하는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태성의 아버지가 게임 속에서 약속을 했다는 것이 조금은 의아했다.
“아… 회사 사람이 같은 대륙에 있거든. 그래서 일마치고 접속해서 같이 사냥을 가기로 했딴 말이야.”
“그러면 그냥 게임룸을 가세요.”
“그래도 밥은 먹고 가야지? 아들.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그냥 간단하게 먹는 걸로 하자.”
“그럼 전 짜장요.”
“오냐! 난 그럼 볶음밥으로!!”
태성의 아버지는 즉시 중국집에 연락을 취했고, 이후 식사를 마치고 부리나케 집을 나섰다.
그 못브을 보면서 태성이 한숨을 쉬었다.
‘휴… 가족의 공통점이 생겨서 좋긴 한데… 다들 너무 따로 노시는 것 같아. 이러다가 가족이란 것이 무색해질 정도야. 두 분 다 슬슬 중독 증세가 심해지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약간은 고민이 들었지만, 그 일로 가정이 파괴되거나 하지 않는 것이 아직까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