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8 2권
아침 일찍 일어나 부모님 모르게 게임을 잠시 한 태성. 그리고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려 하였다.
“지금 가니?”
“네.”
어머니가 태성을 호나하게 웃으며 배웅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아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자신의 세상이 오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집을 나선 후 태성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큰일이네… 이제 슬슬 그동안 준비했던 자금이 다 떨어져가고 있어. 이 상태라면 한 달 이상을 버티긴 힘들겠어. 그렇다고 어머니가 저렇게 버티고 계시니, 집에서 공부를 핑계 삼아 있기도 그렇고…….’
넷룸 비용이 비싸다보니 이제 서서히 자금의 현실에 부딪히고 있는 태성이었다.
‘700골드를 팔아볼까? 70만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또다시 생활 할 수 있으니…….’
골드를 파는 것이 본래의 목적은 아니었으나, 사정이 이렇다보니 태성도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선은 조금 더 참자. 한 달 안에 어떻게 달라질지도 모르는 문제고. 더군다나 아직은 한 동안 버틸 수 있는 정도는 되니까. 그리고 50레벨 이후에 어떠한 일로 골드가 들어갈지도 모르니…….’
넷룸에 도착한 그를 사장은 웃으며 맞이했다.
“오늘은 좀 일찍 나왔구나?”
“네. 3번 비어있죠?”
“그래. 언제나 오전 9시부터는 네 전용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사장과 돈독한 사이가 된 태성은 올 때마다 전용자리가 있을 정도였다. 사장 역시도 단골인 고객에게 그 정도의 호의는 충분히 베풀어 주고 있었다. 간간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 게임에서 나오면 식사까지 대접을 해주는 사장님이었다.
푸쉬익~!
캡슐 문이 열리고 태성이 몸을 뉘었다.
지이이이~!
센서가 태성을 몸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가온누리님 안녕하십니까. 레전드 오브 판타지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예.”
-레전드 오브 판타지에서 즐거운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게임에 접속하자 태성은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마지막 한 마리인가?”
아침에 잠시 게임을 하면서 엘리트 몬스터를 두 마리까지 처리한 태성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한 마리만을 남겨 놓은 상태.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꽤나 많은 아이템이 나온 상태다. 레어급 이상은 나오지 않았지만, 마을에서 판다면 충분히 몇 골드는 받을 수 있는 매직 아이템들이었다.
“처음에는 진짜 미친 듯이 나오지도 않더니, 이제는 슬슬 아이템들이 잘 나오네. 이것도 다 엘리트 몬스터들이 준 것이지만 말이야…….”
일반 몬스터와 엘리트 몬스터는 아이템 드랍률부터 확실하게 달랐다. 그래서 그만큼 잡기가 힘들고 어려운 녀석인 것은 사실이었다.
언데드 소환 개체수도 많다보니 모두를 불러내는데 꽤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이거야 원… 재사용시간 10초가 처음에는 긴 것 같지도 않더니, 이제는 너무 힘드네…….”
한두 마리였을 때는 그저 시간을 두고 소환을 했지만, 이제 소환할 게 100마리가 넘다보니, 100마리만 잡아도 소환하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모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 계속 누적이 된다면 손실로도 엄청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환을 하는데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하기야… 게임을 내가 무슨 수로 바꾸겠어?”
작게 한 숨을 내쉬며 모든 소환수를 끌어낸 태성은 마지막 남은 엘리트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해 명령을 내렸다.
“자! 저놈 하나만 잡고 얼른 이곳을 뜨자!”
우르르르~!
뚝딱! 퍽퍽!
엘리트 몬스터. 흔히 사냥터에서 주로 볼 수 있으며 일반 몬스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했지만, 역시 녀석들도 다굴에는 장사가 없었다.
“좋았어!”
엘리트 몬스터가 바닥에 쓰러지고 마지막 증표를 획득하게 되었다.
“흐흐흐…….”
증표를 확인하고 태성은 곧장 몬두르스에게로 달렸다.
똑똑똑.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어디 나가셨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문을 열어보았지만, 문은 잠겨 있는 상태였다.
“어디 가셨지? 기다리면 오시려나…….”
할 수 없이 문 앞에 죽치고 앉아서 몬두르스가 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유저들과 NPC들이 지나다니면서 문 앞에 주저앉아 있는 자신을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빌어먹을! 진짜 미친 거 아니야? NPC가 대체 어딜 돌아다니는 거야?”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태성은 중얼거리고 있었다.
몬두르스를 기다린지도 벌써 게임 시간으로 3일이나 흐른 상태였다. 어찌 된 영문인지 그동안 몬두르스는 집에 전혀 들어오지도 않았고, 주변의 NPC들도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아는 이들은 없었다.
“뭐 이딴 게 다 있어? 몬스터한테 처 맞아죽기라도 한 거야 뭐야?”
샤니아 마을을 샅샅이 뒤져보아도 몬두르스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는 건 결국 마을 밖으로 나갔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렇게 3일이 지날 동안 몬두르스가 나타나지 않으니 태성은 애를 태울 수박에 없었다.
“3일이 뉘집 애 이름 인 줄 아나? 아오!”
3일이면 현실 시간으로도 하루를 훌쩍 넘기는 시간이다. 게임에서 멍하니 앉아만 기다리는 것치고는 너무 시간 소모가 심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한참이나 짜증을 내고 있을 때였다.
“왔나? 좀 늦었군.”
어느새 태성의 곁에 다가온 몬두르스가 그를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늦긴 뭘 늦어요! 3일 전에 와서 지금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랬나? 뭐 이제 만났으면 된 거지. 내가 시킨 것은?”
기가 막힌 상황에 욕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억누르면서 엘리트 몬스터 증표 10개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엘리트 몬스터의 증표 획득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몬두르스로부터 2차 전직 퀘스트 첫 번재를 완료하였습니다.
“음! 확실하군. 그럼 이제 두 번재 방법을 알려주지.”
태성은 못미더운 듯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네.”
몬두르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에게 말했다.
“첫 번째는 강인함을 알아보기 위해서 엘리트 몬스터를 죽이라고 명령했지. 이게 다 두 번째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두 번째는 네임드 몬스터를 세 마리 상대하고, 네임드 몬스터의 증표 3개를 나에게 가져다주게. 그러면 2차 전직은 완료가 된다네.”
-몬두르스로부터 2차 전직 퀘스트 두 번째가 진행됩니다.
[전직 퀘스트]
[네임드 몬스터의 증표 획득 : A랭크]
설명 : 앞선 엘리트 몬스터가 강인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면, 두 번재는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60레벨의 네임드 몬스터를 잡고 증표 3개를 몬두르스에게 가져가자.
퀘스트를 다시 받은 것까지는 좋은 태성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네임드를 잡느냐는 것이었다.
한 때 고스트를 얻기 위해서 네임드를 상대로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그때도 길로트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자신 혼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 고생을 생각하면 정말 전적이고 뭐고 때려치우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해버린다면 자신은 더 이상 강해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60레벨의 네임드 몬스터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보는 게 좋겠지…….”
네임드 몬스터의 강함이란 익히 알기 때문에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었다.
엘리트 몬스터와는 다르게 네임드 몬스터는 몇 마리 찾아 볼 수가 없다.
사실상 찾는다 하더라도, 개개인의 실력자들이 네임드를 쉽사리 처리 할 수도 없었고, 대다수 사람들은 파티를 하고 네임드를 사냥했다.
네임드는 그만큼 힘들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확실하게 주기 때문에 사실상 유저들은 눈에 불을 켜고 네임드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지금 그는 네임드 몬스터 앞에 서 있었다.
“미친… 대체 이걸 날더러 어떻게 처리를 하라고…….”
기본적인 60레벨 대의 네임드는 태성이 상상하던 것 이상으로 강했다. 크기부터가 남달랐으며, 파괴력은 좀비가 종이 짝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말도 안 돼!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퀘스트잖아! 미친거 아냐? 이게 무슨 전직 퀘스트라고!”
60레벨의 네임드 몬스터는 크게 많이는 없었다. 현재 태성이 있는 남쪽 대륙에야 많이 분포가 되어있지만, 태성이 갈 수 있는 지역은 단지 여섯 곳 정도.
하지만 이 여섯 곳의 네임드는 현재 태성의 손을 벗어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퀘스트를 받고 벌써 10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아직 네임드를 죽이기는커녕, 벌써 5번이나 죽음을 맞이한 상태였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 인간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수준을 넘어섰어.”
태성은 그 자리에서 로그아웃을 해버리고 말았다.
아무리해도 이번 2차 전직 퀘스트는 두 번째는 불가능한 퀘스트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그러다 사이트 내의 게시판을 여기저기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네임드의 공략법은 나와 있지 않았다. 네임드부터는 인공지능이 확실하게 적용이 된다. 첫 번째의 전투가 있었다면 두 번째의 전투는 네임드가 스스로 판단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공략법이란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태성은 이상한 게시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용병 해드립니다.]
의아하게 생각이 들어 즉시 그 문구를 들여다보았다.
[힘든 퀘스트나 혼자서 도무지 할 수 없는 것을 대신 해드립니다. 상황에 따라 100골드에서 500골드.]
“뭐지? 용병이란게?”
그는 용병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용병이란 말 그대로 도우미를 뜻하는 것이었다.
파티를 함께 맺고, 대상자가 깨지 못하는 퀘스트나 몬스터를 대신 죽여주는 고레벨들의 용돈 벌이중 하나였던 것이다. 일명 앵벌이였다.
“혹시 이거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태성은 즉각 게시글 하나를 기재했다.
[남대륙 안델리카 마을. 50레벨 전직 퀘스트 부탁드립니다. 60레벨 네임드 몬스터 세 마리 잡는 것. 보상은 추후 결정.]
그렇게 게시물을 올려놓은 지 불과 10분 만에 ㅁ낳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는 상당수의 고레벨들이 많았다.
현재 그로써는 엄두도 못 낼 법한 레벨들. 100레벨이 넘는 소수의 인원과 90레벨 후반대의 유저들이 대다수였던 것이다.
‘진호 그녀석도 이제는 90레벨이 되었겠지?’
그가 넘보지 못하는 레벨들을 보니 한편으로는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대슥ㄹ이 달린 것 중 가장 괜찮다고 생각되는 유저의 댓글을 채택으로 눌러 놓은 후, 그에게 따로 쪽지를 보냈다.
-아이디는 ‘가온누리’입니다. 게임에 접속해 있습니다. 되는대로 귓말주시길 바랍니다.
댓글을 남긴 후, 태성은 곧장 게임속으로 다시 접속했다. 이후 안델리카 마을에서 10분 정도 기다리자 태성에게 귓속말이 도착했다.
크레이터@ 안녕하세요. 용병입니다.
가온누리@ 아! 네. 현재 마을에 있습니다.
크레이터@ 그러면 남쪽 입구에 검은 판금에 양손검을 들고 있는 사람을 찾아주세요.
가온누리@ 네. 알겠씁니다.
귓속말을 끊고 남쪽 입구로 향해서 걸었다. 그리고 입구 쪽에 전신에 광택이 나는 검은 판금을 입은 유저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웬만한 공격으로는 타격하나 입힐 수가 없을 듯한 튼튼해 보이는 판금 갑옷. 그리고 크기만 해도 2미터가 넘어 보이는 거대한 양손검을 들고 있는 그에게 태성이 다가갔다.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