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1 2권
그의 미소는 귀에 걸려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눈앞에 모여 있는 것은 가히 군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엄청난 수가 모여 있었다.
태성의 소환수의 개체는 총 300마리가 넘었다. 하나의 군대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으며, 그 무리수가 너무 많다보니 이걸 과연 한 사람이 다 조종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겨나기 시작할 정도다. 그리고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녀석이 하나가 있었다.
대략 2미터가 훨씬 넘어보였으나, 목이 보이지 않았다. 녀석은 가장 마지막에 소환한 듀라한이었다.
듀라한은 전신에 갑주를 착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키와 비슷한 거대한 검을 한손에 들고 있었고, 투구를 착용하지 않은 자신의 머리를 왼손에 쥐고 있었다.
‘이, 이게 듀라한인가? 무척이나 괴기해 보이네. 그래도 이녀석이 나의 가장 강력한 소환수니까 든든하구나!’
듀라한은 무섭지만 그만큼 자신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전직을 통해서 스켈레톤의 변형 된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스켈레톤은 모두가 무시무시한 도끼를 들고 있는 상태였다. 날도 제법 매섭게 선 도끼였고, 예전에 비하면 무척이나 발달 된 듯했다.
스켈레톤 메이지는 크게 변형된 모습이 없었다. 여전히 3속성 마법을 구사하는 듯했다.
구울 역시도 크게 변모 된 모습은 없었고, 체력과 공격력, 그리고 개체만 상승 했을 뿐이다.
좀비는 말할 것도 없었다.
자신에 의해서 소환 된 녀석들을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태성.
“아~! 이 깨끗한 공기. 악취도 나지 않고! 정말 행복해. 이제야 파티도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그때였다.
{아~! 행복은… 개뿔. 짜증나… 허구…한 날 불러내고 말이야. 매일…매일 우리만 개…고생이잖아? 솔직히 소환…자로써 우리에게 대우를 해준… 것이 무엇이냐? 소환자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우리 소환…수들에게도 자유… 시간을 달라……!}
어디서 이상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낯익은 녀석이 하나 존재했다.
“너… 좀비 1번이냐?”
{그렇다. 나는 좀비의… 선구자! 좀비 1번이다. 소환… 수들을 대신해서 이렇게… 내가 나섰다!}
지능이 향상되어서인지 좀비1번이 말까지 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이 되었다. 때문에 태성은 깜짝 놀라고 있었으나, 이상하게도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 네가 좀비 1번이란 말이지? 그동안 지능이 낮아서 수많은 사고를 쳐도 가만히 보고 있었지만… 이제는 지능이 생겼으니, 사고를 치면 고의적이라고 간주를 하면 되겠지? 하물며 지금 이 상황은 보니까 너 혼자 자발적으로 나선 것 같은데… 그렇게 싫으면 소환 해제!”
태성은 곧장 좀비 1번을 소환해제 시켜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수많은 소환수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유독 좀비 1번만 처음부터 나온 녀석이어서 말이 많은 거 였나? 아니면 방금 소환 해제를 지켜본 뒤에 말문을 막힌건가?’
다른 소환수들이 뭔가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300마리가 넘는 그 어느 녀석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음… 그나저나 지능이 아직 조금 낮은 건가? 좀비 1번 녀석 말이 계속 끊기는 것 같은데? 뭐 그건 그렇고 확실하게 짚고 가줄까?’
수많은 소환수들을 보며 태성이 당당하게 앞에 섰다. 그리고 큰 소리로 말했다.
“잘 들어라! 그 어떠한 녀석을 막론하고, 나의 명령과 나의 일에 관해서 불만을 제시하는 녀석은 소환 해제 시킨다. 그 이후에 녀석이 다시 소환 되더라도 곧장 소환 해제를 시키게 될 거다. 너희들은 나로 인해서 존재하며, 내가 존재의 이유다! 그 어떠한 불만도 존재해서는 안된다. 알겠나?”
허우~!
거대한 함성이 태성의 귓가로 들려왔다.
‘뭐야? 이 짜고 친 것 같은 어색한 함성은? 아무튼 잘됐지. 내 명령이 확실하게 전달 된 것 같으니까!’
언데드들을 바라보고 있던 태성이 다시 한 번 명령했다.
“지금부터 이 일대에 있는 몬스터들을 모조리 처리한다. 선봉은 듀라한이 설 것이고, 그 뒤에 따르는 자들은 확시랗게 지원해라. 알겠나?”
허우~!
“전원 돌격~!”
우르르르~!
언데드들이 한 마리의 몬스터를 향해서 돌격하는 모습은 매우 장관이었다. 마치 먹이를 노리고 달려드는 피라냐 같다고나 할까?
퍼퍽! 쿠쾅! 퍼펑!
일반 몬스터는 언데드들이 달려들고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정도였다.
“허? 이거 생각 이상인 걸? 다른 스킬은 쓰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10레벨 차이 나는 몬스터가 이정도면, 적어도 20레벨 이상 높은 녀석으로 도전 해봐도 되겠는데?”
놀라고 있는 것도 잠시, 태성의 명령을 받았던 언데드들은 또 다른 먹이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우선 저 녀석들은 저렇게 놔둬도 되겠군. 뭐 지나가는 자리마다 따라다니면서 아이템만 회수하면 될 것 같고 말이야. 자… 그러면 새로운 스킬을 먼저? 스컬 실드!”
사사사삭~!
기이한 소리가 나면서 태성의 주변으로 하얀 물체 같은 것이 떠다니기 시작했다. 일렁이는 것이 열기가 가득한 것으로 보였지만, 그 어디에도 불길은 존재하지 않았다.
모양은 완벽하게 해골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자신의 주변을 떠다니는 것이 꺼림칙하긴 했지만, 방어만큼은 확실하게 해줄 듯했다.
“뭐 내가 딱히 공격 받을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서 스컬 실드는 매번 사용하는 것이 낫겠지? 그리고 어디 보자… 익스플로전과 위컨은 다른 지역에 가서 사용해봐야겠는걸? 이래서야 스킬 위력을 어떻게 알아보나?”
주변을 점차 초토화 시켜가고 있는 언데드 무리들. 위력은 확실히 놀라웠지만, 녀석들이 지나간 자리는 마치 황무지가 되어버린 듯 했다.
“이러다가 유저들한테 욕먹지는 않겠지? 처음에는 악취로 냄새를 먹고, 나중에는 비옥한 땅을 황무지로 만들었다고 말이야. 우선은 여기는 나에게 안맞네. 얘들아! 자리를 뜨자!”
태성의 말에 ‘우르르’ 소리를 내며 언데드들이 그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가 60레벨의 몬스터 20마리를 상대하는 시간은 고작 10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이 기록은 50레벨의 유저로써는 거의 불가능한 수치라는 것을 태성은 알지 못했다.
“여기 정도면 해볼 만하겠는데?”
현재 태성이 찾은 곳.
그곳은 70레벨 이상의 몬스터들이 존재하는 쌍둥이 탑이었다.
이곳 쌍둥이 탑은 두 개의 탑으로 되어있지만, 들어가는 입구는 하나뿐이었으며, 왼쪽의 탑이 입구로 시작해서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강력한 몬스터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오른쪽 탑의 경우 왼쪽의 탑 가장 꼭대기에서부터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형태로 되어 있으며, 하나의 거대한 건물 던전과도 같은 형태였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곳에서 파티를 통해 사냥을 해야 할 만큼 강력하며, 50레벨 이하의 유저들은 이곳에서 사냥도 못할 정도로 몬스터들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곳에서 주로 사냥을 하는 유저들 대다수가 60레벨 후반의 유저들로 구성되며 한 파티에는 최소 5명이 조를 이루어 사냥을 했다.
“음…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긴 하는데… 이곳에서는 사냥을 할 수 없겠지?”
태성은 언데드들을 이끌고 계속해서 왼쪽 탑의 상층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 태성의 뒤로 수많은 언데드들이 따르는 모습에 곳곳에서 사냥을 하고 있던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거 전부 소환수들이야?”
“맙소사. 저걸 다 한 사람이 소환한거라고?”
“에이? 설마? 아무리 그래도 저걸 어떻게 한 사람이 소환했다고 볼 수 있어? 아마 소환수 사이에 여러 명이 껴 있겠지.”
“후후, 그렇겠지? 저걸 만약 한 사람이 소환했다면 현재 게임 내에서 가장 강력한 소환사라고 보면 되겠지?”
유저들은 대단위로 이동하는 소환수들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돌리고 자신들의 사냥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쌍둥이 탑은 한 층의 높이가 10층에 해당했다. 태성이 6층 정도를 올라 왔을 때, 유저들이 거의 없었으며, 7층부터는 유저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8층에까지 입성하게 된 태성.
8층의 몬스터들은 크기가 기본이 5미터에 해당 될 정도로 엄청나게 큰 몬스터들이 분포하고 있었고,탑의 한 층의 크기는 대략 너비가 500미터나 될 정도로 엄청난 크기였다.
“음… 좋아! 이정도면 나의 소환수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겠는걸? 얘들아. 오른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돈다! 전원 쓸어버려!”
우르르르~!
명령을 들은 언데드들이 즉각 주변의 몬스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5미터 정도의 엄청난 크기인 몬스터였기에, 달려드는 언데드들이 너무나 초라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그 어떠한 크기를 막론하고도 피라냐를 우습게 볼 순 없는 노릇.
“오호? 제법 버티는 걸? 그럼 여기서 스킬 실험을 해봐야겠지?”
태성은 몬스터에게 붙어있는 좀비 하나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익스플로전!”
쿠쾅~!
좀비 하나가 터져나가며 사방에 파편이 튀었다. 그런데 살점으로 만들어진 좀비의 파편들이 석벽에 박히는 놀라운 위력을 낸 것이었다.
한 번의 폭발로 그 위력을 실함한 태성!
“익스플로전! 익스플로전!”
쿠쾅! 쿠쾅!
그의 시선에 들어오는 좀비들이 연속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은 온통 폭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좀비 5마리가 터져 나갈 때쯤일까? 5미터에 육박하는 몬스터가 땅에 쓰러졌다.
“오오오? 좋았어! 역시 익스플로전의 효과가 확실한걸?”
그 뒤로 계속해서 익스플로전을 시전하면서 스킬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재 그가 소환한 좀비의 공격력은 고작21. 그에 비해 500이라는 폭발력은 어마어마한 수치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스킬임에도 단점이 있다면, 마나 소모가 좀비 소환 때보다 더 ㅁ낳이 든다는 것과 일일이 개개인 단위로 ‘익스플로전’을 외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휴… 다 좋은데 이게 문제야. 어차피 마나야 앞으로 계속 쭉쭉 늘리면 되고, 마나가 추가되는 옵션의 아이템을 착용하면 되는 문젠데… 죽어라고 익스플로전만 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러다 문득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즉각 언데드들을 자신의 앞으로 불러 세웠다.
“자! 지금부터 너희들에게 분대와 소대, 그리고 중대, 대대 단위로 임명한다. 절대 잊어 먹으면 안 돼! 알겠나?”
허우~!
“지금부터 각 좀비 10명씩 짝을 짓는다. 실시!”
그의 말에 좀비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명씩 줄을 맞춰 생각보다 빠르게 대열을 갖춰갔다.
“좋아! 지금부터 너희들이 1분대다. 그리고 오른쪽 순으로 2,3,4 순으로 나간다. 알겠나?”
허우~!
{저… 기 질문이…….}
손을 들고 말을 하는 소환수 하나. 바로 좀비 1번이었다.
“뭐냐?”
{10명을 채우지 못한… 좀비는 어떻게… 합니까?}
“10명이 되지 않는 분대는 그 앞 분대에 합류한다. 11명이 되었던 19명이 되었떤. 10명을 맞추기 전까진 앞 분대와 소속을 함께 한다. 알겠지?”
허우!
“그리고 1분대부터 10분대까지가 1소대가 된다. 현재 인원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중대와 대대는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나중에 추후 좀비가 더 늘어날 시에는 1소대부터 5소대 까지가 합쳐져서 1중대가 된다. 알아 들었어?”
허우!
‘생각보다 잘 알아듣네. 난 몇 번이나 더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말이야.’
스킬로 인해 똑똑해진 소환수들을 보며 매우 흡족해 하는 태성은 마지막으로 입을 열었다.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해라.”
그러자 스켈레톤 하나가 손을 들었다.
{클록… 그럼 우리는 어디에 속합니까?}
스켈레톤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태성은 약간 놀라워했고, 이후 질문에 대해 대답해 주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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