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2 2권
“스켈레톤과 스켈레톤 메이지. 그리고 구울과 고스트는 어느 소속에도 속하지 않는다. 너희들은 개체는 따로 되고, 각각 명칭에 맞게 단체로 움직인다. 현재까진 너희들의 인원을 나눌 만큼은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또 질문 있나?”
그 누구도 손들지 않고 입도 열지 않았다.
“좋다! 그럼 방금 한 말들을 명심하고 또다시 몬스터 섬멸에 전력을 다한다! 전원 돌격 앞으로!!”
허우!!
우르르르르~!
또다시 언데드 피라냐가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한 마리씩 날아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지만, 떼거지로 덤벼드는 언데드에게 몬스터는 점차 뒤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었다.
좀비들이 중심에 뭉쳐 있는 모습을 보며 태성은 사악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1분대 익스플로전!”
쿠콰콰콰쾅!!
1분대로 소속된 좀비들이 동시에 폭파되면서 그 파편이 엄청난 범위로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몬스터가 땅에 곧장 쓰러지고 말았다.
쿠웅~!
몬스터가 순식간에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태성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너무나 강력해진 2차 전직 언데드 소환사!
익스플로전의 단체 폭발의 경우 막강한 위력만큼 마나 소모도 순식간에 일어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충분히 대인전과 PVP에서도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위컨이야 현재로서는 크게 능력을 발휘 할 순 없으니, 간간히 쓰는 걸로 하고… 문제는 마나 소모인데, 남은 200골드로 아이템을 다시 구매하고 사냥을 시작하는 것이 낫겠어.”
사실 언데드만 소환을 시켜서 몬스터를 잡게 해도 충분히 빠른 사냥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이유야 당연하다. 더 빠른 사냥을 할 수 있는 ‘익스플로전’ 스킬을 놔두고 괜히 언데드의 소환에만 의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익스플로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마나가 소모되는 것이 사실이기에,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했다.
그래서 태성은 남은 200골드를 가지고 마을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기로 결심했다.
‘마나 옵션이 붙은 것 위주로 200골드 가량 맞춘다면, 모자라긴 하겠지만, 그래도 도움은 많이 될 거야. 아직까지 포션 살 정도의 여유는 안 되니까… 그리고 포션 살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차라리 마나 회복이 빠른 아이템을 사는 것이 낫겠지. 투자한 만큼 성장한다!“
그 길로 모든 소환수들을 해제 시키고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온 태성. 그동안 제대로 마을에 올 일이 없었기 때문에, 사냥을 하면서도 얻게 된 아이템들도 덤으로 처분했다.
그런 아이템 중에서는 당연히 광물이 가장 인기가 많았고, 필요 없는 모든 것들을 처분하니 30골드 가량을 벌게 되었다.
“음… 진짜 아무리 잡템을 수백 개 먹어도, 괜찮은 레어 하나만큼은 값을 못하는구나. 괜히 레어가 아냐…….”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본격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보통 이럴 때는 아는 인맥들을 통해서 아이템을 구비하거나, 정보를 통해서 조금 더 싼 곳을 찾기 마련이지만, 현실에서나 게임에서나 태성에게는 인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잠깐? 굳이 이렇게 유저들에게 사러 다닐 필요가 없잖아? 어차피 이 사람들이야 경매장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취지에서 직접 아이템을 파는 사람들일 테고, 경매장에 가면 간단한 정보 조회를 통해서 나에게 맞는 것을 고르면 그만이잖아?”
사실 직접 파는 것과 경매로 파는 것은 가격이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판매자가 수수료를 생각하여 경매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를 보일 뿐이었다.
로그아웃을 g나 후 태성은 사이트로 향했다.
게임 내에 경매장에서 얼마든지 확인이 가능했지만, 이렇게 사이트를 확인하는 것이 경매장으로 가는 발걸음보다는 빠르기 때문이다.
경매장 시스템은 이곳 남대륙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었다.
모든 대륙에서 경매장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보니, 빠르게 거래가 진행되는 것이 바로 경매장이다.
사이트에서 천으로 된 옷과 50레벨을 기준으로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역시나 수백 가지의 옷들이 나열되기 시작했고, 옵션의 수치에 따라 가격 차이는 확실하게 달라져 있었다.
“음… 우선 이것도 괜찮은데? 장바구니에 담아 놓자.”
자신이 확인한 아이템은 당분간 장바구니라는 것으로 등록이 가능했고, 다른 아이템들과 비교를 해가면서 마음에 들면 그것을 구매하면 그만이다.
약 1시간 동안 많은 수의 아이템을 가격과 옵션을 비교해가며 태성은 3가지의 아이템을 구입했다.
[비탄의 로브]
설명 : 한 재봉사가 슬픔에 잠겨 만든 상, 하의가 하나로 된 로브.
등급 : 매직++
착용 조건 : 50레벨 이상
물리 방어력 : 104
마법 방어력 : 150
옵션 : 마나 +300 상승
지능 +3 상승
1%의 확률로 물리 공격력 상쇄
[초야의 장갑]
설명 : 들판 어딘가에 떨어져 있던 장갑
등급 : 매직+
착용 조건 : 50레벨 이상
물리 방어력 : 50
마법 방어력 : 39
옵션 : 마나 +89 상승
마법 공격력 2% 상승
[레인 부츠]
설명 : 흐린 날씨에도 미끄러짐을 방지해주는 부츠
등급 : 매직+
착용 조건 : 50레벨 이상
물리 방어력 : 59
마법 방어력 : 23
옵션 : 마나 +140 상승
불속성 마법 정항 +8 상승
악세서리의 경우는 현재 착용하고 있는 것이 양호했기 때문에 방어구 위주로 구입을 했다.
“뭐 당장 필요하거나 한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 마나라도 올려둬야 조금은 편해질 수 있겠지? 폭파 몇 번 진행하면 없어질 마나이긴 하지만… 없는 것 보단 낫잖아?”
정말 제대로 된 아이템이라고 볼 순 없었다. 물론 괜찮은 아이템들이 많았지만, 그 가격이 섣불리 선택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템에 비해서 지금 고르게 된 아이템들도 꽤나 성능이 좋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성능 위주라기보다는 마나를 위주로 선택했기 때문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가격대비 쓸만 한 아이템에 속할 뿐이다.
이렇게 구매한 아이템의 가격들은 모두 합쳐 130골드나 나가게 되었다. 별로 좋아보이지도 않지만, 가격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후후, 그래도 여유 골드는 조금은 있어야겠지? 앞으로 좀 더 돈을 모아서 레어급 이상의 아이템을 사야겠다.”
사이트에서 구매한 아이템으로 인해 태성의 인벤토리에서 합당한 금액의 골드가 자동으로 사라졌고, 아이템은 들어와 있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갈아입은 태성. 그리고 한 동안 차고 있었던 아이템들은 전부 상점에 내다 팔아버렸다.
한 번 입게 된 아이템은 귀속화가 되기 때문에 다른 유저들이 살 순 없었다. 간혹 대장장이들 중에서 아이템의 옵션을 추출하기 위해서 구입해가는 자들이 더러 존재하긴 했다.
기존에 아이템에 존재하는 옵션이 5개가 있다고 하면 랜덤으로 추출할 수가 있다. 물론 대박일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옵션을 추출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자는 돈만 날리는 일종의 도박과도 같은 것이었다.
아이템의 옵션에는 수천 가지가 존재한다. 이런 옵션 중에서 정말 돈이 되는 옵션은 극히 드물다고 봐야하며, 이런 옵션 하나 때문에 아이템의 가격이 엄청난 금액에 팔리기도 했다.
“아… 정말 사람 많다.”
즐거운 주말.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태성은 이런 주말이 정말 싫었다. 그렇지 않아도 평일에 사람이 많아서 길을 가다가 부딪치는 일이 다반사인데, 주말은 아주 유저들로 인산인해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었다. 넓은 길이었지만, 여기저기 북적이는 유저들로 인해 앞으로 걷는 것조차도 쉽지가 않았다.
‘정말 싫다. 싫어…….’
많은 사람들은 태성에게 있어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게임에 아는 사람도 한 명 없다보니, 이런 현실은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급히 마을에서 나온 태성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이젠 뭐 어딜 가나 사람들이 넘쳐나네. 레벨을 좀 더 빠르게 올려서 다른 마을로 이동을 할 수가 있어야 할 텐데… 이러다간 사람들 속에서 사냥을 하게 생겼어.”
마을에서 벗어날수록 몬스터는 강해진다. 하지만 레벨이 되지 않는 이들은 계속해서 마을 인근을 돌아다닐 수밖에 없으며, 안델리카 마을 내에서 생활을 하며 주로 사냥터를 오가고 있는 것이다. 레벨을 올려야만 이런 마을을 벗어날 수가 있었기에, 태성은 오늘도 레벨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냥터를 이동하는 동안 유저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후후,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유저들이 열심히 사냥하는 모습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만들고 있었다.
고작 50레벨이 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어디까지나 태성은 이제 중급에 해당하는 레벨의 유저가 되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사냥을 구경하고 있는 유저는 태성뿐만이 아니었다. 사냥을 하다가 쉬는 것인지, 여기저기에는 많은 유저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들 열심히들 해보라고… 나는 어서 낡은 사원으로나 가볼까…….’
또 다른 소환수를 얻기 위한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그는 낡은 사원을 향해서 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하는 유저들의 곁을 지나칠 때쯤이었다.
“혹시… 태성이?”
그런데 의아하게도 그들 사이를 지나갈 때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움찔한 태성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다섯명 정도가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있던 한 여성이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던 것이다.
“역시… 맞구나? 네가 태성이었구나? 정말 닮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야. 얼굴은 많이 고치지는 않은 것 같네?”
여성은 자신을 아주 잘 아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저기… 누구세요?”
얼마 전에 있었던 좋지 않은 기억들로 인해서 자신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여성과 거리를 벌이고 있는 태성이었다.
“아참! 내 정신 좀 봐. 넌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
여성은 태성보다 조금은 더 성숙해 보이는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섹시한 매력이 엿보인다고 해야 할까? 긴 생머리에 커다란 두 눈동자와 매끄럽게 잘 빠진 몸매는 굴곡 있는 콜라병과 같은 몸매를 소유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태성은 그녀를 본적이 없었떤 것이다.
“누구신지……?”
혹여나 또다시 진호 일당이 장난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다수 사냥하는 유저들 뿐,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들은 지금 눈앞에 있는 다섯명 뿐이었다.
“호호, 역시 모르는구나. 나야. 반여린.”
“반… 여린?”
이름조차 생소한 반여린이라는 여성. 하지만 그녀의 눈빛을 보아 분명 자신과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저기 사람을 잘못 보신 것 아닌가요? 전 반여린이라는 여자를 모릅니다만?”
“어머? 너무 한 것 아니니? 아무리 그래도 같은 반 여자의 이름을 외우고 있는 건 기본이잖아?”
“예? 가, 같은 반? 저와 같은 반이요?”
“그래. 난 너와 같은 반이었다고. 비록 네가 학교를 자퇴했다지만, 엄연히 나는 너의 동기생이야. 하물며 중하굑 3학년 때도 우리는 같은 반이었는데?”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