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38화 (38/134)

00038  2권

그가 명령을 한 후, 좀비 1번을 보니, 왜인지 모르게 눈물을 흘린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단순한 고름이 흘러 내린 것이겠지.’

사태를 무마한 후, 태성은 자신의 군대를 바라보았다.

“음… 이제 소대, 중대 단위를 넘어서서 대대 정도의 규모는 되어 보이는 듯한데? 캬… 정말 죽이는구나. 힘들더라도 흑마법사가 되길 정말 잘했어. 앞으로 여단, 사단으로 올라가서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할 막강한 물량 유저가 되어주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그대로 얻게 된 태성은 수많은 언데드들을 보며 소리쳤다.

“전원 돌격!! 모조리 쓸어버려!!”

허우우우!

우르르르르~!

언데드들의 힘찬 함성!

쾅! 콰콰쾅!

녀석들은 다크 나이트를 섬멸하기 위해 매섭게 달려 나갔고, 온 사방에는 폭발음과 언데드들의 살점이 비산하기에 이르렀다.

“됐다! 드디어 100마리! 경험치도 꽤 좋았어. 54레벨까지 되었으니 말이야. 이제 앞으로 다크 나이트 킹만 남은건가?”

태성은 다크 나이트 킹을 잡고 싶어도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지 확인을 할 수가 없었다.

“다크 나이트 소환!”

검은 인영 하나가 모습을 나타냈다.

{왜 또 부른 것이냐? 나는 네놈의 말에 복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텐데?}

“큭큭… 곧 죽어도 자존심은 살아서는… 어차피 나 아니면 아무것도 못하는 주제에. 그렇게 말 많은 네놈의 동료 다크 나이트 100마리는 섬멸했는데 어쩌나?”

{큭… 나의 동료들이 그렇게 맥없이 무너졌단 말인가?}

“뭐 그렇게 맥없진 않았어. 너도 알잖아? 너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조금 고생은 했지. 물론 나 말고 소환수들이 말이야. 그런데 마지막으로 처리해야 할 다크 나이트 킹을 못 찾겠거든?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 것 같은데?”

질문에 다크 나이트의 영혼은 잠시 말문을 닫았다.

“말해봐. 어디 있냐니까?”

{네놈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크 나이트 킹은 만월이 뜬 날에 이곳의 가장 끝에 존재한다.}

“만… 월? 현실로는 1년에 두 번 나타난단 소리잖아? 빌어먹을!”

어이가 없었다. 현실 시간으로 따진다면 만월은 정월 대보름과 추석에 걸쳐서 두 번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게임 시간으로는 총 네 번의 기회가 있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그런 오랜 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 태성에게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태성의 말을 들은 다크 나이트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무슨 헛소리인가? 만월은 한 달에 한 번씩 존재한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 만월이다.}

“그, 그래? 그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다행이도 게임 속의 만월은 현실과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따.

‘게임속의 달은 한 달에 한 번씩 만월이 오나보군? 그러면 다크 나이트 킹도 한 달에 한 번씩만 나온다는 소리? 햐… 이게 네임드 치고는 얼굴값이 비싼 녀석인가보네.’

그러다 문득 이 모든 사태를 어려운 말로 받아친 다크 나이트가 얄미웠다.

“그냥 알아듣기 쉽게 가장 안쪽에 있다고 말하면 되지. 무슨 만월이 어쩌고저쩌고… 너도 참 말 많은 녀석인가보네.”

{그것까지도 내가 지적을 받아야만 하는가? 난 네 녀석의 말을 듣지 않겠다.}

“듣지 않긴 개뿔… 벌써 대답할 건 다 해놓고는. 넌 진짜 내 것이 되고나서도 요따위로 말을 길게 늘어뜨리면 죽을 줄 알아.”

그렇게 다크 나이트가 말한 터널의 가장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변에는 많은 다크 나이트들이 존재했지만, 가는 길목에 있는 다크 나이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시하며 안으로 걷게 되었다.

“헉? 저녀석인가?”

덩치부터가 우람한 다크 나이크 킹.

태성이 봐왔던 거대한 몬스터들과 비교할 정도로 크진 않았다. 하지만 기존에 크기가 2미터 50센티 정도 되어보이던 다크 나이트들과 비교를 한다면 다크 나이크 킹은 대략 3미터는 훨씬 넘어보였다.

전신이 검은 흑갑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것은 다크 나이트들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광택이 빛나는 흑갑주에 서슬어린 장검과 세상 모든 공격을 막아낼 듯한 뿔 달린 방패는 위협적이었다.

“제길… 내가 이길 수 있을까?”

{난 네 녀석이 이기지 못한다고 확신하지.}

“웃기고 자빠졌네. 넌 왜 또 안기어들어가고 여기 나와서 지랄이야?”

다크 나이트의 영혼은 계속해서 태성을 따라 다니고 있었다.

{난 네놈의 싸움을 지켜 볼 의무가 있다. 만에 하나 다크 나이트 킹이 너와의 대결에서 패한다면… 나는 네놈에게 충성을 해야 하니까…….}

“그래! 좋아. 네놈의 충성을 반드시 받고 말겠어! 두 눈 크게 뜨고 전투를 잘 지켜봐!”

딱!

태성의 손가락이 튕기자, 듀라한이 앞장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쿵쿵쿵~!

한 발 한 발 뛸 때마다 땅바닥이 움푹 파일 정도로 듀라한은 무거웠고, 그런 듀라한의 뒤로 구울이 달리며, 스켈레톤들과 좀비들이 뒤따르기 시작했다.

허공은 하얀 고스트들이 매우고 있었다. 마치 다크 나이트 킹을 포위라도 하듯이 말이다.

스윽~!

대리석으로 된 의자에 앉아 있던 다크 나이트 킹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야? 앉아 있던 것과 서 있는 게 너무 달라 보이잖아?”

서 있는 다크 나이트 킹의 몸에서는 검은 기운이 풍겨 나오고 있었다.

푸확!!

다크 나이크 킹의 망토가 기운에 의해서 펄럭였다.

“제길… 절대로 쉽게 끝나지는 않겠네. 그래도 네임드 몬스터니… 듀라한! 네가 힘을 좀 내야겠다. 내가 열심히 힐을 넣어줄 테니까!”

지금 상황에서는 마나가 바닥을 보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고 있었다. 기존의 다크 나이트들도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하물며 네임드는… 태성에게 거의 희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아껴 놓았던 모든 마나 포션을 모조리 소모해야 될 시기가 온 것 같군.’

태성은 포션을 마실 준비를 하며 격전의 순간을 기다렸다.

으어어어~!

퍼퍼퍼퍼펑!

길이만 해도 3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엄청난 검이 한 번 휘둘러졌다.

반으로 잘려나가도 모자랄 판에 육중한 검에 의해서 좀비들이 한 번에 터져 나갔다.

“젠장! 폭파 명령도 못 내렸는데! 아깝잖아! 남은 좀비 모조리 익스플로전!”

한 번에 20여 마리 이상의 좀비가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남은 좀비들은 종이 짝 신세가 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폭발을 통해 희생을 하는 것이 오히려 다크 나이트 킹의 체력을 깎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었다.

쿠콰콰쾅! 퍼퍼퍼펑~!

다크 나이트 킹을 중심으로 마치 다연발 폭탄이라도 터지듯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가만 생각해보니까 무조건 자폭 한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잖아? 최대한 붙어서 터지는 게 효과적이겠지?”

태성은 사라진 좀비들을 곧장 소환 시켰다.

{어디 한 번 붙어 보실까?}

듀라한은 다크 나이트 킹을 우스운 듯 바라보다 머리를 들이 밀었다. 이유는 다크 나이트 킹의 검을 막기 위함이었다.

투카아아앙~!

엄청난 위력으로 팔이 크게 휘청거릴 만큼으 ㅣ충격!

그것을 맞은 듀라한의 머리는 멍한 시선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내 정신이 들었는지 소리쳤다.

{아아악! 엄마야! 나 너무 아프다! 주인아! 주인아. 나 아파 죽겠다!!}

촐랑 거리며 머리를 비비기 시작하는 듀라한을 바라보며 그동안 느꼈던 포스는 온데간데없어지고 말았다. 태성은 그런 듀라한을 보며 기가 막힌 표정을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믿고 있던 네가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하냐……?’

가장 강력한 방어력을 지닌 듀라한이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다크 나이트 킹을 상대로 제대로 된 방어는 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듀라한이 징징거리며 태성을 향해서 울먹이고 있을 때, 좀비 1번이 한 마디 했다.

{꼬우면… 네가 자폭을 하던지…….}

좀비의 말에 듀라한의 눈에서 눈물이 글썽였다.

“야! 정신 차리지 못해? 다음 공격 온다! 방어해! 다크 힐! 다크 힐!”

투카앙~!

{으헝! 아파 죽겠다. 차라리 나 소환 해제 시켜주면 안되나? 주인아! 나 이러다 죽는다. 정말이다!}

아직까지 듀라한의 스킬 레벨이 미달이라 겨우 한 마리밖에 소환 할 수가 없었지만, 두 마리를 소환한다면 앞이 암담할 것 같다는 생각이드는 태성이다.

“너 같은 놈 둘을 소환하면 참… 징징거리는 소리가 귀를 때릴 것 같네. 엄살 피우면 너 이제 작업 열외 없다? 고통은 한순간이야! 저 녀석만 없애면 다크 나이트 역시도 너와 함께 할 수 있단 말이야!”

순간 듀라한의 눈빛이 달라졌다.

{다크… 나이트? 내가 왜 그딴 녀석과 같은 취급을 당해야 합니까? 어디까지나 선봉장은 나입니다! 으라라라라!}

듀라한이 열등감을 느낀 듯 곧장 다크 나이트 킹을 향해 검을 뻗었다.

투카앙~!

{으헝! 공격한 건 난데, 왜 내가 더 아파야 하는 거야? 어헝~!}

듀라한의 통곡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고스트들과 구울이 열심히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준비는 끝났나?”

{아까… 끝났지요.}

좀비 1번의 대답이 들려오고 태성이 말했다.

“지금부터 1분대부터 다크 나이트 킹에게 접근한다! 5미터 정도의 거리로 들어서기 전까지는 자폭 금지다. 알겠나? 5미터 거리에만 들어간다면 알아서 자폭 하도록! 좀비 1번! 할 수 있지?”

{맡겨… 주십시오! 가자! 졸병들아!}

“저, 저게 미쳤나? 누가 누굴 보고 졸병이래? 최하급의 소환수는 아직 좀비 너희들 모두가 포함이 되거든?”

태성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좀비 1번은 즉각 다크 나이트 킹을 향해 빠른 속도로 거닐기 시작했고, 이후 자폭을 하기에 이르렀다.

퍼펑~ 퍼퍼펑~!

연이어 터지기 시작하는 좀비들. 그리고 태성의 마나가 급격하게 빠져 나가고 있었다.

꿀꺽꿀꺽!

“다크 힐! 전원 조금만 더 버텨라! 다크 나이트 킹은 반드시 죽는다!”

{죽긴 누가 죽는다고 그러냐? 아마 다크 나이트 킹이 죽기 전에 네가 먼저 죽을 것이다.}

또다시 홀로 소환 된 다크 나이트 영혼을 바라보는 태성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너 이 새끼… 내 소환수만 되어봐. 아주 국물도 없어. 아주 제대로 굴려 줄테니까!”

{흐응… 그런다고 누, 누가 겁이라도 낼 줄 알고? 다, 다크 나이트 킹님은 반드시 승리하신다!}

“그러니까 닥치고 있으라고! 그렇게 다크 나이트 킹이 믿을 만하면 계속 응원해 보시지! 이후에 저녀석이 쓰러짐과 동시에… 너는 지옥이 시작 되는 거야.”

쿠콰콰쾅! 쾅쾅!!

태성이 화를 낼수록 주변의 상황은 더욱 급격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크 나이트는 이런 상황을 계속 주시하다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힘드시면 조금은 쉬었다가 하시는 게 어떨까하고…….}

다크 나이트는 뭔가 불안한 듯, 점차 목소리가 작아지기 시작했다. 다크 나이트 킹의 승리를 확신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눈에 불을 키며 연신 소환을 외쳐대는 태성은 마나 포션을 열심히 마시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 다크 나이트의 눈에 들어오자 그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어쩜… 남자가 물 마시는 모습이 저렇게나 멋있었나…….}

“미, 미친… 이건 또 웬 게이 흉내냐! 저리 비켜! 익스플로전!”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