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41화 (41/134)

00041  2권

“이 녀석아! 당장 그 입 다물지 못할까?”

“읍읍!”

“너희 엄마 알면 난 죽는다. 비상금으로 현실한 거란 말이야!”

끄덕끄덕.

태성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절대로 비밀로 해야 한다. 알겠지? 설마… 엄마한테 내가 맞아죽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후후, 걱정 마세요. 절대로 말하지 않을게요.”

현질이란 현금을 질러 아이템을 산다는 의미로 이미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단어였다.

돈이 있는 자들이야 얼마든지 현질을 이용하여, 아이템을 구매하게 되는데, 이 경우 노력을 하지 않고도 어느 정도 빠른 캐릭터의 육성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태성은 자신의 아버지가 현질까지 감행하면서 게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은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회사 사람들 따라가려면 레벨도 올려야 되고… 그러자니 아이템이 좀 좋아야 하는데, 너도 알지 않느냐? 아이템이 얼마나 비싼지 말이야. 그렇다보니 키우기도 힘들고… 드랍은 더럽게 안되고. 회사 사람들은 나보다 빨리 시작해서 어느 정도 캐릭터들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나는 좀처럼 힘들더라고. 태성아 내가 얼마나 비굴하게 사는지 아냐? 레벨업 하는 것도 좀 도와달라고, 화시 점심시간이 되면 구내식당에서 밥도 안먹고, 나가서 밥까지 사줘가면서 밀대 형식으로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그래도 뭐… 지들도 제대로 안 갖춰 지다보니 밀대가 아니고, 그냥 꼽사리 끼어서 사냥하는 정도지. 그런 꼽사리에게 밥까지 사줘가면서 생활해야 하다보니… 휴…….”

밀대란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한 사람에게 밀어준다는 형식의 단어다. 아이템이나 레벨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경험치를 모조리 밀어준다는 뜻이었다.

태성의 아버지가 이러한 이유로 슬픈 표정을 하고 있자, 아들로서는 못내 아쉬웠다.

직장인이라는 상황은 남들에 비해 게임을 적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게임 하나를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사회에서 남들에게 뒤처지면, 결국 함께 할 수 없는 일이 작용되며, 이야기에서도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한 태성의 아버지는 이 같은 사실을 알기 때문에, 레전드 오브 판타지에서 자신의 회사 사람들과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중이었다.

‘하아… 부모님들이랑 미리 상의를 해서 같은 대륙에서 할 걸 그랬나봐. 그럼 내가 어느 정도는 도와드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왜 진작에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에 대해 조금은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드는 그였다.

현재 각 대륙마다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그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중앙대륙 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꼭 답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중앙 대륙은 최소 50레벨 이상부터 갈 수가 있지만, 사실 50레벨은 중앙 대륙으로 가봐야 죽음밖에 기다리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최소한의 레벨로 유저들은 100레벨을 잡고 있었다.

중앙 대륙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터널을 통과 해야만 하는데, 레벨이 낮은 이들은 터널을 통과하다가 죽는 것이 다반사이지만, 터널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중앙 대륙의 강력한 몬스터에게 얼마 버티지 못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각 대륙의 유저들은 서로 적대감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에 서로를 죽이게 되는데, 이에 상대방을 죽이게 되면 점수를 얻을 수가 있다. 이러한 점수들은 골드를 들이지 않고도 주문서나 각종 물품을 살 수가 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만에 하나 아는 이들이 만났다고 하더라도, 먼저 적대감을 푼 뒤에야 파티를 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중앙 대륙의 시스템은 엄연히 프로그램과 스토리에 짜인 것이기 때문에, 무작위로 타 대륙의 유저들을 죽여도 해가 될 것이 없었다. 오히려 타 대륙의 유저를 죽이면서 명성도가 쌓이며, 자신의 대륙에서 유명세를 떨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도 남대륙에서는 중앙 대륙으로 진출한 유저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100레벨 이후의 레벨들이 속출 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남대륙으로 향하는 터널을 뚫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 외에도 다른 대륙에서도 중앙 대륙으로 진출한 이들이 아직 나왔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었다.

그만큼 중앙 대륙을 넘어가기 위한 터널 내부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여보! 나 준비 다 됐어요.”

“오? 그래. 자! 그럼 오랜만에 가족나들이 갑시다! 게임 다 마치면 외식도 좀 하고 말이야!”

웃으며 자신에게 윙크를 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태성은 살짝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넷룸에 도착한 가족들은 각기 캡슐로 향했다. 그러면서 태성의 시선이 다른 쪽으로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가만보니 가족들끼리 오는 집안도 많구나?’

자신의 집안만 그러하다 생각했으나, 넷룸에는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미어터질 정도로 주변 인근에 있는 넷룸은 인산인해라고 할 수 있었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들도 많았다.

그나마 다행으로 태성의 가족은 넷룸에 입성하여, 캡슐에 안착할 수 있었지만, 조금만 늦었따면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서 다른 넷룸으로 향해 가야할 처지였던 것이다.

태성은 부모님들이 캡슐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 역시도 게임속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현실과는 사뭇 다른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한 태성.

“음… 이제 뭘 해야 하나? 그러고 보니 스킬을 얻기 위해서 퀘스트 받은 것 외에는… 진행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그렇다고 대놓고 닥사만 하기에는…….”

닥사란 닥치고 사냥이라는 뜻으로 흔히들 노가다라는 말로 치부한다. 그만큼 레벨에만 중점을 둔다는 뜻이다.

“뭐 본래 목적이 복수였으니… 닥사도 크게 나쁘진 않지만, 조금은 지루하지… 는 않겠군. 말 많은 녀석들이 나와 함께 있으니 말이야.”

자신의 레벨에 맞는 사냥터를 물색하기 시작하는 태성은 이동 포탈을 타면 얼마든지 슁슁 날아다닐 곳도, 주문서를 찢어가며 겨우 이동을 하고 있었다.

“용머리 해안… 이제 이곳으로 가야하나?”

용머리 해안 이동 주문서.

용머리 해안이라는 명칭을 가진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주문서로 가격은 1골드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주로 60레벨대의 몬스터들이 분포하는 곳이었다.

“자… 어디 한 번 이동해 볼까?”

주문서를 찢고 나타난 곳은 해안과는 멀리 떨어진 장소였다. 멀리 보이는 해안을 향해 이동하려던 그 찰나,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흑흑흑~!

“뭐야? 이 소름끼치는 울음소리는?”

난데없이 흐느끼는 울음소리에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 태성은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

그런데 그때 우연의 일치일까? 태성 외에도 두 사람이 더 함께 이동을 하고 있었다. 마치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려는 사람들인 듯했다.

그들은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동시에 소리가 들린 방향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한 소녀가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다.

태성이 아닌 다른 한 남성이 먼저 소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꼬마야, 왜 울고 있니?”

나이로 봐서는 10세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 분명한 NPC였다.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요.”

그에 태성이 무릎을 꿇으며 아이를 달래듯 말했다.

“그래? 울지 말고 말해봐. 왜 돌아오지 않는 거야?”

“흑흑… 몰라. 해안으로 나갔따가 돌아오지 않아요. 벌써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이의 말에 문득 이것이 퀘스트로 연결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게 그거구나!”

그때 태성의 옆에 있던 한 남성이 감탄사를 발하며 말했고, 그를 보며 태성이 물었다.

“네? 혹시 이에 관해서 알고 계신거라도 있으세요?”

그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대답했다.

“용머리 해안에 오면 한 소녀가 퀘스트를 준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 퀘스트를 완료하면 1레벨을 상승시켜 준데요. 아마도 이 퀘스트가 맞나 봐요.”

“오~? 그래요? 그런 퀘스트라면 사람들이 많이 붐빌 텐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없는 거죠?”

“후후, 그거야 당연하죠. 이 퀘스트는 계속 주어지는 것이 아닌, 이동식 퀘스트입니다. 정확한 것은 잘 모르지만, 아이와 아빠가 함께 있따가 아빠가 해안으로 가서 납치되는… 뭐 그런 내용인 듯 하더라고요.”

“아? 그렇군요. 시기를 잘못 고르면 퀘스트를 못받는 수도 있겠군요.”

그때 아이의 입이 다시 열렸다.

“우리 아빠를 좀 찾아주지 않으실래요?”

-‘사요의 아빠를 찾아라’ 퀘스트가 진행됩니다.

[사요의 아빠를 찾아라 : 파티 B랭크]

설명 : 사요에게 생일 선물로 줄 예쁜 돌을 찾으러 용머리 해안으로 나간 사요의 아빠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사요의 아빠를 무사히 데리고 와라.

“어?”

아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머릿속에는 퀘스트 알림이 울렸다. 그런데 태성 말고도 주변에 있떤 두 사람도 이 같은 퀘스트를 받은 것처럼 보였다.

“어? 두 분도 받으셨나보군요? 함께 있는 사람들은 다 같이 받아지나 봅니다. 그럼 같이 파티하지 않으시겠어요? 어차피 파티 퀘스트라면 파티로 진행을 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또한 파티 퀘스트라는 자체가 일반 몬스터 사냥보다는 힘들 테고요.”

“뭐 그렇겠죠? 어차피 보상이 좋으니 저희들도 상관은 없습니다.”

“저 역시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서로 파티를 맺을 것을 승낙했고, 이후 곧장 파티를 요청했다.

-60레벨의 무한님에게서 파티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신청을 받으시겠습니까?

“예.”

-무한님과 파티가 성립되었습니다.

-몬스터를 사냥할 시 경험치가 30% 증가합니다.

‘아? 레벨 차이가 현격하지 않는 이상 몬스터를 사냥하게 되면 추가 경험치를 얻을 수가 있구나? 하긴… 이런 시스템이 없다면 오히려 혼자 사냥해서 경험치를 다 먹는 게 더 빠르겠지.’

-58레벨 도전님께서 파티에 합류하였습니다.

-몬스터를 사냥할 시 경험치가 50% 증가합니다.

‘어라? 파티원 한 명 한 명이 늘어날수록 경험치가 상승하나보구나? 이러면 풀파티로 짜서 강한 몬스터를 사냥하면 훨씬 레벨업에는 도움이 되겠는 걸? 뭐… 그래봐야 나랑은 파티를 맺을 사람도 없지만…….’

파티는 총 5명으로 구성이 된다. 하지만 한 명씩 파티에 가입할수록 파티의 혜택으로 인해 몬스터 한 마리를 잡고 얻는 추가 경험치가 있었다.

2명의 경우 30%, 3명의 경우 50%, 4명의 경우 80%, 5명의 경우 120%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저나 도전님의 경우는 근접 캐릭터인 듯한데, 가온누리님은 마법사이신가요?”

파티를 했다고 해서 상대방의 직업까지는 알 수가 없다. 단지 파티에 들어올 때, 아이디와 레벨만을 확인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 소환사입니다.”

태성은 그렇게 말 한 이후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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