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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군주-43화 (43/134)

00043  2권

“헉? 어쩌려고 그러세요?”

도전이라는 유저가 태성을 보며 걱정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에 비해 무한이라는 사람은 미소를 지었다.

“훗… 오히려 잘됐네요. 저 역시 함께하죠. 이까짓 녀석들 최소한 두세 명은 같이 데리고 갈 수 있으니까.”

하는 수 없다는 듯이 도전이라는 유저도 이들의 입장에 동의했다. ‘에이스’ 길드장의 태도에 그 역시도 화가 났기 때문이다.

“그러면 저도 함께 할까요? 어차피 같은 파티고 하니까요.”

두 사람은 태성의 대결에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나저나 몇 레벨이나 되어 보입니까?”

도전이라는 유저가 에이스 길드원들을 보며 무한에게 묻고 있었다.

“글세요? 최고 높아봐야 70은 안 되어 보입니다만? 그래도 현재 우리로서는 벅차겠지요?”

그 말에 태성이 웃으며 대답했다.

“후후… 아뇨. 전 오히려 해볼만 할 것 같은데요?”

웃음기 있는 그의 얼굴을 보며 영문을 몰라 하는 두 명의 파티원.

70레벨이라는 것은 최소한 유저 한 명이 다크 나이트 킹보다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들 20명이 뭉치면 다크 나이트 킹을 처리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과연 자신의 소환수 모두를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어차피 모 아니면 도 잖아? 이놈의 페널티로 인해서 대결이 승낙 된 마당에… 최소한 죽고나서 아이템이 떨어질 걱정은 안해야지?’

마음을 굳힌 태성은 곧장 소환을 시작했다.

“좀비 소환! 스켈레톤 소환! 스켈레톤 메이지 소환! 고스트 소환! 구울 소환!”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듀라한 두 마리와 다크 나이트 한 마리만을 소환하고 있던 태성은 대결이 성립된 이후 모든 소환수를 급격히 소환하기 시작했다.

용머리 해안에는 주변에 있는 일반 몬스터보다 소환수들이 더욱 많이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불어난 언데드 군단에 모두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뭔데? 뭔데? 한판 하는 거야?}

“큭큭, 그래. 여기선 좀비 1번 네 마음대로 해라. 작전 같은 거 없다. 오로지 눈에 보이는 건 다 쓸어버려.”

{오오! 좋았어! 가자! 졸병들아!}

“저게 아직도… 졸병 아니라니까…….”

눈앞에 보이는 엄청난 수의 언데드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숫자였다. 설마 한 사람이 이 많은 언데드들을 소환 할 줄은 모든 이들이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기, 길마님… 이게 대체 어찌 된 거죠?”

“큭… 시, 신경 쓰지마라. 어차피 그래봐야 한 녀석이 소환 한 거야. 결국 레벨이나 아이템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게 소환수다. 그냥 쓸어버려! 어차피 허접한 소환수일 테니까!”

태성은 그런 에이스 길드 마스터의 얼굴을 보며 한 마디 했다.

“네 말이 맞아.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좀비는 한 방일 거야. 하지만 네 녀석들이 과연 좀비를 상대로 버틸 수 있을까?”

“흥! 이까짓 좀비가 뭐가 대수라고!”

그때 에이스 길드 마스터가 좀비 하나를 상대로 검을 들어 올렸다.

“익스플로전!”

쿠콰쾅!

눈앞에 있던 좀비 하나가 폭파 되면서 그 파편들이 길드 마스터의 몸에 박혔다. 생각보다 큰 타격은 입지 않았지만, 상당히 놀란 것 같았다.

“쿨럭! 쿨럭!”

먼지와 함께 파편에 의해서 기침을 연신하는 그를 보며 태성이 말했다.

“칠 수 있으면 쳐봐라. 네 앞에 좀비들이 자리하고 있으니까.”

어느새 좀비 1분대가 좀비 1의 명령에 따라 에이스 길드 마스터의 앞에 위치하고 있었다.

{큭큭! 공격해! 아주 자근자근 씹어 먹어버려!}

1분대의 좀비가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에이스 길드 마스터를 공격하려고 했다. 다소 느린 공격과 이동속도였기 때문에, 에이스 길드 마스터는 즉각 반응했다.

“흥! 어림도 없지!”

길드 마스터는 그 자리에서 즉각 몸을 날리려 했다. 방금 전의 폭파 위력을 알았기 때문에, 가급적 좀비들과의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게? 정말 어림도 없지? 어디서 달아나려고? 1분대 전원 자폭!”

콰쾈콰쾅!

“컥!”

하지만 채 자리를 피하기도 전에 또다시 1분대의 엄청난 폭발 앞에 에이스 길드 마스터는 쓰러지고 말았다. 죽진 않았지만, 1분대의 폭파 위력은 한 마리의 좀비가 터지는 효과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음… 생명력이 5,000 남짓 되나보지? 그럼 잘됐네. 70레벨의 길드 마스터가 생명력 5,000이라면 남은 녀석들의 생명력이야 불 보듯 뻔하고 말이야. 긴장들 해라. 판금 방어력 5,000이 넘지 못하면 좀비들의 파편이 네놈들의 몸속에 박힐지도 모르니까.”

에이스 길드원들을 보며 차갑게 말을 내뱉는 태성. 그 순간 그들 모두가 움찔거렸다.

“보, 볼 것 없어! 그냥 쳐! 어차피 한 놈이야! 저래봐야 죽은 좀비들을 부활시키는데 시간이 걸릴 테니까! 그런 페널티 없이는 이건 완전 사기 수준일 거야.”

길드원들 전원이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그래? 그럼 사기적인 수준을 보여줘야겠네. 좀비 소환!”

스스슥! 스스슥!

폭발에 의해서 사라졌던 좀비들이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남아 있는 좀비들의 개체만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속도로 계속해서 소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모두가 말문이 막히고 말았던 것이다.

“자… 지금부터 살육의 축제를 즐겨볼까? 스컬 실드!”

태성은 만약을 위해서 스컬 실드를 전개했다. 3개의 해골 모양이 자신의 몸으로 떠다니며 혹시나 모를 공격에 대비했다.

“전원 공격!”

그의 말이 떨어지자, 언데드들이 순식간에 길드원들을 덮치기 시작했고, 주변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있었다.

하나의 개체는 약하지만 뭉치기 시작하면 이들 언데드를 당할 수 있는 유저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금의 경우 좀비의 익스플로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 단순한 일반 공격으로만 길드원들을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으히히히히! 네놈들이… 감히 나의 것을… 건드려?}

퍽퍽!

“악! 이건 뭐야?”

그때 좀비 1번이 한 녀석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도전이라는 파티원이었다.

“앗! 야야! 좀비 1번. 그 사람은 아냐! 다른 사람을 공격하라고!”

{으히? 그렇습니까? 그럼 네놈이다! 캬하하!}

“야… 그 사람도 파티원이야… 그 두 명 빼고 아무나 공격해도 돼.”

{아하~? 그렇군요. 그럼 너도……?}

“왜? 나라도 치고 싶니? 그럼 어디 한 번 쳐봐. 좀비 1번 소환 해…….”

{저 썩을 놈들……! 아주 죽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감히… 누구한테 들이대고… 있어!}

좀비 1번은 태성의 말이 끝나기 전에 에이스 길드원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수백과 20명의 전투… 이싸움은 절대 한 명의 유저가 일으킨 사태라고 생각 할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이, 이건 말도 안돼!”

“이게 어떻게 한 명이 소환할 수 있는 숫자란 말이야!”

“젠장! 무슨 이런 일이 다 있어? 죽여도, 죽여도 계속 나오잖아? 설마 히든 클래스 인가?”

“쳇… 이렇게 되면 소환한 녀석을 죽인다! 다른 언데드들은 신경 끄고 저 녀석만 잡아! 당장!”

에이스 길드 마스터는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체력을 회복한 뒤였다. 역시나 70렙에 근접한 캐릭터답게 제법 날렵한 몸놀림으로 태성을 향해 언데드 무리를 돌파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터엉~!

{어디서 감히 주군께?}

{이놈이 우리는 물로 보나? 더 이상 다가오면 네놈 대가리를 떼어버리는 수가 있어!}

{오호… 저놈 대가리 멋진데? 내 얼굴 보다는 못하지만 말이야. 저걸로 방패 삼아 들고 다녀도 되겠어.}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가 길드 마스터의 돌진을 막으며 그를 가로 막았다.

‘이거… 생각보다 듬직한걸?’

공격력 면에서는 유저들에게 큰 피해를 안겨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겠지만, 방어력만큼은 일정 수준에 도달해 있는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였다.

{주인아! 나 저 녀석 죽여도 될까?}

듀라한이 태성을 보며 묻자, 곁에 있던 다크 나이트가 한 마디 했다.

{흥! 주군을 지키는 것은 나 하나라도 충분하지.}

{뭐시라? 그럼 나는 못 지킬 것 같단 소리냐?}

{훗… 주군을 지키는 것이 나의 임무! 너는 시정잡배 놈들과 놀아나시지.}

{이런 빌어먹을 다크 나이트 같으니라고! 주인의 안전을 생각한다면서 언제나 자신의 안전까지 챙기려고 하지! 치사한 놈!}

또다시 옥신각신하는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

이 셋의 소환수를 보면서 에이스 길드 마스터는 넋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그는 태성을 향해서 ‘소드 어택’ 스킬을 시전하면서 달려 가고 있었다.

이 스킬은 검의 힘으로 상대방을 튕겨내면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나타난 세 마리의 소환수로 인해서 자신이 오히려 튕겨져 나온 것이다.

{으음… 역시 몸으로 막는 것은 무리였나?}

다크 나이트의 갑옷 상부가 크게 깨져 있었다.

{풉!}

그 모습을 보며 듀라한이 웃음을 뿜고 말았지만, 다크 나이트는 오히려 태성의 안위를 신경 쓰고 있었다.

{주군! 조심하십시오. 보통 녀석은 아닙니다.}

“알아. 보통 녀석이 아니니까 길드 마스터까지 하고 있겠지. 많은 언데드들을 뚫고 이 중앙까지 돌입한 것에는 정말 경의를 표하지. 하지만 그게 자신의 생명을 앗아 갈 줄은 꿈에도 몰랐을 거야.”

태성이 손을 들어 올렸다.

처처처척!

스켈레톤 궁수의 활이 모두 에이스 길드 마스터를 향하고 있었다.

스스스슥~!

그리고 스켈레톤 메이지의 마법 방향 또한 에이스 길드 마스터를 향했다.

“자… 이 한 번의 공격으로 너는 어떻게 될까? 비록 하나하나는 간지러울지 모르지만, 그 간지러움이 수백 배가 된다면 말은 달라지겠지…….”

“자, 잠깐!”

그때 에이스 길드 마스터가 급시 손을 들어 태성을 저지시켰다.

“무슨 할 말이라도?”

“그, 그게… 네놈 우리 길드에 들어올 생각 없나? 우리 길드에는 소환사가 없다. 네놈이 우리 길드에 들어온다면 정말 후한 대우를 해주지.”

“오! 길드? 정말?”

태성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최소한 길드 마스터라는 자의 입에서 나온 스카웃 제의였기 때문에 그만큼 인정을 받는다는 말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이스 길드 마스터는 무릎을 꿇고 있던 상황에서 천천히 다리를 펴며 일어섰다.

“그렇다. 부길드장으로 임명까지 해주지. 네놈 실력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하니까.”

에이스 길드 마스터는 태성이 금방이라도 자신의 제의를 수락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성은 비웃음을 한 번 날리고는 대답했다.

“훗… 내가 왜? 뭐가 아쉬워서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 길드에 들어가야 하는데?”

“뭐, 뭐라고? 네, 네놈이 감히!”

스윽!

태성이 손이 허공에서 내려갔다.

슈슈슈슉! 쉬쉬쉬슁~!

화살과 마법이 동시에 에이스 길드 마스터를 향해서 날아가기 시작했다.

푸푸푹! 퍼퍼퍼펑!

“크아아악!”

무수히 많은 화살이 에이스 길드 마스터에게 꽂혔고, 마법들은 그런 화살들을 태울 정도로 폭발성을 발휘하게 되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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