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4 2권
-결투에서 승리하셨습니다. 대상의 레벨에 해당하는 경험치를 두 배 얻었습니다.
에이스 길드 마스터가 쓰러지고 나서야 태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이유는 방금 전의 상황 때문이었다.
‘휴… 큰일 날 뻔했다. 설마 스컬 실드 세 개가 동시에 터져 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어. 더군다나 다크 나이트가 몸빵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오며 스킬을 날렸던 에이스 길드 마스터의 위력에 스컬 실드가 모조리 소멸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연이은 공격을 다크 나이트가 막아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패배는 오히려 태성이 되었을 지도 몰랐다.
“70레벨에 해당하는 경험치의 두 배라… 뭐 썩 많은 것은 아니지만, 없는 것 보단 낫겠지? 자… 그럼 다음 놈들로… 응?”
에이스 길드 마스터를 처리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모든 언데드들이 거의 대다수 줄어들어 있었다.
“음… 역시 아직까지 유저를 상대로 언데드들이 힘을 발휘하긴 힘든 가보네. 가급적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의 개체가 많이 늘어나는 것이 확실하게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을텐데 말이야…….”
에이스 길드원들은 언데드들을 대다수 처리하고,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성이 순식간에 다시금 언데드들을 소환 시키자, 그들의 표정은 절망으로 굳어져 가고 있었다.
“두 분. 시간을 끌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하하, 뭘요. 오히려 저희가 감사해야죠. 소환수들 때문에 저희가 목숨을 한두 번 살린 게 아니니까요.”
“그런가요?”
뽁! 뽁!
무한과 도전은 자신들의 엉덩이나 등에 박힌 화살을 빼내고 있었다.
“뭐… 간혹 저희를 목표로 하고 날아온 화살 때문에 조금은 애를 먹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하하… 정말 죄송합니다. 아직 활 실력이 미숙한 애들이 좀 많아서…….”
그들에게 박힌 화살을 바라보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는 태성이었다. 그리고 그 미안한 마음을 에이스 길드원들에게 적개심으로 바꾸었다.
“모든 좀비들은 녀석들에게 5미터 이상 접근한다. 실시!”
두두두두!
스켈레톤들이 길을 열어주고, 좀비들이 5미터 이내에 접근했다.
“전원 익스플로전!”
쿠콰콰쾅! 콰콰콰쾅!
“으아아악!”
“크아아아악!”
충격의 여파로 무한과 도전이 땅에 엎드리고 말았다.
후폭풍이 일어나 용머리 해안에는 거대한 먼지가 수북이 깔렸다. 잠시 먼지가 내려앉으며 시야가 확보 되었을 대, 주변에 서 있는 에이스 길드원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상황이 끝이나고 자리를 털며 일어나는 무한과 도전은 주변을 보며 말했다.
“휴… 폭발 한 번 엄청나군요. 그런데 왜 저희와 함께할 때는 이런 언데드들을 소환하지 않으셨나요?”
“그러게요. 그러면 금방 몬스터들을 쓸었을 텐데 말이죠.”
태성은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대충은 아셨을 테지만, 좀 시끄럽습니다. 그리고 간혹 아군에게도 피해를 줄 수가 있기 때문에… 다소 능력이 뛰어난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만 소환한 것이지요.”
{과찬이십니다. 주군!}
{야야… 너한테 한 말은 아니고, 우리 둘 한테 한 말이거든?}
무한과 도전은 그런 다크 나이트와 듀라한을 보면서 계속해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나저나… 에이스 길드에서 혈안이 되어 있겠군요.”
“맞습니다. 20명이 한 명에게 이 꼴을 당해버렸으니…….”
태성은 두 사람을 보며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하하? 한 명이라뇨? 두 분께서도 함께 하셨잖아요?”
그 말에 무한이 머리를 긁적여보였다.
“쩝… 그렇게 말씀하시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전 솔직히 저보다 레벨이 현저히 낮은 40대 유저와 싸웠던 것 같거든요.”
“저도 한 명을 겨우 상대하던 중이라…….”
그들의 말에 태성은 깜짝 놀라고 있었다.
‘뭐지? 한 명의 유저들을 그렇게나 상대하고 있었다고? 그럼 나 혼자 18명을 상대했다는 소리야? 이 언데드 군단으로?’
뜻밖의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언데드들이 많은 길드원들을 상대하고 있던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두 명의 파티원이 함께 진행을 하고 있었기에, 이정도의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감은 아주 미흡했고, 결국 본인 혼자서 이 모든 전투를 끝마쳤다는 말이었다.
‘흐흐흐… 그렇다 이거지? 재밌네. 이제 드디어 이진호의 뒤를 따라 갈 수가 있게 된 건가? 다음에 만날 때가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군…….’
태성은 자시이 강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속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본심은 그게 아니었다.
이진호의 레벨은 에이스 길드 마스터보다 현저하게 높다. 하물며 아이템은 두말할 것도 없거니와, 예전에 보았던 녀석의 스킬은 막강하기 그지없었다.
에이스 길드 마스터의 경우는 랭커에도 들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진호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당시 그의 레벨은 88레벨. 지금은 어쩌면 100레벨이 넘어섰을 수도 있을 것이다. 100레벨의 위력을 단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어쩌면 이진호가 나서도, 지금 여기에 있는 에이스 길드원 20명을 모조리 섬멸하고도 남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 너무 나태해지지 말자. 복수의 그날까지 게을러져서는 안되지. 난 아직 강한 게 아니야! 이들이 약했을 뿐.’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은 태성.
“이야… 그런데 주변에 아이템이 조금 널려 있네요?”
“오? 그래요?”
무한과 도전은 끝나버린 상황을 뒤로하고 바닥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대결의 페널티! 그것은 경험치의 하락도 가져오지만, 문제는 일정 확률로 착용하고 있던 아이템도 떨어뜨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에이스 길드원들은 운이 없게도 너무 없었나보다.
일정 확률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은 아이템들이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오? 이거 파티 끝나면 정산할 아이템이 좀 많겠는걸요?”
기분 좋은 얼굴로 무한은 즉시 아이템들을 챙기고 있었다.
“하하, 아이템을 모두 줍고, 얼른 퀘스트부터 완료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녀석들이 다시 올지도 모르니까요.”
도전이라는 사람은 조금은 걱정이 되는 듯한 시선으로 두 사람에게 말하고 있었다.
“저 역시 그러는 게 좋다고 생각 듭니다. 사실 저도 불안하거든요.”
완벽하게 승리를 했다고 하지만, 이후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지 알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상 그들이 다시 돌아온다 하더라도, 혼자서 감당할 수가 있지만, 또 다른 조력자들이 함께 올 것을 예상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럼 그 일은 잊어버리고 얼른 퀘스트를 진행하자고요.”
에이스 길드가 미리 길을 닦아 놓았기 때문에, 몬스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고, 세 사람은 급히 사요의 아버지를 찾아 나서고 있었다.
넓은 지역을 몬스터가 없는 상황에서도 사요의 아버지를 찾는다는 것은 세 사람으로서도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태성은 소환수들에게 명령했다.
“이 근처에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있는지 즉시 찾아봐줘.”
허우!
“어이구… 소환수들이 힘이 넘치네요.”
“하하, 좀 그렇습니다. 아무튼 저희도 같이 찾아보도록 하죠.”
수백의 시선이 동시에 용머리 해안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분가량을 찾아 해매었을까?
해안 구석진 곳에 사요의 아버지가 묶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몬스터들이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묶었을까요?”
밧줄을 풀면서도 태성이 의아한 듯 질문했다.
“그러게요? 저도 신기하네요. 분명 오는 동안 몬스터들 밖에 못 봤는데 말이죠. 결국 인간형 몬스터라고는 리자드맨 밖에 없었는데… 리자드맨이 왜 사요의 아빠를 묶어 두었을까요?”
세 사람 모두가 궁금해 하는 일이었다.
누가 사요의 아빠를 납치 했으며, 왜 이렇게 해안에 나무 기둥을 세워 거기에 밧줄로 묶어 두었단 말인가?
단순한 퀘스트라고 하기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키식~!
그런데 그때였다. 어디선가 바람 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순간. 해변에서 몬스터들이 또다시 출몰하기 시작했다.
“크리쳐?”
태성은 물 위로 올라오는 남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신을 알몸으로 나왔지만, 주요 부분은 해초로 가려져 있었다.
완전한 사람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었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존재했고, 다리나 등에도 지느러미와 비늘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두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닌, 물고기의 눈처럼 동공이 너무나 컸다.
‘눈만 보고 있으면 소름이 끼치는군… 아무런 감정이 담겨져 있지 않은 것 같은 눈빛이랄까?’
크리쳐는 천천히 해안으로 올라와 사요의 아빠를 풀어주는 태성 일행들에게 적대감을 드러냈다.
“키식! 그자는 우리들의 것이다. 데리고 갈 수 없다.”
“무슨 말이야? 죄 없는 인간을 이렇게 묶어 두고는? 그게 할 말이냐?”
무한이 크리쳐를 보며 대꾸했다. 하지만 크리쳐는 더욱 인상을 쓰며 대답했다.
“키식! 죄가 없다? 킥킥킥. 그자는 우리의 보물을 가져갔다.”
“보물? 그게 무슨 말인가?”
“키식! 용머리에서 나오는 보물을 가져갔기 때문에, 그를 제물로 쓸려고 하는 것이다. 키식!”
“용머리에서 나오는 보물……?”
세 사람은 크리쳐의 말을 듣고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보물이라는데 혹시 알고 있는 거 계세요?”
“글쎄요?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 인지라…….”
“저 역시도 여기 처음이다보니… 생소한 말이네요.”
그들 모두는 보물에 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사요의 아빠는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물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물며 자신들에게 적대감을 확연하게 드러내며, 금방이라도 공격을 취할 것 같은 크리에게 물어 볼 수도 없었다.
“우선은 사요의 아빠를 구출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 같은데요?”
“그러게요. 이대로 있다가는 저 녀석들의 창에 먼저 죽을 것 같네요.”
무한은 사요의 아버지에게 묶인 밧줄을 더욱 빠르게 풀어 나가기 시작했다.
태성은 그가 빠르게 밧줄을 풀 수 있게 시간을 벌어주기로 했다.
“그 보물이 뭔지 모르지만, 죄 없는 사람을 죽게 놔둘 순 없지!”
“키식! 죄 없는 사람? 우리의 보물을 가져가다고 분명히 말했다! 키식!”
“그거야 그쪽들 사정이고. 우리는 받은 의뢰가 있어서 그냥 보내진 못하겠어.”
“키식! 그렇다면 모두 제물로 삼아주마!”
쉬쉬쉬쉭!
이곳에 모인 크리쳐들은 모두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창을 던지는 위력은 실로 막강했다.
푸푸푹!
한 번에 세 네 마리의 좀비가 관통되며, 그대로 소멸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생각보다 엄청 세잖아?”
투캉! 투캉!
한 마라의 몬스터가 아닌, 여러 마리의 몬스터와 언데드들의 접전이 벌어진 것은 그때였다.
“제길! 숫자도 많아! 점점 더 많이 올라오잖아?”
물속에서 크리쳐들이 계속해서 해안으로 올라서고 있었고, 그 수가 무려 100마리가 넘어서고 있었다. 강한 힘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좀비와 스켈레톤으로서도 그들 모두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튀, 튀어요! 얼른!”
“네네! 밧줄 다 풀었어요. 얼른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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