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47화 (47/134)

00047  2권

저주 받은 대지.

그곳 역시도 네임드가 존재하는 필드였다.

케이사의 악령이라는 네임드는 한 때, 주술사로서 사람들의 덕망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사람들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마녀로 치부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마녀 사냥을 당하고 말았다.

자신이 사랑하던 남자까지 그녀를 마녀로 대하면서, 케이사는 사람들에게 화형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악령으로 되살아나, 비옥한 땅에 저주를 내려 더 이상 사람들이 살지 못하게 했다. 스스로가 악령이 되면서 이곳 땅을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태성이 이곳 사냥터를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곳은 유저들이 조금 난감해하는 사냥터이다. 이유는 대부분 몬스터들이 주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죽은 녀석까지도 다시 살아 움직인다.

주술을 사용하는 녀석들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우두머리 격의 몬스터가 존재하고, 이 우두머리가 수하들을 부린다.

몬스터가 엄청난 숫자가 있더라도, 이런 수하들은 경험치나 아이템은 일체 없었다. 오로지 우두머리 몬스터만이 하나의 개체로 인정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수하들을 처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죽여도, 죽여도 다시금 살아나는 소하들로 인해 하나의 파티가 온다 하더라도, 절대로 쉽게 사냥이 진행되지는 않을 정도였다.

“음… 사람도 없어서 딱 좋긴 한데… 문젠 우두머리 녀석만이 하나의 개체로 인정이 되니… 시간이 아까울 수밖에는 없겠군.”

태성은 즉시 언데드들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개체수가 제법 많이 늘어나다보니 재사용시간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꽤나 시간을 투자하며 소환하는 수밖에 없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몬스터는 모조리 섬멸하되, 우두머리 몬스터를 먼저 죽여라.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너희들의 힘만 낭비하게 될 뿐이니까. 전원 공격!”

우르르르르~!

태성의 명령에 준비하고 있던 모든 언데드들이 앞서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역시나 선봉장은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였고, 둘은 여전히 티격태격하며 달려가고 있었다.

“저 녀석들이 호흡만 제대로 맞춘다면 그래도 꽤나 강력해질 수 있을 텐데 말이야… 하긴, 서로 다른 소환수니 호흡을 맞출 일은 없겠지. 앞으로 점차 불어나는 자신들의 개체에 호흡을 맞추는 것이 당연한 것일까?”

다크 나이트까지 2마리로 늘어난다면, 이는 더욱 탄탄한 기반을 가진 선봉장들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자식들… 감히 우리를 흉내 내? 니들이 좀비냐? 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좀비1번이 쓰러진 몬스터에게 발길질을 하며, 다시 일어서는 녀석을 공격하고 있었다.

“야, 그러니까 내가 우두머리 녀석들만 죽이라고 했잖아. 힘 빠진다고! 왜 말을 안들어!”

좀비 1번은 들리지도 않는 듯 계속해서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우리 긍지… 높은 좀비를 흉내내지마라. 이 썩을 몬스터들아……!}

좀비 1번의 말을 듣고 있던 태성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긍지? 좀비에게도 긍지가 있었나? 다크 나이트의 말을 주워 들은 건 있어가지고…….’

좀비 1번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 역시도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야! 대가리! 네가 이 잔챙이들을 정리하도록. 나는 우두머리를 잡겠다.}

{대, 대가리라니? 듀라한이라는 좋은 이름을 놔두고 왜 우리를 저급하게 부르는 것이냐?}

{니들 대가리 잘 쓴다면서? 그거 칭찬 아닌가?}

{그, 그래? 칭찬이야 뭐… 크하하하! 네놈이 이제 우리의 진가를 알았구나. 그런데 왜 우리가 잔챙이들을 정리해야하지? 엄연히 우리는 둘! 너는 하나잖아?}

{너희 둘이서 잔챙이를 정리하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 빠르지 않겠나?}

듀라한들은 더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크 나이트가 시키는 대로 했다.

{역시 머리는 폼이었군. 주군의 사랑은 내가 독차지다! 차앗!}

다크 나이트가 우두머리 주술사를 향해 달려가며 검을 휘둘렀다.

“음! 역시 다크 나이트야! 네 녀석이 최고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태성은 다크 나이트를 믿음직하게 여기고 있었다. 비록 되살아나는 언데드들이 많았으나, 태성에게 크게 해를 가하지는 못했다. 되살아난다고 해봐야 이미 언데드들에게 포위를 당한 상태. 한 대씩만 때리더라도 살아난 몬스터들은 금방 죽어버리기 때문이었다.

태성의 명령대로 주 타격부대는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 그리고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고스트들이었다.

그들이 조금 더 앞으로 전진하기 쉽도록 좀비를 폭파시켜 길을 열어주는 태성의 궁합은 매우 잘 맞아 떨어지고 있었다.

당분간 태성에게 주어진 과제는 바로 레벨업이었다. 그랬기에 며칠 째, 이곳 저주 받은 대지에서 사냥을 하고 있었다.

지금 태서으이 레벨은 650레벨이다. 60레벨이 된 이후 레벨업 속도는 현저하게 줄어들어 있었다.

그러면서도 60레벨이 되는 동안 스킬 레벨은 다량 오르게 되었다.

좀비 300마리, 스켈레톤 130마리, 메이지 90마리, 구울 50마리, 고스트 75마리, 듀라한 2마리와 다크 나이트 한 마리였다.

이제는 족히 하나의 대대를 넘어설 개체가 확보 된 것이다.

그렇다보니 편성을 새롭게 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사냥을 하는 공격 편성과 대대의 편성으로 나뉘게 되는데, 사냥의 편성은 종족별로 중대를 만들어서 전투에 임했으며, 대대 편성의 경우 앞으로 추가적으로 나오는 소환수들을 대비하여 좀비 40%, 스켈레톤 20%, 메이지와 구울이 15%, 고스트가 10%의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차후 지휘관은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로 우선은 배치를 해두었으나, 언제 얼마나 똑똑한 소환수가 나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이는 임시로 정해둔 것에 불과했다.

“이제 사냥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군. 스킬 레벨이 오르면서 공격력이 상승해서 그런지… 웬만한 녀석들은 이제 껌이네.”

일반 몬스터들은 더 이상 언데드 군대를 막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지능이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소환수들은 스스로가 조금씩 판단을 할 수가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좀비였다.

‘좀비의 이동속도가 조금이라도 빨라졌더라면, 익스플로전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야. 그것까진 너무 욕심인가? 하긴…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으니… 좀비의 이동속도까지 바라는 건 밸런스 붕괴인가? 만약 좀비가 빨라지게 된다면 나를 당할 수 있는 동급의 유저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태연하게 좀비의 단점을 받아들이고 있는 태성이다. 현재로서 그는 자신의 스킬에 대해서 아무런 불평불만이 없었다.

‘애초에 흑마법사로 전직하기를 정말 잘 한 것 같아. 내 생각 이상의 존재로 탈바꿈 했으니 말이야. 60레벨… 이제 이진호에게 다가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녀석도 100레벨 이후에는 레벨업 속도가 많이 늦춰지겠지… 그리고 나는 계속 빠르게 따라갈 테니까 말이야…….’

태성은 이진호와의 대결을 동급 레벨로 맞추고 있었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를 대비해서 빠르게 레벨업을 할 생각이었다.

골드를 판매 하고 현금이 넉넉했던 태성은 게임에 임하는 시간이 더욱 많았다. 보통 9시 이후에 집에서 나가 넷룸을 향했던 태성이 이제는 아버지와 함께 8시에 집에서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아버지의 퇴근 시간에 맞추고 있다.

그렇다보니 하루에 그가 게임을 하는 시간은 최소가 12시간 가량이었으며, 부모님이 게임을 하지 않는 늦은 시간에 그가 다시 캡슐에 몸을 맡기면서 게임 시간은 더욱 길어졌다.

그러다보니 반나절의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게 되면서 보통의 일반 유저들보다는 많은 시간을 게임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레벨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도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시너지를 얻는 법.

“저주 받은 대지. 여기도 이제 거의 싹쓸이 상태인가?”

구석구석 리젠이 되곤 했지만, 그래봐야 언데드 군단으로부터 순식간에 다굴을 맞고 사라질 운명들이다.

이 넓은 저주 받은 대지에는 몬스터보다 언데드 군단이 더 많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이전만큼 빠른 경험치를 얻기는 힘들었다.

아쉽게도 태성은 여전히 아이템과는 인연이 멀었다. 비록 다크나이트 킹을 통해 유니크 급을 얻었다곤 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만 얻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곳 저주 받은 대지에서도 별다른 아이템의 소득은 없었다.

“마법사 계열이라지만, 엄연히 다루는 옵션이 다르다보니 아이템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구나…….”

대부분 그가 얻은 것은 일반 마법사들이나 백마법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쓰는 무기의 옵션들이었다.

태성의 경우 마법을 쓰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마법 공격력이 들어가는 옵션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저주 받은 대지를 싹쓸이 한지도 며칠이 지났고, 이제는 자신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리젠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지고 있었다.

“이제 이곳을 벗어나서 새로운 곳을 찾아볼까?”

태성은 그렇게 다짐하고 몸을 도릴려 하였다.

-저주 받은 대지에 분노한 케이사가 출몰하였습니다.

“응? 무슨 소리야? 케이사? 설명에서 봤던 그 케이사 말인가?

네임드급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그렇지 않고서야 고작 엘리트 급을 이렇게 메시지로까지 알려줄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상하게 네임드 몬스터가 없다고 생각했더니… 역시 랜덤하게 나오는 거였나?”

그는 메시지가 들린 이후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먼 곳에서 거대한 검은 구름 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흐흐, 저곳이다! 가자 얘들아!”

허우!

우르르르르~!

언데드들이 태성의 명령을 받고 즉각 검은 구름이 있는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검은 구름의 모습을 보고 태성은 깜짝 놀랐다.

그것은 검은 구름이 아니었다.

“제, 젠장! 까마귀냐?”

사사사사사~!

수천마리는 될 법한 까마귀들이 일제히 언데드 군단을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스컬 실드!”

미리 방어막을 펼쳐두고 주변을 살피는 태성.

“뭐야? 까마귀한테 공격을 당하는 거야?”

자세히 보니 까마귀는 좀비의 살갗을 부리로 쪼면서 공격을 하고 있었다.

“흐흐…….”

태성은 오히려 웃음을 날렸다

“좀비들은 전원 언데드 군단 사이사이로 위치를 잡는다. 실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느 좀비들. 하지만 그런 좀비들 보다 스켈레톤급들이 더욱 빠르게 움직여 좀비들 사이로 들어갔다.

“흐흐, 귀여운 녀석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군. 자… 이제 까마귀 불꽃 축제를 시작해 볼까? 좀비 전원 익스플로전!”

쿠콰콰콰콰쾅!!

막대한 양의 마나가 빠져 나갔다.

삽시간에 폭발한 좀비의 공격에 허공을 가득 매우고 있던 까마귀 때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음… 이제 된 건가? 그럼 다시 한 번 검은 무리의 정체를… 제기랄… 저건 또 뭐야?”

까마귀 때가 사라진 후, 태성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많은 몬스터들. 하지만 이 몬스터들은 일반적인 대열이 아니었다. 자신의 언데드 군단과 비슷한 대열을 갖추었고, 숫자 역시도 엇비슷해 보였다.

“뭐가 저렇게 많아? 설마… 저 모든 것들이 소환수?”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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