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1 3권.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었다.
{우우우~! 우리는 조건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는다!}
“닥치고 들어. 조건을 수락할 수 없다면 조건을 받아들이는 자들에게만 육포를 제공하겠다!”
{헉? 그, 그런 법이!}
그 말을 하는 좀비 1번도 결국은 얌전해 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 몬스터만 잡아서 될 일이 아니란 것은 내가 한 말로 인해 너희들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잠시 쉬는 시간에 땅을 파도록 한다. 예전에 말했던 것처럼 땅을 파서 반짝이는 것을 가져오는 자에게는 특별히 두 개의 육포를 주도록 하겠다. 알겠나?”
주변은 매우 조용했다. 그 누구도 선뜻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너희들이 지금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향수 조만간 육포는 더 이상 먹을 수 없을뿐더러, 빵조차도 먹을 수 없게 된다. 우리는 거지 군대가 되고 마는 것이다!! 지나가다가 풀이라도 뜯어 먹으면 다행이겠지! 명색이 언데드 군단인데, 풀이나 뜯어 먹고 살고 싶은가? 너희들이 짐승인가!!”
태성의 언변에 언데드들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우우우! 절대 그럴 순 없다! 개풀 뜯어 먹는 소리 하지 말아라! 우리는 풀을 뜯어 먹지 않을 것이다!}
“그래! 너희들은 절대 풀을 뜯어 먹어서는 안된다! 긍지 높은 언데드들이라면 절대로 그런 일을 해서는 안되지! 그러니 지능이 높은 너희들이라면 나의 말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땀을 흘리는 것에 대한 대가는… 언제나 주어지는 법이니까!”
그때 다크 나이트 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군이 힘드시다는데, 전 육포 같은 것은 필요 없습니다. 주군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 있다면 기꺼이 나서겠습니다.}
다크 나이트들은 그 즉시 두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쳇! 또또! 저놈의 충성심! 말은 저렇게 하면서 아마 제일 먼저 빛나는 돌을 찾기 위해서 시작한 것일지도 몰라! 자존심도 없는 놈!}
{흥! 주군의 말에 토를 다는 네녀석과 나를 비교할 생각이냐? 웃기지마라. 난 그저 주군에게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다.}
{네 이놈! 그 입 닥치지 못할까!}
듀라한이 다크 나이트 두기를 바라보며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러다 다크 나이트 하나가 행동을 멈췄다. 고작해야 땅을 40센티 정도 밖에 파지 않은 상태였다.
{응? 이건 뭐지?}
다크 나이트는 땅에서 빛나는 돌을 하나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것을 태성에게 가져갔다.
{주군. 혹시 말씀하시는 빛나는 돌이 이것입니까?}
태성이 다크 나이트가 건네주는 돌을 받아 들었다.
“오오! 미스릴이구나! 그렇지. 미스릴 뿐만 아니라, 그 외에 빛나는 돌들이 많을 것이다! 고맙다! 다크 나이트! 나의 믿음직스러운 수하여! 자! 받아라! 육포 두 개다! 아니! 세 개다! 최초로 시작한 너에 대한 나의 감사의 마음이다!”
{오오… 주군이시여. 이 영광! 평생을 간직하겠나이다!}
무릎을 꿇고 세 개의 육포를 건네 받은 다크 나이트는 자신의 동료 하나에게 육포 하나를 나눠주었다.
{제, 젠장!! 절대로 네놈들에게 뒤쳐질 수 없다!!}
듀라한들은 급히 자신의 머리와 손으로 땅을 갈 듯이 파헤치기 시작했고, 이후 다른 언데드들도 그 모습을 보며 동참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언데드 군단이 땅을 파헤치는 모습을 보며 태성은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흐흐흐흐… 이로서 손해보는 자금은 해결을 할 수 있겠군!’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태성. 얼마 뒤 시간이 지나고 좀비 1번이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왔다. 그것을 태성에게 건네며 말했다.
{뭔가 이상해… 분명 이용당하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좀비 1번은 의아한 눈빛으로 태성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태성은 미스릴을 건네받으며 육포 두 개를 그에게 넌지시 건네줄 뿐. 그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시선을 회피하는 태성을 바라보며 좀비 1번은 한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육포를 입에 물었다.
어느덧 도합 600마리가 넘는 언데드 군대가 땅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주변 일대는 수많은 구덩이가 형성 되어 있었다.
‘좀비 1번… 녀석을 확실하게 조심해야해. 다른 언데드들과는 촉부터 다른 녀석 같아. 머리가 좋아지는 게 점점 내 눈에도 보이고 있어… 아니면 애초에 의심이 많은 녀석이거나 …….’
녀석에게 받은 광물을 조심스럽게 인벤토리에 넣는 태성은 한쪽에서 육포를 씹으며 수많은 언데드들이 휴식을 취하는 광경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래도… 간간히 특별 이벤트 형식으로 다른 먹을 것도 준비해주는 것이 좋겠지. 조금씩 돈을 모아 가면서 말이야…….’
모두를 선동하여 이 같은 행위를 하고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이 모두가 잘 살기 위한 일이기 때문에 태성으로서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다.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던 태성은 늦잠을 자버리고 말았다.
“아… 너무 미치도록 게임을 했나? 요즘 들어 수면이 좀 부족한 것 같단 말이야… 좀비 1번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태성은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태성은 넷룸을 향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골목에서 나오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쳇… 아침부터 이게 무슨 꼴이야?”
낯이 익은 인물.
‘저 녀석이 왜 아직 학교에 안가고?’
바로 이진호와 함께 자신을 괴롭혔던 박종수라는 놈이었다.
언제나 거머리처럼 이진호의 곁에 붙어 다니며 이진호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과도 같은 녀석이다.
“젠장… 오늘 하루 학교 재끼고 넷룸이나 갈까?”
그는 ‘씨익’ 웃더니 그대로 학교 가는 것을 포기 했는지 한적한 곳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노는 녀석에 맞게 가방에는 교과서 대신 옷이 들어 있었고, 교복을 가방에 집어넣은 뒤 넷룸으로 향했다.
‘저 녀석… 나와 같은 대륙이었지? 그때 이진호가 날 죽일 때 분명히 옆에 있었으니까 말이야. 좋아……!’
박종수는 이진호와 함께 같은 대륙에 머물고 있다. 또한 태성과도 같은 마을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홀로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칠 리가 없는 태성이었다.
그가 들어가는 넷룸으로 따라 들어선 태성은 즉시 캡슐로 들어섰다
‘시작은 네놈부터다… 부디 마을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빠르게 게임에 접속 후, 태성은 마을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워낙 넓은 마을이라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박종수.
하지만 당시 이진호의 레벨을 감안해보면, 박종수가 사냥을 진행할 시 나갈 수 있는 위치는 바로 동쪽 정문이었다. 그도 아니면 텔레포트를 이용하여 곧장 이동할 위험도 있었다.
결국 텔레포트를 이용할 수 없는 태성은 동쪽 정문에서 그가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차, 찾았다! 운이 좋았어!’
동쪽 정문을 향해 박종수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외형과 더불어 대략 50레벨 이상은 넘는 것으로 예측 됐다.
‘오히려 외형을 변경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를 해야하나? 큭큭…….’
박종수도 그렇지만, 이진호 역시도 외형에 변경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정확하게 그들을 알아 볼 수가 있었다.
박종수는 마을에 크게 볼일이 없는 듯, 그대로 사냥터로 향하고 있었다.
‘뭐야? 아직 2차 전직도 제대로 못한 것 같은데?’
박종수가 홀로 사냥터를 찾았다. 그곳은 2차 전직을 한 유저가 찾을 수 있는 사냥터는 아니었던 것이다.
일반 평지에서 사냥하는 박종수는 스킬도 별로 많지 않았을뿐더러, 레벨이 40에 해당하는 몬스터를 힘겹게 잡고 있었다.
‘그래. 어쩌면 당연하겠지. 학교 다니면서 게임할 시간이 많지는 않을 거야. 이진호 녀석이야 학교에서 매일 같이 자고, 집에가서 죽자고 게임을 할 테니 말이야. 슬슬 모습을 드러내볼까? 큭… 아니지. 좀 재미있게 놀아보자고.’
태성은 박종수가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언데드들을 모두 소환시켰다.
“자! 지금부터 복수의 때가 다가왔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내가 시키는 것 이외에는 그 어떠한 일도 해서는 안 된다. 알겠지?”
허우!!
“야야… 다들 목소리가 너무 크다. 작게. 작게…….”
허… 우…….
“옳지. 잘한다. 저기 보이는 녀석이 하나 있지? 저 녀석이 잡고 있는 몬스터들을 무조건 스틸을 한다. 알았으면 뛰어가!”
두두두두~!
언데드들이 급히 박종수를 향해서 달려가싿.
“뭐, 뭐야?”
지축을 흔드는 소리에 박종수는 사냥을 하다 말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엄청난 수의 언데드들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으악!!”
틀리없이 죽겠구나 하고 생각한 그 순간!
“윽! 악! 억!”
언데드들은 그의 몸을 수십 차례 부딪치고는 그대로 자신이 잡고 있던 몬스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마구 잡이로 몬스터를 패기 시작하더니, 몬스터가 쓰러져 죽자 다른 장소로 급히 도망가듯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뭐야? 저것들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어이가 없는 상황에서 박종수는 자신이 잡던 몬스터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대체… 이 몬스터는 저것들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꼴을 당하는 거야?”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다보니, 결국 그 탓을 몬스터에게 돌릴 수밖에 없었다. 바닥에 쓰러진 몬스터는 서서히 사라져 갔다.
자신이 잡던 와중에 스틸을 당하면서 경험치 대부분을 얻을 수가 없었다.
수많은 언데드들이 사라지고, 박종수는 또다른 몬스터를 향해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그런데 또다시 자신을 향해서 달려오는 언데드무리들.
“헉?”
이번에는 언데드들의 눈빛이 매우 날카로웠다.
‘이번엔 정말 죽는구나!’
박종수는 그대로 머리를 푹 숙였다.
퍼퍼퍼퍽!
그런데 또다시 자신이 잡던 몬스터만 후려갈긴 후, 언데드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미, 미친 것들 아냐?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야?”
하도 어이가 없어서 박종수는 그대로 가만히 서 있었다. 앞으로 혹시나 언데드들이 더 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언데드들은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언덕으로 사라진 언데드무리. 그곳은 무척이나 조용하고, 먼지는 어느덧 가라 앉아 있었다.
“음… 이제 간 건가?”
그러면서 검을 빼들어 몬스터를 치려고 한 그 순간!
두두두두!
“이런 씨발!”
언데드들이 힘껏 달려오더니 주변에 있는 몬스터를 모조리 쓸어버리고 다시 도망쳤다.
“어떤 새끼야! 뭐하자는 건데? 이리 안 나와?”
큰 소리로 힘껏 외친 박종수. 그는 반드시 누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상황.
“그래! 씨발! 누가 이기나 한 번 해보자. 어디 잡을 만큼 다 잡아봐. 이 새끼들아!”
박종수는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보았다. 언덕위에서 달려올 자세를 취하고 있는 언데드들을 말이다.
“씨발 내가 먼저 잡을 거야!”
박종수는 급히 검을 들고 몬스터를 향해서 찔러 들어갔다.
두두두두~!
언데드들 역시도 매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크하하하! 씨발. 이번에는 내가 이겼어! 내가 이겼다고! 내가 먼저 죽일 수가 있다고!”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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