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52화 (52/134)

00052  3권.

박종수는 있는 모든 스킬을 활용해 몬스터를 힘겹게 죽였다. 그런데 언데드들은 달려오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뭐야? 해보자는 거야?”

언데드들이 갑자기 박종수를 둘러쌌다.

그러면서 10마리씩 짝을 지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박종수는 황당한 광경에 잠시 넋을 놓고 언데드들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데 그 순간.

퍼퍼퍽! 퍼퍼퍽!

10마리의 언데드들이 동시에 자신을 공격했다. 그것도 딱! 한 대씩만 때리고 물러서는 것이 아닌가?

이후 다른 10마리와 교대를 하더니, 그 10마리도 딱 한 대씩만 때리고 모두가 물러났다.

“아… 씨발! 어쩌자는 거냐? 어떤 새끼야! 당장 나오라고!”

박종수의 큰 소리에도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언데드들로 인해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퍼퍼퍽! 퍼퍼퍽!

언데드들은 계속해서 교대를 해가면서 박종수를 한 대씩만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이야… 넌 오늘 정말 재수 없는 것 같다.}

비틀비틀~!

비틀 거리기보다 건들거리며 앞으로 걸어나오는 좀비 한 마리가 박종수를 불쌍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 듀라한 3마리가 모습을 나타냈다.

처음으로 일반 언데드가 아닌 듀라한의 거대한 몸집을 본 박종수는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고 있었다.

{너 이 새끼… 우리 주인이 그렇게 이를 가는 녀석이지? 넌 오늘 뒈졌어!}

듀라한 세 마리가 자신들의 머리를 들고 그 머리로 박종수를 후려패기 시작했다.

퍼퍽! 퍽퍽!

“아악! 억! 욱!”

방패 역할을 하는 듀라한의 머리는 무척이나 단단했기에, 그것으로 구타를 하는 것은 돌로 내려찍는 효과라고 볼 수 있었다.

너무 심하게 패버려서 일까? 박종수는 쓰러진 상태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었다. 한 마디로 사망을 한 것이다.

-강제적인 대결로 인하여 페널티를 얻게 되었습니다.

-각 마을에 있는 경비병에게 수배가 내려졌습니다.

-모든 유저들에게 공격을 받고 사망할 시에 2레벨 하락과 아이템 드랍을 하게 됩니다.

-페널티는 일정한 사냥을 통해서 풀릴 수가 있습니다.

박종수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본 태성은 귓가에 들려오는 메시지를 듣고도 무시해버렸다.

“흐흐… 상관없어. 나의 복주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니까…….”

태성은 이후 계속해서 마을 주변 입구를 살피기 시작했다. 혹시나 다른 유저들의 시선에 들면 좋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풀숲이나 나무 위에서 동쪽 정문을 살펴보고 있었던 것이다.

“흐흐… 저기 나온다.”

박종수는 태성에게 어이없게 죽음을 당한 이후 마을에서 나왔다.

“아… 씨발! 가온누리라는 녀석이 대체 누구야? 이런 씨발 새끼! 걸리면 진짜 뒈진다! 아오!”

누구에게 죽었는지에 대해서 메시지로 알려지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정보는 알 수가 있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아이디만 알 뿐, 그 모습을 직접 보지를 못한 박종수. 수많은 언데드들로 인해서 유저라고 보이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아… 몰라. 그냥 똥 밟았다고 생각하자. 휴¨ 다른 사냥터로 가볼까? 혹시나 그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요즘 세상에 진짜 또라이 새끼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박종수는 방금 전의 악몽을 떠올리기 싫은 듯, 이번에는 반대쪽 사냥터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흐흐흐… 어디 한 번 얼마든지 가봐. 레전드 오브 판타지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죽여줄 테니까… 크흐흐흐.”

박종수는 이제는 제법 사람이 많은 곳을 선택했다. 혹시나 모를 테러를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유저들은 살인자에 대해 많은 적개심을 지닌다. 물론 단순한 살인자가 아닌, 살인자를 죽임으로 해서 그에게서 떨어질 아이템에 눈이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저레벨의 유저라 할지라도 무턱대고 살인자에게 덤벼드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게 된다.

“이곳이 좋겠군. 여차하면 유저들이 도와줄 테니까 말이야.”

박종수는 곳곳에 있는 몬스터를 검으로 찔러가며 사냥을 재개했다.

“경험치 아까워 죽겠네. 씨발… 강제적으로 죽어도 경험치가 떨어지니 이거야 원… 레벨이 깡패지.”

박종수는 자신의 떨어진 경험치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에, 경험치가 하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투덜거리며 사냥을 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척척척!

무수히 많은 언데드들이었다. 방금 보았던 언데드보다 인원이 더 증가한 상태였다. 몇 백 마리는 되어 보이는 언데드들이 이번에는 10열종대로 줄을 맞춰서 박종수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이런 씨발! 뭐하자는 짓이야? 또 해보자고? 어디 해봐! 씨발것들아!”

박종수는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 있는 유저들은 지금 이 신기한 광경에 사냥을 하다말고 언데드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 어디 한 번 죽여봐. 그러면 네놈도 반드시 유저들한테 죽을 테니!’

박종수가 믿는 것은 바로 유저들이었다.

척척척!

언데드 무리들이 박종수를 지나치기 시작했다. 아니, 지나치는 것처럼 보였다.

갑자기 어느 중간쯤 들어오자, 언데드들이 똘똘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가운데에는 박종수만이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었다.

“씨, 씨발! 니들이 이런다고 유저들이 모를 것 같아? 차앗!”

박종수는 검을 들어 언데드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떠한 언데드도 박종수의 공격에 저항을 하지 않고 있었다. 검을 휘두르면 휘두르는데로 모두 다 맞아 줄 뿐이다.

“다크 힐! 다크 힐!”

언데드 무리 속에 있던 태성은 혹여나 박종수의 공격을 맞고 소환 해제되는 녀석을 위해서 계속해서 생명력을 부어주고 있었다.

“이, 이것들이 왜 이렇게 안 죽어!”

퍼퍼퍽!

미동도 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공격을 멍한 시선으로 맞고만 있는 언데드들. 녀석들을 보니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흐흐…….’

태성은 그 모습을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미소가 신호였을까? 언데드들이 다시 좁혀지기 시작했다.

“윽! 뭐하자는 거야? 사, 사람 살려! 여기 유저 살려요!!”

우우우우우~!

허우허우허우!

하지만 그 목소리를 유저들은 들을 수 없었다. 허공에는 고스트들이, 밑에는 언데드들이 소리를 모두 차단할 정도로 가득 매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퍼퍼퍽! 퍼퍼퍽! 퍼퍽!

또다시 죽을 때까지 구타가 시작되었다. 지금가지 듀라한을 제외하고 한 대 이상 때린 언데드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강제적인 대결로 인하여 페널티가 더욱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각 마을에 있는 경비병에게 수배가 내려졌습니다.

-모든 유저들에게 공격을 받고 사망 할 시에 3레벨 하락과 많은 수의 아이템 드랍을 하게 됩니다.

-페널티는 일정 사냥을 통해서 풀릴 수가 있습니다.

기존에 얻은 페널티를 풀지 않고 또다시 유저를 죽였기 때문에 그 페널티는 더욱 강력해졌다.

유저들은 현재 언데드 무리들 속에 태성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가 유저를 죽였는지 아닌지 정확하게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단지 엄청난 수의 언데드들을 멍하니 지켜만 보고 있을 뿐이다.

“대체 저 언데드들은 뭐죠?”

“그러게 말이에요. 저 많은 언데드를 소환 할 수 있는 유저가 있는 건가?”

“그런데 유저도 안보이는데요?”

“언데드 사이에 있을지도 모르죠. 그나저나 대단하네요. 저렇게 많은 언데드라니?”

유저들은 누군가 죽었다는 것을 인식도 못하고 있었다.

“자… 다시 가자. 얘들아.”

척척척!

박종수가 죽고, 언데드들은 태성을 가운데에 자리하게 하며, 서서히 다시 마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 씨발! 대체 뭐하자는 녀석이야? 가온누리 개자식!”

박종수는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언데드들로 인해서 무턱대고 사냥터로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흥! 입구로 나가지만 않으면 지가 나를 어떻게 찾겠어?”

박종수는 즉시 이동 포탈을 타게 되었고, 지금까지 가지 않은 사냥터로 이동했다.

“흠… 이 녀석 왜 안 나오지? 설마 종료를 한건가?”

태성은 호깃나 몰랐기 때문에 로그아웃을 한 이후, 캡슐에서 나와 박종수가 들어간 캡슐을 살폈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며, 게임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이 넓은 땅덩어리에서 널 찾기는 힘들 거다. 하지만… 네가 갈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겠지? 주문서를 모두 써서라도 널 찾고 만다!”

태성에게 주문서란 필수다. 이동 포탈을 이용할 수 없는 그로서는 많은 이동 주문서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는 박종수의 레벨에 맞는 사냥터의 목적지에 맞게 이동 주문서를 찢었다. 그리고 주변을 샅샅이 뒤져 가며 그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헉헉… 드디어 찾았다.”

이동 주문서를 40개를 소모하며, 그가 갈 수 있는 30레벨부터 40레벨 초반까지의 사냥터를 모조리 물색한 결과 드디어 녀석이 사냥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휴… 이제 도망가면 또 찾기는 너무 힘드니까. 마지막 정체를 밝혀 볼까나?”

태성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박종수에게 다가갔다.

“뭐, 뭐야? 어? 살인자잖아?”

살인자란 게임 속에서 대결이 성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를 죽이게 되면 얻게 되는 페널티의 명칭이었다.

“잘됐다. 씨발! 안 그래도 오늘 열 좀 받았는데, 살인자나 죽이고 아이템 좀 얻어 보자! 이리와 이 새끼야!”

박종수가 소리치며 태성에게 달려들었다.

“스컬 실드!”

투캉!

녀석의 검이 해골에 가로 막히며 오히려 튕겨 나갔다.

“흥! 스컬 하나도 어쩌지 못하는 실력으로 나한테 덤비냐?”

“이, 이자식이? 살인자 주제에 말이 많아!”

박종수는 스컬 하나를 소멸 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공격력이 500이 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파캉! 파캉!

“이제 겨우 하나 사라졌군. 그래서 어디 힘이 남아나겠어? 아직 스컬은 많다고.”

“이 자식이? 고작 이따위 잡 스킬 가지고 나를 잡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냐?”

“후후, 그렇지. 널 잡지는 못하겠지. 그나저나… 너 날 기억하지 못하나보구나?”

“응? 날 아냐?”

“당연히 알지. 자다가도 너희들을 생각하면 벌떡벌떡 일어날 정도니까 말이야.”

태성의 말에 박종수가 우쭐 하는 듯했다.

“그렇지. 내가 좀 유명하… 아니지? 너희들? 그게 무슨 말이냐? 너희들이라니?”

“그래. 아무리 바보라도 들은 이야기조차 이해를 못하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쓰레기지. 그런데 넌 이해를 했다고 해도 사람은 아니고 쓰레기겠지. 안 그러냐? 박종수?”

“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박종수는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잇는 태성을 보며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섰다.

이유는 당연했다. 게임 속에서 살인자가 되어 있는 자가 자신의 이름을 아는 것이 섬뜩했기 때문이다.

“뭐야? 날 잊어먹은 거야? 이진호에게 죽은 지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날 잊어먹어? 그러면 안되지!”

약간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태성이 크게 외치고 있었다.

이진호의 이름까지 알고 있는 태성을 김종수가 유심히 쳐다보다 ‘억’ 소리를 냈다.

“자, 잠깐? 너 설마 신태성?”

“그래… 이제야 알아보는구나. 정말 오랜만이다. 그치?”

“너 이 자식… 지금 나랑 뭐하자는 짓거리야? 꼴에 살인자까지 달고? 근데 너 많이 건방져졌다? 내 눈을 보고 말하고 있고?”

그의 말에 오히려 더욱 매섭게 노려보는 태성이었다.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