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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군주-54화 (54/134)

00054  3권.

“제길… 현재 나는 퀘스트로 얻을 수 있는 스킬은 모두 얻었다고 보면 되는 건가?”

전직을 하는 과정에서 태성은 스킬을 몇 가지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스킬 레벨을 올리는 것에만 열중을 했으며, 여타 퀘스트를 받으며 스킬이 늘어나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휴… 모르겠다. 지금 당장은 열심히 해보는 수밖에.’

긴 한숨을 내쉬고, 태성은 사이트를 닫고 게임 속으로 접속했다.

“음… 역시 사람들 많은 사냥터는 별로 좋지 않아. 요즘들어 소문도 좋지 않고 말이야.”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태성은 문득 한 문구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언데드를 이끌고 유저를 죽이고 다니는 살인자가 있다는 소식이었다. 박종호를 죽일 때 누군가가 그 장면을 본 것 같았다.

문제는 박종호만이 아니었다. 바로 에이스 길드원들 역시도 그러한 게시 글을 올려놓아, 유저들 사이에서는 살인자가 누구인지 탐색을 하고 다니고 있을 정도였다.

“당분간은 조심하면서 행동 해야겠어… 잘못하다가는 척살 대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

다소 위험한 곳이라도 사람들이 없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태성의 소환수의 경우 그 수가 무척이나 많기 때문에, 그의 소환수를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살인자에 대한 생각을 떠올릴 것은 뻔했기 때문이다.

이제 태성은 한 단계 뛰어넘어 80레벨 대의 사냥터로 왔다. 아직 60레벨 초반의 레벨인 태성으로서 무리수가 많이 따르는 곳이지만, 유저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곳만큼 좋은 장소도 없었다.

일반 사냥터에서 가장 외진 지역으로 유저들의 인적이 거의 드문 곳이다.

“슬슬 시작해 볼까?”

위험한 땅!

이곳은 필드로 구성 된 곳이 아닌, 집을 구성으로 되어 있다. 흔히 달동네를 연상케 한다고 보면 되지만, 집의 대다수는 폐허로 꾸며져 있었다. 이동이 원활하지 않은 관계로 유저들은 이곳을 거의 찾지 않고 있다. 또한 몬스터도 일반적인 몬스터와는 달랐다.

암살자나 은신을 하고 있는 닌자가 주로 분포하고 있는 이곳. 갑작스럽게 몬스터의 공격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유저들에게는 위험한 장소였다

닌자의 경우는 애초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주의해야하며, 갑자기 등 뒤에 나타나 습격을 가하거나, 강력한 한방으로 유저들을 일격에 죽이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태성은 이런 위험성을 맛볼  필요는 없었다. 그 말고도 얼마든지 칼을 대신 맞아줄 수 있는 소환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자! 모두 뭉쳐!”

태성의 말에 언데드 군단이 모두 뭉쳐서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스팍!

어디선가 공기 파공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스팍! 스팍!

파공음은 점차 심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좀비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서 쓰러지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서 전진한다! 앞으로 거대한 집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 진군을 늦추지 마라! 좀비 소환!”

줄어드는 언데드들을 계속해서 소환해가며 거대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태성.

작은 집에 주로 분포하는 닌자는 고작 5마리 남짓. 최소한 태성이 미친 듯이 사냥을 하려면 20마리 이상이 분포 된 곳에서 사냥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지금처럼 주변의 몬스터들을 잡지 않고 본래의 목적지로 빠른 걸음을 하고 있었다.

“여기다! 전원 대열을 갖춘다! 실시!”

넓은 공터가 있는 집에 도착했다. 학교 운동장만한 거대한 마당에는 그저 나무와 돌들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 몬스터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공기의 파공음은 계속되고 있었다.

스팍! 스팍!

“저것들을 어떻게 잡는다……?”

닌자를 상대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은신 상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은신을 풀지 못한 상태에서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전혀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방법이 한 가지 있긴 하지… 하지만 나에게 위험한 상황이 되긴 하겠지만…….’

태성은 그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전원 산개!”

촤촤촤촤~!

언데드들이 넓게 포진을 하기 시작했다. 600마리가 넘는 언데드들은 마당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츠칵!

그리고 그때 좀비 하나가 쓰러졌다.

“저기다! 당장 화살을 쏴라!”

샤샤샤샥~!

궁수들이 태성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활을 쏘기 시작했다.

퍼퍼퍽~!

숨어 있던 닌자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화살에 맞은 이상 은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더 이상 몸을 숨기지 못하고, 주변의 언데드를 공격하고 있었다.

“전원 일제히 돌격!”

우우우우~!

마당에서 펼쳐지는 600 :1의 대결. 결과는 뻔했다.

“훗… 순식간이군. 하지만 이래서야…….”

그 말을 하고 있는 사이 태성의 머리끝이 곤두 서는 느낌을 받았다.

촤악!

“크악!”

등 뒤에 닌자가 나타났던 것이다.

‘ㅈ네장… 스컬 실드도 사용하고 있었는데…….’

한 번의 공격에 태성은 그대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캐릭터가 사망하였습니다. 가까운 마을인 카로드로 이동할까요?

“예…….”

-카로드 마을에서 부활합니다.

-캐릭터 정보 상태가 반으로 줄어듭니다. 1시간 이후에 복구 됩니다.

-몬스터를 잡아도 떨어지는 게임머니와 경험치가 반으로 하락됩니다.

-모든 공격력이 반으로 하락됩니다.

부활한 후 자리를 이동하며 태성이 투덜거렸다.

“쳇… 차라리 좀비들을 폭파 시켜서 파편에 의해서 은신을 못하게 만들걸 그랬어. 하지만 몬스터 하나하나가 너무 강하다보니… 더러워서 거긴 안 간다. 이건 뭐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하고 사냥 좀 해보려고 했더니… 역시 사냥터 선택이 쉽지가 않네.”

태성은 닌자에게 한방에 죽은 것에 대해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고 있었다.

“애초에 투시를 하지 못하는 이상 닌자를 잡는 것은 힘들 테니까…….”

투시란 일종의 은신이나 숨어 있는 대상을 발견할 수 있는 스킬이다. 주로 암살자 계열이나, 혹은 헌터들 중에서 이 스킬을 보유하는 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때 한 남자가 태성에게 다가왔다.

“혹시 투시 스킬이 필요하신가요?”

길 가던 남자는 태성의 두 눈을 보며 묻고 있었다.

“네? 아… 예. 방금 닌자를 잡다가 투시가 없어서 뒤를 당하고 말았거든요.”

“아? 그러시군요 .그럼 저와 파티를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저 역시도 닌자를 잡는 퀘스트가 있다 보니 혼자서는 무리더군요. 그리고 탱커들은 닌자의 암습이 워낙 강해서 그쪽으로 잘 가려고 하지도 않고 있어서, 퀘스트를 아직까지 완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혼자서 사냥을 해야 하는 판국에 괜히 한 사람을 엮어버린 상황이었다. 또한 닌자가 있는 사냥터는 가지 않으려는 가운데, 누군가가 먼저 말을 걸어오다 보니, 이를 거절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니었다.

“저기… 혹시 불편하시면 안 하셔도 됩니다. 어차피 닌자를 잡는 파티는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 저도 퀘스트를 포기 할까하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 아닙니다. 함께하죠. 단지 지금 제가 페널티를 받고 있는 상태라서요. 1시간이 지나야만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괜히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리기가 죄송해서요.”

그 말에 남성은 고개를 가로저어 보였다.

“아뇨. 괜찮습니다. 어차피 이 퀘스트를 받고 10일이나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허? 그렇게나 오래요? 기다려주신다면야 저야 감사하죠.”

두 사람은 그렇게 함께 파티를 맺기로 하고, 천천히 사냥터로 걸음을 옮겼다.

옅은 갈색머리에 웨이브를 한 듯한 곱슬머리. 자연스럽게 곱슬이 들어간 머리는 왠지 귀티 나는 듯한 모습이었으며, 생긴 것 또한 남자답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꽃미남으로 보이기도 했다.

눈빛이 맑고 동그랬으나, 한편으로는 매섭게까지 느껴지기도 했다. 오똑한 코와 가느다란 턱 선은 그를 마치 조각처럼 보이게 하고 있었다.

‘이상하네… 어디서 본 사람 같은데…….’

그를 보며 낯이 익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태성이 먼저 물었다.

“저기… 혹시 전에 어디서 본 적이 없으신가요? 분명 본 것 같은데…….”

그 말을 하고 두 사람은 서로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광장!!”

“물건 판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동시에 외쳤다.

한때 태성은 광장에서 미스릴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그 미스릴을 대장장이들이 있는 곳에서 팔면 좋다는 말을 해준 그가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인물이었다.

“우연이군요! 그때도 어디서 많이 본 분 같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말이죠.”

“하하… 저 역시도 그때 정보를 받고 돌아보면서 어디서 본 분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인연이 생기게 될 줄은 몰랐군요.”

두 사람은 그렇게 인사를 하며 그가 먼저 파티 신청을 했다.

-71레벨의 힘찬님에게서 파티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신청을 받으시겠습니까?

“예.”

-힘찬님과 파티가 성립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디가 가온누리시군요?”

“네!”

“좋은 뜻이죠.”

“뜻을 아세요?”

“후후, 물론이죠. 세상의 중심 또는 세상의 가운데라는 우리나라 고유말이 아니던가요?”

그는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잇었지만, 무엇인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 보였다.

“아… 요즘 고유말 모르시는 분 많은데 용케도 아시는군요.”

태성은 자신의 아이디의 뜻을 아는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네. 어릴 적에 친구 녀석이 그 단어를 엄청 좋아했었거든요. 나중에는 뭐 가온누리에서 만나자라는 농담도 많이 했었고요. 그 나이 땐 세상의 중심이 어딘지도 몰랐었는데 말이죠.”

“하하… 그런가요?”

태성은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무척이나 편한 느낌을 받았다.

‘그나저나… 아이디가 힘찬이네… 내가 알던 녀석의 이름과 너무 똑같다.’

혹여나 하는 마음에 태성이 물었다.

“혹시 성함이 힘찬이신가요?”

“아뇨… 그렇진 않습니다. 이름은 한백우입니다.”

그는 서슴없이 자신의 본명을 말하고 있었다. 태성은 그의 이름을 들으며 약간은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아… 그러시군요 .전 호깃나 하고… 아무튼 사냥터로 슬슬 이동하죠. 가는 동안 페널티가 풀리면 좋겠네요.”

“그러시죠.”

두 사람은 그렇게 천천히 닌자를 잡기 위해서 이동을 했다.

목적지에 도착은 했지만, 태성이 아직도 페널티 중이라 쉽게 사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도 소환수들을 끌어 낼 수가 있었기 때문에 언데드들과 힘찬은 함께 사냥을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소환사이신데 너무 많은 수를 소환하시는 것 같군요. 지금까지 이런 소환사는 본 적이 없어요.”

“그런가요? 페널티로 인해서 아직 다 소환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허? 진짠가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혹시 히든 클래스?”

힘찬의 입에서 ‘히든 클래스’가 언급이 되었다. 태성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후후, 아뇨. 저 역시도 히든 클래스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고요. 아마도 단순하게 가장 먼저 전직을 진행하면서 세부의 전직 클래스 중에서 다른 유저가 가질 수 없는 직업을 얻은 것 같아요.?”

“오? 그렇군요. 어쨌든 히든 클래스가 맞긴 하다는 소리군요. 정말 부럽네요. 그런데 게시판에서 보았던 내용과 많이 비슷한 분 같으신데…….”

힘찬은 태성을 바라보며 눈을 껌뻑이고 있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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