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57화 (57/134)

00057  3권.

섹시욘!

82레벨에 해당하는 파충류과의 몬스터.

거대한 양팔은 집게처럼 생겼으며, 집게의 크기는 3미터 정도에 육박한다. 바위도 잘라버릴 정도의 강력한 집게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8개의 다리.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몬스터로 사냥이 매우 까다로운 몬스터 중 하나였다.

{크아아악! 안돼! 그만! 내 대가리 쪼개진다! 으아아악!}

듀라한이 연신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따.

막는다고 막은 것이 섹시욘의 집게에 머리가 끼어버린 것이다.

{아아아악! 터, 터진다! 터져! 비, 비켜!!}

퍼석~!

스스슥~

식세욘에 의해서 듀라한의 머리를 파괴되고 말았다. 듀라한 한기는 머리가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소멸해버리고 말았다. 강력한 위력을 지닌 집게의 공격에 언데드들이 상당히 고전을 하고 있었다.

“좀비 1중대! 자폭!”

쿠콰콰콰쾅!

레벨이 오르면서 좀비의 개체가 더욱 늘어났다. 이제는 좀비를 중대 단위로 편성을 하여 강력한 섹시욘을 허물어드리려고 하는 태성이었다.

“크웩! 크웩!”

꽂개의 눈처럼 생긴 것이 태성을 주시하고 있었다. 여러 번의 공격으로 충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몬스터의 특성으로 본능적으로 태성이 유저라는 것을 인식하는 듯 했다.

{흥! 주군에게 가지 못한다!}

다크 나이트 세 기가 섹시욘의 앞을 막았다.

다크 나이트는 스킬 레벨 업을 통해서 3마리까지 소환 시킬 수가 있었다. 듀라한은 스킬이 오르지 않아 여전히 3마리였고, 이제는 3:3의 균형을 이루고 있을 정도다.

{저, 저 자식들은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난 거야? 야! 니들은 다 잡아놓으니까 이제 나타나냐?}

{흥! 웃기지마라. 우리는 어디까지나 주군의 안위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래! 이 자식아. 잘났다. 잘났어. 우린 믿을게 대가리뿐이라 이거라도 들고 저녀석을 상대하고 있다. 됐냐?}

태성은 사라진 듀라한을 다시 소환 시키며 전투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휴… 무슨 80레벨 대의 몬스터가 이리도 강하단 말이야? 괜히 이 장소로 온 건가?”

레벨의 현격한 차이 때문인지, 좀처럼 섹시욘은 쓰러지지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녀석이 천하무적은 아니었다. 벌써 섹시욘을 10마리 이상 쓰러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쓸 만한 스킬은 익스플로전 밖에 없다는 건데… 위컨은 너무 퍼센트가 약해서 큰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고…….”

좀비들은 섹시욘에게 다가가면 이등분이 되어버렸다. 그 엄청난 집게의 힘에 몸이 버티질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급적 집게에 닿기 전에 익스플로전을 통해 몬스터에게 피해를 안겨주고 있는 태성.

“이익! 정말 한심하게 느껴진다! 뭘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잖아!”

지금 이 상황에서는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은 고스트가 유일했다. 하지만 고스트의 공격이라고 해봐야 좀비 다음으로 강할 뿐이며, 공격 스피드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진짜 고스트가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 이상 니들로는 답이 없다.”

고스트들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히 섹시욘을 타격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그나마 가장 평균적으로 데미지를 넣고 있는 것이 바로 고스트. 그 사실은 태성도 잘 알고 있었다.

“좀비 1번! 왜 이렇게 애들이 굼떠! 빨리 빨리 움직이란 말이야!”

{예예~! 저도 압니다. 잘 알아요. 하지만 녀석이 우리보다 훨씬 빠른 걸 어쩌겠습니까?}

“그럼 니들도 좀 빠르게 뛰어다녀!”

{그럼 발에 바퀴라도 좀 달아주시던가요.}

“죽을래? 너 가만 보니까 말할 기운이 많이 남아 있나보다? 그리고 좀처럼 자폭한 흔적도 안 보이는데?”

{그, 그야… 남은 녀석들 통솔하려면 제가 필요할 게 아닙니까?}

“너 없어도 충분히 통솔이 되거든? 제발 너도 전투에 도움이 좀 되라고! 매번 눈치 봐가면서 익스플로전 피하지 말고!”

{예예! 이만 가보겠습니다!}

좀비 1번은 비아냥거리며 그대로 언데드들 속으로 사라졌다.

“휴… 이정도의 군대가 형성이 되면 좀 편할 줄 알았더니… 오히려 더 번거롭잖아?”

언데드들의 지능이 늘어나면서 단순한 ‘공격’ 이라는 말은 별 의미가 없었다. 똑똑해진 만큼 명확한 통솔이 필요했던 것이다. 해서 요즘에 태성은 쉬는 시간 보다, 일어서서 명령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아니, 그는 쉬는 시간도 이제 없었다. 사라진 언데드들을 대체 하려면 입이 마를 정도로 소환을 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언데드들의 개체가 늘어나면서 부피가 늘어나는 느낌만 있을 뿐… 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은 좀처럼 들지 않아 답답한 마음 뿐이었다.

태성의 노가다는 매일 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남들은 육체가 힘들지 몰라도, 그는 입이 힘들었다. 녀석들을 통솔하려니 머리까지 아파왔고, 한 번씩 티격태격 하는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를 보니 그저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주군! 정리가 끝났습니다!}

“그래? 내가 진짜 의지할 곳은 너희들뿐이다. 제발 너희들만큼은 변하지 않길 바란다.}

{걱정 마십시오. 주군! 여기 방금 나온 아이템입니다.}

“그래. 고맙다.”

지능이 노아지면서 이제는 언데드들이 직접 아이템을 수거해오는 수고를 덜어주고 있었다.

“음… 매직이군. 그럭저럭 쓸 만은 하지만, 과연 고렙이 되고나서 유저들이 이런 아이템을 사용하기는 할까? 그냥 상점에 판매하는 게 낫겠네.”

인벤토리에는 몇 개의 아이템들이 존재했지만, 대부분이 매직 아이템으로 하급에 속하는 수준이었다. 아직까지도 돈이 될 만한 아이템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가히 아이템 가뭄이라고 볼 수가 있었다.

“나도 슬슬 아이템이 다시 나와서 다른 것들도 맞춰야 할텐데… 이정도 레벨이면 이제 꽤나 노은 옵션도 맞출 수가 있을 테고… 아이테 중에 진짜 제대로 된 거라고는 이놈의 해골바가지뿐이잖아? 악세사리는… 너무 저레벨용이기도 하고…….”

언제나처럼 해골바가지를 손에 들고 다니는 태성. 그리고 그런 그에게는 사냥을 하면서 항시 하는 행동이 있었다.

흔들흔들!

손에 든 해골을 딸랑이처럼 열심히 흔들어 댔다. 이유는 아이템의 옵션 때문이었는데, 해골을 흔들면 1분마다 마나가 찬다는 옵션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이없는 것은 1분마다 마나가 차기 위해서는 매 30초 동안 해골을 열심히 흔들어줘야 한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면 신나서 해골 머리 잡고 춤추고 있는 줄 알겠네.”

흔들흔들~!

해골이 떨어져 나가라 흔들고 있는 태성을 보며 좀비 1번이 했다.

{여기 칵테일 한잔만……?}

“칵테일이 너의 마지막 액체가 되고 싶거든 얼마든지 만들어주마.”

{꼭 그렇다면 얼음 동동 띄워서 한잔만…….}

“저게 진짜 죽으려고…….”

한 번씩 좀비 1번은 무리에 속하지 않고 자신의 옆으로 다가와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요즘 들어 이 녀석은 태성에게 뭔가를 찾고 있었다.

‘눈빛이 갈수록 예리해져 가고 있어. 이놈 진짜 나한테 꼬투리라도 잡을 심산으로 이러는 건가?’

좀비 1번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손에 들려 있는 해골로 좀비 1번의 머리를 후려쳤다.

빠악!

{아악! 왜 때려!}

좀비 1번은 난데없는 공격에 소리를 치며 태성을 쏘아보았다.

“야, 너 지금 여기서 뭐하냐? 다른 애들은 열심히 사냥하는 거 안보여?”

{그렇다고 머리를 왜 때려? 그것도 여자의 머리를! 나 머리 나빠지면 네가 책임질 거야?“}

“그래. 내가 책임질 테니까 좀 더 처 맞아보자! 아주 바보로 만들어서 더 이상 입도 뻥긋 못하게 만들어 줄게!”

{어, 어머? 책임진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하면… 흐음…….}

좀비 1번은 말은 그러게 하면서도 머리를 자신에게 들이밀고 있었다.

“야… 뇌가 보인다. 머리 좀 치워라. 두개골에서 뭔가 흘러 나오려고 하니까. 더럽다.”

비록 냄새는 나지 않지만, 좀비의 형태는 여전했다. 그렇다보니 너무나 리얼한 좀비 모습에 하루에 한 번씩은 놀랄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머리의 뇌가 보이는 좀비나, 아니면 창자가 밖으로 빠져 나온 녀석들. 무릎의 뼈나, 팔의 뼈가 삐져나와 하얀 부분이 보일 때에는 항상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어머? 여자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어! 흥!}

좀비 1번은 이제 여자의 행동을 그대로 해대기 시작했다.

“차라리… 여자였다는 사실을 몰랐으면 정말 미친 듯이 패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어휴… 이거야 원 답답해서.”

흉하기 짝이 없는 모습의 좀비 1번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흔들고 있던 해골바가지를 멈추었다.

{주인! 신나시는 모양입니다?}

그때 듀라한 한기가 태성의 곁에 자리하며 물었다.

“무슨 소리냐?”

{흐흐, 다 알고 있습니다. 머리를 마구 흔드시는 게 신이 난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말이지요.}

듀라한은 자신의 손에 든 머리를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아마도 태성이 해골을 흔드는 모습을 따라하는 것 같았다.

“헛소리 하지마라… 이게 신이나서 하는 걸로 보이냐? 다 먹고 살자고 미친 듯이 팔이 아파도 흔들고 있는 거지…….”

듀라한은 믿지 못한다는 은근한 눈빛을 태성을 바라볼 뿐이었다.

“자!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한다. 400에 해당하는 좀비들은 선봉장들이 길을 열어주면 가는 족족 폭파를 시킬 테니 그 점 유의해라. 알겠나?”

허우!!

“좋아! 전원 진격! 이곳에 있는 섹시욘의 씨를 말려버리자!!”

마나를 가득 채운 태성이 해골을 높게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진군 소리에 언데드들은 다시 한 번 흙먼지를 일으키며 몬스터를 향해 달려 들어갔다.

“헉헉! 저, 절대 밀리지마! 나 죽는단 말이야!”

{크윽! 주, 주군! 이 녀석들의 힘이 엄청납니다!}

{주인아! 나 죽는다!}

“바보 같은 녀석들아! 어떻게 2개 대대가 이렇게나 밀릴 수가 있단 말이야! 그것도 단 20기의 스톤 골렘한테!”

현재 태성과 언데드들은 사냥터를 옮겨 스톤 골렘을 사냥하고 있었다. 스톤 골렘의 크기는 족히 7미터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나게 컸다. 문제는 그런 덩치에서 나오는 엄청난 힘으로 인해 지금 태성과 언데드들이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걸 낸들 알겠습니까?}

“응? 너는 여기서 뭐해? 같이 안 밀어?”

{어머? 여자한테 그런 무식한 짓을 어떻게 시키려고 그러세요?}

“무식한 짓? 야! 언제는 이것저것 따지면서 했냐? 너 진짜 죽을래?”

태성은 매섭게 좀비 1번을 노려보다가 멱살을 쥐어 잡았다.

{꺄악! 이 남자가 미쳤나봐! 어딜 만져! 이 예의도 모르는 야만인 같으니라고!}

쨕!

좀비 1번이 비명을 지르더니 손가락이 덜렁 거리는 손바닥으로 태성의 뺨을 후르쳤다

“허?”

{주, 주군!}

{저런 미친 최하급 좀비 나부랭이가!}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는 지금의 장면을 보면서 깜짝 놀라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소환수가 어떻게 소환자를 때릴 수가 있단 말인가? 그것도 ‘짝’ 소리가 나게 온 힘을 다해서 태성의 뺨을 쳤다는 것이 그들로써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태성은 좀비 1번에게 뺨을 후려 맞고는 잠시 멍한 시선을 보이다가 서서히 눈동자가 움직였다. 그리고 이를 ‘으드득’ 갈며 낮게 중얼거렸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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