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58화 (58/134)

00058  3권.

“야… 니들 오늘 여기서 밀려서 내가 죽는 일이 생기면 10일 간 육포 하나 없이 땅만 파게 될 줄 알아라…….”

{헉? 주, 주군 그건 좀…….}

{그건 너무 하잖소!}

“하잖소? 그래. 이제 듀라한 너희들까지 이런다 이거지? 어차피 좀비 1번이 저지경인데, 니들이라고 언젠가 나를 안 때리겠냐? 그래. 해봐. 어디 해보라고!”

태성이 ‘으르렁’거리며 듀라한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주군! 으라라라! 힘내자고!}

다크 나이트와 듀라한을 중심으로 모든 언데드들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스륵~! 스륵~!

점차 밀어내기 시작하는 언데드 군단! 20여 마리의 골렘이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은 대충 이렇다.

스톤 골렘.

기본 덩치는 7미터에 해당하며, 육체가 바위로 되어 있었다. 그렇다보니 엄청난 방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예상은 충분히 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투 방식이 전혀 엉뚱했다.

스톤 골렘들이 있는 지대는 ‘사화의 절벽’ 이라는 위치인데, 언데드들이 죽여도, 죽여도 사라지지 않자, 20여 마리의 골렘들 전체가 언데드들을 절벽 끝으로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언데드들은 태성과 함께 절벽으로 점차 밀려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서로는 온 힘을 짜내가며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잘한다! 여기서 이기면 반드시 육포 3개씩을 지급해주고 휴식을 약속한다! 좀비 1번 넌 빼고!”

{아아악! 왜 나만 빼! 내 육포!}

“먹고 싶으면 넌 반드시 광물을 가져와!”

{으흑… 안 그래도 요즘에 땅을 하도 팠더니 손톱에 흙도 끼어 있고, 말도 아닌데… 어떻게 여자에게 그런 힘든 일을 계속 시키려고 할 수가 있어요?}

“네가 그런 말 할 입장은 아닐 텐데? 오히려 다른 좀비 협박해서 광물 가져온 사실을 내가 모를 줄 알아? 너의 실력으로 하란 말이야. 다른 좀비들 등쳐먹을 생각하지 말고! 네가 꽃뱀 좀비냐!”

{흥… 여자가 잘났으면 그럴 수도 있는 거지. 정말 땅파기 너무 싫다고! 나도 네일아트 받고 싶단 말이야!}

“네일아트 같은 소리하네… 네 모습 자체가 좀비 아트인데 무슨 아트를 바래…….”

두두두두!

좀비 1번은 상황이 이럼에도 골렘들을 밀어내기는커녕, 땅을 파고 있었다.

{차, 찾았다!}

“헉? 벌써?”

땅을 판지 20초도 안되서 좀비 1번이 뭔가 하나를 들고 태성에게 다가왔다.

{예쁘지? 엄청 예쁘지? 나 이런 거 처음 봐!}

“우와! 진짜 예쁘다! 라고 할 줄 알았냐? 너 정말 죽고 싶지? 이건 그냥 돌이잖아!”

태성은 좀비 1번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다시 언데드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기 시작했다.

“자! 육포를 위해서 힘내자! 육포 3개의 고지가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조금만 더 골렘을 밀어내라! 그러면 너희들은 육포 3개와 함께 행복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허우!

언데드들의 힘이 갑자기 강력해지기 시작했다.

겨우 겨우 몇 센티씩 밀려나던 스톤 골렘들이 삽시간에 왕창 무너지기 시작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음? 이게 무슨 소리야? 레벨이 올랐다니? 단순한게 골렘을 밀었을 뿐인데?”

그러고 보니 20기의 골렘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골렘들의 유실물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스톤 골렘의 성향은 물리적 공격이기도 하다. 하지만 힘으로 승부를 보는 스톤 골렘의 특성으로 만약 힘에 밀리게 되었을 시에는 자동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이 연출이 되는 것이었다.

20기의 골렘들이 힘을 합쳤지만, 언데드 군단에게 힘에서 패했기 때문에 모두가 죽으면서 고스란히 그 경험치는 태성의 몫이 된 것이다.

“호… 이거 참 신기한데? 이렇게 해서라도 골렘을 죽일 수가 있다니 말이야. 괜히 생고생하면서 마나만 낭비했네. 자자! 얘들아. 줄서라! 다들 고생 많았다! 육포 3개씩 받아가라!”

허우! 허우! 허우!

언데드들이 신나서 함성을 질러댔고, ‘사화의 절벽’ 에는 한동안 언데드들의 함성이 그치지 않았다.

“으쌰! 밀어 붙여라! 잘한다! 너희들이 바로 최강의 힘을 가진 소환수들이다! 어 디 한 번 다 와보라고 그래! 큭큭큭.”

언제부터일까? 언데드들의 힘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었다.

처음 스톤 골렘과의 접전에서는 벼랑 끝까지 몰리며, 죽음까지도 생각했던 태성. 하지만 이제는 스톤 골렘 20기를 가뿐하게 막아내고는 얼마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서야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골렘은 일정하게 몇 미터 정도 밀리게 되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 있었고, 태성은 이것을 계기로 레벨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통솔 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저 육포로만 언데드들을 구슬려도 오히려 사기가 충전이 될 정도였다.

연이어 20기의 스톤 골렘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 갔고, 각가지 재료와 아이템이 바닥에 떨어졌다.

-좀비, 스켈레톤, 스켈레톤 메이지, 스켈레톤 궁수, 구울, 고스트, 듀라한, 다크 나이트가 육체 강화로 인해서 생명력 +30과 공격력 +3씩이 증가합니다.

알림 시스템을 듣고 태성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응? 이건 무슨 소리야? 육체 강화?”

전혀 처음 들어보는 메시지에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단순한 스킬이라 할지라도 이들은 이제 엄연히 지성을 가진 소환수들이었다. 해서 이들은 스스로가 조금씩 진화를 맞이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계기는 바로 태성이 자신이 이익을 취하기 위해 만들어 준 골렘과의 힘겨루기로 최초 시작이 된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이야? 단순하게 힘겨루기만으로도 모든 녀석의 생명력과 공격력이 상승하다니… 생명력은 몰라도 공격력은 상당히 도움이 되잖아? 큭큭.”

600마리 이상의 언데드들 모두가 +3씩의 공격력이 증가했다. 그렇다보니 이것은 몬스터 사냥에 있어서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올 가능성인 높았던 것이다.

“흐흐, 단순한 좀비들 공격만으로도 나는 유니크 무기를 들고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좀 더 굴려볼까?”

최근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와중에 육체 강화 메시지는 태성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았다.

힘들어하고 잇는 언데드들에게 따스한 한 마디를 날려주었다.

“정말 모두 고생 많았다. 너희들의 고생에 힘입어 육포는 여기서 바닥이 나고 말았다.”

땅을 파헤치는 작업도 없이, 골렘과의 전투가 끝날 때마다 육포를 제공하다보니, 순식간에 동이 날 수밖에 없었다.

웅성웅성!

수백 마리가 동시에 한 마디씩 떠들기 시작하자, 주변은 큰 소란이 일어난 것 같았다.

“야! 그만들 중얼거려! 시끄럽잖아!”

태성이 크게 외치자, 그제야 주변은 조용해졌다. 하지만 좀비 1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우우! 닥쳐라! 부려 먹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육포가 다 떨어졌다는 개소리를 하는 것인가? 너는 정말 각성해야 한다! 노동청에 고발해라!!}

이런 불만은 무릇 좀비 1번만은 아니었다. 다크 나이트와 듀라한 역시 그에게 다가와 한 마디씩을 남겼다.

{주, 주군… 그건 좀… 저희 셋이야 뭐 크게 상관이 없지만, 다른 녀석들은 오로지 육포 하나 보고 이 힘든 시련을 이겨냈습니다. 3개는 필요 없고 한 개씩이라도 모두에게 나눠주심이 어떨런지요…….}

{맞아! 주인! 솔직히 이 검둥이 녀석의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개고생해서 이렇게 스톤 골렘을 밀어붙이는데, 주인이 그렇게 말한다면 난 더 이상 이 짓을 하지 않겠소!}

언데드들의 불만은 가득했다.

그들의 가장 큰 목적은 주인을 위해서가 아닌, 육포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육포가 없다고 하니, 그 반발은 생각 이상으로 커졌던 것이다. 이런 사태를 이미 예측을 한 것일까?

태성은 모두를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안다! 내 너희들 마음을 어찌 모르겠는가? 너희들이 그동안 육포를 위해서 고생하며, 체력 단련한거! 그 마음 내가 다 알아! 아마 지나가는 개는 몰라도 나는 알 것이다!”

{닥쳐라! 그러면서 왜 육포를 안준다고 하는 것이냐?}

“넌 좀 입다물어! 네놈 때문에 말이 계속 끊기잖아! 그리고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 봐야지? 내가 언제 안준다고 했냐? 단! 육포가 떨어졌다 이거잖아!”

{웃기지마라. 그게 그거지! 결국 없어서 안준다는 거잖아! 그럼 가서 사와야지! 우리도 먹고 살자!}

좀비 1번을 보며 태성이 냉정하게 대답했다.

“싫다! 난 가지 않는다!”

웅성웅성.

언데드들은 태성의 이런 모습에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난 이렇게 고생한 너희들에게 육포가 아닌 달느 것을 주겠다!”

{우우우~! 싫다. 아무것도 받지 않겠다. 또다시 빵 쪼가리 같은 것을 주려고 하는 것을 내 모를 줄 아는가? 우리에게 눈물 젖은 빵을 먹게 하지마라! 육포를 내놔라!}

그런 좀비 1번을 보며 태성이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정말? 넌 육포만 먹을 거지? 남은 육포가 여기 5개 있는데 이거 너 다줄까?”

순간 좀비 1번의 눈이 크게 떠졌다. 5개의 육포.. 쉽게 거부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태성이 이러한 말로 자신을 유혹하는 것에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답을 하지 않고, 한동안 태성의 시선을 바라볼 뿐이었다.

좀비 1번이 망설이며 대답을 하지 않자, 태성이 손에 5개의 육포를 들어 올렸다

“자! 여기 육포 5개가 남아 있다! 이걸 먹고 미래를 보지 않을 자! 당장 앞으로 나와라! 그럼 이 육포 5개를 기꺼이 주마! 단! 그 뒤의 일은 나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

강한 어조로 모두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하는 태성의 언변에, 언데드들은 어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그래. 너희들은 지금처럼 날 믿고 따르면 된다! 오늘 너희들이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 이 몸이 거금을 들여 투자한 간식이 있다!”

태성이 자신만만하게 큰 소리를 쳤다. 그러자 언데드들의 눈빛이 삽시간에 달라지며, 기대감에 어리기 시작했다.

{그, 그게 무엇입니까 주군?}

다크 나이트가 입에 침을 흘리며 말을 하고 있었다.

‘윽… 이 녀석은 음식 앞에서 약한 건가? 빨리 주던가 해야겠다.’

인벤토리에서 조심스럽게 뭔가 하나를 꺼내들었다.

주먹 크기보다 약간 더 컸으며, 두께는 육포의 다섯 배 이상은 되어 보였다

{응? 그게 뭐야?}

좀비 1번이 의아해 하며 정체불명의 동그란 것을 보며 물었다.

“이것이 바로! 떡갈비라는 것이다!”

우어어어어어!

무엇인지 모르는 언데드들은 단순한 ‘떡갈비’의 명칭만으로도 크게 환호를 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이 떡갈비가 무엇으로 만든 것인지 알아야 한다!”

{무, 무엇이옵니까?}

궁금해 하고 있는 언데드들을 위해서 태성이 큰 소리로 말했다.

“후후… 말로해서 뭣하겠나? 너희들이 먹는 육포에 비교할 수 없을 맛이다. 단! 오래 씹을 수 없지만, 그 감각은 오래 갈 것임을 명심해라! 중독되지 않도록 말이다. 아껴먹도록! 한 명씩 앞으로 나와라!”

태성은 수백에 해당하는 언데드들에게 떡갈비 하나씩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 무리수가 많다보니 엄청난 길이였고, 나눠주는 시간도 꽤나 오래 걸렸다.

모두에게 떡갈비를 나눠 준 후 태성이 모여 있는 언데드들에게 다시 말했따.

“이 떡갈비는 매우 귀한 것이다. 육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값이란 말이다!!”

오오오오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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