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59화 (59/134)

00059  3권.

떡갈비. 그것은 식당에만 파는 음식이었다. 육포에 비해 4배 이상 비싼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태성으로써는 엄청난 골드가 소모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골드가 들어가지만, 노력을 한 언데드들을 그냥 볼 수가 없어서, 거금까지 투자해가며 그들에게 이러한 은총을 내린 것이다.

“너희들의 고생을 알기에 오늘 특별히! 이렇게 없는 돈 투자해가며 떡갈비를 구입했다. 앞으로 더 정진하도록! 전원 시식!”

허우! 허우! 허우!

언데드들은 연신 고함ㅇ르 치며 떡갈비를 먹기 시작했다.

우와와와와~!

한 입 베어 물고 연신 터지는 언데드들의 함성에 태성은 자신도 모르게 뿌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텁썩!

그런데 그때 누군가 태성의 옷 가랑이를 붙잡았다.

“뭐냐?”

{주, 주군… 하, 하나만 더 주십시오!}

다크 나이트가 비굴하게 침을 질질 흘리며 태성을 애처롭게 바라볼 뿐이었다.

골렘과의 사투로 인해서 태성은 꽤나 레벨이 높아졌다. 현재 그의 레벨은 67레벨. 큰 힘들이지 않고도, 육포 하나와 때로는 이벤트의 떡갈비로 언데드들의 힘을 극대화 시킬 수가 있었던 것이다. 다만 평소보다 더 많은 골드가 지출이 되었다는 점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다들 수고 많았다. 휴식!”

아직까지 스톤 골렘에게서 얻을 것은 상당히 많다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한 동안 계속 이곳에서 경험치를 끌어 올릴 생각이었다.

{내놔.}

좀비 1번이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다.

“기다려 봐. 준다 줘!”

태성은 인벤토리에서 육포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 둘씩 건네주기 시작했다.

{?}

좀비 1번이 육포를 건네받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왜 그러는데?”

{지금 장난해?}

“뭐가?”

{개고생 시킬 때는 언제고 고작 육포 하나?}

좀비 1번이 육포 개수가 부족하다고 따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말했지만, 한 번의 휴식에 육포 한 개씩이라고 했다. 지금 너희들이 땅을 파고 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스톤 골렘을 상대하면서 빠진 체력을 보충 시켜주기 위한 시간이라고.”

{그러니까 왜 하나냐고! 최소한 두 개는 줘야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이 회복이 되지! 그것도 아니면 야들야들한 떡갈비를 달란 말이야!}

“이게 진짜 미쳐가는 건가? 너 이제 내가 주인으로 보이지도 않는 거지?”

{주인은 얼어 죽을… 실컷 부려먹고 그 대가로 육포나 주고 있는 주제에…….}

좀비 1번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육포를 씹으며 언데드들 속으로 사라졌다.

‘휴… 진짜 저년을 어쩌지? 소환 해제 시키자니, 반발이 장난 아닐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저놈의 잔소리를 듣고 있으니 내가 미쳐버릴 것 같고…….’

어느덧 언데드 군단은 좀비 1번의 우호 세력들이 다소 존재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말을 당당하게 내뱉는 좀비 1번에게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좀비 1번 스스로가 태성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 언데드들에게 명령을 하달하면서 전투와 휴식에 대한 지휘를 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래.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달라질 미래를 생각하며 태성은 또다시 한숨을 길게 내쉴 뿐이다.

{주, 주군…….}

“왜?”

{여, 여기…….}

다크 나이트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광물을 가져왔다. 그래도 가격이 좀 나간다고 할 수 있는 오르하리콘을 두 개나 가지고 온 것이다.

칠흑 같은 갑옷의 광택은 전혀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흙이 무수하게 묻어 있었다. 누가 보면 한참 전장에서 난전을 한 줄 알 정도였다.

“어? 오르하리콘이네? 난 땅 파라고 명령한 적 없잖아? 지금은 휴식시간이라고.”

태성이 의문을 가지며 다크 나이트에게 물었다.

{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찌 신하된 도리로 주군과 함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 정말 고맙다. 역시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너 뿐이로구나…….”

{아닙니다. 주군…….}

다크 나이트가 머리를 숙여 보이고 있었다.

‘이 녀석…….’

솔선수범하는 다크 나이트의 모습을 보며 태성은 너무나 고맙게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왠지 다크 나이트의 눈빛이 너무 따갑다는 것을 감지한 것은 그때였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거냐?”

{아, 아뇨… 저, 전 땅을 판다고 육포도 못 받았고 해서…….}

“아? 그렇구나. 미안해. 하도 소환수들이 많다보니 일일이 챙기기가 힘들었다. 자! 여기. 정말 수고 많았다!”

육포 하나를 받아든 다크 나이트. 그러나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손에 들린 육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왜? 뭐 문제 있어?”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은 눈빛이지만, 말을 꺼내지 않고 있는 다크 나이트에게 태성이 물었던 것이다.

{주군! 정녕 제 마음을 모르십니까? 제가 왜 휴식을 마다하고 땅을 팠겠습니까?}

“그, 그야 충성심 때문에?”

{당연한 겁니다! 하루 24시간 동안 언제나 저의 충성심은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꼭 떡.갈.비 때문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군이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흙을 파가며, 겨우 육포 하나 얻자고 제가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떡.갈.비 때문도 아니고요! 저는 주군께 행복과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는 열심히 할 겁니다! 앞으로도 쭉! 언제나 말입니다!}

“아, 알았어. 뭘 그렇게 인상을 심어주면서 말해?”

태성은 다크 나이트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마… 보는 눈들이 많다. 잠시 내 뒤로 와라.”

{예! 주군.}

태성은 인벤토리에서 떡갈비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아무도 보지 못하게 살짝 자신의 뒤로 넘겼다. 그리고 그것을 다크 나이트가 잽싸게 가로챘다.

“보는 눈이 많다. 조심해서 먹도록!”

{가, 감사합니다. 주군! 으흑!}

남들 모르게 다크 나이트는 손으로 떡갈비를 가려가며, 조심스럽게 섭취를 하고 있었다.

{뭔가 이상해…….}

다크 나이트가 사라지고 듀라한이 나타났다.

“넌 또 왜?”

{왜 다크 나이트 녀석만 저러고 있는 겁니까?}

“으응? 저러고 있는 게 왜? 열심히 육포 먹으면서 나를 지켜주고 있는 것 같은데? 안전을 위해서라고.”

{안전을 위해서? 이상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휴식을 취하는 이 장소는 절대로 몬스터들이 오지 않는 장소란 말입니다. 저 바보 같은 녀석도 그 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

듀라한은 자신의 머리를 들어 올리며, 다크 나이트의 모습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었다.

“야, 그래도 내 생각해서 나를 뒤에서 지켜준다는데, 네가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 건데?”

듀라한은 미심쩍은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태성의 뒤에 있는 다크 나이트에게 다가갔다.

{수상해… 너 이 자식! 지금 처먹고 있는 거 육포 아니지!!}

듀라한이 급히 다크 나이트의 어깨를 잡고 돌렸다.

우물우물!

다크 나이트는 육포를 보여주며 말했다.

{왜? 난 육포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거냐?}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분명 낯선 향기가 났는데 말이야… 미안하다. 계속 먹어라.}

{쳇… 바보 같은 녀석…….}

다크 나이트는 다시 등을 돌렸다.

떡갈비를 몰래 먹고 있는 것이 들키지 않은 것에 태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휴… 너 그런데 진짜 빨리 먹었구나. 덕부넹 큰 반발이 생기지 않았어. 어떻게 된 게 주인이라는 내가 소환수들 눈치까지 봐야 한다니…….”

태성은 살며시 웃으며 다크 나이트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다크 나이트의 굳건한 두 어깨가 위아래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으윽…….}

투구 속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이 태성의 눈에 들어왔다.

“헉? 왜 그래?”

다크 나이트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흐느끼듯 말했다.

{저 망할 돌대가리 녀석 때문에, 맛도 음미하지 못하고 비로 삼켰습니다. 주군… 으흑흑흑흑!}

“야… 그렇다고 울 것 까지는 없잖아…….”

먹을 것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다크 나이트. 예전의 포스는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육포와 떡갈비의 맛을 알아버린 초딩에 지나지 않았다.

‘휴… 뭔 놈의 언데드들이 먹을 것에 이렇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거야? 죄다 굶어 죽은 녀석들만 모인 거냐? 다음에 골드 여유가 되면 전원 회식이라도 한 번 시켜주던가 해야 하나? 하… 괜히 육포로 길을 들여서는 이게 무슨 꼴이람…….’

고마운 언데드들이었으나, 때로는 태성의 재산을 송두리째 흔드는 존재들이 아닐 수 없었다.

태성은 그렇게 경험치를 얻으며 휴식을 취할 때마다 상당한 부담을 안고 언데드들에게 간식을 나눠주어야만 했고, 레벨이 오를수록 그 부담은 더해져만 갔다.

스톤 골렘과 며칠간의 사투를 통해서 언데드들은 +50의 생명력과 공격력 +2가 추가적으로 더 붙게 되었다. 그러나 태성은 입맛을 다시며 아쉬운 눈초리를 보였다.

‘아깝네. 솔직히 탱커들에게야 방어력으로 인해서 도움이 되는 생명력일지 몰라도, 허약한 좀비에겐 그저 그림의 떡과 같은 생명력 수치일 뿐이니…….’

생명력이 얼마 오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것은 그에게 있어 엄청난 효과를 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스켈레톤 메이지들이 좀비의 생명력으로 마나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단 +10의 생명력이라도 마나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태성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며칠 간의 스톤 골렘 사냥은 1레벨을 더 올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스톤 골렘을 잡더라도 경험치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냥터를 찾아 떠나려고 한 것이다.

그 며칠 동안 한백우는 접속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혹여나 자신이 잠을 자는 시간에 왔다갔는지 알 수는 없었다.

‘역시… 직장인일까? 쉽게 게임을 할 수가 없는 걸 보면 말이야. 언제 얼굴 한번 봤으면 좋겠는데…….’

현실에서 너무나 보고 싶은 한백우를 생각하며, 태성은 스톤 골렘 사냥터를 떠나게 되었다.

‘그동안 모은 것도 있고 하니, 상점에 가서 이것들을 정리나 해봐야겠다.’

최근에 스톤 골렘에서 잡화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상점에 무작위로 팔아도 어느 정도 골드를 만질 수 있을 정도의 양이 된 것이다.

“자네 왔군. 오늘도 잡동사니 아이템인가?”

“하하… 네. 그렇죠.”

기존의 물품들은 소규모 마을에서 파는 것보다 안델리카 마을로 가는 것이 낫다. 사냥을 하다가 죽었을 경우에야 가까운 마을로 이동을 하지만, 물건을 구입하거나 판매하기 위해서는 시작 마을인 안델리카처럼 좋은 장소는 없었기 때문이다.

“음… 간혹 보기 드문 옵션을 가진 것들도 있군?”

“그런가요? 전 매직 이하는 취급을 안 해서 말이죠.”

“허? 참… 배부른 소리하고 있군. 정말 이거 나한테 팔 건가?”

NPC가 무언가 의아해 하는 눈초리로 태성에게 물었다. NPC의 질문에 태성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당연하죠. 팔지 않을 거라면 올 생각도 없었습니다.”

“좋네. 그럼 이 가격을 모두 쳐주도록 하지.”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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