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2 3권.
저벅저벅.
태성을 선두로 모두가 평원의 계곡으로 진입했다.
“쿠롸롸롸!”
진입 도중 처음 입구에 발을 딛자마자 몬스터 하나가 튀어나왔다. 갑작스럽게 튀어 나온 몬스터에 의해서 태성이 깜짝 놀라고 있었다.
“으헉! 씨발. 심장 떨어지겠네!”
{주군! 비켜주십시오!}
다크 나이트가 앞으로 나서며 태성을 막아섰다.
{앞에서 알짱대지 말고 비켜서라. 주인!}
듀라한의 말에 태성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어쭈? 듀라한. 요즘 갈수록 말이 짧아진다?”
{말이 짧던 길던… 결국 다크 나이트만 좋아 할거면서… 뭘 어쩌라고…….}
듀라한은 최근에 많은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태성이 다크 나이트에게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그 불만은 자연스럽게 대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하하… 그렇다 이거지? 좋아… 네 마음대로 생각해. 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는 확실히 달라질 거라는 것만 명심해.”
좀비 1번에 이어 이제는 듀라한까지 자신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있기 때문에 태성으로서도 강력 대처가 필요했다.
{주군! 저런 녀석의 말은 신경 쓰지마시고, 얼른 자리를 피하십시오!}
계곡에서 처음 등장한 몬스터 메르스.
메르스는 말벌처럼 생겼으며, 크기는 날개 모두를 합쳐서 무려 3미터 정도에 이른다.
덩치는 크지 않지만, 날개로 인한 속도가 엄청나며, 한 번씩 마법 공격을 한다는 점이 무섭다고 할 수 있다.
“쳇! 저렇게 날아다녀서야 어떻게 공격을 할 수가 있나? 메이지들과 궁수들이 고스트를 엄호하고, 고스트들은 저 녀석을 따라다니면서 죽여라!”
태성의 명령에 언데드들이 메르스에게 총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이동속도가 빠른 메르스는 쉽게 마법과 화살에 맞아주진 않았다.
버버벅! 버벅!
메르스가 언데드들을 공격하는 소리는 마치 등을 긁어주는 효과음을 내고 있었다.
“젠장… 저래서야 어느 세월에 하늘을 날아다니는 메르스를 죽이겠어? 더군다나 한 마리를 상대로 이렇게 고전을 하면 언제 이곳을 통과해? 궁수들과 메이지들은 뭐하는 거야? 얼른 날개를 중점으로 집중 공격해! 땅으로 추락을 시키라고!”
{예!}
하지만 좀처럼 메르스의 날개를 맞추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녀석의 경우 말벌과 같은 이동속도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공격도 받지 않으며, 피해를 보는 것은 언데드와 고스트들이었다.
“조심해서 가야겠어. 그렇지 않으면 메르스가 다 날아올 것 같으니까.”
메르스에게는 영토가 존재했다. 땅속에서 생활을 하며, 외부의 침입이 있을 시에 즉각 밖으로 나와 대상을 죽인다. 곳곳에는 땅속으로 깊게 연결된 시커먼 장소가 존재했는데, 이곳이 바로 입구였다.
“잘 들어라. 지금부터 저 시커먼 곳 근처를 가면 안 된다. 그러니까 내가 가는 곳을 잘 따라오도록!”
허우!
태성이 선두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 뒤를 언데드 군단이 1열로 줄을 서며 그를 따르고 있었다.
“저 녀석들은 언제까지 싸울 거지?”
이동을 해야만 했기에, 태성은 메이지들과 궁수들을 불러들인 상태였다. 현재 허공에서는 메르스와 고스트만이 전투를 하고 이었다.
파파팍!
그런데 그 순간 허공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던 메르스가 크게 날개 짓을 했다. 드디어 성가신 마법 공격의 시작을 알리는 행동이었다.
투두둑! 투툭!
고스트들이 허공에서 힘없이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마법 공격에 맞은 고스트들은 한 번의 공격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였다.
{뭐야 저것들은? 우리 좀비들 몸빵이나 비슷하잖아? 쯧쯧, 물리 공격력 무시가 없었다면 니들은 어쩔 뻔 했냐?}
좀비 1번이 비아냥거리듯 고스트들에게 말했지만, 이미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고스트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서서히 소멸되고 있었다.
“고스트 소환!”
사라진 고스트들을 다시 채워넣는 태성. 그가 고스트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였다. 자신을 포함한 언데드 군단이 메르스의 터전을 지나갈 동안 메르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주는 것이었다.
투두둑! 투둑!
마법공격에 추풍낙엽처럼 고스트들이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으악! 고스트 비가 떨어진다!}
좀비 1번이 비명을 빽빽 질러대고 있었다.
“야! 촐랑 거리지마! 그러다가 메르스가 반응한다!”
부웅~!
하지만 이미 상황은 늦고 말았다. 좀비 1번이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면서 경로를 이탈했고, 그 결과 주변의 메르스들은 그에 반응하며, 사방으로 날아올랐다.
“헉! 미치겠네. 다들 어서 안쪽으로 피해!!”
한 마리도 벅찬 상황에서 여러 마리의 메르스가 날아오르기 시작하자, 계곡의 하늘은 메르스에 의해 뒤덮이고 말았다.
“온다! 다들 준비 해! 스컬 실드!”
좀비들을 언데드 곳곳에 대기시켰다.
부우우우웅~!
처음에는 몇 마리였던 메르스는 순식간에 30마리 이상으로 불어나 있었고, 메르스들은 태성과 언데드들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좀비들! 전원 익스플로전!”
쿠콰콰콰콰쾅!
계곡 내부에는 엄청난 폭발음에 의해 주변이 진동했다.
금방이라도 언데드들을 공격할 것 같았던 메르스들은 좀비들의 자폭 공격에 의해 많은 개체수가 피해를 입게 되었다.
폭발에 의한 화염이 메르스의 날개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날개가 불타오르며 더 이상 날개짓을 하지 못하는 메르스들은 땅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됐다! 날개가 찢어진 녀석부터 당장 두들겨 패!”
허우!!
우르르르~!
수십 마리의 메르스가 폭발의 여파에 땅으로 곤두박질쳤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태성이었다.
좀비들이 빠르게 메르스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메르스들은 지상에서 언데드들과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었다.
“좀비 전원 산개해서 다른 언데드들을 지킨다!”
아직까지도 허공에는 많은 메르스들이 날아다니고 있었고, 좀비들은 다른 언데드들을 지키기 위해서 공격이 아닌, 그들의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쿠레레렉!”
날개가 찢어진 메르스들은 나는 것을 포기하고 언데드들을 물어뜯으면서 거센 반항을 하고 있었다.
“날개가 없으면 마법도 못 쓴다 이거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쉽네! 좀비들의 자폭이 아니면 메르스를 잡을 방법도 없었다만… 그럼 내가 메르스를 쓰러뜨리는 유일한 유저가 되는 건가?”
{아니지! 우리 좀비들에게 감사해야지!}
그때 좀비 1번이 모습을 보이며 말하고 있었다.
“큭! 감사는 무슨 얼어죽을! 네놈만 아니었으면 이정도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어! 모두가 나를 따라 계곡을 무사히 탈출 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거든?”
하지만 좀비 1번의 어이없는 행동 덕분에 메르스를 죽이는 성과를 가져 왔으니, 결과적으로 나쁠 것은 없었다.
“크크, 그래. 네 말이 맞아. 너희들에게 감사를 해야겠다. 그나저나 아직도 안 끝났나?”
날개가 찢어진 메르스는 크게 강하지도 않았다. 고작 입으로 물어뜯는 공격이라고 해봐야, 수백 마리 중 한두 마리에 불과 했기 때문이었다. 날개를 잃은 메르스는 공격에서는 볼 것 없었지만, 좀처럼 생명력이 빠르게 줄고 있진 않았다.
“쳇, 그래도 80대 중반의 몬스터다 이거지?”
답답한 마음에 익스플로전이라도 사용하고 싶었지만, 허공을 날아다니는 메르스 때문이라도 무턱대고 마나를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시 메르스가 온다! 좀비들 준비해! 전원 익스플로전!!”
쿠콰콰콰쾅!
또다시 좀비 전체가 폭사 되는 순간이 왔다. 남은 메르스들이 전원 땅에 떨어져 내렸고, 언데드와의 사투는 벌어지고 있었다.
“날개가 없으니 진짜 아무것도 아니군. 좀 쉽게 밟아 볼까? 좀비 소환!”
허공에 더 이상의 메르스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태성은 좀비의 익스플로전을 통해서 땅에 추락한 메르스들을 빠르게 정리 해 나갔다.
“운 좋게 통과는 했네.”
빠져나온 길목을 바라보는 태성.
가진 스킬을 통해 메르스를 죽였다. 이것을 과연 운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메르스가 익스플로전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행운이라고 볼 수는 있었다.
다행이 큰 어려움 없이 메르스가 나오는 장소를 통과한 태성은 그대로 다음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계곡은 던전의 형식과는 다로 달랐다.
던전은 하나의 층으로 유지가 되면서 점차 아래나, 위로 향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층에 맞춰서 새로운 몬스터들이 진을 치고 유저를 맞이한다.
계꼭은 한 길목이 끝나면 그 다음 길목에서 새로운 몬스터들과 조우를 하게 되어 있었다.
재수가 없다면 발 한 번 잘못 디딤으로 해서 동시에 수많은 몬스터들을 상대해야 하는 곳이 바로 계곡이었다. 그리고 태성은 실수로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고 말았다.
끼릭끼릭!
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며 무언가가 삽시간에 바닥에서 뚫고 올라오고 있었다.
“이것들은 바닥에만 처박혀 사나!”
바닥에서 솟구치는 몬스터를 보며 태성은 깜짝 놀라고 있었다.
“헉? 뭐가 이렇게 커?”
메쉬 스콜피온.
스콜피온 몬스터 중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진 메쉬 스콜피온의 크기는 10미터 이상의 크기를 자랑한다. 순식간에 언데드들이 메쉬 스콜피온을 향해서 달려들고 있었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좀비의 자폭 효과는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었지만, 개개인의 능력은 매우 미약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스콜피온의 공격은 언데드에게 상당히 큰 위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양 쪽 집게로 한 마리씩을 잡고 절단 해버리는 것은 물론, 꼬리의 공격은 그 독이 순식간에 다른 언데드에게 퍼지다시피 하면서 광역 효과를 보이고 있었다.
“제길! 생각보다 이동속도와 공격속도가 너무 빠르잖아!”
메쉬 스콜피온은 크기와 다르게 너무나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좀처럼 둘러싸고 있는 상태로 공격을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주, 주군! 위험합니다! 뒤로 물러나 계십시오! 크악!}
태성을 걱정하던 다크 나이트 한 기가 그대로 메쉬 스콜피온의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으악! 이런 멍청한 다크 나이트! 죽으려면 혼자 죽어! 우리까지 다 죽…….}
듀라한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그대로 다크 나이트가 당한 스콜피온의 독에 중독되어 서서히 녹아 없어지고 있었다.
“무, 무시무시하다!”
다크 나이트와 듀라한 한 기씩이 동시에 사라지고 말았다. 독의 효과는 태성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엄청난 위력이었다.
독 공격은 일종의 마법이어서 마법내성에 취약한 고스트까지도 무사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메쉬 스콜피온의 독은 중독 형식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었고, 대량의 언데드 군단의 태반이 독에 중독당하고 있었다.
“제길! 이대로 있다가는 전부 중독되고 말겠어! 전원 익스플로전!!”
쾅! 콰아아앙!
시끄러운 굉음이 울리고 좀비가 터져 나가며 화염이 사방으로 폭사되고 있었다.
좀비들이 스콜피온의 근처에 없었지만, 중독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독을 태워버리거나, 중독이 된 언데드를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좀비의 폭발로 인근에 중독되어 있던 좀비가 터져 나가면서, 몇 몇 스켈레톤은 빠르게 땅으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 덕분에 독의 중독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피해는 실로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