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6 3권.
띠리링!
-캐릭터 사망으로 인해서 부여된 페널티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갑니다.
메시지가 들리자 태성이 말했다.
“페널티도 돌아왔고… 이제 슬슬 가디우스를 잡으러 가볼까?”
“그럴까?”
두 사람은 그렇게 가디우스를 잡기 위해 사냥 길에 올랐다. 그리고 태성은 자신이 사냥했던 방식으로 몬스터를 사냥해 나가고 있었다.
“대, 대단한데?”
평원의 협곡에 도착하여 한백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태성의 위용에 감탄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나 많은 소환수를 뽑아낼 줄은 꿈에도 몰랐어. 하물며 익스플로전의 위력이란… 이걸 감당할 수 있는 유저들이 있을까?”
놀라며 말하는 한백우를 향해 태성은 약간의 미소를 띠어보였다.
“너무 띄우지 마라. 어차피 레벨이야 비슷한 수준에서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냐?”
“아냐, 절대 그렇진 않을 거야. 내가 볼 때 넌 충분히 강해.”
“그래?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은 좋은데?”
태성으로 인해서 한백우는 큰 어려움 없이 가디우스의 둥지까지 편하게 올 수가 있었다.
“이거 경험치만 축내서 너무 미안하네.”
“알면 됐다. 하지만 이제부터 너도 발에 불나게 뛰어야 할 거야.”
“응! 맡겨 둬. 최소한 방해는 하지 않을게.”
두 사람은 그렇게 가디우스의 둥지로 들어섰다.
쿠우우우~!
여전히 잠을 자고 있는 가디우스.
{야! 이놈아. 내가 다시 돌아왔다! 이 처 죽일 놈아!}
좀비 1번의 외침 소리에 가디우스는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너의 소환수들은 상당히 재미있는 것 같아.”
“그러냐? 난 아주 사고뭉치들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 스트레스 때문에 백발이 되어 버릴 것 같은데.”
한백우는 앞서 큰 소리 치며 으스대고 있는 좀비 1번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크오오오!”
가디우스는 좀비 1번의 외침에 서서히 정신을 차렸고, 이후 자리를 박차며 괴성을 지르며 일어섰다.
“그런데 무슨 네임드가 생긴 게 저래?”
“웃기지? 내 소호나수 하는 말이 개룡이라고 하더라.”
“개룡이? 정말 누구 작명 센스인지 모르지만, 진짜 제대로 갖다 붙이긴 했구나.”
한백우는 개룡이를 바라보며 자신의 병기를 꺼내들었다.
“지금부터 조심해. 저 녀석 마구잡이로 이 근처를 쓸고 다녀.”
“응! 걱정마.”
쿵쾅쿵쾅!
가디우스가 빠르게 이동하며 앞전과 같은 방식으로 언데드들을 밟아대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런 상황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즉시 이동을 했고, 이후 기회를 틈타 공격을 감행했다.
“위크니스!”
그때 한백우가 자신의 스킬을 외쳤따.
한백우의 눈이 투명하게 변하자 잠시 그는 자리에 멈추어 서 있었다.
“저기다! 신속!”
착!
한 번의 움직임으로 한백우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헉? 뭐가 저렇게 빨라?”
한백우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는 어느 틈엔가 가디우스의 왼쪽 앞발에 다가가 있었고, 거기에 자신의 단검을 꽂아 넣기 시작했다.
쿠우우우~!
가디우스는 한백우를 발견한 직후, 발을 들어 그에게 내려찍었다.
착~!
하지만 또 그와 동시에 왼쪽 뒷발에 가서 단검을 꽂아 넣고 있는 한백우의 움직임은 눈으로는 절대로 따라 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
“세상에? 저렇게 빠르게 이동도 가능하구나.”
잔영이 보일 정도의 엄청난 이동 속도를 보이고 있는 한백우를 바라보며 태성은 매우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몇 번의 공격을 더 시도한 한백우가 순식간에 태성의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헉헉헉!”
“왜 그렇게 숨이 찬 거야?”
“헉헉! 말도마라. 이놈의 스킬 때문에 아주 숨차 죽겠다. 신속이라는 스킬인데, 눈에는 따라 올 수 없을 정도의 스피드로 이동할 수 있어. 물론 스피드만 그렇지. 공격속도까지는 영향을 못 미치는데,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면 나의 생명력과 함께 스태미나가 엄청나게 줄어들거든. 그렇다보니 숨이 찰 수밖에 없어.”
“그렇구나. 고생 많았어. 그런데 왜 다리만 공격한 거야? 하긴… 저놈의 덩치로 봐서는 다리 외에 공격할 곳이 없기는 하지.”
거대한 크기의 가디우스를 공격할 수 있는 부위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는 것을 태성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야.”
한백우는 자신의 스킬로 가디우스의 약점을 파악한 상태였다.
가디우스의 약점은 다리이며, 이 다리를 무력화 시키게 되면 지금과 같은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가 없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백우의 공격력은 크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다만 특유의 스킬로 상대의 움직임을 늦출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나저나 속박도 소용이 없네. 조금이라도 제자리에 멈춘 상태에서 데미지를 넣고 싶었지만, 네임드라서 그런지 전혀 반응을 하지 않아. 미안하다.”
“미안하긴 뭘.”
속박 또한 한백우의 스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전혀 통용되지 않는 스킬의 효과로 인해 그저 한숨만이 흘러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흐흐, 다리가 약점이라 이거지? 그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상당한 거야. 다들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저 녀석은 다리가 약점이다! 그러니 전원 다리만 공격한다! 밟으려고 해도 도망치지 말고 그 다리에 올라타서 공격해라! 알겠나?”
허우!!
언데드들이 큰 소리로 함성을 질렀다. 그 모습을 본 한백우가 말했다.
“오오? 믿음직스러운데?”
“큭큭. 그렇지? 두고 봐. 조금만 더 있으면 확실히 승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 올 수 있을 테니까.”
언데드들은 사방에서 가디우스를 향해서 달려들기 시작했다. 각기 떨어져 있는 네 개의 다리만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디우스의 다리에 올라 탈 정도로 빠르지 못한 좀비들은 근처에서 자폭을 할 수밖에 없었다.
{크하하하! 네놈의 다리로 오늘 족발을 만들어 버리겠다!}
{멍청한 놈… 저게 어딜 봐서 돼지냐? 쯧쯧…….}
{흥! 그럼 저게 소냐?}
다크 나이트는 듀라한을 무시하며 가디우스의 다리에 올라탔다.
{이랴! 이랴!}
“저, 저놈은 대체 저긴 어떻게 올라간 거야?”
모두가 가디우스의 다리를 공격하고 있을 때, 좀비 1번은 어느덧 몸통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는 마치 말의 고삐를 잡은 듯, 열심히 가디우스의 목 등을 치고 있었다.
‘저놈의 상식은 알다가다 모르겠네… 좀비의 특성상 기어 올라가지는 못했을 테고, 그렇다면 공습부대를 이용한 낙하인 건가?’
대다수 좀비들이 다리에 올라타기 전에 밟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기 때문에, 절대로 다리를 타고 올라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 공습부대는 운용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혼자 저러고 있다는 자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크하하하! 개룡 네 이놈!}
가디우스의 목 등에 타고 미친 듯이 웃고 있는 좀비 1번을 바라보며 태성이 외쳤다.
“그래! 좋았어. 좀비 1번 익스플로전!”
{으… 응?}
콰쾅!!
좀비 1번이 가디우스의 머리 뒤쪽에 있을 때, 태성은 자폭을 명령했다. 목 등을 타격 받은 가디우스가 한 차례 크게 날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쳇! 괜히 자폭 시켰나? 더욱 심하게 날뛰는군! 다들 계속 다리만 공격해! 녀석의 움직임을 최대한 봉쇄해야 한다!”
슈슈슝~!
퍼퍼펑~!
마법과 화살이 난무하는 가운데, 가디우스의 다리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정말 다리가 약점이 맞긴 한 거야?”
“그렇다니까?”
“그런데 왜 아직도 저렇게 팔팔하냐? 네 눈에는 저 다리가 정상으로 보여?”
궁수와 메이지의 합공과 더불어 폭발의 공격에 의해서 이미 가디우스의 다리는 뜯겨지고, 찢어지며, 수많은 화살이 박혀 있을 정도였다. 화살로 인해서 고슴도치를 형상화 할 정도였으며, 수북한 털은 마법에 의해서 대다수 타버리거나 그을린 상태였다. 그럼에도 녀석의 움직임은 좀처럼 늦춰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냐. 조금만 지나봐. 약점이라고 해서 반드시 바로 효과가 나타나진 않으니까. 설마하니 스킬로 찾은 약점인데 가짜일 리가 있겠어?”
“그렇겠지? 네임드니까 시간을 좀 더 지켜보자고. 아니, 지켜보는 게 아니라 계속 공격을 해야지! 지금부터 전원 왼쪽 앞발만 공격한다! 실시!”
가장 심하게 당한 곳이 왼쪽 앞발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격하기로 한 태성이었다. 괜히 여기저기 공격해서 안 될 거라면 하나만을 집중 포화해서 효과를 얻기 위함이었다.
왼쪽 다리만을 공격하라 지시를 내렸지만, 수많은 언데드들이 모두 왼쪽 다리에 들러 붙어 있을 공간적 여유는 없었다. 그렇다보니 많은 수의 언데드들은 다리를 타고 올라 가디우스의 몸통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가디우스의 등에는 많은 좀비들이 올라 타 있었다.
“잘했다! 몸에 달라붙은 좀비는 전원 익스플로전!!”
콰콰콰콰쾅!!
가디우스의 몸에서 한 차례 큰 폭발이 일어났다.
“야… 이거 아무래도 네 캐릭터 말이야. 사기적인 것 같아.”
“응? 사기라니? 뭐가?”
“뭐가라니? 넌 이런 걸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이렇게 단신으로 가디우스를 사냥할 수 있는 유저가 몇 이나 있겠어? 하물며 레벨도 가디우스보다 낮은 녀석이?”
“에이…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단신이라니? 너도 있잖아?”
태성은 앞에 있는 한백우를 가리키며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하고 있었다.
“말이야 그렇지만, 솔직히 내가 한 것도 없고, 어차피 약점을 찾아주지 않아도 너 혼자서 공략을 하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
“아냐. 그렇지는 않아. 말했잖아. 앞전에 이미 한 번 죽음을 당했다고.”
이미 가디우스를 통해 한 번 죽은 상태에서, 최소한 죽음을 통해 어느 정도의 패턴은 인지한 태성이었다.
“이제 시작이야. 네가 볼 때 잘 상대를 하고 있다 보이더라도, 여전히 가디우스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말이야. 얼마 뒷면 네가 말하면 약점에 대한 효과가 나타날지도 모르지.”
가디우스의 생명력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괜히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와와와와~!
역시나 그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가디우스의 입에서 이전까지는 없었던 화염이 뿜어져 나온 것이다. 지렁이 때와 마찬가지로 불꽃은 단번에 언데드들을 소멸 시켜버렸다.
“쳇! 역시 위력이 만만치 않아! 언데드 군단은 들어라! 지금부터 화염에 맞으면 절대로 안 돼! 가능한 저 녀석의 몸뚱이에 붙어서 공격을 해라!”
허우!!
좀비를 제외한 다른 언데드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너… 왠지 멋있다!”
“멋지긴 뭐가 멋져. 인마.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제대로 된 공략이 안 되니까 그렇지.”
“그래도… 왠지 너를 보고 있으면 벌써부터 공성전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공성전? 큭큭, 하긴. 이 정도의 인원이면 공성전을 방불케 할 수도 있겠네.”
공성전.
하나의 성을 함락시키기 위해서 수성을 하는 길드와 공격을 하는 길드들이 모이게 된다. 이때 서로가 연합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특히나 공성전의 경우 한 두 명이 참가하는 것이 아닌, 수백 수천의 유저들이 참가하는 엄청난 광경을 연출한다.
한백우는 지금 이 순간 아주 소규모의 공성전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었다.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