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67화 (67/134)

00067  3권.

쿠쾅~! 쿠오오오오!

전투는 점차 막바지로 치닫기 시작했다.

태성은 수많은 좀비 소환으로 인해서 마나가 급격히 떨어졌고, 쉬고 있던 한백우까지 전투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손에 쥐고 있던 해골이 떨어져라 흔들어대기 시작한 태성은 부족한 마나를 조금씩 충당해 가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태성의 아이템에는 마나를 높여주는 옵션이 큰 폭으로 존재하진 않았다. 또한 자체적으로 마나가 재생되는 옵션이 없다보니 휴식을 취하지 않는 이상, 빠른 속도로 마나가 회복되는 것은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제기랄! 이럴 줄 알았으면 포션이라도 대량으로 사둘걸 그랬어! 헉! 헉!”

해골을 너무 심하게 흔들어 이제는 팔에 마비가 오기 시작하는 태성이다. 그렇지만 흔드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조금이라도 마나를 확보해야 만이 언데드들을 소환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상황은 좀비 한 마리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안되겠다! 듀라한! 다크 나이트! 모두 힘을 합쳐라!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의 방어는 소용이 없어!”

무차별적인 다리 공격으로 인해서 가디우스의 이동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하물며 왼쪽 앞발은 절뚝거리기까지 했다.

“태성아. 나머지 오른쪽 앞발을 중심으로 공격해! 그러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한다!”

“그래! 알았어!”

슈슈슈! 퍼퍼펑!

곳곳에 화살과 마법이 날아들며, 가디우스의 다리에 명중을 하기 시작했따.

마법과 화살에 동시에 공격당하기 시작하면서 가디우스의 얼굴에 처음으로 괴로운 표정이 드러나 있었다.

“좋았어! 이제 이 녀석 제대로 움직이기는 힘들 거야! 태성아. 너의 장기를 모두 살려라! 난 이 녀석의 머리를 집중고략 할 테니!”

그런데 그때 좀비 1번이 한백우의 말을 듣고 즉시 그를 향해 달려 갔다.

{뭣이라? 이놈의 머리는 내 것이야! 나만의 것! 아무도 손대지 못해!}

사냥에 방해 될 것 같은 행동이 뻔히 보이는 좀비 1번을 상대로 태성이 말했다.

“좀비 1번 소환 해제.”

{아아악! 이런 썩을…….}

생각 같아서는 폭파를 시키고 싶었지만, 한백우에게 피해가 갈 까봐 단순하게 소환 해제를 시킬 수밖에 없었다.

“신경 쓰지 마라. 백우야. 원래 저런 놈이니까.”

“어… 그래. 왠지 내가 좀비에게 찍힌 것 같은 이 느낌은 뭐냐…….”

한백우는 황당한 나머지 잠시 멍하니 있다 좀비 1번이 사라지고 난후 병기를 꺼내들고 가디우스의 머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쿠오오오! 쿠르르르~!

입에선 연신 불을 뿜어내기 시작했지만, 두 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일정한 각도가 나오지 않아 언데드들에게는 많은 피해가 미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가디우스는 자신의 움직이지 못하는 두 앞발을 신경 쓰지 않고, 뒷다리를 이용해 몸을 틀어 화염을 뿌려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젠장! 맞지 마! 다들 저 녀석의 뒷다리로 이동해라! 그리고 무조건 뒤에서만 공격하는 거야!”

{알겠습니다. 주군!}

{주인! 맡겨 둬. 나의 대가리를 저 녀석의 똥꼬에 쑤셔 넣어버릴 테니까! 아주 죽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흥! 바보 같은 녀석. 그러다가 냄새에 네놈이 먼저 죽고 말겠지. 똥라한.}

{뭣이? 지금 날 보고 뭐라고 말한 거냐? 똥라한? 그래! 이 자식아. 네놈의 똥에선 퍽이나 장미 향기 나겠다!}

{장미향까진 나진 않는다. 헛소리 하지 말고, 얼른 녀석의 뒤를 따라 붙어라. 그렇지 않으면 한 번에 소멸되고 말뿐이니까! 최소한 주군에게 민폐를 끼칠 생각은 하지말아라!}

다크 나이트와 듀라한은 연신 싸우다가도 함께 행동을 옮기며 가디우스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저것들은 무슨… 가지도 않는 화장실 이야기만 하고 있냐? 어이없는 것들…….’

순간 태성의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아냐… 꼭 볼일을 안 본다고 말을 할 순 없지? 먹는 것이 있다면 그만큼 내보내는 것도 있어야 할 것 아냐? 저게 농담이야 진담이야? 딱히 알아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만… 궁금하긴 하네.’

그들의 생리현상에 대해 고심하고 있던 태성을 향해 한백우가 외쳤다.

“태성아! 뭐해! 정신 차려!”

“어? 아! 미안. 위컨!”

정신을 차린 태성은 또다시 손에 쥔 해골을 흔들며 마나 회복과 함께 스킬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네임드라는 것 때문일까? 가디우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위컨 스킬에 적중하지 않고 있었다.

“쳇! 뭔 놈의 마법 저항이라도 있는 건가? 단 한 번도 걸리지 않는군. 그래도 저녀석의 엄청난 생명력이면 5%는 꽤나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텐데…….”

일반 몬스터를 상대할 때와 네임드를 상대 할 때의 5%의 위컨 스킬 효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랬기에 지금 태성은 적용되지 않는 ‘위컨’ 스킬의 효과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듀라한! 다크 나이트! 지금 저 녀석이 더 이상 아군을 공격하지 못하게 막아라! 무슨 수를 쓰던지!”

{알겠습니다. 주군!}

{맡겨주십시오. 주인!}

선봉장들 6명이 가디우스의 정면을 보고 있었다. 크기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이들 6명은 전혀 기세에서 밀리지 않고 있었다. 이때 가디우스가 목을 한 번 크게 뒤로 꺾어 보이기 시작했다. 이 행동은 잠시 후 거대한 화염을 뿜어내는 패턴이었다.

{어디 불을 뿜어 보시겠다?}

쿠오오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디우스가 입에서 불을 뿜었다. 선봉장 5명이 동시에 몸을 날렸지만, 듀라한 한기가 늦게 피하는 바람에 그대로 화염속에서 소멸되고 말았다.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우린 멍청하지 않아! 바보 녀석아! 이것은 다 짜여진 각본이란 말이다! 으라차!}

불을 뿜은 가디우스의 양쪽에서 듀라한이 높게 점프를 하며 그대로 가디우스의 양쪽 얼굴을 가격시켰다.

빠각~!

{으헉! 내 머리!}

{빌어먹을! 개룡이 대가리 방어력도 장난 아니군!}

듀라한들은 들고 있던 검이 아닌, 자신들의 머리로 공격을 시도 해보았지만, 워낙 단단한 가디우스의 방어력에 의해 오히려 자신들이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착지에도 실패를 하고 말았따.

쿠당탕탕~!

바닥에 처박히고 마는 듀라한 둘을 바라보며 다크 나이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이 자식들! 왜 우리를 보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이냐? 지금 우리 무시하는 거냐?}

{더 이상 네놈들과 말을 섞기 싫을 뿐이다.}

그리 말하고는 다크 나이트 셋이 서로 협공을 하기 시작하며, 가디우스를 공격해 나가고 있었다.

다크 나이트들은 잘 짜여진 협공으로 세 방향에서 동시에 가디우스를 공격해 들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태성이 한 마디 했다.

“그래! 잘들 하고 있어. 바보 듀라한들 보다는 너희들이 조금은 시간을 버텨 주는 구나. 그 안에 나는 언데드들을 다시 소환 시켜주지!”

어느덧 회복 된 마나를 통해 태성은 언데드들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빠르게 불어나는 언데드 군단!

“준비는 끝났다. 고생 많았다. 다크 나이트는 즉시 가디우스와의 거리를 둬라.”

{예! 주군!}

세 명의 다크 나이트는 방금 전 가디우스와으 전투를 진행하며 수많은 공격을 받은 상태였다.

몸 구석구석 갑옷이 파괴되거나, 불에 타서 사라진 부분도 존재했다. 하지만 아무런 불만 없이 태성의 명령을 듣고 있었다.

“좀비 1번! 이번만큼은 진지하게 해보자!”

좀비 소환의 틈에 다시금 나오게 된 좀비 1번.

{알겠어요! 맡겨 두세요.}

이미 명령을 하달 받은 좀비 1번은 같은 좀비의 무리들과 함께 가디우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석처럼 이끌리며 가디우스의 몸에 들러붙기 시작했다.

몇 백 마리의 좀비가 가디우스의 몸 전체에 들러붙어 있는 상태가 되면서, 지금까지 공격을 하고 있던 한백우는 빠르게 그 장소를 벗어났다. 태성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원 익스플로전!”

콰콰쾅! 쿠쾅! 콰콰쾅!

동시에 터지기 시작하는 모습은 아주 장관이었다.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한백우가 한 마디 했다.

“이런 기분 처음이다. 설마하니 내가 이런 네임드를 잡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거든.”

거대한 폭발이 가디우스를 집어 삼키는 모습을 보며, 한백우의 눈동자는 매우 떨리고 있었다.

“그래? 사실 나도 애초에 여기 올 때부터 이 녀석과는 만나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너의 도움이 많이 컸지. 약점이라는 걸 가르쳐주었으니 말이야. 안 그랫으면 이미 모두 밟혀 죽었을 거야.”

스으으윽~!

마지막 폭발과 함께 가디우스의 몸이 천천히 땅바닥을 향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해싿.

쿠아아아앙~!

육중한 소리와 수북한 먼지가 사방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끝을 알리는 메시지가 들려왔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태성과 한백우는 동시에 똑같은 메시지를 듣게 되었고, 둘은 눈이 마주쳤다.

“하하, 역시 네임드는 네임드구나. 이렇게 접속하자마자 레벨업을 하고 말이야. 덕분에 정말 고맙다.”

“고맙기는 무슨? 너 아니었으면 아마 이녀석 죽일 생각도 못했을 거야. 사실 한 번 죽고 나니 의욕이 많이 상실 되었었거든.”

죽어 있는 가디우스의 사체에게 다가간 태성.

너무나 큰 덩치로 인해서 아이템이 어디에 떨어져 있는지 조차 분간이 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시체의 안쪽을 뒤집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며, 언데드들에게 이 거대한 사체를 옮기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디우스의 사체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대한 가디우스의 사체는 언제 죽었냐는 듯 눈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반짝이는 물건들과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반짝이는 물건을 먼저 줍게 된 태성이 그것을 곧장 한백우에게 넘겼다.

“네가 확인해봐라.”

“넌? 확인 안 하고?”

“네가 먼저 확인하고 나서 보면 되지 뭐. 너의 손이 금손이길 바라는 기대감이랄까? 그 전에 나는 이걸 먼저 확인해야 해서 말이야.”

태성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보릿자루를 들어 올렸다.

“그건 퀘스트 아이템인 가봐?”

“응. 찾던 물건이거든. 이 녀석과 전투 중에 찾긴 했지만, 절대로 쉽게 넘겨주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결국 쓰러뜨리는 방법을 택하긴 했지만 말이야. 이제야 확인하게 되네.”

태성은 보릿자루를 살펴보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세 개의 물건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검, 활, 가방이었다.

[오스카가 사용한 물건]

설명 : 사냥꾼으로 널리 이름을 알리고자 했던 오스카가 사용했던 병장기와 물건.

‘그렇구나… 역시 이 아저씨는 죽은 건가?’

하지만 그 어디에도 유골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몬스터에게 먹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태, 태성아! 이거 레어인데?”

“레어? 유니크가 아니고? 아쉽다!”

“하하? 난 레어 처음 주워보는데 아쉽다니? 그런데 옵션이 장난 아냐! 정말 엄청나다고!”

한백우가 들고 있는 아이템은 단검이었다.

태성으로서는 돈이 될 만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단검이 나왔기에 그런 마음은 모두 접어버렸다. 그리고는 아이템의 옵션조차도 확인하지 않고 그에게 말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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