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76 3권.
“이제부터 매일 저녁 8시에 모시러 댁으로 가겠습니다.”
“예? 오, 오늘이 끝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앞으로 관장님의 종료 말씀이 떨어질 때까지는 계속 수련은 진행 될 것입니다.”
벌써부터 태성은 앞이 깜깜해져 오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으억!!”
다음날 눈을 뜬 태성. 벌서 시간은 오전 11시였다.
통증에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였고, 온 몸이 쑤시며 부어 있는 상태다.
“빌어먹을… 대체 어제는 얼마나 두들겨 맞은 거야? 지금까지 태어나서 이렇게 먼지 나도록 맞아 본 적은 또 처음이네…….”
자리를 추스르며 태성이 문을 열고 나갔다.
“태성아. 이걸 먹어라. 몸 회복하는 데에는 아주 그만이라는구나.”
태성이 방문을 열고 나온 것을 확인한 그의 어머니가 뭔가를 건넸다.
“한약 아니에요? 이걸 왜?”
“응? 못 들었니? 백우가 너 주라고 하더구나. 기력 회복하는 데는 그만이라던데?”
“예? 그놈… 병 주고 약 주는 건가…….”
기왕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자는 생각까지 드는 태성은 한 번에 한약을 들이 부었다.
‘휴… 오늘은 게임도 못하고 그냥 좀 쉬어야겠다. 진짜 적응이 너무 안 되네…….’
그렇게 휴식을 취하며 시간은 흘러갔고, 저승사자가 나타나 듯, 운전기사가 태성의 집을 방문했다.
태성은 온갖 죽을상을 쓰며 그를 따라 나섰고, 지금 다시 도장으로 와 있는 상태였다.
뻑! 빡!
오늘도 여전히 수련이라는 명목아래 폭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유의천의 눈빛이 호기심 있는 눈빛으로 태성이 맞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녀석? 꽤나 쓸 만하군.’
술녀 이틀 차.
이틀 만에 실전 싸움을 바탕으로 태성은 그나마 이것저것 나름대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제법? 흘리기까지?’
여러 명에게서 동시에 구타를 당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주먹에 든 힘을 흘리면서 반감시키는 모습을 보고, 유의천은 꽤나 흐뭇해하고 있었다.
‘허허, 이래서 실전 수련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건 없다니까?’
백번 수련을 하더라도, 한 번의 실전만큼은 못한 법.
그것을 알기에 한백우는 실전 수련을 그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그 결과 단 이틀 만에 태성은 나름대로 싸움이라는 것을 조금씩 몸으로 터득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결국 구타는 구타일 뿐이며, 태성의 행동은 어떻게 구타의 강도를 조금 더 약하게 줄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뻐억!
그런데 난데없이 유의천이 나타나 태성의 뒤통수를 발로 차버렸다.
태성이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수련을 도와주고 있던 남성들 모두가 깜짝 놀라고 있었다.
“걱정들 마라. 죽진 않았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만하고 그만들 돌아가거라.”
“예. 알겠습니다.”
ㅁ도ㅜ가 돌아가자 유의천은 태성을 호기심 있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목덜미 어딘가를 강하게 눌렀다.
“윽!”
신음을 하며 눈을 뜬 태성.
“이 녀석아. 뒤에 오는 공격은 보는 게 아니라 느끼는 거다. 그걸 못 느끼고 그렇게 한방에 나가 떨어지냐?”
“그, 그랬나요? 제가 무슨 고수도 아니고, 그런 걸 어찌 느끼겠습니까? 으윽…….”
아직도 뒤통수가 아픈지 손으로 주무르는 태성이었다.
유의천은 자신이 뒤통수를 찼다는 말은 하지 않고, 그를 보며 계속 말했다.
“네놈. 나의 제자가 되어 볼 생각 없느냐? 내가 참…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네놈은 백우 녀석 다음으로 탐나는 녀석이구나.”
“예? 백우요?”
“그래. 이놈아. 백우 그녀석도 처음에는 내 제자가 아니었지만, 하는 꼬락서니를 보고 내가 직접 제자로 받았지. 어떠냐? 나의 제자가 되면 절대로 맞고 살지 않게는 만들어주마.”
사람을 유혹해도 이상한 말로 유혹하는 유의천을 바라보며 태성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에효… 됐습니다. 이렇게 매일 맞는데, 제자가 되었다고 안 맞겠습니까? 그리고 전 이런 싸움박질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요.”
그 말을 들은 유의천이 크게 노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놈아! 백우가 싸움을 가르치라고 해서 가르쳐주는 거지! 네놈이 내 제자가 되면 이딴 싸움박질이 아니라, 전통 무술을 가르쳐주게 되는 것이다!”
너무 큰 목청에 깜짝 놀란 태성은 조심스레 긴장을 하며 대답했다.
“그래도 싫습니다. 이런 거…….”
“이런 거? 에라이!”
뻐억!
또다시 뒤통수에 유의천의 발이 작렬했다.
“크윽……!”
이번에는 태성이 기절하지 않고, 고통에 찬 신음만을 흘리며 머리를 부여 잡고 있었다.
‘어쭈? 그 짧은 사이에 그걸 흘렸어? 제기랄… 더럽게 아까운 놈이군!’
기절할 정도로 태성의 뒤통수를 차버렸으나, 기절하지 않고 고통에 신음만 하는 태성을 바라보며, 유의천은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아윽… 저 미친 노인네! 대체 저런 영감탱이가 어디서 굴러왔담…….’
노인의 발차기 공격에 한참을 뒹굴던 태성은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제길… 이 발차기 상당히 익숙한데… 분명 맞은 적이 있는 것 같단 말이야? 아닌가? 모르겠다. 으윽! 그런데 더럽게 아파!’
앞서 기절했던 순간을 떠올리지 못하는 태성으로서는 한심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휴… 오늘은 그래도 좀 일찍 일어났네?’
첫날과는 다르게 9시에 일어난 태성.
‘백우에겐 고맙지만… 역시 나의 복수는 그놈이 자신 있어 하는 게임에서 좌절감을 맛보게 하는 거야. 현실은 그 이후…….’
태성의 복수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게임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수련은 수련이고, 게임은 게임이다.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 해서 이진호가 게임을 하지 않을 것도 아니었다.
아직까지 이진호에게 절망감이라는 것을 선물하지 못한 태성으로서는 게임에서 절망감을 반드시 선사하고 싶었다.
‘그래… 난 재력도 안 되고, 권력도 없어. 하지만 게임은 누구나 평등하잖아? 아무리 네놈이 돈이 많아서 아이템을 지른다 할지라도… 최고한테는 못 당하겠지. 내가 최고가 된 이후에 네놈을 완전히 밟아주마…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로…….’
이번 일이 있은 이후에도 이진호는 아마도 계속 게임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합법적인 복수는 게임 안에서 얼마든지 가능했다. 태성의 합법적인 복수. 이진호가 게임을 완전 접을 정도로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그나저나… 그 자식은 레벨이 얼마나 됐을까? 예전에 봤을 때, 분명 88레벨이었는데… 설마 벌써 100레벨이 된 건 아니겠지? 휴…….’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줄어들긴 했지만, 태성의 심정은 당장이라도 그와 동급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새롭게 소환되는 녀석들은 자기 동료를 많이 희생시키는군. 음… 어디 한 번 시작해볼까?’
기존의 언데드 군단을 불러 낸 이후, 태성은 새롭게 생긴 스킬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군악대 소환! 의무병 소환! 데몬 자이언트 소환!”
스스스슥~!
새롭게 생겨나는 언데드 몬스터에 태성의 눈은 크게 떠지고 있었다
“오오오오……!”
군악대의 모습은 거대한 북을 들고 나타났다. 의무병은 머리에 하얀 모자를 쓰고 있었고, 확실한 특징을 둘 모두 지니고 있었다.
데몬 자이언트는 거대한 구울의 모습이었으나 배도 엄청나게 튀어나왔으며, 크기도 3미터가 넘는 다소 거대한 모습이었다.
들고 있는 해머는 엄청난 크기로 그 어느 유저라도 쉬이 들 수 없을 정도의 크기와 무게를 지닌 것으로 보였다.
“와… 새로운 녀석들은 뭔가 개성이 뚜렷해 보이네. 오공이라는 녀석도 무척이나 궁금하긴 한데 말이야. 네임드를 잡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었지? 후후, 그럼 단 번에 가보자고!”
태성은 네임드 몬스터가 있는 사냥터를 향해서 언데드 군단을 이끌었다.
둥둥둥~!
한 마리의 군악대가 북을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언데드들의 공격력이 모두 상승했다.
“오? 준비 죽여주는데? 뭔가 이제는 이펙트가 있어 보여. 큭큭! 진짜 판타지 속 언데드 군대 같네.”
단순한 군악대 하나의 북소리였지만,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 왠지 온 몸에 힘이 나는 듯 했다.
“자, 그럼 시작하자! 전군 포리아를 잡으러 돌격!!”
포리아는 65레벨에 해당하는 몬스터로 필드에 존재하는 네임드 몬스터다.
사방에 많은 몬스터들이 깔려 있기 때문에, 포리아를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태성에게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우우우우~!
뻐엉~!
한방의 공격으로 저 멀리 나가떨어지는 몬스터들. 그 선봉에는 데몬 자이언트가 서 있었다.
“오우! 공격력은 듀라한이나 다크 나이트에 비해서 떨어지는데, 파워만큼은 확실하군! 이제 힘자랑에서도 자이언트 때문에 크게 밀리지는 않겠는데?”
거대한 해머를 휘두르며 길을 뚫는 데몬 자이언트의 위력은 확실히 언데드 군단의 선봉장이 될 법했다.
{쳇… 왠 새로 온 녀석이 들어와서는 우리 자리를 꽤 찼냐?}
{당연한 것 아닌가? 비록 공격력은 우리보다 낮다고는 하지만, 그의 힘은 길을 뚫는데 충분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그의 뒤를 따르면서 공격만 제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데몬 자이언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듀라한과 다크 나이트. 둘은 자신들의 선봉장 자리가 뺏긴 것에 대한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야! 너는 기분 상하지도 않냐? 지금까지 우리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냐? 우리 동료들과 함께 머리 받쳐가며, 선봉장의 역할을 톡톡히 했었는데, 무식하게 힘 좋은 놈 하나 때문에 이제는 우리 비중이 낮아져버렸잖아!}
{난 상관없다. 오히려 이것으로 인해서 주군이 편안해지실거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만족? 넌 이제 큰일 났어. 인마. 주군은 선봉장에게는 언제나 특권을 주었다. 이제 우리에게 떡갈비나 회식은 없을지도 몰라. 저 무식하게 힘 좋고 덩치 큰 녀석이 독차지 하겠지!}
그 말을 듣고 다크 나이트가 잠시 멈칫했다.
{그, 그럴 순 없다! 우오오오오! 주군! 전 아직 할 수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는 자극을 받으며 앞에 있는 몬스터를 쓸어버리면서 전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캬~! 좋다. 위력이 한층 강해졌어. 다크 나이트의 엄호는 확실하구나!”
북소리가 필드에 울리는 가운데 언데드 군단은 네임드가 있는 위치를 향해서 진군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주변의 수많은 몬스터들은 언데드 군단을 막아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저, 저기 봐!”
“헉! 대체 저게 뭐야?”
엄청난 수의 언데드 군단이 진군하는 모습을 다른 유저들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저게 설마 그 소문의 언데드 군단인가?”
“소문?”
“응! 어떤 한 유저에 의해서 소환 되었다고 하는데, 저 정도의 엄청난 언데드 군단이라면 아마 유일무이할걸?”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유저는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말도 안 돼! 저게 어떻게 한 명이 소환한 거라는 거야? 그리고 저 정도의 소환수를 끌어낼 정도라면 대체 레벨이 얼마야? 한 200레벨이라도 되는 거야?”
“그거야 알 수가 없지. 하지만 저 정도의 언데드 군단이면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지 않을까?”
언데드 군단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몬스터들이 마치 먹이에 삼켜지는 듯 보이고 있었다.
“엇? 그나저나 저 언데드들이 가는 장소는 네임드가 있는 위치 아니야?”
“그러게? 우리도 네임드 퀘스트 있지 않아요? 보상이 좋은 걸로 알고 있는데?”
“마, 말이라도 한 번 걸어볼까요?”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