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77화 (77/134)

00077  4권

네 명의 유저는 아직 네임드를 잡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지, 언데드 군단을 이끌고 있는 태성에게 파티를 요구할 생각인 듯 보였다.

“제길… 그런데 보이냐? 저 언데드를 소환하고 있는 유저 말이야.”

“아니? 전혀 안 보이는데?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저거 그냥 언데드 몬스터 군단 아니야? 진짜 소환수들 맞긴 한 거야?”

이제는 족히 천 마리에 육박하는 언데드 군단을 보며 유저들은 태성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니들 뭐야? 무슨 일인데?}

좀비 1번이 밖으로 튀어나와 언데드 군단에게 접근하는 유저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억! 소환수가 말을 한다!”

{수환수고 뭐시고 간에 니들 뭐냐니까? 우리 진군하는데 방해하지마라.}

“그, 그게 아니고 혹시 소환자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

{소환자? 그게 뭐야? 설마 우리를 이끌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건가?}

“그래. 맞아! 그게 누구니?”

좀비 1번은 자신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연히 나잖아? 내가 이 모든 언데드를 이끌고 있다.}

“뭐라고? 넌… 아무리 봐도 유저로 안 보이는데?”

의심의 눈초리를 하고 있는 유저를 보며 좀비 1번이 버럭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못 믿겠으면 그냥 가! 난 네놈들이 싫어! 그냥 썩 꺼지라고!}

금방이라도 유저들을 향해서 덤벼들 것 같은 좀비 1번의 뒤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썩 꺼지자. 좀비 1번 소환 해제.”

{아악! 제기랄!!}

다소 황당하게 좀비 1번이 유저들의 앞에서 소환 해제 당하자, 그들은 잠시 얼떨떨한 표정으로 방금 전 좀비 1번을 해제 한 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언데드들을 소환한 주인이 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만 무슨 일이시죠? 여러분이 사냥하는데 방해가 되었나요?”

필드의 경우 많은 유저들이 있기 때문에, 언데드 군단이 이동을 하면서 유저들에게 피해를 끼쳤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랬기에 태성은 조심스럽게 그들을 보며 묻고 있었다.

“아뇨. 전혀요!”

“그렇다면 무슨 일이신지?”

그들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서서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만약 네임드를 잡으실 거라면 저희도 함께 파티를 할 수 있을까 해서요. 저희 네명으로서는 사냥도 조금 힘들다보니… 네임드는 그저 꿈이거든요. 퀘스트를 꼭 해야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퀘스트를 언제 할지도 알 수가 없어서…….”

비굴한 얼굴로 말을 하는 그를 향해 태성은 웃으며 대답했다.

“아? 그러시군요. 잠시 네임드가 필요해서 네임드를 잡긴 해야 합니다만… 뭐 네임드만 잡고 이곳을 뜰 거라서, 짧은 시간 파티를 할 건데 괜찮은가요?”

“아! 물론이지요! 오히려 저희들은 네임드만 잡아주신다면 더 감사하죠!”

“네. 그럼 파티를 함께 하죠.”

태성의 말에 그들이 단체로 파티를 신청했다. 다수의 레벨이 60대 전후였고, 태성에게 한참 못 미치는 레벨들이었다.

“우와… 75레벨이셨군요.”

“네. 뭐 현재 사냥은 딱히 필요가 없으시니, 언데드 군단 뒤를 따라가면 될 거예요.”

“아, 예. 알겠습니다.”

유저들은 순간 태성에게 모든 리딩을 맡겼다.

리딩이란 일명 운전이라고도 말하는데, 파티원들 중 대부분은 탱커들이 앞장을 서며, 길을 여는 것을 뜻한다. 지금의 리딩은 데몬 자이언트가 진행을 하고 이었고, 언데드 군단이 몬스터를 쓸면, 유저들은 그 사이로 쉽게 걸어가면 되는 문제였다.

“와… 그런데 소문 이상이시네요.”

유저의 말에 태성이 궁금한 듯 물었다.

“네? 소문이요?”

“하하, 네. 요즘 항간에 언데드 소환사의 위력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했거든요. 사실 저도 직접 보는 건 오늘이 처음입니다.”

“그래요? 지금까지 유저들의 눈에 거의 띄지 않고 사냥을 했었는데…….”

“하하… 이정도의 군대라면 눈에 띄지 말라고 해도 당연히 띌 수밖에 없겠네요. 그냥 단순하게 인원만 많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이상입니다. 위력도 상당히 강한 것 같네요.”

“칭찬이시라면 감사합니다.”

“당연히 칭찬이지요! 오히려 소문만으로 듣던 언데드 군대를 이렇게 보니 정말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입니다.”

초반 악취 진동으로 인한 악소문은 온데간데없이, 거대한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유저라는 태성의 소문만이 떠돌고 있었다.

‘이거 왠지 쑥스러운데?’

네 명의 유저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존경이 담겨 있었다.

“어? 그런데 길드가 없으시네요?”

“네. 아직 길드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유저 한 명이 친구를 쏘아보며 말했다.

“야! 이런 분이면 길드 가입도 하지 않고, 1인 길드 만들어도 성공할 수 있겠다. 너 같으면 길드 가입 하겠냐?”

농담 섞인 이 말이, 이후 태성에게 어떤 거대한 태풍이 도리지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본디 길드에 가입하게 되면 유저들은 각자의 가슴팍에 길드 마크를 달게 된다. 마크 밑에는 작게 길드의 이름이 쓰여 있어서, 유저들은 그가 어떠한 길드인지 쉽게 알 수가 있다. 하지만 태성은 아무런 마크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들로서는 약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다수 능력이 출중하고 실력이 강한 유저들은 길드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길드에서 아무런 제의가 들어오지 않던가요?”

“아… 네. 뭐 저야 가난하게 몰래 사냥만 하고 다니는 스타일이어서요.”

“그렇긴 해도 거대 길드에서 스카웃 제의가 왔을 법한데…….”

“스카웃이요?”

“네. 고레벨에 속하는 유저들은 항상 거대 길드에 스카웃이 됩니다. 그 스카웃 자체도 일정한 대가가 따르지요. 만약 성을 먹게 된다면 얼마를 준다던지 하는 길드장과의 계약이라고 보시면 되요.”

“아? 그냥 단순하게 길드 가입하는 것이 아니었나요?”

지금까지 태성은 모든 유저들이 친목이나, 아는 사람들의 길드에 가입하면서 길드를 유지해 나가는 줄 알았다.

“에이… 무슨 소리세요? 거대 길드 중에서는 단순한 친목이 아닌, 상업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길드들이 많습니다. 첫 번째는 스폰서를 잡을 수가 있고요. 둘째는 성을 먹었을 때 길드에 들어오는 수익금이 상당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길드 레이드를 했을 때, 얻게 되는 수익도 대단하죠.”

전혀 모르는 정보가 유저의 입에서 흘러나오자 태성은 내심 놀라고 있었다.

“허? 스폰서요? 그리고 레이드?”

“아… 정말 모르시나보군요. 스폰서의 경우는 거대 기업들의 마크나 로고를 방어구에 부착함으로 해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스폰서들 역시도 일정한 계약을 통해 날짜 수나 개월 수가 정해지지요. 또한 레이드 경우는 대규모 길드원들이 함게 움직이면서 보스나, 네임드들을 잡고 나온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물론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어서 필요한 것은 길드에 그냥 주는 편이지만, 그래도 길드가 기본적으로 챙기는 것이 많지요.”

“아… 그런 것들이 있었군요.”

길드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그로써는 이들로 인해 어느 정도의 정보를 알 수가 있게 되었다.

“혹시 길드 가입하지 않으셨다면, 저희 길드로 오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헤헤…….”

“아, 죄송합니다. 현재로서는 제 사정 때문에 어느 길드를 막론하고 들어 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아깝네요. 가온누리님만 오신다면야 그 길드는 완전 톱에 들 수도 있을 텐데 말이지요.”

그들 모두가 자신을 대단한 유저로 봐주는 것만으로도 태성은 기분이 좋아지고 이었다.

파티를 맺고 사냥하면서 다른 이들은 여전히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것은 네임드를 잡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언데드들 사이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 어설프게 끼어들려고 해봐야 마법과 화살에 오히려 피해를 입을 뿐이었다.

태성의 언데드들 끼리는 좀비의 익스플로전에 피해를 전혀 피해를 입지 않지만, 근접전의 유저들에게는 막강한 피해를 안겨 줄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지금과 같이 자리에 앉아서 태성이 네임드 몬스터를 죽이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자신에 비해서 현저하게 레벨이 낮은 네임드 몬스터. 그것은 태성에게 큰 해를 가하지 못했다.

익스플로전의 효과로 네임드 몬스터의 생명력을 급격하게 뺏어낼 수가 있었다. 그리고 새롭게 나타난 테러의 효과. 이것은 그동안 암울했던 좀비의 평균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물어뜯기 공격이 아닐 수 없었다.

중독된 네임드 몬스터의 몸체 내에서 저절로 폭발이 일어났다. 눈으로 봤을 때는 큰 폭발은 아니지만, 체내에서 일어난 폭발이기 때문에, 그 충격은 꽤나 심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네임드 몬스터는 태성의 언데드 군단에게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땅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컨티뉴!”

-컨티뉴 스킬의 효과가 적용되었습니다.

“좋았어. 자! 다들 땅을 파라! 실시!”

언데드들이 달려들어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유저들이 물었다.

“이건… 뭐하는 건가요?”

“아? 쓸 일이 좀 있어서, 땅에 묻어 두려고요. 뭐 혹시 필요한 부위라도 있으신가요?”

“후후, 아뇨. 이미 퀘스트는 완료 했는걸요. 그냥 땅을 왜 파는지 궁금해서요.”

몬스터를 잡고 난 뒤 땅 속에 묻는 행위를 보는 것은 다른 유저들로서는 신기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정말 대단하세요. 이렇게 혼자서 네임드 몬스터를 잡을 수 있다니…….”

“아닙니다. 전에 저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그분은 어휴… 지금 생각만 해도 다시 온 몸에 소름이 돋는군요.”

태성은 유저들의 칭찬에도 크게 자만하지 않았다. 이유는 자신보다 더욱 뛰어난 유저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번 파티가 있은 이후, 태성은 다음날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하나 발견 할 수 있었다.

레전드 오브 판타지의 사이트에 게시판에 자신의 얼굴이 떡하니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 정확하게 말하면, 사이트에는 베스트 동영상이 소개가 되는데, 그 동영상에 바로 자신의 모습이 찍혀 이었던 것이다.

조회수는 간밤 사이에 1억 조회수를 넘긴 상태였다.

베스트 동영상에 오르게 되면, 유저에게는 혜택이 주어지는데, 그것은 바로 한 달간 무료 게임사용권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동영상을 올린 유저야 태성으로 인해서 한 달간 무료로 게임을 이용할 수가 있었지만, 태성은 이것이 시련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었다.

게임에 접속한 태성.

평소보다 안델리카 마을에는 유저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고레벨 유저들로 추정되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이고 있었다.

“오늘 무슨 이벤트라도 있는 날인가?”

주변을 거닐며 태성은 사냥터로 향하기 위해 발길을 옮겼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디선가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있다!”

순간 인근에 있던 대부분의 유저들의 시선이 태성을 향해 쏘아졌다.

“응……? 뭐야? 무슨 일이래?”

수많은 유저들의 시선을 받은 태성은 영문을 모르고 있었다. 설마하니 이런 행위들이 자신만을 위한 깜짝쇼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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