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79화 (79/134)

00079  4권

닐크는 지난 과오를 생각하며 쉽게 태성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만큼 그에게 미안한 행동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네는 공성전에 참가 안하는가?”

“예? 공성전요? 그건 갑자기 왜요?”

최근에 많은 이들에게 공성전은 관심의 대상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NPC에게서 나오는 공성전 이야기에 태성이 호기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NPC들이라 함은 자신들의 일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성전의 경우 유저들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 공성전을 NPC인 닐크가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의아했다.

“다름이 아니라 요즘에 세율이 너무 비싸서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한 달 세율이 25%나 된다는 건 너무 억지다 싶어서. 새로운 성주가 나타나주었으면 해서 말이지.”

“예? 그 말씀은 현재 성주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잉? 그것도 몰랐나? 아무리 그래도 안델리카 마을에서 생활하는 자네가 성주도 모른다니 정말 황당하군.”

안델리카 마을의 성주는 현재 NPC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저들은 성주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성주라면 당연히 성안에 있을 것이 뻔했다. 또한 공성전이라면 성을 기점으로 벌이는 전투였다. 그러나 태성은 지금까지 성의 근처도 가본 적이 없었다.

“저기… 죄송한데 그럼 성은 어디 있나요?”

“자네 성도 보지 못한 건가? 마을 외곽에 큰 건물 있지 않은가? 눈을 감고 다니는 겐가?”

“예? 그, 그건 아무리 봐도 성으로는 안보이던데…….”

그냥 거대한 저택. 그걸 두고 성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내참… 가장 초보적인 마을이라도 꽤나 큰 마을인데 성이 고작 저택 형식으로 되어있다면… 공성전의 경우 수성 쪽이 상당히 힘들어 지겠군.’

성이라 함은 성벽을 기점으로 성안에 있는 유저들이 수성을 펼친다. 성벽을 기점으로 수성을 펼치기 때문에, 탈환을 하려는 유저들보다 그 숫자가 적더라도 조금은 이점을 지니며 전투를 펼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저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성벽 자체가 없기 때문에 수성하는 입장에서는 곤욕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닐크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건네고 그 자리를 벗어나는 태성.

검은색의 후드를 걸치고 마을을 활보하는 그였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거나 말을 붙이는 없었기에 마음 편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

“형!”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말과 동시에 누군가 자신의 앞을 가로 막았다.

“헉! 로건. 어떻게 형을 알아본 거야??”

“응? 어떻게라니? 형을 형으로 보는데 뭐가 잘못된 거야?”

“아니… 뭐 그런 건 아니고 말야. 그런데 어쩐 일이야?”

얼굴을 가렸음에도 자신을 알아보는 로건을 보며, 태성은 NPC의 특성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어쩐 일이라니? 마을에서 놀다가 형이 보이길래 불렀을 뿐인데?”

“아하! 미안. 혼자서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통에,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됐네. 그런데 요즘에는 어때? 애들이 놀리지 않아?”

당시 따돌림을 당하며 아이들과 사건이 있었던 로건.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따.

“괜찮아. 애들 말이 사실인 것도 맞고 말야. 이제 그런 거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거든. 아참! 형. 언제든지 집으로 놀러 오래.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준다고 하셨어.”

“하하, 그래. 알았다. 조심해서 놀도록 해. 형은 다음에 들르도록 할게.”

“응! 알았어. 그럼 형 조심해서 가!”

로건이 손을 흔들며 사라졌고, 태성은 그런 로건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후 그는 자신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사냥터로 나섰다.

***

첫 번째 공성전이 시작 되었다.

모든 대류 r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공성전. 각 대륙에서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유저들이 나타나는 기초 마을만을 대상으로 행해졌다.

성을 목표로 가장 많은 점수를 따내는 길드가 성의 주인이 된다. 이는 현재 NPC가 성주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전투를 통해서 첫 번째 성주가 선출되기로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당영ㄴ히 유저의 수가 많은 길드가 공성전에는 유리했다. 하지만 정예로 구성 된 고레벨의 길드 역시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되는 문제였다.

태성은 이번 공성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하나만 하더라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공성전 따위에 그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공성전의 동영상이 하나 둘씩 올라오면서 그 엄청난 스케일에 태성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난다 긴다 하는 고레벨의 유저들이 모두 모였고, 지금까지 태성이 보지도 못한 클래스들이 수도 없이 모여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이거 정말 재미있겠는데?’

태성은 동영상을 보면서 자신의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공성전에 참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약간은 들게 되었다. 물론 유저들의 쏠리는 시선이 싫어서 공성전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사실 그의 목표 의식만 아니었다면 어느 길드에 속해서라도 한 번쯤은 치러보고 싶은 것이 바로 공성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델리카 마을의 성은 에이스 길드가 차지하게 되었다. 국적에 관계없이, 레벨의 기준도 나누지 않고 많은 유저들을 끌어 모은 에이스 길드. 고레벨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저레벨의 유저를 키워줌으로 해서 안델리카 마을에서도 꽤나 인지도가 높은 길드였다.

에이스 길드가 안델리카 성주가 되면서 마을의 세율이 20%로 떨어졌고, 많은 이들이 에이스 길드를 응원했다.

‘훗날 나도 한 번 참여를 하게 되겠지. 후후, 그 전에 길드를 가입해야 되는데… 앞으로 문제만 일으킬 나를 받아줄 길드가 있을지 모르겠군. 큭…….’

태성은 알고 있었다. 자신으로 인해서 길드에 어떠한 문제들이 일어날지를 말이다.

이진호 그와의 문제로 인해서 앞으로 자신과 관련된 길드의 경우 말이 많아질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 한 이후에 길드에 가입을 생각을 하고 있는 태성이다.

다른 모든 유저들이 공성전에 열을 올리며 시간을 보냈을 무렵, 태성은 열심히 레벨을 올렸다.

그 결과 80레벨을 넘어섰고, 스킬도 대량으로 수치가 올라간 상태다.

‘앞으로 20레벨 남았다! 100레벨. 그때가 된다면 이진호… 너에게 멋지게 싸움을 걸어주지!’

현 상태에서 그는 100레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진호가 만약 100레벨을 넘어선 상태라 할지라도 3차 전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등한 선상에서 붙어볼만하기 때문이다.

“자자! 마구 헤집고 다녀라! 그리고 녀석들을 모두 쓰러뜨리는 거야!”

머맨 와이드 서식지.

75레벨의 몬스터로서 주로 20마리 이상이 때를 지어 이동을 한다. 다수의 규모로 유저들과의 전투를 임하는 머맨들. 하지만 20마리의 몬스터들이 언데드 군단을 감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태성의 소환수들은 현재 좀비 600마리, 스켈레톤 300마리, 메이지 190마리, 구울 180마리, 고스트 210마리, 듀라한 10마리, 다크 나이트 10마리, 군악대 5마리, 의무병 5마리, 데몬 자이언트 2마리, 오공 1마리였다.

모두 합치면 대략 1,500마리에 가까운 개체수를 가진 태성.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개체수라고 할 수 있었다. 점차 불어나는 개체 수는 상당히 빠른 사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빠르다고 하기 보다는 사냥터 전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의 개체수였다. 그래서 몬스터 한 마리 한 마리를 잡는 것보다, 지금과 같이 몬스터들의 서식지 자체를 접수하며 대규모 사냥을 펼치는 태성.

현재 그에게는 2개 대대가 존재했다. 이제 머지않아 대대를 뛰어넘어 하나의 연대가 창설하게 된다. 그의 꿈은 한 개의 사단 병력을 모으는 것이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었다.

“자자! 뭐하나! 의무병들은 즉각 부상자들을 데리고 돌아와야지!”

5명 밖에 안 되는 의무병들이었지만, 치유력은 탁월했다. 태성의 ‘다크 힐’은 이제 필요가 없어진 상태였으며, 고작 힐량 자체가 얼마 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개 개체의 소환수에게 다크 힐을 사용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있었다.

의무병들은 자체적인 의료기술로 다 죽어가는 좀비나 뼈마디가 부서진 스켈레톤들을 대략 10초도 안 되는 시간 내에 모두 완치시키고 다시 전장에 투입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군악대 5마리가 북을 울리는 소리는 모두에게 공격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어 사냥은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유저가 없는 한적한 사냥터.

파티를 이루고 있다 하더라도 머맨 와이드 서식지를 사냥하는 것은 다른 유저들에게는 무리였다. 20마리의 머맨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공격을 하게 되면 5명의 유저들에게는 무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곳처럼 태성의 마음에 쏙드는 사냥터도 드문 것이 현실이다.

큰 생각 없이 몬스터 사냥을 지시하고 있는 태성. 그런 그를 향해 멀리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붉은 로브를 휘날리며 걸어오고 있는 인물.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본적이 없는 인물이었따.

“뭐지?”

그 유저에게 달려드는 몬스터들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그리고는 그는 유유히 태성을 향해서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씨익…….

그가 태성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미친놈… 왜 날 보고 웃어?’

그리고 즉각 태성을 향해서 공격을 감행했다.

쉬칵!

퍼퍼펑~!

기다랗고 흰 막대 하나가 태성을 향해 그대로 쏘아졌다. 그결과 스컬 실드 3개가 동시에 파괴 되어버렸다.

“헉! 뭐야 이거? 왜 대뜸 공격을 하는 거야? 얘들아! 저 녀석을 막아!”

“큭큭큭!”

자신을 향해 공격을 한 정체불명의 인물을 보며, 태성이 즉각 언데드들을 향해 명령했다. 그는 태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저 비웃음을 날릴 뿐이었다.

언데드들이 태성의 앞을 막기 시작했다. 그리고 태성은 즉각 뒤로 빠지며, 안전 거리를 유지했다. 한 번의 공격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았기 때문에 미리 자리를 피한 것이다.

“전원 공격!”

명령이 떨어지자, 모든 소환수들이 일제히 붉은 로브를 뒤집어 쓴 녀석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번쩍!

그런데 눈부신 빛과 함께, 1개 대대의 소환수들이 순식간에 전멸을 해버렸다.

“이러 말도 안 되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대체… 저놈은 누구지?”

소문이라도 들어봤을 법했지만, 현재 남대륙에는 저렇게 강한 마법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는 태성이다.

구구구궁~!

그런데 그때 허공을 진동시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땅의 울림이 아니었다.

“뭐지? 이건 무슨 소리야?”

소리의 근원지를 찾기 시작하는태성. 그런데 그때 좀비 1번이 큰 소리로 외쳤다.

{저, 저게 뭐야~!!}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하고 있는 좀비 1번.

구아아아앙~!

하늘에는 거대한 불을 동반한 바위 하나가 땅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세상에? 메테오??”

메테오를 시전한 붉은 로브를 뒤집어 쓴 녀석은 어느새 주변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제기랄!!”

태성은 급히 자리를 이동하며 외쳤다.

“모두 피해라!!”

급히 자리를 이동했지만, 그 속도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메테오의 속도가 더욱 빨랐다.

쿠아아아아앙~!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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