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0 4권
거대한 메테오가 땅에 떨어지면서 엄청난 충격이 동반했다. 그리고 주변은 순식간에 땅이 하늘로 솟구치고 파괴 되어 가버렸고, 언데드 군단들은 폭파되는 땅 위에서 그대로 흔적 없이 소멸이 되고 말았다.
태성은 자신을 향해 쏟아져 오는 폭발 위력을 바라보며 두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따.
-타 대륙의 유저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하였습니다.
-페널티로 경험치 10%가 하락합니다.
어이없는 문구가 떠오르고 태성은 마을로 복귀하게 되었다.
마을로 돌아온 태성은 잠시 멍한 시선으로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렸다.
‘메테오… 분명 메테오인데… 대체 뭐하는 녀석이지? 나를 대뜸 죽이다니?’
어이가 없는 와중에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대륙에서 한 녀석이 공간의 틈을 타고 넘어왔나 봐.”
“그러게. 지금 여기저기에서 엄청나게 죽이고 다니나 보던데?”
“하긴… 고레벨이든 저레벨이든 아무나 죽이면 포인트가 쌓일 테니까 말이야.”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던 태성은 자신을 죽인 이가 다른 대륙의 유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후 메시지의 내용 또한 인지하게 되었다. 또한 그가 죽인 유저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남대륙 유저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저들이 말하는 공간의 틈이라는 것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 수가 없었기에, 그는 사이트를 통해 즉각 확인 했다.
공간의 틈.
일반 필드나 던전에서 매우 희박한 확률로 생겨나는 틈.
이 틈은 다른 대륙을 넘어갈 수 있으며, 열려 있는 시간은 고작 1분이다.
열려 있는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에, 발견한 자만이 겨우 다른 대륙으로 넘어 갈 수가 있다.
그리고 그런 틈과 더불어 태성은 다른 하나의 정보를 더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타 대륙의 유저를 죽이게 되면, 높은 포인트와 명성을 쌓게 된다. 이때 얻는 포인트로는 중앙대륙의 일정 상점에서 희귀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가 있으며, 명성이 높은 자들은 자신의 대륙 NPC에게서 높은 호감도를 얻게 된다.
NPC에게 높은 호감도를 얻는 다는 것은, 랭크가 높은 퀘스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되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보기 드문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뜻했다.
그래서 다른 대륙의 유저들과 만나는 것은 오로지 서로 죽고, 죽이는 일만 발생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젠장… 그런데 솔직히 너무 강하잖아? 어떻게 2개 대대가 고작 마법 한 방에 모두가 사라질 수가 있느냔 말이야!”
그동안 그 누구보다 강할 것이라고 자부했던 태성. 하지만 고레벨의 마법사에게 짧은 시간만에 모두가 전멸했다는 것은 그의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히고 말았다.
꾸욱…….
태성은 붉은 로브의 마법사를 생각하며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제기랄! 다음에 보면 반드시 복수해준다! 하지만 어떻게 복수를 하지……? 얼굴도 모르는데…….”
아직까지 마법사들과 싸워본 적이 없는 태성으로서는 그들에게 어떻게 대항을 해야 되는지 정확한 방법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안델리카 마을에는 태성 말고도 많은 유저들이 죽임을 당하고 그대로 마을로 귀환하게 됐다.
강력한 유저들이 정보를 듣고 붉은 로브를 뒤집어 쓴 마법사를 찾기 위해서 사냥터로 이동했지만, 그때마다 남대륙의 유저들이 오히려 죽어서 마을로 왔다. 이제 그 누구도 붉은 로브 마법사를 막을 수 있는 자가 없는 듯했다.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던 그때 마을에는 유저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와! 남대륙 랭킹 1위가 나타났어!”
“진짜? 엄청나다! 잘하면 그 붉은 로브를 뒤집어 쓴 녀석을 죽일지도 모르겠는데?”
“그 뿐만이 아니야. 랭킹 1위부터 5위까지 모두가 뭉쳤대.”
“그런 일이 일어났단 말이야? 어디 한 번 보자고! 대체 1위부터 5위까지의 유저들은 어떠한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지!”
어느 대륙에서 넘어왔는지 모를 붉은 로브의 마법사를 죽이기 위해 남대륙의 랭커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그런 마법사 하나를 잡기 위해서 랭커 5명이나 모인거야? 그냥 한 명만 나서도 되는 문제 아닌가? 붉은 로브의 마법사는 아직 어디 대륙의 어떠한 랭커인지도 모르잖아?”
한 유저가 의문을 가지고 물었다.
“야… 넌 남대륙의 비운을 모르는 거냐?”
“무슨 소리야. 그건?”
한숨을 길게 쉰 유저는 자신의 친구에게 말했다.
“현재 남대륙은 말이야. 다른 대륙에 비해서 랭커도 그렇지만, 평균 레벨이 상당히 낮아. 그 이유가 뭔 줄 알아?”
“뭔데?”
“현재 중앙대륙으로 넘어가서 사냥을 할 수 있는 유저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거지.”
“그런거야?”
중앙대륙.
최소 100레벨 이상의 유저들이 파티를 이루어 사냥을 하는 강자들의 세상이다.
중앙대륙의 크기는 다른 네 개의 대륙을 합친 것 보다 월등히 크다는 소문이 있지만, 아직까지 중앙대륙의 지도가 밝혀진 것은 아주 극소수일 뿐이다.
거대한 대륙인만큼,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수많은 몬스터들과 극강의 몬스터들이 존재하는 그곳은 강자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모든 대륙에서 중앙대륙으로 갈 수 있는 길목은 단 하나! 각 대륙마다 존재하는 중앙 대륙으로 이동하는 터널이었다.
이 터널에는 수많은 몬스터들이 존재하는데, 현재 남대륙의 유저들은 그런 터널을 통과할 정도의 힘을 지니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대륙의 랭킹 1위의 유저라도 아직 중앙대륙조차 밟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아이템은 다른 대륙의 랭커들에 비해서 떨어지기도 하며, 레벨 또한 점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
‘그런 일이 있었던가? 터널을 통과해야만 중앙 대륙을 넘어간다고? 나에게도 언젠가 넘어야 할 산 중에 하나로군. 그나저나 기대되는데? 과연 저 랭커들이 붉은 로브 마법사를 어떻게 할지 말이야.’
태성은 랭커 다섯 명이 파티를 하며 마을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역시도 마을 한편에서 그들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 올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
“그런데 정말 저희가 이길 수는 있을까요?”
“말이라고 하세요? 녀석은 한 명이에요. 그리고 저희는 5명. 더군다나 랭킹 1위부터 5위까지가 모두 모였어요. 그런 우리가 마법사 한 놈을 못 당하겠어요?”
“지당하신 말씀! 우리 남대륙이 아무리 평균 레벨이 낮다고는 하지만, 최상위 5명이 뭉쳤어요. 절대로 질 리는 없을 겁니다.”
다섯 명은 모두 의기양양하게 붉은 색의 로브를 입은 마법사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 마법사.
“혹시 벌써 들어간 게 아닐까요? 마을에서 보니 죽은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던데… 설마하니 많이 죽였다고 생각하고 들어갔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긴 하겠죠. 이 일을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녀석을 찾으러 갈 것이 뻔한데… 단신의 몸으로 무모한 짓을 할 생각은 없겠죠. 경험치 아깝다면 가더라도 벌서 갔겠죠.”
망량의 평원을 찾은 다섯 사람.
마지막 죽은 유저가 이곳에서 죽임을 당했다고 하여,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는 몬스터만 즐비할 뿐, 유저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돌아갔나 봐요. 후후, 모처럼 이렇게 랭커들이 모였는데 아쉽네요.”
“오히려 다행이죠. 혹여나 어떤 일이 생겼을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이참에 저희끼리 터널이나 한 번 뚫으러 가볼까요?”
“음…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할 듯한데… 문제는 사제가 없다보니 이 상태로 간다고 해도 얼마 버티진 못할 것 같습니다.”
사제의 경우 힐과 보조를 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제가 랭커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또한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사제가 필수로 있어야만 했다.
아무리 상위 랭커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들 5명이라 할지라도, 사제가 없는 와주에 터널의 막강한 몬스터들을 상대하며 버틸 수 있는 생명력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해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그때였다.
“저기!”
누군가 한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곳에는 붉은 로브를 걸친 마법사 하나가 있었고 소문의 그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네 녀석이냐? 남대륙 유저들을 마구 죽이고 다닌 게?”
붉은 로브의 마법사는 그들을 발견했음에도 피하는 기색 없이 당당하게 그들을 맞이했다.
“크큭… 그깟 허접한 녀석들 죽인 게 뭐가 그렇게 대수라고? 꼴을 보아하니 랭킹에 드는 녀석들이 드디어 나타난 건가?”
랭킹에 드는 유저들은 대체적으로 외형만 보고도 쉽게 판단을 할 수가 있었다. 이유는 바로 랭킹에 오를 만큼의 각색의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값비싼 아이템인 만큼, 외형은 그 어떠한 아이템보다도 월등히 멋져 보이는 것은 사실.
이들 랭커 5명 역시도 남들 못지않은 좋은 아이템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까지의 녀석들은 너무 허수아비 같아서 재미가 없었는데, 네놈들은 뭔가 좀 특별할까?”
붉은 로브의 마법사가 모두를 향해 냉소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우리 5명이 네놈에게 아주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렇게 행차를 하셨다.”
“아뇨! 저런 놈을 상대로 굳이 5명 모두가 나설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냥 저 혼자 나서겠습니다!”
남대륙 랭킹 2위 알렉소.
대륙에 얼마 존재하지 않는 권사 캐릭터이다. 주로 너클 같은 무기나 공격력이 가미 된 장갑을 착용하고, 스킬 위주의 공격을 펼치는 인물이었다.
그만큼 행동 면에서 제약을 받지 않지만, 원거리 공격 캐릭터나, 검사들에게는 꽤나 취약한 전투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후후…….”
붉은 로브의 마법사는 알렉소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매직 미사일 러커!”
마법사가 알렉소를 향해 곧장 마법을 시전 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알렉소가 깜짝 놀라고 있었다.
“앗! 복합형 마법!”
대부분 마법사들은 하나의 마법을 구사한다. 하지만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서 특이한 경우 마법을 합쳐서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들이 존재했다. 이런 마법들은 두 가지의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어를 하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애로사항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를 향해서 뻗어오는 5개의 매직 미사일. 그러나 그것은 눈에 보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사라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쳇!”
알렉소는 매직 미사일을 피해 옆으로 훌쩍 몸을 날렸다. 방금 전의 위치와는 족히 5미터는 더 옆으로 벗어나 있는 상태였다.
퍼억!
그러나 피했다고만 생각했던 매직 미사일이 그의 가슴을 강타했다.
“크윽! 어, 어떻게 된 거지? 분명 피했는데?”
“크크큭… 아, 정말 바보들은 어쩔 수 없다더니? 이걸 보고 하는 말인가? 매직 미사일을 제대로 알고나 있긴 한 거야?”
“뭐라고?”
“하긴…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제대로 알 수도 없겠지. 그럼 복합형이 아닌 단순한 마법으로 다시 한 번 보여주지. 매직 미사일!”
중급 스킬에 불과한 매직 미사일! 하지만 모든 스킬이 그렇듯, 레벨이 오르면 강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스스스스~!
붉은 로브를 뒤집어 쓴 그의 주변에 매직 미사일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저, 저럴 수가?”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렇게 많은?”
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