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81화 (81/134)

00081  4권

매직 미사일의 경우 기본 5개의 흰 막대기를 형성하게 된다. 레벨이 아무리 오른다고 하더라도 개체수가 늘어날 수는 없는 것이 원칙! 5개의 흰 막대기만이 지금까지 알려진 전부였다.

그런데 그의 주변에는 30개가 넘는 매직 미사일이 넓게 자리를 하고 있었다.

“이제 보이나? 이게 바로 나의 매직 미사일이다. 아주 단순하지만, 이걸 전부 피하기란 쉽지 않겠지? 다시 한 번 피해봐.”

샤샤샤샤~!

매직 미사일이 다시금 그를 향해서 날아갔다.

50센티의 길이에 두께는 고작 2센티인 매직 미사일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마법이다. 하지만 그가 사용한 매직 미사일은 족히 1미터 50센티의 길이에 두께는 최소 15센티는 될 듯 보였다. 그렇다보니 피할 수 있는 간격 또한 너무나 좁았고, 그 위력은 실로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파파팟! 퍼펑!

“크악!”

또다시 가슴에 타격을 허용한 알렉소.

“안되겠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알렉소님이 위험에 빠질지 모르겠네요. 즉시 우리들이 함께 나서죠.”

“그래야겠습니다. 설마하니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그는 우리보다 훨씬 위에 존재하는 레벨 같군요.”

마법의 특성상 1:1로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그들 모두는 마법사를 한 번에 상대하기로 했다.

그들의 대다수가 탱커, 살수, 권사, 검사로 구성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법사를 항대하기엔 어려움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이들 5명이라면 충분히 마법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장담했다.

그렇게 그들은 동시에 붉은 로브를 걸친 사내에게 달려갔고, 그들의 전투는 시작되었다.

마법사의 마법 위력은 너무나 대단했다. 한 번의 마법에 두 세 명이 기본적으로 날아가 버릴 정도였다. 또한 마법 스킬이 한두 가지가 아닌 수십 개에 해당하면서 사용할 때마다 새로운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

계속해서 달라지는 패턴에 남대륙의 랭커들은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고, 마법사에게는 제대로 된 타격조차 입혀본 적이 없었다.

“윈드 커터 파라!”

“크아악!”

수십 개의 바람 칼날이 강력한 방어력을 형성한 푸시엔을 가격했다.

푸시엔은 남대륙 랭킹 1위에 자리한 사람으로, 현재 남대륙 내에서 가장 강력한 탱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붉은 로브 마법사의 공격력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한 번의 공격을 허용할 때마다 그의 생명력은 엄청난 속도로 깎여 나가고 있었다.

“젠장! 어떻게 우리들이 제대로 손도 쓰지 못하고 이렇게 당할 수가 있단 말이야?”

“그러게 말입니다. 중앙대륙까지 진출한 대륙과 그렇지 못한 대륙의 차이가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러고 있다간 분명히 우리들이 먼저 죽고 말텐데…….”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그들. 더군다나 간격은 좁혔다고 하더라도 마법사의 실드에 의해서 모든 공격이 차단 되어버릴 것이 분명했다.

실드의 방어력이 얼마인지 몰라도 몇 번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실드는 계속해서 전개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젠장…….”

그들 모두가 암울한 이 상황에 한숨만 내쉬고 있을 뿐이었다.

“흐흐, 끝난 건가? 하긴… 발악을 해도 소용이 없다면 이쯤에서 끝내는 것도 낫겠지.”

마법사는 웃으며 마지막 마법을 전개했다.

“파이어 월 인텐션!”

푸화화확~!

갑자기 주변이 엄청난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불기둥은 족히 10미터까지 치솟았고, 강한 열기를 동반하며 랭커들을 향해서 덮쳐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쥐새끼마냥 갇혀 죽진 않겠어! 이얏!!”

알렉소가 불길을 뚫고 나가기 위해 몸을 날렸다.

“크아아악!”

그러나 들려오는 것은 그의 비명 소리뿐…….

불길의 장벽은 그가 생각했던 그 이상의 폭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남은 4명의 랭커들은 자신들을 조여드는 불길을 보며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을 따름이었다.

“왔다! 랭커들이야!”

“세상에? 그런데 어떻게 모두가 하나 같이 부활 장소에서 다시 나타나는 거지?”

“설마 모두가 당해버린 거야? 마법사 한 명에게?”

유저들은 하나 같이 최상위인 랭커들이 부활 장소에서 나오는 것을 보며 어이를 상실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우리 남대륙 랭커 5명이 동시에 당했단 말이야?”

“대체 그 마법사는 얼마나 강한거야?”

유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다시 나타난 랭커들을 보며 말을 끊지 못하고 있었다.

지켜보고 있는 이들이 모두 놀라고 있을 때, 랭커 5명의 얼굴은 매우 일그러져 있었다.

“퉤!”

한 명이 바닥에 침을 뱉고 그 자리를 빠르게 빠져 나갔다. 그리고 나머지 4명 역시도 그 자리를 이탈하거나, 로그아웃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태성은 많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모두 당해버린 건가? 그 한 녀석에게?’

태성 역시도 현재 남대륙의 랭커들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들 모두 100레벨을 넘어 3차 전직을 이룩한 상태였다. 그런데 어찌 그들 5명이 마법사 한 명 보다 못할 수가 있단 말인가?

‘아무리 레벨 차이가 있다지만… 전직의 한계는 넘지 못했을 텐데? 대체 무슨 수로 이들이 이렇게나 당해버린 거지?’

마법사가 혹시나 자신이 모르는 히든 클래스라면 말이 달라질지도 몰랐다.

‘그래… 이 정도로 강한 캐릭터라면 히든 클래스일 가능성이 있겠지. 그렇게나 강력한 마법을 사용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런 녀석을 또다시 만나면 내가 이길 확률이 있을까?’

메테오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태성이다. 그때의 아찔함과 패배감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어차피 다른 대륙의 유저이고… 만날 확률이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 차차 진행해보면 되겠지. 그나저나 이제 슬슬 정리하고 가봐야 할 때인가?’

태성은 게임을 나왔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도장을 향했다. 매일 같이 차로 태우러 왔지만, 언제부터인가 태성은 스스로 도장을 찾아가면서 더 이상 운전기사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

“여, 왔어?”

“어. 그래. 근데 게임은 안 들어오지만 도장은 항상 제때 다니나 보다?”

“당연하지. 게임이야 빼먹어도 해가 되는 건 없지만, 도장을 빼먹으면 사부님이 가만있지 않으시니까.”

도장에는 이미 한백우가 먼저 와 있는 상태였다.

“아하… 그렇구나. 알만하다.”

태성이 미소를 지으며 한백우의 말에 수긍을 하고 있었다.

“뭐가 알만하단 말이냐!”

쉬악!

태성의 뒤통수를 향해서 날아오는 발길질에 반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뻐억!

하지만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쯧쯧, 이런 것도 피하지 못하고 그저 또 한 번 엎어지는 꼴이라니 말이야.”

“하하, 그래도 방금 보니까 반사적으로 몸을 피한 것 같긴 하던데요.”

“그, 그렇긴 하지… 그럼 뭐하냐? 피하지 못하면 그저 뻗어야지!”

공격을 받은 태성은 이미 기절을 한 상태로 바닥에 누워있었다.

“태성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전 이만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할 것 같네요.”

“이 녀석아. 맨날 그렇게 말만 하지 말고, 너도 이 녀석에게 뭔가를 좀 가르쳐줘라.”

“하하, 제가 가르칠게 뭐가 있겠습니까? 다 사부님이 알아서 하고 계신걸요. 그리고 친구 사이에 금전 거래와 싸움 거래는 원래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유의천은 그 소리를 듣고 반문했다.

“대체 그런 소리는 어디서 들은 거냐?”

“음… 들었다기보다는 가슴이 그렇게 느끼는군요. 그럼 전 이만!”

한백우는 스승에게 90도로 인사를 하고는 태성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고해라. 그리고 힘내.’

마음속으로 한 마디를 남기며 그렇게 도장을 빠져 나갔다.

“휴… 이 녀석아. 그만 일어나.”

촤악~!

한쪽 주전자에 있는 물을 그대로 태성의 머리에 뿌려버리는 유의천.

“어푸어푸! 이, 이게 무슨 짓입니까!”

“무슨 짓을 얼어 죽을 놈아! 정신 나간 놈 정신 차리게 하는 방법이 이것처럼 좋은 게 어디있느냐! 자! 정신 차렸으면 수련 하자!”

태성은 물기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언제나 그렇듯 여러 명이 도복을 갖추지 않은 상태로 태성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무차별적으로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쳇! 크윽! 악! 윽!”

사방에서 뻗어오는 손과 발을 막거나 몸으로 때우면서 조금씩은 동장을 흘리기도 하는 태성.

‘음… 며칠 사이에 저 정도라면… 이제 그만 보내도 되겠지만… 세상을 피하고만 살 거냐? 에라이 못난 녀석!’

유의천은 며칠 만에 달라진 태성의 모습을 보며 놀라워하고 있었다.

이 정도라면 언제든 제 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된 것이다. 그러나 태성에게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공격하는 이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 역시도 공격을 해야만 하지만, 방어와 회피로만 이들을 상대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만!”

처처척!

유의천의 말에 모두가 동작을 멈추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거라.”

“예. 알겠습니다.”

그들 모두가 도장을 빠져 나가고, 태성과 유의천만이 자리에 남았다. 그런 태성을 유심히 바라보던 유의천이 한 마디 했다.

“한 가지만 물어보자. 남들이 너를 때릴 때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글쎄요? 왜 때릴까? 아니면 왜 내가 맞아야 하나? 라는 생각 정도만 합니다만?”

“그럼 길 가다가 누군가가 너희 부모님을 때리면 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냐?”

“아니죠! 절대로 용납 못합니다. 날 때리는 것은 참아도 저희 부모님을 때리다니요? 그런 놈은 때려죽여야죠!”

그 말에 유의천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래. 맞다. 자신의 부모님을 때린 녀석이 있다면 아예 때려 죽여 놔야지. 그런데 네놈은 그렇게 때려죽일 용기는 있느냐?”

유의천의 말에 태성은 잠시 말문을 닫았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조차 해본적도 없었다. 하지만 근래에 이진호를 상대로 분노의 몽둥이를 휘두른 적이 있긴 했다.

그때는 완전히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저 그녀석을 죽여 놔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녀석아. 아무리 많은 놈들이 너를 때린다고 할지라도 네놈은 맞으면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모둘르 눕혀 놓은 상태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그게 맞는 사람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진리다. 내가 맞는 이유가 아닌, 이놈들이 날 때리는 이유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날 때리는… 이유요?”

“그래. 이놈아. 그런 생각을 먼저 가져야만, 상대방에게 주먹을 뻗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그저 눈만 감고 맞는 것과 두 눈을 뜨고 맞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눈을 감는다는 것은 상황을 포기한다는 것이지만,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은 상황을 정리해 나가기 위한 본능적인 모습이다. 두려운 건 결국 언제나 누군가가 나를 때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구실에 불과할 뿐이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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