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83화 (83/134)

00083  4권

‘음… 확실히 액세서리를 끼고 안끼고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반지로는 마법에 대한 방어나 저항은 솔직히 어려운 건 사실이야. 붉은 로브 같은 마법사의 엄청난 위력 앞에 이런 것 따위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될 테니까… 최소한 그런 녀석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한 번의 공격은 버틸 수 있는 좋은 액세서리가 필요한데… 어느 세월에 그런 걸 구한단 말이야?’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아이템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막상 구한다 하더라도, 그 가격은 어마어마한 수준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모든 실험이 끝나고 좀비 1번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바닥에 비스듬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으흑… 내가 뭘 잘못했다고? 요즘 들어 말도 잘 듣고 했느데…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을 시키냐고… 왜! 왜!}

“너무 불만 가지지마. 자, 여기 떡갈비야. 수고했어.”

{으흑흑! 떡갈비 하나 먹자고 이런 개고생을… 시키는 거라면 다음에도 얼마든지 날 불러도 돼.}

좀비 1번은 떡갈비를 조심스럽게 먹으며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 메이지. 너도 수고했어. 그리고 의무병들도.”

{클륵…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실험에 참가한 모두가 떠갈비를 건네받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태서으이 옆으로 다가왔다.

“아이 깜짝이야! 뭔데! 할 말이 있으면 그냥 부르면 될 것을! 넌 왜 이렇게 애가 스토커 같냐?”

갑작스레 모습을 나타낸 것은 다름 아닌 다크 나이트였다.

{주군… 언제든지 저를 불러주십시오. 저는 항상 열린 실험체랍니다.}

“아, 알았다. 이 녀석아. 그러니까 좀 떨어져…….”

붉은 눈을 빛내며 안쓰럽게 태성을 바라보고 있는 다크 나이트.

{주군… 혹시 지금 당장 할 실험은 없는지요?}

“없어 인마… 자, 애들 모르게 조용히 먹어.”

다크 나이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에, 태성은 빠르게 다크 나이트의 품으로 떡갈비 하나를 찔러 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주군!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다크 나이트가 밝은 기색으로 태성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응? 뭔데? 뭐가 은혜인데?}

그때 다른 다크 나이트들과 듀라한이 그 소리를 듣고 즉각 달려 왔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가 양손으로 조심스레 품고 있는 떡갈비를 보게 된 것이다.

{헉! 이것은 떡갈비? 분명 네놈은 아까 떡갈비를 모두 먹은 것을 내가 다 봤는데!}

{무, 무슨 소리! 난 다 먹지 않았따. 조금씩만 먹었을 분이야!}

{말도 안돼는 소리! 그럼 이 온전한 것은 뭐란 말이냐! 뜯어 먹지 않은 이 반듯하고 깨끗한 떡갈비가 어디서 났느냔 말이야!}

듀라한이 다크 나이트의 멱살을 잡고 캐묻기 시작하자, 다크 나이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태성에게 돌렸다.{주인! 정말 이럴 거야? 이거 너무 차별하는 거 아니야? 우리야 불만이 없어서 주인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지만, 왜 항상 다크 나이트만 감싸고 도는 건데? 우리도 불만 많다고! 이거 왜 이래!}

{맞아! 주인! 이렇게 할 거면 우리 정말 소심하게 삐지는 수가 있다고!}

우우우우~!

듀라한의 말이 모든 언데드들에게 들린 것이 그때였다. 그때부터 언데드들은 기이한 소리를 내며, 지금의 상황에 대해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만들 못해? 이것들이 진짜! 떡갈비 하나에 죽고 살고 할래? 백전의 용사들이 그깟 떡갈비 하나에 목을 매야 하냔 말이다!”

그때 듀라한이 태성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한 마디 했다.

{이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겠소?}

피식 우승며 하는 듀라한의 말에 태성은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불만어린 소리를 듣고 있을 수만은 없었따.

“좋다. 이번만이다! 그리고 절대 두 번은 없어! 더 먹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알겠지?”

태성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많은 언데드 군단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그런데 그때 땅을 파고 달려오는 오공. 오공의 입에는 미스릴 3개가 물려 있었다.

“그래! 누가 뭐래도 우리 오공이가 제일 고생을 많이 하지! 자! 오공이 많이 먹어라!”

떡갈비 하나를 입에 물고 땅속으로 다시 사라지는 오공.

그리고 모두에게 떡갈비 하나씩을 다시 공평하게 나눠주는 태성이었다.

“야… 넌 뭐냐?”

그런데 다크 나이트 하나가 다시 태성의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주군… 다들 하나씩 더 먹었는데 저는?”

그 말에 태성의 눈빛이 다크 나이트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야! 지금 장난해? 너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거든? 그런데 나에게 손을 내민다고? 그리고 고작 위협에 의해서 주군을 팔아? 그러고도 네놈이 충성심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거야?”

{하, 하지만 방금 전의 것은 저에게 살포시 찔러준 것이 아닙니까?}

“그래. 이 자식아. 네 녀석한테 떡갈비를 찔러주다가 이제는 칼로 찔러 주고 싶다. 더 먹고 싶거든 네놈도 오공처럼 땅을 파서 광물을 가져와!”

{흑흑! 주군! 왜 저한테만 이러십니까?}

“그걸 모른다면 넌 듀라한보다 더 멍청한거고.}

{크흑흑… 듀, 듀라한보다 멍청하다는 소리는 너무 심하십니다.}

사고를 친 다크 나이트 한 녀석만 떡갈비를 받지 못했고, 그는 구슬프게 한쪽 구석에서 계속해서 목 놓아 울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던전이 어디 있다는 거야?:”

시간이 지나가면서 대륙 곳곳에는 많은 던전들이 속속들이 발견되고 있었다. 하지만 태성은 여전히 한 번의 던전을 찾은 이후 새로운 던전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태성뿐만 아닌 남대륙 유저들 자체가 그러했다. 몇 개의 소수의 던전 만이 발견 되었을 뿐, 다른 대륙에 비해 발견 회수 자체가 너무나 적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한백우에게 한 가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엘로드의 광야에 새로운 던전이 있다는 비밀스러운 정보였다. 하지만 이 소식은 한백우만이 아는 사실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다른 사냥터에서도 던전이 하나씩은 꼭 탄생되었다. 하지만 엘로드의 광야에는 여전히 던전이 발굴이 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유저들은 그곳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던전 하나가 있다고 모두가 입 모아 말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그저 예측에 불과할 뿐이다.

그 소식을 한백우에게서 전해들은태성은 최초 던전 발견자의 혜택을 얻어 보고자, 지금 엘로드의 광야로 나와 있는 상태다.

엘로드의 광야는 말 그대로 넓은 광야지대다. 아마 사냥터로 따진다면 가장 넓은 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넓은 평지에 나무와 바위 언덕. 그리고 몬스터 외에는  특별한 장소를 찾긴 힘들었다.

“휴… 그냥 던전 찾는 건 포기 할까?”

사냥을 하면서 던전을 찾던 태성이었지만 오히려 이제는 던전을 찾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언제나 사냥은 태성에게 전혀 힘들지 않는 것이었다. 단지 명령만 내리면 언데드 군단이 알아서 몬스터 사냥을 하기 때문이다. 개체수가 2천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미친 듯이 소환을 외칠 필요도 없었다.

“니들 그냥 대충 아아서 해라. 난 좀 쉬고 있을게.”

태성은 2천 마리의 언데드들이 보이는 언덕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했다.

일정한 거리 내에 있다면 언데드들이 몬스터를 죽여도 태성은 경험치를 얻을 수가 있었다.

아이템이야 드랍 된 이후 도망가는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언데드들이 자신에게 가져 오거나, 그도 아니면 그가 스스로 주으러 다니면 되는 문제였다.

“음… 친구도 보고 싶고… 흐흐, 여린이도 보고 싶고… 그런데 요즘에 여린이는 바쁜가? 하긴 지금은 시험 기간이라 좀 바쁘긴 하겠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태성. 그런데 난데없이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앗! 비다! 뭐… 상관없겠지? 어차피 나무 밑이고 말이야. 그래도 비가 좀 심하게 내리는 걸? 오공!!”

태성은 큰 소리로 오공을 불렀다.

“비가 오니까 좀 막아라.”

구구구국~!

오공의 형체가 둥그런 원 모양이 되어 태성을 둘러싸면서 내리는 비를 막아 내고 있었다.

한참이나 비가 내리는 와중에 태성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라? 오늘 호랑이 장가가나보다.”

맑은 하늘에 햇볕이 내려쬐고 있었다. 그런데 소나기가 내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 어른들은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라고 이야기 했던 것이 떠올랐다.

우수수수~!

그런데 그때 태성이 기대고 있던 나무에서 잎사귀들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나무에 충격을 주지 않았다. 또한 바람조차 불지 않는 이때 나무 잎사귀 들이 떨어진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단순하게 소나기가 내려서 그에 의해서 잎사귀들이 떨어진다고 하기에는, 그 양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태성은 기대고 있던 자세에서 고개를 돌려 나무를 바라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헉! 이게 뭐야? 나무가 왜 이렇게 잎이 다 떨어져 있어?”

방금까지만 해도 햇살을 가려줄 정도로 우거져 있던 나무. 하지만 지금은 그저 앙상한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 나무 잎사귀들이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신기한 모습에 태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바닥에 떨어진 나무 잎사귀들이 조금씩 한곳으로 움직이면서 바람에 휘날리듯 차곡차곡 포개지고 있었다.

수백 개의 나뭇잎들이 모여들면서 만들어낸 것은 다름 아닌 계단이었다. 계단은 나무의 반대방향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언덕 가장 높은 곳에서 계단을 만들어 낸 나뭇잎을 따라 태성이 걸어 올라가자 그곳에는 투명하게 보이는 문 하나가 존재했다.

“이건… 혹시 던전 입구가 아닐까? 이곳 던전 역시도 문이 열리려면 계기가 필요했던 거야?”

광폭의 던전의 경우 그저 날짜에 맞게 만월이 뜨면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지금 이 던전은 약간 다른 방식이었다. 날짜가 아닌 날씨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비가 와야만 열리는 것이 아닌, 방금처럼 햇볕이 나 있는 상태에서 비가 내려야만 열리는 신비한 던전의 형태였다.

“쳇… 이러니 당연히 유저들이 찾을 수가 없지. 하물며 비가 오는 상태에서 유저들이 사냥을 잘 하지도 않는데, 누가 이곳에서 던전이 열릴 줄 꿈엔들 알았겠어?”

투명한 던전 입구를 바라보며 태성은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밑에 있는 언데드들을 보며 소리쳤다.

“다들 사냥 중지하고 당장 여기로 모여라!”

태성의 말에 언데드들은 마지막 몬스터를 정리하고 태성의 앞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지금부터 여기로 전원 들어간다!”

투명한 문을 태성은 힘으로 밀었다. 그러자 투명한 문은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그긍~!

3미터가 조금 넘는 크기의 거대한 투명 입구가 기이한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그리고 그곳은 어두운 암흑만 자리하고 있었다.

“후후… 가자!”

그런 어두운 곳을 태성은 거리낌 없이 발을 내딛었다.

-백색의 궁궐을 최초로 발견하셨습니다.

-최초 던전 발견자의 혜택으로 하루 동안 백색의 궁궐 던전 내에서 사냥을 할 시, 경험치 30%, 아이템 드랍 확률 20%가 상승합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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