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89화 (89/134)

00089  4권

낮만 되면 여전히 엘로드의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 태성. 그곳에서 수많은 언데드들을 불러놓고 주변을 정리하며 소량의 경험치를 획득하고 있다.

처음 백색의 궁궐이 열렸을 때보다, 이제는 던전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유저의 수가 급감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기다리는 시간에 비해서 문이 열리는 확률이 매우 낮았고, 시간의 소모가 많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런 시간에 다른 사냥터에서 몬스터를 잡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백색의 궁궐을 목표로 하는 유저들은 남들보다 뛰어난 아이템이나 색다른 아이템을 얻기 위해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던전에는 항시 그 던전에 맞는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기 마련. 처음으로 유니크 급의 아이템이 세상에 나온다면 가격만 해도 현금으로 몇 백만 원은 훌쩍 넘어갈 정도로 대단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유저들 중에는 그런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 대다수라고 할 수 있었다.

촤아아아~!

“비다!”

한 유저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주변이 삽시간에 소나기에 휩싸였고, 예전과 같이 백색의 궁궐 입구가 열렸다.

다른 이들이야 파티를 짜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태성은 홀로 그곳을 들어섰다. 그리고 모든 단계를 빠르게 거쳐 가기 시작하며, 드디어 목적한 곳에 도착했다.

“드디어… 이 녀석들인가?”

태성은 레이스와 맞닥뜨렸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하늘을 열심히 날고 있는 레이스들. 그런 레이스들을 아니꼬운 듯 바라보고 있는 고스트들이다.

“전원 공격!”

레이스를 향해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모든 언데드들이 전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을 수놓는 화살과 마법들이 난무했고, 그런 곳에서 고스트들이 레이스와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같은 유령 몬스터여서 그런지, 가만히 보면 영역 다툼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레이스가 아무리 많다고 하지만, 고스트의 숫자와 엇비슷한 수준. 하지만 공격력 면에서 고스트가 몬스터를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젠장! 이 상태론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마법 공격이 아니기 때문에, 스켈레톤 궁수들이 쏘는 화살은 레이스들을 뚫고 사라질 뿐이었다. 또한 메이지들의 마법도 허공을 빗나가기만 할 뿐, 레이스에게 명확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고스트 외에는 없었다.

계속되는 고스트의 소환은 결국 마나의 고갈을 가져 오기 마련이었기에, 태성은 다른 방도를 강구해야만 했다.

“흐흐… 그게 있었지.”

태성은 고스트와 좀비들에게 명령을 내렸고, 그들은 일사분란하게 지시를 이행하기 시작했다.

고스트들이 좀비를 이끌고 허공으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이스가 그런 그들에게 다가갈 무렵, 태성이 외쳤다.

“고스트에게 매달린 1대대 익스플로전!”

쿠콰콰쾅!

200마리가 넘는 고스트들은 많은 좀비들을 이끌고 허공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을 시작으로 좀비의 강하 작전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우수수수수~!

고스트에 의해서 하늘에는 좀비들이 온통 수놓고 있었다. 일제히 떨어져 내리는 그런 좀비들을 향해 태성은 계속해서 익스플로전 명령을 내렸다.

허공에서 폭발하는 그 여파는 레이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며, 극심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었다.

“큭! 역시 폭발은 공중 폭발이 최고지! 그 여파가 온 사방을 뒤덮으니까!”

레이스의 경우 일정한 범위를 지니지 않고, 사방으로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전체 범위를 공격하는 좀비의 폭발은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공격 수단이었다.

위, 아래 할 것 없이 주변에 있던 모든 레이스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최적의 공격. 그것을 시작으로 레이스들은 극심한 피해를 입기 시작했고, 이후 줄줄이 쓰러져 가고 있었다.

“큭큭큭! 바로 이거야!”

투두두둑~!

허공에서 죽은 레이스로 인해 바닥에는 아이템들이 줄지어 떨어지고 있었다. 그때마다 태성은 빠른 발걸음으로 아이템을 회수했다.

“파티를 할 때보다 아이템을 훨씬 잘 나오네. 역시 나는 혼자 하는 게 체질에 맞나봐.”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정리를 하면서 태성은 허공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레이스가 상당히 빠른 이동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스트들은 보다 빠른 속도로 허공을 휘젓고 다니는 레이스.

“고스트! 네놈들은 어찌 된 게 레이스보다 느리냐! 그렇게 해서 따라 잡아서 공격이라도 할 수 있겠어?”

{흥! 대신 우리는 저런 애들 장난 같은 보따리는 안 쓰고 다니잖아!}

“그래. 니들 잘났다. 차라리 보따리라도 뒤집어쓰고 더 빨리 날아다니는 게 낫지… 어서들 강하 작전으로 모두를 쓸어버려!”

이동속도가 떨어지는 고스트들은 그에 맞춰서 좀비를 들고 날아다니며, 폭발의 효과로 레이스를 공격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속이 되면 태성은 머릿속에 메시지가 전달 되었다.

-‘레이스를 굴복시켜라’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레이스 소환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오오! 레이스 소환 스킬! 기대했지!”

[스킬]

[레이스 소환(1레벨) : 액티브]

설명 : 최초의 백색의 궁궐에 몸담고, 선택된 자만이 부릴 수 있는 레이스.

소멸 되거나, 소환 해제 시키지 않는 이상 소환 된 고스트는 계속 유지가 가능하다.

시전 시간 : 즉시 시전

재사용시간 : 5초

특수능력 : 도트 공격력을 활용하여 초당 40의 피해를 입힌다.

스킬 레벨이 오를수록 소환 개체가 늘어나며 점차 강해진다.

레이스

생명력 : 700

마나 : 0

물리 방어력 : 500

마법 방어력 : 200

레이스를 소환하는데 드는 마나 : 100

“오호? 도트 공격력이라?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특별한 녀석이네. 좀비의 테러와 비슷한 공격이라고 보면 되겠군.”

초당 40의 생명력을 깎는다는 점에서 그 어떠한 언데드와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좀비의 테러 스킬 역시 중독 증상을 입히며 체력을 하락시키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수는 있었다.

“그나저나 선택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레이스라… 큭큭, 완전 나만을 위한 스킬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네.”

주변 정리가 끝난 뒤 다시 중앙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게 된 태성.

“레이스도 얻었으니… 또다시 전진을 해볼까?”

아직 백색의 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태성은 그렇게 문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모든 레이스를 처치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에 레이스 퀸이 분노를 표하며 당신을 불러들였습니다.

“헉?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레이스 퀸이라니?”

메시지와 함께 눈앞이 환해지기 시작하자, 생각지도 못한 몬스터가 나타났다.

크기는 대략 2미터 정도였고, 발끝가지 내려오는 새하얀 드레스와 윤곽 없는 새하얀 얼굴. 그리고 투명한 왕관이 눈에 보였다.

“말 그대로 퀸이군… 그럼 나 여기서 죽어야 하는 거야?”

레이스 퀸이 태성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목구비가 전혀 없었기에 그를 바라보는 것인지, 단순하게 소리에 반응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거… 무섭게 생겼네. 잘하면 단번에 죽게 생겼군. 레이스 퀸이라면… 최소한 네임드라고 보면 되고… 그렇지 않아도 레벨이 높은 던전의 네임드라… 후후, 최소한 쉽게 죽어줄 순 없지. 레이스 소환!”

태성은 이곳에서 얻게 된 레이스 소환했다.

우우우우~!

레이스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나타났다.

“후후, 몬스터일 땐 몰랐는데 막상 소환하니 생각보다 크기가 작군.”

레이스의 크기는 고작 1미터 남짓 되어보였다. 하얀 보따리에 점 두 개가 찍혀 있었다. 아무래도 그것이 눈인 듯하다.

“자… 그럼 기다릴 것 없이 우리들이 먼저 선수를 치자! 전원 공격!!”

레이스 퀸은 바닥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언데드들이 얼마든지 공격을 가할 수가 있었다.

{끼아아아악!}

언데드들이 레이스 퀸을 향해서 달려들려고 할 때, 난데없이 레이스 퀸의 얼굴에 입이 생겨나면서 괴기스러운 비명을 질러댔다.

“으윽! 뭐야?”

귀를 찢을 것 같은 소리에 자신의 귀를 막고 놀란 눈으로 레이스 퀸을 바라보는 태성.

갑자기 생겨난 레이스 퀸의 입술은 립글로스라도 바른 듯 입술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끼아아악! 끼아아아악!}

연이어 터지는 레이스 퀸의 비명소리. 그와 동시에 레이스 퀸은 허공을 향해 날아올랐다.

레이스와 고스트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이동속도! 태성을 향해서 즉각 날아드는 레이스 퀸이었다

그녀는 곱디고운 새하얀 손에 기다랗고 뾰족한 손톱이 형성되어 있었다.

“헉!”

그런 무시무시한 손톱으로 자신을 향해 찔러들어 오는 레이스 퀸.

{주군! 위험합니다!}

사각~!

다크 나이트가 태성의 앞을 가로 막았다. 그런데 그 순간 다크 나이트의 몸이 이등분 되어버렸다.

“헉! 무슨 이런 엄청난 위력이!”

다크 나이트가 아니었다면 자신의 몸이 이등분 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크 나이트가 한 방에 죽었다는 것은 대다수의 언데드들도 한 번에 끝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크 나이트가 이등분되어 소멸이 뙬 때, 태성은 다시 되돌아 오는 레이스 퀸을 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헉! 스컬 실드!”

파사사삭~!

6개의 스컬 실드가 나온 순간, 레이스 퀸의 공격이 다시금 이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4개의 해골이 동시에 파괴 되어버렸다.

“마, 말도 안 돼! 무슨 이런 파괴력이! 안되겠다! 빠르게 반격을 한다. 고스트와 레이스는 즉시 퀸을 공격해!”

쉬쉬쉬시~!

우우우우~!

고스트와 레이스가 빠르게 퀸을 쫓아갔다.

사악! 사악!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명령이었다.

레이스 퀸을 향해서 날아간 고스트들이 모두 손톱에 찔려 그대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무슨 놈의 손톱이 물리 공격뿐 아니라, 마법 공격도 되는 거야?”

어이없는 광경에 고스트를 빠르게 소환 시켰다.

“어쩔 수 없지! 강하작전으로 간다!”

다시 나타난 고스트들이 일제히 좀비들을 이끌고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레이스 퀸은 그런 고스트들 보다 더 높게 날아가고 있었따.

“제길! 궁수들과 마법사들은 녀석이 도망 갈 수 있는 퇴로를 예측 사격으로 막고! 고스트들은 일제히 녀석이 있는 곳으로 좀비를 데리고 이동!”

백색의 궁궐의 크기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아무리 멀리 도망을 가는 레이스 퀸이라 하더라도 막다른 곳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마법과 화살로 퇴로를 대부분 막고 고스트들이 좀비를 이끌고 레이스 퀸을 향해서 날아갔다.

“흥! 어디 한 번 할 테면 해 보라지! 강하부대! 익스플로전!”

레이스 퀸이 고스트들을 향해서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스킬을 외친 태성. 그 폭발의 위력에 레이스 퀸은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큭큭! 어떠냐!!”

{끼아아아아악!}

충격을 먹고 다시 허공을 해집기 시작하는 레이스 퀸! 기다란 손톱으로 고스트들을 또다시 요절내고 있었다.

“쳇… 아직 제대로 된 공격은 안 당했다 이거지? 좋아! 2차 강습부대 돌격!”

전과 같은 방법으로 태성이 공격을 감행했고, 레이스 퀸은 그때마다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태성의 마나가 바닥을 향해서 가고 있었다. 레이스 퀸 역시도 새하얗던 드레스가 이미 만신창이로 찢겨져 있었고, 백옥 같은 살갗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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