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90 4권
“헤… 드레스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보니 생각보다 날씬한데? 이목구비가 존재했다면 상당히 미인이었을 거야. 그치?”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곁에 있는 듀라한에게 말하는 태성.
“지금부터 듀라한은 나를 둘러싼다. 다크 나이트는 듀라한의 곁에서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한다.”
{예! 주인.}
{네. 주군!}
근엄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태성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따.
‘마나도 바닥인데 언제 죽는 거냐? 이 상태로는 내 소환수들이 분명 먼저 전멸을 해버릴 텐데…….’
이제 익스플로전도 겨우 두세 번 정도를 외칠 수 있는 마나 밖에 남아 있질 않았다. 만약 좀비의 익스플로전이 없다면 더 이상 레이스 퀸에게 타격을 입히긴 힘들 듯 보였다.
‘뭐 될 대로 되라지. 어차피 레이스 퀸을 잡으러 온 것도 아니고. 목적은 달성했으니 이곳에서 죽어도 상관은 없어!’
그의 목적은 레이스를 얻는 것이었다. 레이스로 인해 전력이 강화 된 지금, 레이스 퀸을 죽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통해 크게 손해 볼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마나가 드디어 바닥을 드러냈고, 그는 더 이상 고스트를 소환 할 수가 없었다.
고스트는 소환 해봐야 강하부대로 활용하는 방법 외에는 그 어떠한 공격도 레이스 퀸에게 타격을 안겨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렇다면 타이밍을 노려서 익스플로전만 시전하자.’
더 이상 큰 욕심 없이 태성은 레이스 퀸이 자신을 향해서 날아오는 모습을 포착했다.
{던져!!}
그런데 그 순간 좀비 1번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데몬 자이언트의 손을 떠난 좀비 1번이 마치 포탄 날아가는 속도로 레이스 퀸을 향해서 뻗어가고 있었다.
{명령을!!}
“뭐?”
{명령 내리라고 멍청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깨달은 태성이 외쳤다.
“좀비 1번 익스플로전!!”
좀비 1번과 레이스 퀸이 가까웠을 무렵, 태성이 무의식적으로 외쳤다.
쿠콰콰쾅!
멋지게 좀비 폭탄이 성공적으로 터지는 효과를 발휘했다.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좀비 1번을 생각하며 씁쓸하게 태성이 한 마디 했다.
“녀석… 꽤나 머리 쓸 줄 아는데? 큭큭, 좋아. 이번엔 이 수법으로 간다! 데몬 자이언트! 네가 고생을 좀 해라! 던져라! 두 번째 포탄 탑제!”
슈앙~!
콰콰쾅~!
대포로 포를 발사하는 것처럼, 좀비들은 하나 둘씩 레이스 퀸을 향해 날아가며 폭발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레이스 퀸은 쉽사리 태성을 향해서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힘없는 고스트의 운송수단보다 빠르고 정확한 위력을 지닌 데몬 자이언트 대포 발사. 그것은 꽤나 정확한 명중률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 마지막이다…….”
시작은 좋았으나, 끝이 허무한 순간이 다가왔다
아직 좀비나 다른 언데드들은 많이 자리하고 이었지만, 단 한 마리만이 터질 수 있는 마나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따.
“쳇…….”
마나 포션은 이미 오래 전에 모두 소진 되었으며. 해골을 흔든다고 하더라도, 빠른 속도로 마나가 회복 되진 않았다.
기막힌 전법을 구사했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몰리니 태성으로서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레이스 퀸은 다른 언데드들 보다는 태성을 중점적으로 공격을 해왔기 때문에, 이미 소환한 모든 듀라한은 그를 대신해 사라진 뒤였다.
그 자리를 대체하며 다크 나이트가 서 있었지만, 다크 나이트도 고작 한 녀석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오공은 이미 사지가 비틀리며 사라진지 오래였고, 수많은 메이지들과 궁수. 그리고 좀비와 구울만이 자리하고 레이스 퀸과 대치를 하고 있을 뿐이다.
“어디 올 테면 와봐라!”
태성의 목소리를 들은 레이스 퀸이 곧장 반응했다.
{끼아아아악!}
“이익!”
매서운 손톱을 들고 태성을 향해 날아오는 레이스 퀸을 보며 다크 나이트 하나가 앞을 가로 막아 섰다.
{감히 어딜!}
그리고 태성은 그 모습을 보고는 급히 허리를 굽혔다.
{그어어어~!}
사사삭~!
다크 나이트와 데몬 자이언트가 급히 달려들어 레이스 퀸의 진로를 방해했다. 하지만 워낙 빠른 이동속도와 공격력을 자랑하는 레이스 퀸의 공격에 무차별적으로 쓰러지는 둘을 바라보며 태성의 의지도 서서히 상실 되어 가고 있었다.
“빌어먹을! 만약 네년이 소환수만 될 수 있었다면 죽더라도 네놈을 포기 하지는 않았을 거다! 하지만 이젠 필요 없겠지! 어디 죽여 봐!”
그의 말에 또다시 반응하며 거세게 날아오는 레이스 퀸.
“너희들은 잘 들어라. 어차피 이게 마지막 방법이다. 좀비 한 기는 나의 앞에 붙어라. 그리고 궁수와 메이지들은 각기 장소에서 나의 앞에 있는 좀비가 터지자마자 화살고 마법을 발사하도록 해!”
그가 생각해낸 것은 동귀어진의 수법이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차라리 함께 죽자고 생각을 한 것이다. 물론 녀석이 죽고 난 뒤에 나올 아이템이 아깝긴 하겠지만, 이렇게 혼자 죽기엔 억울하기도 했다.
다 찢어진 드레스를 휘날리며 레이스 퀸이 태성을 향해 덮쳐 올 때, 다른 언데드들은 태성의 명령을 듣고 모두가 공격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궁수들의 화살 시위는 팽팽하게 당겨졌고, 메이지들의 마법은 손만 뻗으면 그대로 발출이 될 것 같았다.
쉬이이익!
6미터쯤 왔을 때, 태성이 힘껏 소리쳤다.
“익스플로전!:”
콰콰쾅!
스킬 명령에 좀비 한 기가 그대로 폭사되었다. 좀비의 폭발력은 5미터였지만, 레이스 퀸의 이동속도를 감안한다면 미리 폭파를 시켜야만 했다.
좀비가 터져 나간 굉음을 신호로 궁수와 메이지의 공격이 이어졌다.
슈슈슛!
퍼퍼펑!
수백발의 화살과 수십 발의 마법이 동시에 폭발이 일어난 장소에 정확하게 떨어져 내리기 시시작했따.
{끼악! 끼아아악!}
레이스 퀸이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태성의 귀에 절실히 들려오고 있었다.
“흐흐, 꼴좋다!”
태성은 웃으면서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이미 그곳에는 5개의 구멍이 깊게 뚫려 있었다.
“젠장… 손톱이 움직이는 것조차도 보지 못했는데… 결국…….”
깊게 뚫린 구멍을 바라보며 태성의 눈이 서서히 감겨 들어갔다.
{끼이익! 끼아아악!}
쿠우웅~!
하늘을 미친 듯이 날아다니고 있던 레이스 퀸은 비명을 지르며 동시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따.
남아 있던 언데드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떨어진 레이스 퀸을 향해서 돌격했고, 태성은 점점 자신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으음…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군… 죽을 때 보통 이런 기분인가? 특이하네.’
지금까지 캐릭터가 죽으면 언제나 메시지가 들렸지, 이러한 기분을 느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흐릿해지던 태성의 정신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음을 느꼈다.
‘뭐지? 아직 백색의 궁궐이잖아?’
이미 죽었어야 하는 태성이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죽지 않고 오히려 되살아났던 것이다.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자신의 곁에는 의무병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헉? 너희들이 날 살린 거냐?”
끄덕끄덕.
의무병들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하? 진짜?”
끄덕끄덕.
태성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의무병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설마하니 언데드들 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의무병들의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무병들은 입에 마스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언데드들 처럼 말은 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는 모습을 반복할 뿐이다.
“하하… 다 죽어가는 나를 살릴 수가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소환수들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너희들 나를 무슨 수로 살린 거야?”
놀라움과 기쁨을 맛보며 의무병에게 질문한 태성. 그러자 의무병 하나가 자신의 마스크를 벗었다. 그리고는 씨익 웃으며 입술을 움직여 보였다.
“서, 설마? 그 입으로 나에게 인공호… 우웩!!”
의무병의 잇몸 속으로 썩어 있는 부분과 부식되어 있는 이빨. 그리고 흘러 내리는 고름을 바라보며 차마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부감에 자연스레 몸이 반응한 태성이었다.
한참을 토한 태성이 의무병들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야! 니들은 앞으로 내가 죽더라도 그냥 내비 둬! 두 번 다시 살리지 말란 말이야. 알겠냐?”
씩씩거리며 소리치고 있는 태성을 보며 의무병들은 왜 그러는지 의아한 눈빛을 하고 있을 뿐이다.
“휴… 죽다 살아났지만, 기분은 정말 엿 같네. 응? 그나저나 저 녀석 죽은 건가?”
한곳에 보니 레이스 퀸의 시신이 쓰러져 있고, 그 주변은 300마리 정도의 언데드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잘했다! 내 새끼들!!”
그가 양팔을 높게 들어 올리며, 언데드들을 향해 뛰어 갔다. 그리고 가까운 녀석들을 포옹하며, 잘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그들 중에서 액체가 심하게 묻어 있는 좀비의 경우는 자신도 모르게 포옹을 살며시 피하고 있는 태성이다.
레이스 퀸이 죽은 곳에서 태성은 그토록 바라던 아이템을 드디어 얻을 수가 있었다.
[백색의 클로]
설명 : 레이스 퀸의 강력한 손톱의 힘이 내장되어진 클로! 양쪽 손에 하나씩 장착이 가능하다.
등급 : 유니크
착용 조건 : 75레벨 이상
물리 공격력 : 1,550
마법 공격력 : 1,200
옵션 : 민첩 +15 상승
물리 공격력 +80 상승
물리 공격 성공시 공격력의 1%를 생명력으로 회복
스킬 공격 성공시 2초간 공격속도 20% 상승
공격 속도 12% 상승
특수 옵션 : 4% 확률로 가해진 공격력이 두 배로 상승.
[레이스 퀸의 드레스]
설명 : 레이스 퀸의 화려한 백색의 드레스.
등급 : 유니크
착용 조건 : 75레벨 이상 여성 전용.
물리 방어력 : 700
마법 방어력 : 900
옵션 : 생명력 +250 상승
체력 +12 상승
마나 + 400 상승
초당 +2씩 마나 상승
마법 공격에 대한 마법방어 +550 상승
특수옵션 : 이동속도 20% 상승
선택 대상의 첫 번째 마법 공격을 상쇄
모든 스탯 +5 상승
[레이스 퀸의 영혼]
설명 : 레이스 퀸의 영혼이 들어 있는 구슬.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 구슬이 반응하는 날이 온다.
“오우! 유니크를 두 개나? 이거 완전 대박이잖아!! 클로는 한 손에 하나씩 찰 수 있는데… 공격속도가 빠른 걸 감안하면 제법 돈 좀 받을 수 있겠어. 하물며 드레스의 경우는 예쁘기까지 하니까 돈을 더 받을 테고 말이야. 아쉽네! 여성 전용만 아니라면 내가 입고 싶은데!!”
두 개의 아이템을 손에 들며 그는 매우 신이 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스 퀸의 영혼이 담긴 구슬을 보고 있자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음… 이건 무조건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낫겠지? 최소한 레이스 퀸의 구슬이니까 말이야.”
어떻게 반응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에게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모든 아이템을 회수하자 메시지가 들려왔다.
-백색의 궁궐을 최초로 돌파하여 보상을 얻게 되었습니다.
-백색의 챰을 얻었습니다. 인벤토리에서 확인 하십시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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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후기
추천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