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98화 (98/134)

00098  4권

태성은 한백우의 말을 듣고 한백설을 이끌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들어가는 두 사람을 붙잡지 않는 건달들. 한백설은 걱정 어린 시선으로 한백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걱정하지마. 네 오빤 괜찮을 거야.”

“그래도… 저렇게 사람들이 많은데…….”

걱정하는 한백설의 표정을 보며 그녀가 한백우에 대해서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당신들 뭐하는 사람들이야? 누구의 사주를 받고 온 게 뻔해 보이는데 말이야.”

“이야… 이거 날카로운 지적인데? 탄복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상상이 너무 지나치다고 해야 하는 건가?”

한백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말투를 보니 서울에서 온 것 같은데, 설마하니 건달들이 낙산 해수욕장에 파라솔 팔러 왔겠어? 그것도 단체로 양복이나 빼입고 말이야.”

“후…….”

그때 도끼가 앞으로 나섰다.

“뭐 우린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을 해야 될 처지라서 말이야. 그냥 조용히 누워있으라고. 얘들아. 빨리 끝내자.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

“예!”

한백우를 향해서 건달들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한 가지만 말해두겠는데 말이야. 앞선 내 친구와 나를 비교하지 말거라. 나는 흥분하면 조금 난폭해지거든.”

“까고 있네. 아직 대가리 피도 안 마른 녀석이…….”

건달 하나가 다가와 한백우의 얼굴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삐걱! 빡!

한백우를 향해 뻗은 손은, 어느새 약간 휘어져 있었고, 그와 동시에 그의 뒤통수에 작렬한 한백우의 일격에 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졌다.

“뭐, 뭐야?”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그들 중 그 누구하나 지금의 사태를 제대로 확인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야, 싸알아. 네가 좀 나서라.”

“예! 형님!”

흥분하며 말실수를 하고 만 그.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것조차도 모르는 듯 했다. 하지만 그때 한백우는 그의 이름을 듣고 눈을 치켜떴다.

‘쌍칼?’

자신을 향해서 걸어오는 쌍칼을 바라보며 한백우가 입을 열었다.

“흑마방파 쌍칼인가?”

“!!”

건달들 모두가 한백우의 말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자신들의 조직 이름과 쌍칼에 대해서 아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큭… 이런 촌구석에서 내 이름을 알고 있다니? 나도 꽤나 이름이 알려지긴 알려 졌나봐?”

쌍칼은 예상 밖으로 한백우의 입에서 자신의 별호가 튀어나오자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여기까지 온 것은 절대로 우연은 아니라는 말이군?”

“큭큭큭…….”

대답대신 쌍칼은 그저 웃음으로 화답했다.

“하나만 묻자. 이건 최사장의 지시냐? 그것도 아니면 다른 사람의 지시냐?”

“이 새끼… 뭐야 너? 사장님까지 알고 있는 거냐?”

“최사장과 악연은 없으니 당연히 이런 지시를 했을 리는 없을 테고… 설마 네놈들 명성과 연관이 있는 거냐?”

한백우는 흑나방파를 돌아보며, 오늘의 일에 대해서도 유심히 고민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그래… 어차피 명성 그룹이 조직폭력배와 연관이 있는 것은 대충 아는 사실이지. 그런 배후가 흑나방파였다니?’

그동안 어떤 조직이 명성과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지만, 오늘에서야 한백우는 그 결론을 지을 수가 있었다.

“좋은 말 할 때 가라. 그리고 최사장한테 명성과 손을 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네놈… 뭐 잘못 먹기라도 한 거냐?”

“아니, 오히려 네놈들이 잘못 먹은 게 있으니까 그렇겠지. 애초에 네놈들은 여기에 왔으면 안됐어. 당장 사라지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백도파가 움직일지도 모르니까.”

“그, 그게 무슨?”

한백우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그 자리에 있던 흑나방파 인원 전부가 놀라고 말았다.

백도파.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조직폭력배로 서울의 반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지방 여러 곳에 분파를 두고 있어서, 그 규모가 국내 최고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렇다보니 백도파와 전쟁을 벌이는 것은 목숨을 걸어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백도파와 얽히는 것은 조직의 붕괴를 암시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였다.

“너 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백도파까지 알고 있다니?”

“두 번 말하진 않는다. 지금이라도 당장 전화를 할까?”

“큭큭… 어디 한 번 해보시지?”

그들은 한백우의 입에서 백도파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쉽사리 믿을 수가 없었다. 전국구 백도파를 고작 이렇게 어린 나이의 한백우가 쉽게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 모두는 한백우의 말에 놀랐기는 했지만, 믿지는 않고 있었다. 어쩌면 어린놈이 호기를 부린다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한백우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 역시도 가급적 저택 내에서 싸움을 펼쳐서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음. 나다. 다름이 아니라 지금 일이 좀 터진 것 같아서 말이야. 흑나방파 알지?”

한백우는 핸드폰에 대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흑나방파 일원들은 숨죽이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이었다.

‘젠장! 대체 뭐야? 장난 같지는 않은데? 어떻게 저놈이 백도파를 알고 있는 거지? 하물며 전화하는 태도는 아랫사람에게 말하는 것 같잖아? 설마 연기라도 하고 있는 건가?’

쌍칼과 도끼는 한백우의 모습을 보며 아무런 행동과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그가 지금 통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들로서는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꿔달라는군.”

“뭐라구?”

한백우가 자신의 휴대폰을 쌍칼에게 살며시 던졌다.

휴대폰을 손에 든 도끼는 전화를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내 휴대폰에 대고 말했다.

“누구냐?”

-허? 감히 날 알면서 누구냐고? 네놈들 정말 미쳤구나. 어디 건드릴 곳이 없어서 나의 사형을 건드려?

전화 속의 인물은 매우 흥분한 듯 말을 하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누구냐고 물었다.

-이 썩어먹을 새끼. 나 백도파의 백도식이다. 흑나방파 XX룸싸롱 오픈 할 때 분명히 내가 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네놈 도끼라고 했던가?

그 말을 듣고 머리털이 솟구치는 느낌을 받은 도끼.

“모, 몰라 봬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 한 마디에 도끼는 상대가 앞에 있는 것처럼 급히 허리를 굽신거리며 대화를 진행 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통화를 끊고는 공손히 양손으로 한백우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오늘 일은 제발…….”

“그러니 빨리 사라지라는 거지.”

“아, 알겠습니다. 다들 철수하자.”

그 말을 들은 건달들이 의아한 듯 물었다.

“예? 형님. 대체 무슨 일이기에?”ㅇ

쌍칼은 지금의 상황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자신이 통화를 한 것도 아니었기에, 통화의 내용이 어떠했는지도, 전화를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잔말 말고 빨리 쓰러진 놈 챙겨서 차에 타.”

도끼가 명령하자 조직원들은 빠르게 동료를 이끌고 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마침 이진호가 인근에 나타났다.

“생각보다 빨리 해결 됐나보네요. 어때요? 저만 들어가면 되는 건가요?”

기웃거리며 이야기하는 이진호를 보며 도끼가 한 마디 했다.

“네놈 무슨 짓을 벌이려고 이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일은 없던 것으로 하겠다. 사람을 잘못 건드려도 한참을 잘못 건드렸어. 가자.”

도끼가 차문을 닫으며 말했고 ,차는 어느덧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무, 무슨 말이야? 씨발!”

크게 소리쳐봐야 이미 차는 사라지고 없었다. 이진호는 자신의 손톱을 깨물었다.

“제기랄…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표정으로 봐서는 심상치 않은 것 같던데? 설마 저택 안에 경호원들이 대거 있었던 건가? 그래서 그들도 어쩌지 못하고 저렇게 가는 건가? 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던 거지?”

깜짝 등장을 하기 위해서 옷까지 빼입고 왔지만, 이미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었다. 그리고 저택은 조용하기만 했기에, 좀처럼 내부의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힘들었다.

그는 궁금증을 풀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돌아가야만 했다.

“괜찮아?”

모든 일을 처리하고 한백우가 집으로 들어섰다.

“응. 뭐 아무렇지도 않아.”

“미안해. 내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서.”

“큭큭, 미안할 것 없어. 아무리 저 녀석들이 너를 어떻게 하려고 했어도, 어찌 될 네가 아니었을 테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넌 아직 네 실력도 모르지? 네가 마음만 먹었다면, 저 녀석들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을 걸?”

태성은 입을 열지 않았다.

“자자, 신경 쓰지 말고 마지막 남은 휴가나 즐겨보자고.”

어딘가 모르게 꽉 막힌 숨통을 여지없이 뚫어주는 한백우. 그와의 일정은 지금까지 그 어떠한 여행보다 즐거웠고, 태성과 백설의 사이도 많이 가까워져 있었다.

“휴… 4일 동안 게임을 못했더니 온통 머릿속에는 게임 생각뿐이네. 어서 게임이나 시작을 해보실까?”

복수라는 단어보다, 이제는 게임에 대한 재미를 찾고 있는 태성. 그는 점차 바뀌어 가고 있는 자신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캡슐에 몸을 뉘어 게임을 진행하기 시작하는 태성.

-가온누리님 안녕하십니까. 레전드 오브 판타지에 접속하시겠습니까?

“예.”

-레전드 오브 판타지에서 즐거운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환한 빛과 함께 태성은 그렇게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게임 속 세상에 나타나자마자, 그의 머릿속으로 메시지가 들려왔다.

-경매 물품이 판매되었습니다. 인벤토리에 골드가 입금 되었습니다.

“아! 맞다. 나 경매에 물품 올려놨었지? 어디 볼까?”

그는 인벤토리를 확인해 보았다.

“헉?”

경매에 올려놓은 두 개의 물품이 팔려나가고, 그의 인벤토리에 들어온 금액을 보며 헛바람을 들이 삼킬 정도였다.

“세, 세상에? 900만 골드? 이런 말도 안되는 금액이?”

예전에 판매했던 다크 나이트 세트의 일부 아이템 보다, 더 높은 가격이 아닐 수 없었다.

“하하… 역시 레벨이 높은 아이템은 가격부터가 확실하게 다르구나. 흐흐… 이걸 또 어머니께 드리면 좋아 하시겠는걸?”

벌써부터 어머니의 표정이 그려지는 태성. 그리고 그와 함께 진수성찬이 기다릴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고 이었다.

“그건 그렇고 우선 출발이나 해볼가? 100레벨을 향해서 말이야!”

태성은 얼마 남지 않은 100레벨을 목표를 하고 사냥터로 이동했다.

우르르르~!

와르르르~!

지시에 따라 언데드 군단이 힘차게 발을 구르는 소리와 함께 사냥터를 헤집고 다녔다. 덕분에 레벨은 차츰차츰 100레벨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현재 100레벨이 되었을 때를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다.

“휴… 여기도 몬스터의 리젠이 사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네. 조금 더 강한 몬스터를 찾으러 가는 게 좋겠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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