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103화 (103/134)

00103  5권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왕따 처럼 홀로 지내던 그녀는 더더욱 친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지금처럼 친구 한 명 없이 여전히 같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이들은 모두가 안쓰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분위기가 이상해진 것을 알았을까? 반여린이 얼른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했다

“아참! 내 정신 좀 봐. 합격 축하해. 이거 선물.”

그녀는 포장이 된 상자 하나를 태성에게 내 밀었다.

“이게 뭐야?”

“뭐긴? 축하 선물이지. 풀어봐도 돼.”

그녀의 말에 태성은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뜯어내기 시작했다.

‘머리털 나고… 부모님 이외의 사람에게 선물이라는 걸 받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야…….’

떨리면서도 감사한 마음의 태성은 안에 든 것을 확인하고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고맙긴…….”

“이렇게 선물을 받아보는 게 처음이야…….”

포장지 밖으로 모습을 나타낸 것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

미래에 들어서 모든 것들이 인터넷과 TV로 모든 정보가 교류되고 있다고 하지만, 책은 여전히 문학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소장을 하고 있었다.

태성이 선물 받은 책은 근래에 잘나가는 베스트셀러를 선물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본 한백설의 표정은 약간 어둡게 변했다.

사람에겐 누구나 선물을 하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선물에는 각기 의미가 있는데, 어떤 선물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거울은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라는 의미가 있고, 액자는 ‘나를 생각하세요. 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그리고 책의 경우 ‘당신을 알고 싶어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한백설은 알고 있었다. 문제는 선물이라는 의미를 반여린이 알고 있느냐 아니냐에 대해서 유심히 생각을 해야만 했다.

“검정고시는 합격했지만, 수능은 볼 수 없겠네?”

“응. 뭐 그렇지. 1년이 지나야 수능은 볼 수 있으니까.”

“수능 보고 학교 가려고?”

“아니, 꼭 그런 건 아냐. 그냥 수시가 되면 수시로 가고. 그게 아니라 내 목표 학교가 있으면 수능을 봐서 가려고. 그렇지만 지금은 그 무엇도 아직 정한 건 없는 것 같아.”

“그렇구나… 아무튼 오늘 합격 너무 축하해.”

그녀의 축하에 태성은 진심으로 기뻤다.

태성의 부모님은 반여린이 오자 음식을 더 내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가족들 모두가 단란하게 이야기와 흥을 돋우어가며 그날의 기쁨을 작식해 나갔다.

저녁이 된 이후, 한백우와 한백설은 함께 차를 타고 돌아갔고, 태성은 반여린이 택시를 타는 것까지 바래다주기 위해서 그녀와 함께 집을 나왔다.

“이렇게 네가 우리 집에 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

“호호, 그래? 난 네가 시험 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는 걸?”

“왜?”

“그래야 너를 볼 수 있을 것 아냐?”

그녀의 말에 태성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래야 볼 수 있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그걸 핑계로… 너를 보는 거지 뭐.”

“후후, 그냥 아무 때나 보면 되는 거지.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릴 건 또 뭐냐?”

두 사람은 그렇게 길을 걸으며 잠시 말문을 닫았다. 그러다가 반여린이 한 마디 했다.

“나도 축하 받을 일 있어.”

“응? 무슨 일인데?”

“나 잘하면 연예인으로 데뷔할지 몰라.”

연예인이 될 수 있다는 말에 태성은 너무나 놀라고 있었다. 두눈이 커지고, 입까지 쩍 벌이고 말았다.

“헉? 진짜? 어떻게?”

“그냥… 나도 모르게 네 선물인 책을 사러가다가 명함을 하나 받았거든. 알고 보니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더라고.”

“그렇구나! 정말 잘됐다! 우와!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럼 연예인이 둘씩이나 있는 거야?”

태성이 자신보다 더 기뻐하며 말해주자 반여린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아, 아직 정한 건 아냐. 내 성격상 연예인이 될 수 없다는 건 나도 잘 알아. 그리고 연예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내가 견뎌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고…….”

“아냐! 잘할 수 있을 거야. 외형 한 번 바꿨다고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앞으로 조금만 더 마음을 먹고, 앞으로 전진 해 나간다면 분명히 넌 잘 될 거야.”

반여린은 자신있게 말하는 태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넌… 왜 그렇게 나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거야?”

“글세? 예쁘잖아?”

단순한 한 마디. 그 말 한 마디에 반여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 말 한 마디가 너무나 기분이 좋았고, 그 누가 해준 말보다 마음 속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정말 고마워.”

“고맙긴. 사실을 이야기 했을 뿐인데. 자, 어서 차타고 조심해서 들어 가.”

택시 앞에 도착한 뒤 태성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응… 바래다 줘서 정말 고마워. 또 연락 할게.”

“그래! 오늘 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 선물도! 잘 읽을게!”

“응… 그럼 또 보자.”

반여린은 그렇게 택시에 몸을 실었고, 그렇게 택시는 태성의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근래 들어 요즘 태성의 집안 사정은 조금씩 힘겨워지고 있었다. 아버지가 일을 그만둔 이후로 집안에 수입이 없기 때문이다.

태성이 이번에 얻게 된 골드를 현금으로 바꾸어 부모님께 드렸다. 하지만 그것이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가 걱정이 더 심한 상태였다.

“음… 나도 한 번 해볼까?”

그러다 문득 태성은 사이트에 있는 동영상들을 보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 1등은 게임 무료 이용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게 되었다.

“어차피 동영상 찍어서 손해 볼 건 없잖아? 하물며 잘되면 좋고, 돈도 굳는 거지 뭐.”

가정이 힘든 상황에서 최대한 게임 비용이라도 아껴야 겠다는 생각에 이 같은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태성은 동영상 찍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이후 게임에 접속을 했다.

“대체 어딜 갔다 이제 오시는 거야? 혼자 기다리다가 배고파 죽는 줄 알았네!”

“아? 죄송해요. 제가 좀 늦게 왔죠?”

태성이 현실 시간을 4~5일 정도를 게임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 결과 프레스는 홀로 파샤드 산맥에서 현실 시간의 두 배 가량을 위험을 무릅쓰고 버텨야만 했다.

그동안 그가 가지고 있던 비상식량은 전부 먹어 치운 상태였으며, 몬스터들로부터 피해 다니느라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배, 배고프니까! 뭐 먹을 것부터 좀 줘봐!”

“네. 죄송합니다.”

인벤토리에서 급히 떡갈비 하나를 꺼내어 그에게 전해주었다.

“오오옷! 이게 얼마 만에 먹는 음식인가? 그런데 이게 대체 무엇이지? 난생 처음 먹어보는데?”

“떡갈비라는 것입니다.”

“오오오! 그렇군. 대단하네. 이 떡갈비는 오래된 마을을 찾아 낸 것 만큼의 기쁨을 나에게 주고 있어! 정말 대단한 음식이 아닐 수 없군!”

그는 한참이나 그렇게 떡갈비에 대해서 찬사를 내뱉으며, 태성에게서 두 개의 떡갈비를 더 얻어 먹게 되었다.

“자… 다시 시작해 볼까? 얘들아!”

언데드를 모두 소환 시킨 태성은 눈에 보이는 켈리브로크와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쿠콰콰쾅!

투카카칵!

켈리브로크와의 대결은 예나지금이나 힘겹기는 마찬가지였다. 혈전을 통한 그 충격음은 파샤드 산맥에 크게 울려 퍼지고 있을 망큼 강렬했다.

좀비 단체가 폭발을 하자, 산맥이 흔들리며 주변의 나무에도 그 충격 여파가 이어지고 있었고, 주변의 바위가 무너져 내릴 정도였다.

“휴… 진짜 일반 몬스터 이상이 맞긴 맞네. 이런 것까지 주고 말이야.”

켈리브로크에게서 떨어진 것은 바로 보기 드문 아이템. 챰이었다.

[뿔의 챰]

설명 : 켈리브로크의 뿔로 만들어진 참으로 방어력이 증가한다.

효과 : 방어력 +100 증가.

태성은 뿔의 챰을 인벤토리에 잘 갈무리 했다.

“켈리브로크도 이제 어느 정도 잡은 것 같은데… 아직 뭔가 허전하단 말이야? 아참! 신비의 마을을 아직 못 찾았었지?”

태성은 프레스와 이야기를 하면서 신비의 마을이 있을 곳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신비의 마을 흔적은 보이지가 않았고, 산맥의 가장 높은 지형에서 내려다 봐도 신비의 마을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신비의 마을은 허황된 것이 아닐까요? 사실상 이런 산맥 자체에 마을이 있다는 것이 말이 안되잖아요?”

태성은 프레스가 뭔가 잘못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묻게 되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분명히 역사에 따르면 이곳에 신비의 마을이 있다고 전해졌는데…….”

“꼭 역사가 사실은 아니잖아요? 너무 믿으시는 것 아닌가요?”

“아,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역사는 진실을 말한다! 이것이 거짓말이라면 역사의 가치는 사라지는 거잖아!”

프레스는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없는 걸 무슨 수로 찾는 담…….’

프레스는 신비의 마을만을 바라보고 이곳 산맥으로 왔다. 태성 자신에게 신비의 마을이 없다면 없는 것이지만, 프레스에게는 그렇지 않은 듯 했다.

‘우선은 좀 안전한 장소로 가서 쉴까?’

산의 정상에서 내려와 안전한 장소를 수색하던 중, 폭포가 흐르는 계곡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 여기가 계곡이군! 이것만 담아가면 드디어 퀘스트 아이템은 모조리 얻은 거네!”

물통을 모조리 꺼내어 하나 둘식 물을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목을 축이기 위해서 물을 약간 마셔 보았다.

“이야… 물맛 죽여주네. 이걸로 음식을 만들면 진짜 대박치겠는걸?”

물맛은 태성이 생각하던 그 이상의 맛으로 너무나 깔끔한 맛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저게 뭐지?”

착각이라고만 생각했다. 폭포의 안쪽에서 무엇인가 반짝이는 것은 단순한 물의 굴절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씩 그 빛은 더욱 밝아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차츰 폭포 앞에까지 빛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태성.

태성은 의아함을 느끼며 빠르게 물통에 모든 물을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인벤토리에 갈무리하고 프레스에게 말했다.

“저게 뭔지 보이세요?”

태성이 손으로 폭포를 가리키자 한숨을 쉬며 그곳을 바라본 프레스는 의아한 듯 폭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헉!”

몹시 놀라 숨을 들이마시고 만 태성.

반짝이는 빛은 바로 몬스터의 눈에서 나는 빛이었다.

거대한 뱀의 형상을 하고 있는 몬스터. 특이하게도 눈에서는 밝은 광채를 뿜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폭포로 얼굴을 내민 거대한 크기의 뱀은 길이 30미터 정도에 해당되었고, 굵기는 2미터 정도였다.

“뭐가 저렇게 엄청나? 오공아. 너 할 수 있겠냐?”

{크르르륵…….}

뱀은 오공에 비해서 그 크기가 실로 엄청난 수준이었다.

“젠장!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태성의 부름에 주변에 언데드 군단이 빠르게 몰려들기 시작했고, 엄청난 크기의 규모를 자랑하는 뱀에게 언데드 군단이 거침 없이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쉬아아악!

뱀이 기어 갈 때 마다 섬뜩한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지며, 언데드들을 그대로 갈아 없애버리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거대한 뱀의 크기는 그만큼의 단점이 있는 법. 길다란 표적은 좀비의 익스플로전의 타겟이 되기엔 충분했다.

“좀비 전원 익스플로전!!”

쿠콰콰콰쾅!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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