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7 5권
연속적인 폭발에 화이트 스네이크들은 제대로 된 레이저도 발사하지 못했다. 하물며 언데드들이 몬스터를 모두 에워싸고 공격을 하고 있으니, 레이저는 고사하고 눈조차 뜨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수십 마리의 화이트 스네이크가 그 자리에서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오! 좋았어! 다량의 경험치! 마음에 드는 걸?”
한 번의 획기적인 작전으로 태성의 레벨이 상승함과 동시에 희생양도 대폭 줄었다.
“자네 정말 대단하군. 전에 당했을 때는 손도 못쓸 정도였는데 말이야. 이렇게 쉽게 이들을 제압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후후, 제가 잘해서인가요. 다 이 녀석들의 팀워크가 잘 맞다보니 그런 거죠.”
언데드들의 팀워크는 태성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 스스로가 상황 판단을 하며, 서서히 서로에게 맞추고 있는 것이었다. 이게 모두 클레버 스킬의 효과에 의한 것이었다.
화이트 스네이크를 상대로 지금과 같이 계속 사냥을 하고 싶었지만, 화이트 스네이크는 이것으로 끝이었다.
앞으로 더 나아가자 새로운 몬스터들이 그들을 반겼고, 새로운 몬스터에 의해서 또다시 힘겨운 사투는 계속 되어야만 했다.
파샤드 던전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5일째. 아직까지 100레벨에 다가가려면 함참이나 남은 상태였다.
파샤드 던전의 길이는 생각 이상으로 길었고,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던전 같았다.
앞으로 가면 갈수록 강력한 몬스터들이 그들을 반기고 있었지만, 정작 좋은 아이템이 나오거나 하는 희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도착한 장소에서 프레스가 태성을 보며 소리쳤다.
“저기! 저곳 보이는가?”
“어? 출구 같은 건가?”
“그렇지! 출구네!”
약간 밝은 빛을 띠고 빛을 내고 있는 동그란 형태. 그것을 보며 프레스는 매우 흥분하고 있었다.
“분명 우린 입구로 들어온 것이고, 저게 나가는 출구일거야. 하지만 출구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 녀석들을 지나가야만 한다는 것이지.”
그들의 눈에 보이는 빛이 나고 있는 동그란 출구. 들어올 때의 입구와 매우 흡사하게 보였다.
“좋아요. 그럼 어디 마지막 전투를 준비해보죠.”
태성과 프레스를 막고 있는 몬스터는 골락.
골락은 네 개의 눈과 네 개의 팔에 각기 도끼, 검, 낫, 해머를 들고 있는 살벌한 몬스터였다.
크기는 3미터 정도이지만, 어떠한 공격을 펼칠지는 아직까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전형적인 공격형 몬스터 같은데… 무기에만 중점을 두고, 방어에는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아.’
속옷 하나만을 걸치고 맨살을 드러내고 있는 골락을 보며 태성은 오히려 편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태성에게 있어서 공격형 보다는 방어 형 몬스터들이 더 까다로웠다. 쉽사리 언데드들이 접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형이라면 무턱대고 들이대면 결국은 좀비가 닿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마련.
“시작하자! 1대대 돌격!!”
쿠콰콱!
언데드 1대대가 돌격을 하자마자 골락이 매서운 속도라 자신의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헉? 저게 뭐야? 힐윈드?”
힐윈드라함은 들고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자신의 몸을 휘전 시켜 전 방위적인 공격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식의 경우 자신에게 공격을 감행하는 것들에 대해서 빠르게 베어낼 수가 있다. 물론 그 스피드가 엄청날수록 접근은커녕 두 동강 나기 일쑤다.
그리고 지금 골락은 언데드들을 마치 믹서기로 갈아버리듯 빠르게 회전하며 언데드들을 분산시키고 있었다.
‘저걸 무슨 수로 감당한단 말이야? 이건 방어형 몬스터들보다 더 심하잖아?’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태성은 소리쳤다.
“궁수와 메이지들은 즉시 저 녀석을 공격해!‘
슈슝~! 피피핑!
마법과 화살이 동시에 골락을 향해서 날아갔다.
퍼퍼펏!
그러나 마법과 화살은 골락의 몸에 닫지도 못하고 그대로 소멸되거나 화살 자체가 부러지며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뭐 저런 말도 안되는 경우가 다 있어?’
문제는 골락이 한 마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근처에 보이는 것만 해도 네 마리이며, 앞으로 더 나아간다면 몇 마리가 더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다.
‘여기서 좌절 할 수 없어! 며칠 동안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음식도 떨어져 가는 이 마당에 이곳은 탈출해야 할 것 아니냐고!’
엄청난 골드를 주고 사왔던 음식마저도 이제 바닥을 향해 있었다. 그랬기에 오기로라도 이곳을 통과하고 싶은 것이 태성의 마음이며, 투자한 만큼에 대한 대가 역시도 받고 싶은 그였다. 그리고 그 대가가 출구 저 너머에 있을 것 같았다.
“듀라한! 다크 나이트! 저 녀석을 상대로 정말 못 버티겠냐?”
태성은 두 녀석에게 마지막 희망을 안고 질문을 던졌다.
{글쎄요… 머리를 들이대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방금 1대대의 녀석을 보니까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 같던데요.}
{저도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어떠한 형태로 진행이 된지를 몰라서, 확답을 드리기엔…….}
두 녀석 모두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태성은 그 방법이라도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오공과 데몬 자이언트. 이리 와봐.”
쿵쿵쿵!
데몬 자이언트가 아무 말 없이 태성의 곁으로 다가왔다.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해볼 거다. 이게 안 된다면 정말 답이 없어. 우선 오공이 저 녀석들을 축! 즉 발을 잠시 흔든다. 그럼 분명 힐윈드의 방향이 바뀔 거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와 듀라한이 달려들어서 녀석의 힐윈드 공격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몸으로 막던, 머리로 막던 그것은 너희들이 가장 자신 있는 부위로 결정을 하고. 데몬 자이언트! 마지막으로 네가 녀석을 밀어내라. 다들 알아들었지?”
언데드 모두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법이 과연 잘 먹힐지 알 순 없다. 다만 조금의 희망이라도 걸어보는 것이었다.
“오공아. 잘 부탁한다.”
두두두두~!
오공이 태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땅을 파기 시작했다.
땅속으로 거침없이 파고들어간 오공이 골락의 발 위를 지나갔다. 그러자 땅이 움푹 파이면서 골락의 몸이 휘청거렸다.
쿠콰콰콱~!
그러나 그것이 오공의 마지막이었다. 골락은 그 상황에서 힐윈드를 사용해 땅 밑으로 지나간 오공의 몸을 동강 내버리고 말았다. 잠시 멈칫한 골락을 향해 다크 나이트와 듀라한이 덮쳤다.
{크하하! 이 녀석아 제 아무리 네놈이 회전 속도가 빠르다고 한들, 나의 대가리를 당해 낼 수 있을 것 같으냐!}
콰앙~!
{으악! 내 머리!}
힐윈드에 맞은 듀라한의 머리가 마치 야구 방망이에 맞은 듯 한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차아아앗!}
그러자 다크 나이트들이 몸을 날려 골락의 검을 향해서 검을 빼들었다.
타타타탕~!
순식간에 다크 나이트의 검이 부러지며 그들 모두가 전사했다. 하지만 듀 라한의 수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모두 대가리를 내밀어라!}
한 듀라한의 말에 다른 듀라한들이 일제히 자신들의 머리를 앞으로 내밀며 방어선을 형성했다.
때대대대댕~!
듀라한의 머리가 골락의 무기에 부딪치는 소리는 연신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크아아악! 대가리가 쪼개진다!!}
강력한 위력인 만큼, 듀라한의 단단한 머리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데몬 자이언트가 공격할 시간은 충분히 벌은 상태였다.
눈에 뛰게 속도가 줄어든 골락을 향해서 데몬 자이언트의 거대한 해머가 날아갔다.
투학~!
몸을 크게 휘청거리며 만세를 부르는 것과 자세를 취한 골락. 그 모습을 보며 태성이 비웃듯 말했다.
“큭큭, 수고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 쏴라!!”
마법과 화살이 동시에 골락을 향해서 쇄도했다.
퍼퍼퍽! 퍼퍼펑~!
공격이 성공하면서 골락이 움찔 거리는 모습을 보였고, 그런 모습에 주변에 있던 좀비들이 마구잡이로 달려들었다.
{마구 물어뜯어라! 두 번 다시 팽이 짓거리를 못하게!!}
좀비 1번의 힘찬 함성에 골락에게 수십 마리가 들러붙기 시작하면서 테러를 감행했다.
“좀비 3개 분대 일제히 익스플로전!!”
쿠콰쾅! 쾅쾅쾅!!
자폭에 의한 폭발이 골락에게 큰 피해를 안겨주고 있었다. 그리고 연이어 감염이 된 골락이 또다시 폭파되기 시작했다.
퍼퍼펑~!
연속적인 공격이 성공하며 골락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흐흐, 좀비 1번. 마무리는 알지?
{예썰!}
좀비 1번이 다른 무리를 이끌고 골락을 향해서 덮쳤다.
{네놈. 수고 많았다. 아이템이나 내놓고 가라!}
쿠콰콰쾅~!
좀비가 골락에게 나직하게 중얼거리고는 그대로 자폭을 감행했다. 그렇게 골락이 바닥에 쓰러지면서, 태성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자리했다.
골락 한 마리를 상대로 완벽한 공략을 펼칠 수 있었으며, 앞으로 이런 공략법으로 다른 골락도 처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비 1번의 말에 따라 골락은 아이템을 하나 떨어뜨리고 사라졌다. 그가 들고 있던 무기 중에 하나인 검과 같은 형태의 아이템을 떨어뜨린 것이다.
[골락의 검]
설명 : 골락이 들고 있던 무기로서, 골락의 무기 중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착용하면 강력한 힘을 얻게 된다.
등급 : 레어
착용 조건 : 88레벨 이상
물리 공격력 : 2,200
마법 공격력 : 1,800
옵션 : 물리 공격력 +65 상승
공격 속도 12% 상승
회전 스킬의 속도 50% 상승
특수 옵션 : 세트 아이템(검)
물리 공격력 +80 상승
치명타 6% 상승
세트 아이템(도끼)
생명력 +500 상승
공격 성공시 1% 확률로 대상의 공격 무력화
세트 아이템(낫)
공격 성공 시 5% 확률로 1초당 130 출혈
공격 속도 8% 상승
세트 아이템(해머)
공격 성공시 9% 확률로 2초간 스턴 효과
공격 성공 시 10% 확률로 상대방 밀침 효과
“이야… 이거 상당히 좋네. 결국 양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유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쌍수 무기라는 거잖아? 이것 중 하나만 얻어도 세트 아이템을 맛보는 거네? 그런데 만약 이걸 탱커 녀석들이 양손에 해머를 들고 다닌다면… 엄청 무섭겠군. 제대로 공격도 못해보고, 스턴에 밀침 효과에… 어휴…….”
생각보다 좋은 옵션의 무기였기 때문에 어쩌면 비싼 가격에 팔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써 또 생활비는 벌게 된 건가?”
아이템의 옵션으로 봐도 분명히 한 달 생활비는 충분히 뽑고도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같아서는 골락을 상대로 하나의 무기를 더 얻고 싶었지만, 아이템이 나오는 확률이 희박한 것은 물론, 무기가 나온다는 보장 또한 없다. 그리고 세트 아이템이 나올지, 단일의 아이템이 나올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자… 얘들아. 이참에 아주 싸그리 밟아버리도록 하자!”
허우!!
한 번의 성공을 맛 본 언데드들은 상승세를 타고 더욱 활발하게 움직였다.
골락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지만, 한 번의 공략에 의한 사냥은 골락의 저항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기대감에 어린 아이템은 나오지 않았지만, 열심히 골라을 사냥한 결과 그들은 드디어 출구로 나올 수가 있었다.
작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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