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119화 (119/134)

00119  5권

“그런데 스승님. 전 언제까지 이런 것만 해야 합니까?”

“갑자기 왜 그러냐? 다른 걸 배우고 싶어졌냐?”

“뭐 딱히 배우고 싶다기보다는…….”

“흐흐, 안 가르쳐주지!”

“예?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그럼 대체 저한테 천인진기인지 뭔지는 왜 가르쳐 주신 건데요?”

유의천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쳇… 이제 좀 다른 것도 가르쳐 줄 때가 되셨잖아? 기를 익힌다는 것이 중요하다곤 하지만… 이건 뭐 맨날 이러고만 있으니 지겹기도 하고… 어떤 기술들을 알려주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슬슬 사람 애간장 녹이시는 재주도 있으신 것 같네.”

이제는 의도치 않게, 유의천에게서 뭔가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태성이었다.

유의천이 사라진 시점에서도 태성은 계속해서 기를 운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유의천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천인진기를 운기하면서 뭔가 느낀 것이 없냐?”

“글쎄요? 느낀거라… 매번 그렇게 말을 돌리지 마시고, 때로는 직접 말씀을 해주십시오.”

“그래. 알았다. 네놈은 가만 보면 내가 시킨 대로 천인진기를 운기만 하고 있지. 그것을 온 몸에 유동을 시키기보다는 단전에서만 회전을 시킨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기본적으로 단전에서 운기를 시키게 되면, 단전의 그릇이 조금 더 커진다고 보면 된다. 또한 내공이 쌓이는 양도 조금은 늘어나지. 하지만 체내로 전부 운기를 시킬 때에는 보다 강력한 신체 능력을 갖게 된 단 말이다. 무인의 가장 기초는 신체 능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라.”

태성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기에 유의천에게 물었다.

“그럼 단전의 기운은 필요가 없나요?”

“그게 왜 필요가 없겠느냐? 단전의 기운을 뿜어내면 강력한 힘을 동반하는 것을?”

“그럼 단전이나 체내 운기나 어찌 보면 똑같은 것 아닌가요?”

“그럴 수도 있지만, 지금 너의 가장 기초가 되어야 하는 것은 신체 능력에 있다.”

“알겠습니다. 체내 운기를 하도록 하죠.”

어쩐 일인지 태성이 아무런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이에 유의천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지금 해봐야 오히려 시간 낭비다. 우선은 단전 운기를 먼저 해라. 그리고 차후에 체내 운기에 돌입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넌 기본적으로 순서가 틀려먹었어. 지금 바꿔봐야 헛수고다.”

유의천은 이제 본격적으로 태성에게 천인진기와 연관이 있는 천인신공을 가르쳐주려 하고 있었다.

천인신공은 제자들 중에서 그 누구도 익힌 자가 없다. 유일하게 유의천만이 알고 있는 것으로 이것 역시 전승 제자에게만 알려주는 무공이었다.

천인신공에는 검술과 장법 두 가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능히 세계 최고의 실력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천인도장의 맥을 이어온 이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태성은 아쉽게 이 천인신공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날 도장에서 늦게까지 수련한 태성이 집으로 돌아왔다.

몸은 나른하고,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음에도 그의 하루하루가 왠지 너무나 바쁘게 지나가는 것 같았고, 모든 일들이 아쉽기만 했다.

드디어 공성의 날이 다가왔다.

아쉽게도 본 드래곤은 없지만, 지금의 언데드 군단 만으로도 그 위력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스킬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는 유저와 제대로 된 스킬도 없이 막무가내 물량으로만 들이대는 언데드와의 전투라는 것.

정상적으로 본다면 유저들의 승리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유저들 가운데에는 막강한 실력을 가진 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언데드 군단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은 많았다.

‘리치 킹 같은 녀석들이 몇 놈만 더 있었다면…….’

리치 킹을 사냥터에서 사용해 본태성은 그 엄청난 위력에 깜짝 놀랐다. 리치 킹은 유저 마법사 못지않은 마법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마법과 연계 마법. 그리고 광역 마법을 사용하는 리치 킹은 유저와 빼다 박은 것 상태였다. 단지 아쉬운 점은 마나가 상당히 빠르게 고갈 된다는 점이었고, 마나를 다 쓰고 난 뒤의 리치 킹은 태성처럼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리를 지어야만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기마부대. 현재 기마는 팬텀을 뺀 데스 나이트만이 유일하다. 하지만 100레벨이 되고 고작 한 기의 기마로는 큰 힘을 발휘 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 데스 나이트가 강하다고는 하나, 단일 개체로 힘을 보이기엔 유저들을 상대로 역부족이었다.

둥둥둥둥~!

공성을 준비를 알리는 북소리가 게임 속에 울려 퍼졌다.

태성 역시도 공성이 시작되는 지역에 이미 도착해 있는 상태였다.

두아아아앙~!

공성의 시작종이 울렸다. 기존에 성을 지키는 수성측과 공성측이 맞물려 강력한 전투를 펼치기 시작했다.

가장 치열한 전투가 펼쳐지는 곳은 바로 이곳 워랜시아 마을.

워랜시아 마을은 유저들이 찾아낸 마을로, 기존에 유저들이 처음 시작하는 마을에 비해서 그 규모가 5배 정도 더 컸다.

과히 작은 도시라고 할 만큼 큰 규모를 사랑했다. 많은 유저들이 드나들다보니 세율 면에서도 엄청난 수익을 남기게 되는 곳.

많은 길드들은 서로 연합을 하며, 이곳 공성에 참여를 하고 있었다. 연합을 하여 워랜시아 마을을 얻게  되고, 그곳의 수익을 나눈다고 하더라도 수익 배분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작게는 2개 길드. 많게는 5개 길드까지 서로 연합을 하며, 이곳 워랜시아 공성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참여한 인원만 하더라도 3만에 가까운 숫자.

그리고 공성에 참여한 유저들 보다 이런 공성을 먼발치에서 구경하고 있는 유저들이 더욱 많다는 사실이다.

공성의 볼거리라면 웅장한 전투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동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분위기를 즐기려는 유저들도 많아 보였다.

공성이 시작 된 이후, 태성은 아직도 아무런 행동도 가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주변에는 언데드 군단 하나도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유저들의 숫자가 어느 정도 줄어들기 시작했을 때, 태성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공간 소환.”

태성의 앞에 거대한 원이 형성이 되었다.

“전원 나와서 줄을 맞춰라.”

처처처척!

아공간에서 서서히 걸어 나오기 시작하는 언데드들. 그리고 그 수는 몇 천에 해당 될 정도로 많았다.

3만이라는 유저들이 공성을 펼치기 위해 서로를 죽이기 시작하면서, 그 숫자는 어느덧 2만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몇 천의 언데드들이 튀어나온 것을 보며 그들 모두가 놀라고 있었다.

“나 저거 알아! 그녀석이다! 동영상!”

“언데드 소환사다!”

“어, 엄청나군!”

구경을 하고 있던 유저들뿐만 아니라, 공성을 치르고 있던 유저들 또한 놀라서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러다 잠시 소강상태가 지속되었고, 그 누구도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잘못 움직였다가는 분명히 언데드들의 공격이 진행 될 것이 뻔해 보였기 때문이다.

‘모두 나를 의식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내가먼저 움직여볼까?’

태성은 성을 먹는 것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랬기에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척척척척~!

그의뒤로 언데드 군단이 하나 둘식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존에 아공간에 언데드들을 미리 소환하여 넣어놨기 때문에, 태성의 마나 상태는 가득 차 있었다.

“우선은 동태를 살펴볼까?”

태성이 걸음을 다시 멈췄다. 그러자 공성전을 치르고 있던 이들이 경계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수성을 하는 이들은 이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한 명이라도 더 죽여서 성에 도착하는 것을 막아야만했다.

수성측이 먼저 움직이자, 이에 공성 측 역시도 도발에 넘어간 것으로 보였다

우와와와와!

또다시 전투의 함성이 울려퍼지고 있다.

‘그래. 싸워라. 잘 싸워. 그렇게 계속 인원을 좀 깎아주면 나야 좋지!’

공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성 내부로진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문 하나 부수지 못해서 많은 유저들이 성문을 열심히 두들기고 있었다.

‘쳇… 내가 나설 수밖에 없겠군. 날 공격하기만 해봐. 아주 깡그리 다 죽여 버릴 테니까.’

태성이 앞으로 나서자, 공성 측의 유저들이 한두 명씩 자리를 피해주었다. 이미 동영상을 통해서 태성의 위력을 확인한 바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의 행동에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

“데몬 자이언트! 성문을 부셔라!}

{크르를~!}데몬 자이언트들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쿵쾅! 쿵쾅!

거대한 해머로 성무을 내려찍기 시작하자, 수많은 유저들이 공격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성문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헉? 어떻게 벌써 성문에 균열이 가는 거지? 대체 성문에 무슨 일이 있는 거냐?”

“모르겠습니다! 엄청 나게 큰 덩치의 녀석들이 해머로 성문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그럼 녀석들을 막아야지! 화살을 쏴라! 마법을 퍼부어!”

하지만 이미 이것을 알고 있는 태성은 그것에 대한 준비도 마련해두었다.

“궁수! 메이지! 전원 데몬 자이언트를 엄호한다!”

샤샤샤샤샤샥~!

하늘을 수놓는 엄청난 화살들! 그리고 마법들이 성벽과 유저들에게 강타당하면서 성벽을 지키는 유저들이 한순간 와해되면서 데몬 자이언트에게는 감히 손도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

“엄청나다! 저 많은 유저들이 성문 하나 부수지 못해서 안달이었는데, 저 사람 하나 가세한 이후로 전세가 완전 역전이 됏어!”

“그러게 말이야. 대체 무슨 수를 쓴 거지?”

쩌적! 쩌저저적!

성문이 크게 갈라지면서 드디어 성의 내부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몬 자이언트는 해머 질을 멈추지 않았다.

데몬 자이언트가 문을 공격하는 동안 유저들은 그 누구도 태성을 공격하거나 언데드들을 공격하는 이들은 없었다. 데몬 자이언트가 무사히 성문을 완벽하게 부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공격 측의 경우 성 외부에서는 싸우지 않는 규율을 가지고 있었다. 수성 측을 무너뜨려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전력을 보완하는 것이다. 공격 측 유저들 중에서도 수성측과 연합을 맺고 싸우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우선순위로 치는 것은 바로 수성 측과 연합을 이룬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애초에 모두가 몰살당했고, 성문을 깨고 들어가는 일만 남은 것이다.

성문이 완전히 박살이 나자 유저들이 거침없이 성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성문 입구에서 수성 측들이 열심히 방어를 했지만, 밀려드는 공격 측 연합군의 인원을 감당할 수는 없었다.

“수고들 많았다. 우리는 천천히 들어가도록 하자.”

사실 공성이 시작 되면, 어느 길드를 막론하고 빠르게 성으로 진입하려고 한다. 이유는 성에 진입을 해서 유저들을 죽여야만 그 점수가 반영되며, 또한 오래 살아남아 있어야 만이 해당 길드에 점수가 반영이 된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유저와 길드에게도 차등 점수가 반영되며, 이 모든 숫자를 합친 상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길드가 성을 차지하게 되어 있었다.

그에 반해 수성측은 최대한 오랫동안 시간을 끌면 많은 점수를 얻게 되며, 길드 마스터만 살아남아 있더라도 점수는 다른 이들에 비해 몇 배에 해당하는 만큼의 얻을 수가 있고, 이것이 바로 수성 측의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후기

추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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