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언데드 군주-126화 (126/134)

00126  5권

30여명의 유저는 대다수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하지만 언데드 군단은 극소수만 희생되었다. 그리고 의무병의 치료를 받으며 다시 회복되고 있는 언데드들도 많았다.

“덤비려면 계속 덤비십시오. 전 아직 힘이 넘치니까.”

살인자에게 죽임을 당해도 레벨이 다운되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더 이상 그에게 공격을 가하지 않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들 모두 시간을 투자하여 레벨을 올렸기 때문에, 승산이 없는 것에 무턱대고 레벨의 하락시키지 않기 위함이었다.

‘휴… 이거야 원. 패널티를 풀려다가 오히려 패널티가 더 쌓이고 말았어. 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야?’

유저들이 없는 사냥터를 찾을 수밖에 없는 태성. 그리고 그때 한 곳이 유일하게 생각났다.

태성은 파샤드 산맥의 던전에서 사냥을 하기로 결심했다. 아직까지도 파샤드 산맥에는 유저들을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파샤드 던전이 발견 되었음에도 파샤드 산맥 자체가 워낙 험하기 때문에 쉽사리 사냥을 하러 다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을 더 사냥을 한 끝에 드디어 태성에게 기쁜 메시지가 들려왔다.

-강제적인 대결로 인한 패널티가 해제 되었습니다.

“드디어 풀렸구나!”

태성은 며칠의 고생 끝에 드디어 패널티를 풀게 되었고, 곧장 사우스 엔드로 향했다.

사우스 엔드는 요즘 들어 많은 유저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최근에 유저들의 레벨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중앙대륙으로 돌파하기 위해 많은 고레벨의 유저들이 파티를 이루고 사우스 엔드에서 사냥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 혼자가기엔 많은 무리가 있는 건가?”

태성은 파티를 짜지 않고 혼자서 중앙 대륙을 뚫어보기로 결심했다.

중앙대륙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긴 터널을 뚫어야만 했다. 이 터널은 수많은 몬스터가 존재하는데, 파티가 아닌 이상 대다수 유저들은 이곳을 뚫을 수 없는 곳으로 매우 극악의 조건을 형성하고 있는 터널이다.

태성이 혼자서 터널을 들어가자 한 유저가 물었다.

“혼자 가시려구요?”

“네? 아. 예.”

“100레벨 넘은지 얼마 안되셨나 본데요. 이곳은 무조건 파티를 짜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갔다가 개죽음만 당할 뿐입니다. 다른 레벨 높은 분들도 이미 몇 번의 실패를 맛보고 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런가요? 전 파티를 잘 안 해봐서요.”

“그러시다면 저희와 함께 가시겠어요? 자리가 좀 남아 있는데? 혹시 레벨이 어떻게 되세요?”

“레벨은 107입니다만 그냥 혼자 하는 게 편할 듯해서요.”

“뭐 그럼 그러세요. 괜히 갔다가 죽지나 마시고.”

태성은 그의 조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터널 속으로 몸을 이끌었다.

터널은 예상외로 많은 유저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유저들에 비해서 몬스터의 숫자가 비약적으로 많았고, 문제는 몬스터의 리젠 시간이 상당히 빠르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보니 사냥 속도가 느리면 몬스터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다른 몬스터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슬슬 시작해 볼까?”

태성은 아공간을 열고 언데드들을 모조리 소집시켰다.

“자… 이제부터 이곳을 뚫고 간다. 모조리 섬멸해. 눈에 보이는 족족! 유저만 빼고 말이야. 알겠나?”

허우!

언데드들의 함성에 주변을 사냥하고 있던 유저들이 깜짝 놀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 몬스터들이 더 늘어난 것을 보고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몬스터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서 두 번 놀라고 말았다.

태성은 이미 여러 개의 동영상으로 인해서 남 대륙의 스타나 다름이 없었다. 그의 얼굴을 모르는 유저는 있을 지라도, 그가 소환하는 언데드 군단을 모르는 유저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다.

첫 번째 동영상은 다른 유저에 의해서 알려졌고, 두 번째의 동영상은 리치 킹을 잡으면서 본인이 올린 동영상으로 이름을 높였다.

세 번째의 동영상 역시도 본인이 제작한 공성전 동영상!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동영상은 마을에서 이진호를 살육할 때, 다른 유저에 의해서 찍힌 동영상이었다.

이로써 유저들은 이진호가 악이다, 선이다라는 말이 많았지만, 태성을 알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그가 얼마나 선량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쿠콰콰쾅! 콰콰쾅!

연이은 폭발 소리에 주변이 진동하며, 굉음이 터널 내부를 울려퍼졌다.

“밀어! 조금 있으면 몬스터가 리젠 된다! 여기에 머물러 있을 시간이 없어! 자리를 이동한다. 서둘러!”

언데드들이 몬스터를 밀어내면서 약간 자리를 이동했다. 그 결과 리젠되는 몬스터에 의해서 공격을 받지 않을 수가 있게 되었다.

“좋아! 잘들 하고 있어!”

태성은 언데드들의 힘을 믿으며 계속해서 중앙 터널을 뚫어 나가고 있었다.

주변에는 힘겹게 몬스터를 사냥하는 여러 개의 파티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 파티 중 상당히 위험에 처한 파티가 눈에 들어왔다.

‘도와줘야하나?’

태성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내 결심을 내렸다.

‘그래. 도와주자. 어차피 남 대륙의 유저. 함께 중앙대륙으로 가서 나쁠 건 없겠지.’

태성은 금방이라도 전멸 할 듯 한 파티 속에서 유일하게 사제 하나를 살려 낼 수가 있었다. 사제는 즉시 파티 원들을 소생시켰고, 파티의 전멸의 끝에서 다시금 부활하게 되었다.

“저,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전멸을 면했네요.”

그들 모두가 태성에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가온누리님이시죠?”

“네? 아, 예.”

“언데드들을 보고 바로 알았습니다. 동영상보다 더 개체수가 많아 보이네요.”

“예. 얼마 전에 레벨 업을 하다 보니 숫자가 더 늘었네요.”

레벨업 했다고 해서 개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날 리는 없었다. 단지 동영상과 현실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 못하고 한 말이었다.

태성이 유명세를 떨치다보니 그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태성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게임이란 것이 매너 문제로 인해서 처음 본 유저에게 항상 존댓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레전드 오브 판타지철머 실물을 볼 수 있는 게임들은 다수의 사람들이 얼굴만보고 반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유저들은 태성에게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강인한 자에게 약한 것이 바로 사람. 유저들 역시도 사람이었고, 태성의 강인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던 것이다.

“저, 저기 죄송한데 혼자서 사냥을 진행하고 계시는 건가요?”

“네. 파티를 짜기가 좀 번거로워서요.”

그때 나이가 지긋한 40대 정도 되어 보이는 남성 한 명이 태성에게 다가와 말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다시 입구로 같이 가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예? 입구까지요?”

태성이 중앙 터널에 들어온 것은 고작 3분의 1지점. 아직 가야 할 길이 태산이었다.

“현재 우리 남 대륙은 강한 유저가 많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중앙대륙을 넘어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온누리님을 보니까 오늘로써 우리 남 대륙의 유저들도 중앙 대륙을 뚫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드네요. 가온누리님게서 우리를 인솔해주신다면, 파티를 맺지 않고도 모두가 중앙 대륙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남 대륙을 위해서 힘을 써주십시오.”

그의 말에 다른 이들도 태성에게 부탁을 하며 나섰다.

많은 이들이 부탁을 해오자, 그것을 거절 할 수가 없는 태성. 그는 하는 수 없이 터널 입구까지 재차 사냥을 진행하며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훗… 웃기는 일이지. 패널티를 부여 받았을 때는 모두가 나를 죽이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들더니, 이제는 남 대륙을 위해서 힘을 써달라… 정말 사람이란 모르는 거야.’

입구에 도착하자 처음 태성에게 조언을 했던 인물이 말했다.

“하하, 거봐요. 내가 혼자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잖아요. 그냥 우리 파티에 들어오시라니까 그러시네.”

“그런 게 아닌데요.”

태성의 뒤에서 줄지어 많은 유저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에게 처음 말을 건넨 40대 남성이 앞으로 나와 큰 소리로 외쳤다.

“중앙 대륙으로 가시는 분들은 저희들과 함께 갑시다. 우리들의 앞에 가온누리님이 길을 뚫어 줄 겁니다. 드디어 우리 남 대륙도 중앙 대륙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이 생긴 겁니다!”

“저, 정말인가요?”

“물론입니다. 방금까지만 해도 혼자서 길을 뚜륳고 가시려는걸 저희들이 사정해서 다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그러니 파티를 짤 수 있는 분들은 짜시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가온누리님의 곁에서 떨어지지 마시고 함께 이동하시면 됩니다.”

그들의 말에 태성의 주변으로 한 두 명씩 유저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여든 유저의 숫자만 해도 200명 이상. 그동안 중앙대륙에 도전했다가 모조리 실패를 맛본 유저들이었다.

“어, 엄청나다.”

“이게 정말 한 사람에게서 나온 소환수들이라니…….”

유저들은 하나 같이 언데드의 개체 수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태성에게 파티 권유를 한 인물 역시도 그 위용에 차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출발하겠습니다. 리젠되는 몬스터들을 조심하시고 바짝 붙어서 오시길 바랍니다. 전원 진군!”

태성의 한 마디에 언데드 군단이 앞서서 길을 뚫고 다시금 터널을 들어가기 시작했다.

쿠콰콰쾅! 퍼퍼펑!

확실한 무력과 파괴력으로 태성은 이들 200명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이건 생각했던 그 이상인데요?”

“그러게요. 동영상은 그냥 장난일 뿐이었네요.”

“하… 왜 나에겐 이런 행운이 따르지 않은 거지?”

그들은 서로 자책하며 태성의 위대함에 대한 시기와 감동을 동시에 받고 있었다.

“큭…….”

터널의 중반부부터 태성은 조금씩 힘겨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부터 쉬는 언데드 없이 모조리 몬스터 섬멸에 나서고 있었다. 마지막 출구 부분에 들어서자, 언데드들 만으로는 이곳을 뚫ㅇㄹ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몬스터의 크기와 파괴력이 언데드들이 감당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여러분! 가온누리님이 고생하셨는데, 이제 우리도 도웁시다!”

“맞아요! 우리도 도와서 함께 중앙 대륙으로 갑시다!”

“와!! 남 대륙 파이팅!!”

모두가 하나가 된 이 순간.

그들은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실력을 동원해서 중앙대륙으로 나아가는 출구를 막고 있는 몬스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유저들이 죽으면 사제들이 부활을 해줘가면서 계속해서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제길! 가고일이 이렇게나 강하단 말이야?”

가고일은 평범한 70대 레벨의 몬스터다. 박쥐의 날개를 달고, 흉측스러운 얼굴과 무엇이라도 잘라 낼 듯한 발톱과 손톱.

그 위력은 방어구가 찢어질 정도로 대단하다고 볼 수 있었다. 크기나 작으면 말을 안하겠지만, 가고일은 마치 네임드 몬스터라도 되는 듯 유저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서 사냥을 해야만 했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공격을 하고 있다 보니 사냥에 대한 애로 사항도 많았다.

유저들이 가고일을 상대로 공격하고 있는 동안, 태성은 한쪽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마나를 회복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마나가 엄청나게 들어갔구나. 그렇게 긴 거리는 아닌데… 다른 사냥터에서 볼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몬스터들이다. 이정도면 솔직히 몇 마리 합치면 네임드 급 몬스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니…….’

초반 입구에서는 리젠이 빠른 것 때문에 사냥 속도를 맞추지 못해 전멸하는 사례가 잇달았지만, 중앙 부분부터는 몬스터의 강력함 때문에 애를 먹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는 지금과 같이 네임드 급이라고 할 수 있는 강력한 몬스터로 인해

수많은 유저들이 동시에 전투를 펼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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