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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4화 (2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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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천상계(天上界)

-좋은 대답 기다리겠습니다.^^

뚜─

나를 스카웃하려 했던 Azobu관계자와의 통화.

게임 클라이언트의 채팅으로는 정중히 거절했었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끈질기게 연락처를 물어와서 어쩔 수가 없었다.

때문에 전화 통화를 하게 됐고 결과는 다음과 같다.

차후 높은 랭크에 올라가, 게임 실력이 안정을 잡으면 연락을 주겠다.

그렇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지었다.

'그럼 오늘의 방송을 해볼까?'

잠깐 동하기는 했으나 마음을 다잡았던 일이다.

이제 겨우 한 걸음 내딛었을 뿐.

마음의 갈피를 못 잡는다거나 하진 않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해야 할 일을 꿋꿋이 해나가면 된다.

그렇다면 언젠가 더 나은 조건, 연습생이 진짜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다.

나는 방송을 켜고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왜캐 늦음?

-초당 한 대다. 굴다리로 텨와라~.

-ㅁㅊ 5분 늦었다고 방장 패려고 하네ㅋㅋㅋ

오늘도 시청자들과의 대화는 유쾌하다.

내 방 시청자들은 다소 폭력적이고 말이 거칠며 BJ에 대한 공격성이 유독 심하다는 것만 빼면 정말 재밌는 녀석들이다.

최근 내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수는 거진 일천 명.

물론 방송을 켜자마자 그렇게나 들어온단 소린 아니고 한두 게임 돌린 기준이다.

BJ랭킹 100위 언저리에 앉게 된 만큼 나름 주목 받는 신인이 됐다.

'조금 아쉽긴 하네.'

BJ로서는 성공한 축에 들기는 했다.

하지만 결국 내 진짜 목표는 프로게이머다.

그리고 프로가 되면 당연히 방송을 접어야 한다.

차후, 아주 나중에는 우리나라도 규율이 완화되지만 적어도 4년 후까지는 아니다.

한국 프로게이머는 개인 방송을 할 수 없고, 하던 것도 접어야 한다.

외국에선 홍보와 선수의 수입을 위해서 선수들의 개인 방송을 장려한다 카던데 참 안타까울 지경이다.

이유는 혹시 모를 스캔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나.

그런다고 사고 칠 놈들이 사고 안 치는 게 아닌데.

정말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반도에서나 볼 법한 신기한 대처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지금 당장은 생활비 때문에라도 해야 해.'

나는 로드 오브 로드를 실행했다.

그리고 나의 계정 '올마스터' 에 접속했다.

정보창을 보자 티어가 어제와는 사뭇 다르다.

"크.. 진짜 마스터네."

-ㅋㅋ 지가 지 티어도 모름.

-방장 IQ 최소80ㅋㅋㅋ

-돌고래랑 경쟁하는 수듄ㅋㅋㅋㅋ

속으로 했던 감탄이 나도 모르게 나오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정보창을 클릭하면서도 설마 했다.

어젯밤 싱숭생숭한 상태로 술을 마셨지 않은가.

다시 한번 확인한 마스터 티어의 휘장은 감회가 새로웠다.

'나름대로 고된 여정이었지.'

우여곡절 끝에 다이아1에서 마스터 티어로 승급할 수 있었다.

그 후에도 몇 판 더 게임을 하긴 했지만 2승 2패.

아조부의 제안을 받고 마음이 흔들렸던 탓일 테다.

'그래도 11점이나 올랐네?'

승패가 정확히 반반이었음에도 점수가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한다.

회귀한 직후 실버였던 나는 연승가도를 쭉쭉 달려왔다.

마스터 승격전에서 한 번 승승패패패로 발목을 붙잡히긴 했지만 잠깐이다.

같은 티어의 유저들에 비해 mmr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정도로 만족하기엔 한참은 이르다.

마스터부터가 진짜 게임, 진정한 로드 오브 로드다.

하지만 이전처럼 엄청난 승률로 양학을 하긴 힘들지도 모른다.

아직 밑천이 들어나려면 한참의 한참은 남았지만 사소한 문제가 있다.

내가 회귀했던 6년 후 기준, 150개에 달하는 챔프가 존재했다.

그런데 지금은 채 100개가 안된다.

뭐, 100개 중에서도 꿀빨 수 있는 챔프는 적지 않다.

오히려 언제 다 쓸까 고민이 일 정도다.

그럼에도 가지고 있는 카드를 아끼는 것이 옳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괜히 야단법석을 만들다간 나만 손해볼 수 있으니까.'

꿀챔프를 하나하나 풀었다가는 내 주목도가 단숨에 올라가버린다.

어제의 리심 플레이만 해도 잉벤의 화제글로 게시되었다.

이러한 일이 너무 반복되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따라 쓰게 된다.

-방로로 와드 탄 다음 이쿠 쓴 거야?

-나 다이아인데 저거 할라면 한 달간 리심만 죽도록 해야 할 듯ㄷㄷ

-ㄴ님 다이아 인증하면 난 마스터 인증함ㅋㅋㅋ

처음 리심의 와드 방로가 나왔을 땐 천상계에서도 보기 드문 플레이였다.

이른바 아웃섹킥 같은 응용 플레이는 프로게이머들도 혀를 내둘렀다.

차후에는 당연해지는 부분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지금 당장 내 플레이를 따라할 수 있는 신이 내린 피지컬을 가진 유저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결국은 시간 문제다.

분명 지금 이 시간에도 연습하는 녀석들이 있을 테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 숙련도가 올라 게임 내에서도 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일단 한 번 보여준 리심으로 점수 꿀을 쪽쪽 빨 예정이다.

쿠웅!

언제나의 살 떨리는 소리와 함께 오늘의 첫 번째 큐가 잡혔다.

나는 정글 포지션을 희망했고, 다행히 팀원들과 라인이 겹치진 않았다.

이윽고 닷지없이 무난하게 게임이 시작했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당신의 뜻대로 싸우겠소.

시작은 인베 방어로 무난하게 간다.

솔직한 마음으로 나는 공격적으로 터트리고 싶지만 안된다.

'아직 손발도 잘 안 맞고 사람들도 소극적일 때이니.'

시즌2 대부분의 유저들은 성향이 아직 수비적이다.

속된 말로 김치 본능이 아직 나오지 않은 순수했던 시절이다.

같이 큐가 잡힌 유저들이 다이아1 상위권 내지 마스터임에도 그러하다.

결코 티어가 낮거나 쫄보라서 그런 게 아니다.

메타 자체가 소극적이니 어쩔 수 있을까.

현재 게임의 구도도 대부분 그렇게 흘러간다.

서로 무난하게 성장하다가 한타 꽝 부딪혀서 승패를 결정.

정말 정직하고 우직한 게임을 사람들이 선호한다.

물론 이는 현 주류 챔피언들 때문도 있다.

아모모나 스캐너 같은 초식 정글러들이 너프되기 전이다.

궁극기만 잘 써도 1인분이 가능한 챔피언 스펙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상대가 만만하다는 소리는 결코 아니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 않던가.

마스터쯤 되니까 유저들 피지컬이 상당하다.

'그래도, 니들은 안돼.'

느릿느릿한 게임밖에 해본 적이 없는 셔거들이다.

공격적이고 화려한 내 리심의 플레이에 속수무책 농락 당한다.

얌전히 파밍하고 있는 적 티몽에게 갱킹이 들이닥친다.

이~쿠우!

-????????

-뭐야, 방금 뭐했길레 리심이 날아감?

-일단 와드 탄 거 까진 봤는데.. 그 다음 본 사람?

흔히 말하는 응용 플레이의 한 갈래다.

와드방로와 점멸을 사용해 티몽에게 접근.

코앞에서 Q스킬 음파를 날려버린다.

리심은 음파를 맞힌 대상에게 날아가 발차기를 선사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바로 날아가지 않았다.

먼저 궁극기, 범의 일격으로 까버렸다.

그 효과는 티몽을 글자 그대로 토스해낸다.

그렇게 저 멀리 날아가는 티몽을 발차기로 따라간다.

명치에 격하게 박히는 니킥 한 방!

그야말로 티 확 찢.

티몽을 확 찢어버린다의 약자다.

흐응하하!

하하하!

흥하하하하하!

정말 패버리고 싶게 웃어대는 티몽을 싫어하는 유저들이 만들어낸 유행어다.

정말 입에 촥촥 들러붙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유행어가 생기게 된 이후 정글러들의 티몽 갱킹률이 눈에 띄게 올랐다나 뭐라나.

증명되지 않은 헛소문이지만 진짜라 해도 결코 이상하진 않다.

그만큼 티확찢은 하는 입장에서 쾌감이 대단하다!

-그런데 저거 점멸까지 꼭 써야 했음?

-ㅋㅋ 쓸데없이 멋지네.

-실용성은 없어 보이지만.

방금 내가 한 응용 플레이가 점멸을 낭비한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하는 시청자들이 상당수다.

방송이니 만큼 보여주기식 플레이가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결코 겉멋만은 아니다.

리심의 Q스킬 음파를 맞힌 후 날아가는 발차기에는 잃은 체력에 비례한 %뎀이 존재한다.

적챔피언의 체력이 낮을수록 발차기가 아프게 들어가는 셈이다.

때문에 발로 뻥 까서 티몽 명치를 쑤셔 패고 발차기로 아예 배때지에 구멍을 뚫어버린다.

방금의 콤보 덕에 반피가 훨씬 넘게 남았던 티몽은 점멸조차 쓰지 못하고 의문사했다.

[전체]-리심님, 나 싫어함?

이후로 쭉쭉 탑만 파서 티몽만 죽였다.

연속된 3번의 갱킹에 티몽은 탈주 직전이다.

설움이 복받쳐 오르는지 전체 채팅으로 호소하기 시작했다.

마스터 티어에서 티몽을 한다는 건 사실 게임하기 싫다.

돌려 말하는 거긴 하지만 적어도 쟤는 아니다.

딱 한 명 있다.

게다가 난 저 녀석을 6년 후의 미래에서도 알고 있었다.

항상한심(恒常寒心).

티몽만 1만 판 가까이 했다는 전설적인 트롤러다.

그런 주제에 항상 마스터를 유지하는 이상한 녀석이다.

녀석의 아이디는 사자성어틱하긴 하지만 사실 별 뜻은 아니다.

두 단어로 분리하자면 항상과 한심.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닉값 제대로 하는 티몽 장인이다.

점수대가 비슷한 탓에 솔랭을 하다가 자주 만나기도 했다.

진짜 트롤로도 유명하긴 하지만 녀석에게 직접 트롤을 당한 적은 없다.

이렇게 연속해서 집요하게 갱킹을 놀릴 원한도 있지 않다.

실제로 미래에서 녀석과 나 사이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방장 티몽한테 원한있냐ㅋㅋㅋ

-ㅋㅋㅋㅋㅋ티몽 탈주에 별풍선 2만 개 건다!

-응 팬클럽 가입이나 하고 말해~

그럼에도 내가 탑갱만 가버린 이유.

걍 까놓고 말해서 티몽을 찢고 싶었다.

티몽을 만나는 게 정말 희귀한 일이 아닌가?

양학을 접고 본계정을 하게 된 이후로 티몽을 만날 일이 없었다.

어떤 또라이도 자기 팀원 미드 박고 싶게 만드는 탑티몽을 하진 않는다.

항상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저 녀석을 빼면 아무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금 귀엽게 생긴 외모를 빼면 이렇다 할 장점이 없는 챔피언.

배인과 마검사에 이어 3대 충챔피언에 속하는 티몽이다.

그러한 티몽이 적 탑라이너다?

갱킹을 가주는 게 정글러로서 참된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계속 티몽을 뚜까 패며 탑라인을 터트렸다.

적 정글러는 너무 망해버린 티몽의 역갱을 봐주지 않았다.

결국 트롤러인 항상한심은 본성을 이기지 못하고 탈주를 했다.

-아, 진짜 저 티몽충자식이랑 게임하기 싫었는데 닷지할 걸ㅡㅡ

차후에는 리폿 시스템이 강화되어 이러한 트롤을 보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현재는 저렇게 집어 던져도 정지를 당하지 않는다.

티몽은 정말 쿨하게 게임을 나갔고 다시는 들어오는 일이 없었다.

─승리!

첫 판부터 깔끔하게 승리로 장식했다.

물론 이 정도로는 만족하려먼 멀었다.

적어도 한동안은 리심 꿀을 쪽쪽 빨아야 한다.

이제 겨우 첫 번째 게임일 뿐이었다.

바로 두 번째 큐를 돌렸고 게임을 시작했다.

상대팀에 익숙한 아이디가 눈에 띄었다.

[전체]-리심님 탑 평화협정 좀;; 저한테 대체 왜 이럼?

전판에 탈주를 했던 트롤러 자식.

또다시 항상 한심한 티몽을 만나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오늘의 나는 자비가 없다.

============================ 작품 후기 ============================

선작과 추천 부탁드려요~!

항상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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