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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25화 (2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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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천상계(天上界)

항상 한심한 티몽을 계쏙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세상사는 일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될까.

같이 게임을 한다는 건 아군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매미비아]-야이**

[매미비아]-블루 버프 쳐먹지 마라고

[매미비아]-티몽 이 자식 미쳤나.

아군의 미드라이너, 매미비아가 티몽을 향해 거칠게 항의했다.

하필이면 항상한심이 아군으로 걸리고 말았다.

무작정 트롤을 하진 않았지만 다를 게 없다.

조금 많이 멘탈 나간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하긴 뭐 부모님 드립을 안 한 게 어디야.'

나쁜 짓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찔리는 게 있었다.

적으로 세 판 만나서 총 열 다섯 번 정도 티확찢을 했다.

그 정도 죽으면 아무리 성인이라도 빡칠 만하다.

하지만 의외로 항산한심은 채팅으로 빡침을 표현하지 않았다.

그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타입이었다.

닉값을 제대로 하며 아군 멘탈을 터트리고 계시낟.

[티몽]-지뢰 깔아야 돼 ^오^

[매미비아]-아 ***

[매미비아]-나 뒤질 거 같아

[매미비아]-혈압 ***

욕설 채팅을 하면 ***로 표시되는 로드 오브 로드(Load Of Lord).

일명 착한 어린이어로 아군 채팅창이 도배되었다.

매미비아 입장에서는 그 정도로 화가 날 만도 하다.

안 그래도 마나가 부족하기로 유명한 챔피언이다.

매미비아는 블루를 못 먹으면 라인전이 정말 심각하게 말린다.

거기에 더해 티몽이 채팅으로 도발까지 해대니 못 참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풀리초코랭커]-AD티몽임?

[티몽]-네ㅎ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몽이 시청자 웃겨주네요 ㄱㅇㄷ~

-방장아 티몽 알바비 안 챙겨 주냐ㅋㅋㅋㅋㅋ

티몽의 어처구니없는 헛소리에 시청자들이 빵 터졌다.

티몽때문에 화가 났던 매미비아도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흘렸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AD티몽이라니.

궁극기인 폭탄지뢰 데미지에 주력하는 AP티몽가 아닌 이상 마나는 부족하지 않다.

그럼에도 블루 버프를 먹었다는 것은 명백한 고의 트롤이다.

알고 있지만 누구도 한 마디를 할 수가 없다.

티몽은 최근 전적창만 패배로 도배됐다.

게다가 방금 마스터에서 다이아로 강등까지 당했다.

멘탈이 갈려버린 녀석을 더 건들 수 있는 간 큰 팀원은 없었다.

'정말 올곧게 항상~ 한심한 녀석이로세.'

일단 티몽때문에 게임의 승리는 물 건너갔다.

내가 이 꼴 안 보기 위해서라도 올라가야지.

마스터 하위권에서 말뚝 박은 녀석과 계속 게임을 했다간 내 멘탈까지 갈려버릴 것 같다.

-패배.

결국 AD티몽의 하드캐리로 게임은 패배하고 말았다.

낮은 점수대도 아니고 마스터 티어에서 작정한 트롤러가 있으면 이기기 힘들다.

살다살다 AD티몽이라니 별 꼴을 다 본다.

물론  몇 년 후에는AD티몽에게 제법 괜찮은 아이템이 나온다.

AD티몽도 나름대로 괜찮은 픽이 되는 날이 온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뼛속까지 트롤러 본성을 타고난 티몽 자식.

0킬 7데스하고도 꿋꿋하게 AD템을 고집했다.

폭탄지뢰 데미지만 강화해서 0.5인분만 했어도 캐리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번 생의 항상한심은 친해지지 못할 것 같다.

부디 적팀으로 티몽충 자식을 만나길 기원하며 나는 바로 다음 큐를 돌렸다.

분한 건 나 뿐만이 아닌지 큐가 잡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시 잡힌 큐에서 항상한심이 아군에 없는 걸 확인한 나는 바로 채팅을 쳤다.

-티몽밴! 티몽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장 비겁한 거 보소.

-장인충은 밴이 카운터지~

4판이나 항상한심을 만났다고 아군 1픽에게 강력하게 어필.

전 판에 항상한심과 게임한 사람이 있어 설득은 필요 없었다.

그렇게 티몽은 밴이 되었고 게임은 닷지없이 시작되었다.

'하, 도망가버렸네.'

속시원하게 트롤 한 판 제대로 하고 게임을 종료한 듯싶다.

약삭빠르게 정신 승리만 하고 갔다.

짜증나는 티몽의 웃음소리가 내 귓속에서 울려 퍼진다.

어찌 됐던 일단 게임은 시작했고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이전 판처럼 손쉽게 이득을 보고 시작하긴 글렀다.

이미 마스터 티어에서 몇 번이나 게임을 한 탓에 카운터 정글이 알려지고 말았다.

모르긴 몰라도 내 리심의 플레이 방식에 대해 주의가 오간 모양이다.

적 정글러와 커버를 갈 미드는 완벽하게 카정을 대비했다.

적팀의 모든 라이너들도 엄청나게 수비적으로 태세를 전환했다.

절대 갱각을 주지 않기 위해서 사리고 또 사리고 있다.

-방장 갱 안 함? 리심 한타가면 쓰렉인데~

-ㄴㄴ와드방로 킥하는 거 못 봄? 리심으로 한타도 겁나 잘함ㄷㄷ

-그래도 잭트보다는 한타 안 좋은 거 ㅇㅈ?

이런 점 하나하나가 심해와는 다르다.

한 번 당할 수는 있지만 두 번은 당해주지 않는다.

얼핏 사소하다 생각할 수 있는 발전이 그들을 마스터 티어에 이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녀석들보다 비교도 안되게 잘하는, 그랜드 마스터를 상대로 경쟁하고 쟁취해야 한다.

고작 이런 곳에서 발목을 잡힐 수는 없다.

나는 빠르게 와드돌을 구입했다.

약간의 체력과 일정 개수의 와드를 충전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

와드를 많이 쓰게 되는 리심에겐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와드돌의 효과를 빌어 적 정글의 시야를 장악해 나갔다.

상대 정글러의 위치를 눈으로 보고 예측하다.

카정을 손쉽고 안정적으로 치기 위함이다.

카운터 정글, 약칭 카정은 상대 정글러를 죽이는 것만이 아니다.

적 정글에 있는 몬스터들을 잡고 빠져나오는 것도 카정이다.

지금 내가 택한 것은 후자고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리는 것도 어느 선에서지 정도가 지나쳤다.

나올 생각이 없으면 말려 죽게 만든다.

와드를 곳곳에 박아놓고 적 정글 잭트가 오기 전에 미리 먹는다.

서서히 벌어져 가는 내 리심과 잭트의 성장 격차.

더욱이 적 라이너들은 사리기만 한 탓에 아군 라이너들보다 CS를 먹지 못했다.

이는 필연적인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

한타에서 양 팀의 화력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쿠우!

나를 물려고 하는 잭트를 뻥~ 차버렸다.

밀린 라인 CS만 허겁지겁 먹은 잭트와 달리 난 충분한 AD아이템을 갖췄다.

그 강력한 궁극기에 꼬치 꿰이듯 두 명의 적이 말려든다.

리심의 궁극기, 범의 일격은 상대를 차버리며 궤도 상에 있는 적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흔히 당구 차기라 불리우는 일종의 응용 플레이다.

한 번 세 명의 적에게 막대한 데미지를 가했다.

탱템도 아닌 딜템을 올린 리심에게 3인궁을 맞은 이상 한타는 끝났다.

안 그래도 성장 격차가 적팀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치명상이었다.

꽈아아앙!

아군 탑라이너 말화이트의 점멸 궁극기가 호응한다.

내 3인궁을 맞은 적들에게 악재가 겹쳤다.

역시나 마스터 티어답게 떠먹여준 잘 받아 먹는다.

이어지는 한타는 일방적인 학살 뿐이다.

─승리!

잠이 솔솔 오는 롤챔스식 게임 운영을 한 적팀은 필연적인 패배를 맞이했다.

나를 상대로 루즈한 게임을 하게 되면 어떤 최후를 맞이하나.

철저한 경고가 될 수 있는 한판을 천 명이 넘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다.

.

.

.

* * *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어두컴컴한 PC방에서 한 명의 소년이 키보드를 누르고 있다.

아직 수능도 안 친 고등학생의 나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앳된 소년.

그럼에도 상대 챔피언을 농락하는 현란한 피지컬이 범상치가 않다.

사실 그가 게임을 잘하는 건 필연일 수밖에 없었다.

차후 세계 최고 미드라이너, 테이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주전파라는 아이디로 마스터 티어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일개 유저에 불과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오오, 리심 나이스 갱!

-리심 잘하는 사람 처음 본다.. 봇도 좀 살려주세요!

어찌나 기가 막혔는지 팀원들의 칭찬이 쏟아져 나온다.

누가 봐도 방금 리심의 플레이는 훌륭하다는 표현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지극히 회의적이었다.

'아니야, 이게 아니야. 녀석은 훨씬 더 깔끔했어.'

분명 깔끔한 플레이로 적 개서스를 처치했음에도 주전파는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는지 주절거렸다.

현재 그가 플레이 하고 있는 계정은 마스터 티어의 본캐가 아닌 얼마 전에 르풀랑을 플레이 했던 플레티넘의 부캐였다.

때문에 한두 판 지거나 실수를 한다고 한들 아무런 손해가 아니다.

심지어 잘했다고 칭찬을 받을 정도라면 문제될 건 없다.

그럼에도 영 마음이 편치 않은 건 흔히 말하는 프라이드 문제였다.

주전파는 잉벤 화제글에 올려진 '올마스터' 의 리심 플레이를 봐버렸다.

보자마자 지체하지 않고 바로 로드 오브 로드를 실행해 실험하고 있다.

부계정인 플레티넘 랭크 게임에서 리심으로 비슷한 플레이를 시도했다.

그 결과는 역시나 양학답게 지극히 순조로우며 3연승을 챙기기 직전이다.

하지만 주전파는 만족은 커녕 표정이 썩 밝지 않았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아직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다..!'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자신의 플레이.

정확히는 잉벤 화제글에서 보았던 올마스터의 플레이.

과연 생각에 걸맞춰 손가락이 따라와 줄지는 해보지 않고서야 알 수 없는 일이다.

주전파는 망설이지 않고 과감히 적진에 뛰어들었다.

'날아가면서 와드 깔고 바로 방로!'

적 애씨한테 음파를 맞히는데 성공했다.

바로 발차기로 날아가며 애씨의 등 뒤에 와드를 깐다.

그리고 이동해서 범의 일격으로 차버린다.

이~쿠우!

경쾌하게 울리는 리심의 중후한 음성.

애씨는 정확히 아군 팀원들을 향해 배달되었다.

그렇게나 원하던 플레이를 드디어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타의 결과는 의외로 썩 좋지 못했다.

상대 원딜은 존재감이 희박했고 굳이 무리해서 죽일 이유는 없었다.

역으로 애씨를 차내다가 잘 큰 자신이 점사를 당한 게 손해일 정도였다.

-멋있긴 했지만.. 그거 꼭 해야 했어요?ㅠㅠ

-제발 무난하게 한타 해요 리심님.. 꽁승판인데..

겨우겨우 살아 돌아올 수는 있었지만 쉽게 이길 한타를 어렵게 이기고 말았다.

줄곧 자신을 치우켜 주던 팀원들이 아쉬운 소리를 해왔다.

캐리 받은 주제에 투정부리는 건 정말 눈꼴 사나운 일.

그럼에도 주전파의 입에서는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다.

'됐어. 두 번째는 더욱 더 빠르게 할 자신이 있다..!'

이제 겨우 세 판째에 불과하다.

훗날 아웃섹킥이라 불리게 될 난이도 높은 플레이를 소화했다.

커스텀 게임도 아닌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완성시켰다.

팀원들도 성화이니 이쯤이면 만족해도 되지 않을까.

주전파는 만족따위 없는지 계속 시도했다.

더욱 더 아웃섹킥을 날카로운 연마한다.

그러다가 실수로 두 번 던져버린 탓에 세 번째 게임을 힘들게 이겼다.

하지만 네 번째, 다섯 번째 갈수록 게임은 점점 쉬워지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선작과 추천 부탁드려요~!

항상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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