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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31화 (3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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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삭빵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가 없다.

두 번째 게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최선이다.

또 아모모와 쏘냐 자식들이 저격을 해올지도 모를 일이지만 괜찮다.

트롤이라는 건 안 이상 두 번은 당하지 않는다.

설사 지더라도 좋은 모습과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

그렇게 시작한 다음 게임의 픽창.

하필 내 위의 픽이 정글러였다.

-저 정글 말고는 잘 못하는데..

어지간해서는 양보해주지 않을 분위기다.

하지만 나는 양보 받을 자신이 있다.

비장의 드립을 내던졌다.

-돌잔치때 마테차 잡았습니다. 정글 주세요.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빵 터질 수밖에 없는 드립!

언제, 그리고 누가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군은 반응은 물론 옆에 있던 호루스씨까지 웃어 재꼈다.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난 두란링 잡았으니까 미드감ㅋㅋㅋㅋㅋ

유사드립까지 나오며 픽창이 화기애애해졌다.

다행히 아군에 전 판 아모모와 쏘냐도 없었다.

이대로 게임이 시작된다면 무난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전망한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나는 리심 정글을 양보 받을 수 있었고

게임은 닷지되지 않고 시작되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하나.

한동안 보이지 않던 그 녀석이 있었다.

[전체]-ㅉㅉ역시 대리받은 거 뽀록남.

상대 팀에 나의 오랜 악연의 친구, 리뮤가 있었다.

저 녀석이 대체 왜 저기 있을까.

'어쩐지 어제 빡솔랭 돌리더라.'

다이아1이었던 녀석이 어제 하루종일 게임만 주구장창 쳐하더니만.

내가 마스터 찍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렸나 싶었다.

태생이 관심종자인 리뮤 녀석.

요즘 한참을 조용히 지낸다 싶었더니 헛짓을 하나 크게 기획하셨다.

'제발 방해나 하지 마라.'

리뮤 녀석은 탑네네톤.

만약 솔랭에서 만났다면 방송이고 나발이고 죽자고 탑만 팠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진지하게 게임에 임해야 한다.

현재 나가고 있는 방송은 무려 오프게임넷의 장인 어르신.

더 이상 실수따위 용납되지 않는다.

"역시 일반 유저들 사이에서도 대리 의혹이 있었나 봐요?"

리뮤의 채팅을 본 꿀탱탱이 일반 유저의 반응인마냥 떠들어댔다.

전형적인 격장지계를 옆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시도하고 있다.

짜증나는 자식.

그 짓거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오늘까지다.

이번 판은 나에게 라인을 양보해준 한 명을 빼면 라인이 꼬이지 않았다.

정글의 주포지션인 윗픽이 탑말화이트를 하게 된 것 정도다.

한 라인정도야 정글인 내가 신경을 써주면 되는 노릇이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마음을 먹기 무섭게 말화이트가 솔킬을 당했다.

리뮤 녀석이 네네톤을 잘하는 건 맞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두 번째 버프를 먹기도 전에 벌써 죽어버렸다.

물론 네네톤은 라인전 특화 챔피언이다.

한 번쯤 솔킬을 따일 수도 있는 노릇이니 일단은 두고 보기로 했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미드와 봇은 무난하게 흘러간다.

아니, 오히려 나와 적정글의 갱킹 차이로 인해 균형에 금이 갔다.

전 판과 달리 방플을 하는 녀석이 없다는 게 크다.

유효 갱킹을 제대로 터트릴 수 있었다.

'게임을 터트리려면 아직 멀었지만.'

방송을 의식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내 리심의 공격성을 알고 있는 건지.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상대가 제법 잘 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무난히 이길 흐름이다.

이전에 나를 상대로 쓸데없이 사리다가 자멸했던 상대처럼 말이다.

녀석들도 조금씩 아군과 CS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하나 변수가 생길 수 있는 곳은 탑라인.

리뮤 녀석이 계속해서 문제를 키우고 있었다.

─아군이 또 당했습니다.

포탑을 끼고 버티기만 해주면 좋을 텐데.

말화이트가 꾸준하게 솔킬을 따여대고 있다.

답답한 나머지 한 마디 채팅을 쳤다.

-좀 사리면 안돼요?

-ㅈㅅ ㅎ~

나도 탑을 종종 하기 때문에 알지만 한 번 따이기 시작하면 계속 죽긴 한다.

이 경우 정글러가 풀어주는 게 유일한 방법이지만 안된다.

제대로 된 갱각이 나오기도 전에 벌써 네 번이나 죽어주었다.

말화이트가 궁극기만 잘 쓰면 1인분을 할 수 있는 챔프라고는 해도.

네네톤이 성장 기대치가 낮다고 해도 이 정도 킬을 먹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저렇게까지 네네톤을 괴물로 만들어 버리면 유통기한이 찾아올 날이 멀었다.

'이거 아무리 봐도 수상한데..'

방송을 의식해 일부러 관심을 끄는 놈들.

리뮤 자식을 포함해서 흔하디 흔해 빠지긴 했지만 우연이라 치부하긴 힘들다.

이미 이전 판에도 비슷한 녀석이 있었다.

쏘냐나 말화이트처럼 심각하게 많이 죽어주는 놈은 마스터 티어에서 드물다.

그래도 일단은 정글 양보를 받은 입장이다.

때문에 별 말을 안하고 있을 뿐이지.

속으로는 이미 부글부글 끓고 있다.

─아군이 또 당했습니다.

무려 다섯 번째 죽음이다.

한타의 순간이 올 때까지 말화이트는 라인전 솔킬만 일곱 번 내줬다.

탑 2차 포탑도 반 피 이상 깎인 상태다.

-말화이트님, 멘탈 잡고 한타때 궁만 잘 박아주세요.

-네 ㅎ

그래도 잘 하겠다는데 믿어 줘야지, 어쩔 수 있나.

다행인 점 하나는 우리팀은 미드와 원딜을 포함해 딜러 라인의 성장이 적팀보다 우세하다.

비록 네네톤이 괴물같이 성장을 하긴 했어도 어떻게 비벼볼만한 한타각이다.

[전체]-야 말화이트.

그렇게 첫 번째 한타가 시작되기 직전.

채팅창을 통해 리뮤가 또 채팅을 쳐왔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일단 차단을 넣어놔야 할지 말아야 될지 심각히 고민이 되던 찰나.

내 손가락이 까딱이는 것보다 리뮤의 채팅이 한 발 빨랐다.

[전체]-니 본캐 다리웁트하는 얘지?

뜬금없이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건가.

리뮤의 말이 이어졌다.

[전체]-잘 생각해서 겜해라.

리뮤의 말에 말화이트는 대답이 없었다.

어째서 그런 말은 건낸 걸까.

의미를 곱씹어보기 전에 한타는 시작되었다.

.

.

.

* * *

"하하, 이거 참."

"....."

"재밌게 되었네요."

두 번째 게임에 대해 멘트를 늘어놓는 사람는 호루스씨.

그리고 썩은 표정이 되어 묵묵히 대화를 듣고만 있는 사람은 쿨통통이다.

게임의 결과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하드캐리.

리심 실력을 무엇 하나 반박할 건덕지도 없이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마지막에 배인을 차내시는 장면이 정말 끝내줬죠."

호루스씨가 호들갑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와드 방로를 통해 적 뒤로 돌아가 아군을 향해 뻥 차주는 아웃섹킥.

개인 방송으로 이미 몇 번이나 보여준 플레이가 재현되었다.

바로 이곳 장인 어르신의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말이다.

한타에서 적 배인은 궁극기로 은신 구르기를 하려 했다.

이를 예측해 와드 방로가 아닌 핑크 와드 방로를 탔다.

그 탓에 배인의 은신은 바로 드러났고 쉽게 물 수 있었다.

"역시 올마스터!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전 믿었습니다 하하. 뭐, 쿨통통님 얘기도 일리가 있었지만요."

잉벤 게시판의 반응은 실시간으로 체크되어 진행자에게 보고된다.

때문에 진행자인 호루스씨는 대세가 된 반응에 따라 멘트 또한 달가워졌다.

이 장면이 방송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간다 생각하면 통쾌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쿨통통님 입장에서는 아직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아~주 많으시겠죠."

"으.. 그.."

말을 더듬어대는 쿨통통을 무시한 채 나는 말을 이어 나갔다.

"오늘 제가 시원하게. 리심 장인이 뭔지 전~부 보여드리겠습니다."

예정했던 코너.

흔히 말하는 입롤 플레이다.

오프게임넷의 게시판에 시청자들이 싱청한 플레이들을 장인의 손에서 재현해낸다.

즉, 내가 입롤을 보여주며 리심의 장인이라는 걸 과시한다.

시청자들이 요구한 첫 번째 입롤은 방로와 점멸을 동시에 사용하는 플레이.

굳이 헬퍼따위 쓰지 않아도 손 쉽게 가능하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이런 걸 여반장이라고 하던가요?"

내가 방송에서 종종 보여주는 아웃섹킥을 조금 더 난이도 있게 하면 된다.

음파를 맞히고 날아가다 방로로 한 번 더.

거기서 또 점멸을 사용해 적 한 명을 아군에게 배달한다.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 같은, 확실히 난이도가 있는 플레이다.

이~쿠우!

물론 게임의 난이도 문제가 있어 랭크 게임이 아닌 일반 게임에서 진행되었다.

게임 수준대가 낮아서 그런지 재현할 만한 상황이 쉽게 나왔다.

"오, 오오! 저도 연습하면 할 수 있을까요?"

"호루스씨는 브론즈 아니셨습니까? 하하"

진행자와 유쾌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방송을 이어나갔다.

두 번째, 세 번째 입롤들이 가볍게 시연된다.

시청자가 요구한 마지막 입롤은 5인 당구킥이었다.

각도를 잘 재서 리심 궁을 적팀 5명 전부에게 스트라이크! 시켜 달라나.

이건 성공하고 싶어도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

'에이, 이건 아니지.'

어떤 바보들이 일렬로 우루루 쫓아와서 당해준단 말인가.

랭크게임을 100판해도 1판 나올까 말까 한 상황이다.

물론 입롤 한 번 실패한다고 내가 손해보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말이다.

초조한 건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지.

"....."

내가 하나하나 실력을 증명하는 과정을 쿨탱탱은 썩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대로 방송이 끝나기만 해도 녀석의 롤인생은 끝난 셈이다.

'불쌍한 녀석.'

쿨통통은 확실히 리픈충에다가 개념도 없는 놈이지만 인성 자체가 문드러진 놈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오늘 장인 어르신 방송 자리에서 한 더러운 짓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근거 없는 헬퍼 드립부터 시작해 어뷰징, 방플 등.

후자의 것들은 녀석이 꾸민 것이란 보장은 없지만 심증은 차고 넘친다.

내가 알고 있는 녀석의 미래.

전혀 가능성 없는 프로게이머를 포기하고 아프리카 BJ로 꽤나 성장했따.

딱히 녀석이 잘해서 라기보다는 시대를 잘 만났다.

테이커 덕분에 리픈이라는 챔프가 어마어마하게 떠버렸다.

방송을 하던 쿨통통은 그 순풍을 제대로 받아 성장했다.

아무래도 파프리카TV는 어떻게 한 번 뜨기만 하면 가라앉는 게 힘든 꿀직장이긴 하니까 말이다.

조금 측은한 심정이 든 나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녀석에게 기회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쿨통통씨가 저에게 했던 모함들은 이제 전부 증명된 셈이죠?"

"그..그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녀석은 말을 더듬으며 대답을 망설였다.

'그러게 그런 어설픈 시나리오로 나한테 덤비면 안됐지.'

이대로 쭉 기다려줘 봤자 말꼬리만 하염없이 늘릴 뿐이다.

녀석의 밑천은 진작에 드러났다.

나는 녀석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던졌다.

"쿨통통님, 리픈 잘 하시죠?"

"아아, 네에... 여기 장인 어르신에도 나왔고 잘 합니다만."

지금 쿨통통이 생각하는 건 뻔하다.

어떻게든 용서를 받을 길은 없을까.

웃으면서 흐지부지 끝낼 수 있지 않을까.

미안하지만 난 찌질하기는 해도 은원에 대한 구분은 명확한 사람이다.

너는 이미 선을 넘었다.

녀석의 남은 마지막 단 하나까지 빼앗아준다.

방금 전 떠올린 끝내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오늘 장인 어르신의 마지막 코너인 1:1 이벤트 매치, 쿨통통씨도 아시죠?"

내가 장인 어르신에서 본인임을 증명하고 실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모든 것이 종료되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마지막 이벤트가 메인이라 할 수 있다.

특히나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러했따.

그 1:1이벤트 매치를 더욱 재밌게 만든다.

그리고 복수도 더욱 알차고 풍성하게 만든다.

내 제안이라 함은 다음과 같다.

"저랑 1:1을 해서 삼세판으로 단 한판이라도 이길 수 있다면 무렜했던 발언 전부 없던 걸로 해드리죠."

이것만이라면 쿨통통에게 기회만 줄 뿐이다.

나를 위한, 시청자들을 위한 제안.

쿨탱탱 본인조차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면상에 던져주고 싶었던 참고 참았던 대사다.

"저도 리픈 좀 합니다만?"

============================ 작품 후기 ============================

선작과 추천 부탁드려요~!

항상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오늘은 힘내서 분량 늘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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