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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스 리그
-님들 잉벤에서 올마스터까는 영상 봤어요?
-아니, 못 봤는데.
-화제글만 가면 보이는데 그걸 못 보셨나?
한 시청자가 정말 몰랐냐는 듯이 채팅을 쳤다.
-여기 링크 쏴줄 테니 한 번 가봐요.
오늘 내 방송의 채팅창은 유난히 시끌벅적하다.
바로 몇 시간에 올라온 문제의 영상때문이다.
내가 리픈으로 버그를 쓴 게 아니냐는 의혹.
물론 쿨탱탱 때와는 달리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또 쿨통통 마냥 방장한테 시비거는 놈 생겼네.
-ㅇㅇ올린 놈도 별 볼일 없더라.
-핑딱인 거 보니 하루 종일 잉벤만 하는 백수인 듯ㅋㅋ
그 영상에 대해서는 나도 이미 확인해 봤다.
그것도 게시글이 올라오고 채 1분이 안되어 말이다.
종말전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바로 다음날 아침.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몇 시간이나 잉벤을 끄적였었다.
종말전에서의 내 활약.
그리고 폭풍을 몰고 올 인터뷰.
그 반응을 살피기 위함이다.
잠깐 둘러봤을 뿐인데 나에 대한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다.
당연히 좋은 글도, 나쁜 글도 있었다.
─올마스터 허세충 아님?
지가 무슨 모든 챔프를 다 할 줄 안데ㅋㅋㅋ
얘도 걍 러이갓처럼 허세컨셉BJ인 갑다.
몇 개월쯤 지나면 브실골 양학이나 하고 있을 듯 ㅇㄱㄹㅇㅋㅋㅋ
└빼박캔트 ㅇㅈㅋㅋ
└ 후후, 세 번 인정한다.
└올마스터 팬은 아니지만 솔직히 실력은 인정해야 하는 부분 아니냐?
└ㄴ네 다음 BJ빠돌이ㅋㅋ
직접 댓글을 달아 반박했다.
이전에 쿨통통한테 선전포고한 계정은 당연히 들킬 테고.
아이디를 하나 생성해 조금 찌질한 댓글을 달았다.
당연한 듯 걸려오는 시비들.
몇 시간이나 잉벤에 붙들려 있어야 만했다.
그러던 와중에 동영상 하나가 눈에 띄었다.
나에 대한 게시글들은 전부 찾아보고 있었기에 당연히 그 글도 클릭해봤다.
하지만 다르다.
논리도 이유도 찾아 볼 수 없는 단순한 비방이 아니었다.
내가 리픈으로 평타를 빨리 쓰는 버그를 사용했다는 내용.
꽤나 수고를 들여 만든 듯한 동영상까지 포함해 나를 조목조목 까내렸다.
'웃기는 노릇이지.'
지금으로부터 1년 후에야 발견되는 리픈의 평캔.
세 번의 데미지를 주는 Q스킬 사이사이에 배나 되는 속도로 평타를 욱여넣을 수 있다.
그 평캔만 쓸 줄 알게 되면 리픈은 환골탈태의 위력을 내뿜게 된다.
이로 인해 불만이 상당히 제기되었다.
평캔 하나의 차이로 챔프가 강해진다는 게 말이 되나?
랭겜에서 평캔 리픈에게 당한 유저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그럼에도 게임사의 입장은 한결같았다.
─버그 아닙니다.
─의도된 부분입니다.
게임사 사장 아들이 리픈 원챔충이라도 되는 걸까.
리픈 모스트인 아들이 징징거리기라도 했나.
유저들이 계속해서 따져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태도를 바꿨다.
게임사에서 우두루급 태세 전환을 해왔다.
물론 밸런스 지독히 안 맞추기로 유명한 게임사가 일을 제대로 한 건 아니었다.
리픈에게 관심을 끄고 이번에는 피로라.
리메이크 된 사기 챔프 피로라가 이상할 정도로 너프가 안됐다.
리픈을 하던 게임사 사장 아들이 피로라로 주챔프를 바꿨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그 이후로도 사장 아들이 하는 걸로 의심되는 챔프들이 쭉쭉 나왔다.
'아직 한참은 남은 미래의 일이지만.'
현재는 2012년, 리픈의 평캔 버그가 알려질 날은 까마득하다.
평캔이 없는 리픈은 앙금 없는 찐빵.
내가 평캔버 그를 뿌리고 다니지 않는 이상 리픈이 너프될 일은 없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리픈을 개인 방송에서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지금껏 리픈을 했던 방송에서는 개인 화면이 보이지 않았다.
마우스 우클릭으로 땅을 짚어 평타 모션을 캔슬하는 모습이 비쳐지지 않았다.
하지만 개인 방송으로 평캔을 보여줬다간 금방 분석되어 미래가 바뀌고 만다.
내가 손해 볼 짓을 왜 한단 말인가.
물론 그렇게 되면 버그에 대한 해명이 조금 아쉬워지기는 하지만 이미 손은 써놨다.
게임사에 직접.
남은 건 기다릴 뿐.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해도 확실하지 않겠어?'
로드 오브 로드를 만든 게임사는 굼뜨기로 유명하다.
얼마나 걸릴지.
어쩌면 2주 이상의 소요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
내가 뭐 대놓고 핵을 쓴 것도 아니고.
리픈의 평타가 빠르게 나간다.
그 뿐인데 뭐 어쩌라고?
화제글에 달린 댓글들만 봐도.
-마우스 겁나 클릭하면 평타 빨리 나가나?
-응 아니야. 해봤는데 안돼.
-버그인진 몰라도 신기하네ㅋㅋ근데 올마스터는 저번에 실력 인증했잖아.
-ㅇㅇ 오프게임넷까지 갔는데 거기서 어케 버그를 씀ㅋㅋ 오프게임넷이 공범이라는 거냐?
영상자체는 화제가 됐다.
그도 그럴 게 신기하니까.
누가 했는진 몰라도 잘 편집한 동영상은 슬로우 화면으로 내 리픈과 일반유저가 플레이하는 리픈의 평타 속도를 비교했다.
압도적.
결코 눈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속도감이 있다.
대체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
평캔의 사용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뿐.
정작 글을 올렸을 목적인 버그 사실에 대해서는 시큰둥하다.
그도 그럴 게 난 이미 인증을 했다.
그것도 오프게임넷의 장인 어르신 코너에서 말이다.
이런 걸로 내 이미지를 깎으려고 해봤자 오히려 노이즈마케팅만 된다.
'BJ웃음 사건처럼 말이야.'
지금으로부터 상당히 먼 미래에 생기게 될 BJ웃음의 핵사용 혐의.
상당히 많은 증거 영상들이 잉벤에 올라왔다.
몇 달간이나 온갖 커뮤니티에서 BJ웃음을 달달 볶았다.
결과는 무혐의 처리.
게임사에서 BJ웃음이 핵유저가 아니라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결국 BJ웃음의 인지도만 올려주게 되었다.
물론 BJ웃음이 정말 핵유저인지 아닌지는 모를 일이다.
양쪽의 갑론을박은 끊이지 않았으니까.
어느 한 쪽이 무조건 맞다고 얘기하기엔 화제가 다소 무겁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는 내가 알고 있는 미래에서도 BJ를 하며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사실이다.
지금 내가 버그유저로 지목받는 사건은 BJ웃음 사건에 비교하자면 새발의 피도 안된다.
잉벤 커뮤니티의 반응도 그렇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 나는 안이한 생각을 해버렸다.
악의.
인간의 악의라는 것은 무서웠다.
잘나가는 사람에 대한 시기와 질투.
우습게 보고 말았다.
.
.
.
* * *
<제가 올마스터님을 그렇게 안 봤는데 영상을 보니..>
짜고 치는 고스톱.
말을 맞추고 있다.
어느 하나 끝을 보기라도 할 작정일까.
BJ그마카림과 BJ대망신의 올마스터에 대한 악의는 장난이 아니었다.
"대망신아,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겠니?"
<씨지맥형도 걔 싫어하잖아요. 이번 기회에 확 묻어버리죠?>
"물론 나도 그 영상은 보긴 했는데.."
대망신과 통화를 하던 씨지맥은 혀를 찼다.
확실히 잉벤에 올라온 올마스터의 리픈 영상은 버그라 불려도 할 말 없는 수준이다.
평타를 그렇게 빨리 쓰다니.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몰라도 가히 혁명적이다.
사용할 줄만 알게 되면 리픈이라는 챔프의 가치가 재평가 받게 된다.
하지만,
'로드 오브 로드에 버그가 한두 개도 아니고.'
일단 대망신과는 절친한 형동생 사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자신은 솔직히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그랜드 마스터의 탑솔러.
자신의 눈으로 보건데 무작정 버그 유저라고 몰 일은 아니었으니까.
설사 버그라고 해도 문제될 건 없다.
아예 핵을 썼으면 모르되 그저 게임 시스템의 빈틈을 이용하는 것이라면?
게임사가 패치를 하기 전에 꿀을 빠는 건 게이머로서 바람직한 자세다.
실제로 갤럭시 크래프트에선 뮤짤 같은 게 잘만 쓰인다.
'게다가 리픈만 잘하는 것도 아닌데.'
올마스터가 종말전에서 보여준 챔프만 네 개였다.
그리고 그 전부를 잘했다.
자신이 알기로 마이나 리심도 수준급으로 다루는 올마스터다.
그런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리픈으로 버그를 써서 이득을 취한단 말인가.
이렇게 대놓고 사람 한 명을 몰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팡우님까지 나서다니, 일이 커졌어.'
잉벤에 올려온 올마스터의 리픈버그 영상은 묻히는 듯 싶었다.
그런데 BJ그마카림, BJ대망신에 의어 팡우님까지.
파프리카 롤 BJ계의 거물, BJ팡우가 시청자들을 부추긴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어떻게든 올마스터가 버그를 사용한 사실을 시인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만약 핵이 아닌 단순한 버그, 게임 시스템의 빈틈이라 하더라도 상관없는 듯 몰고 있다.
악의가 느껴졌다.
"아니, 이 정도까지 몰아 붙일 일은 아니잖아.."
<그럼 형은 안 도와줄 거에요? 실망이네 진짜.>
결국 자신이 못하겠다는 입장을 취하자 대망신은 버럭 화까지 냈다.
심저이 아예 이해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양심이고 나발이고 이고 이전에 애초에 사유가 말이 안된다.
그냥 올마스터가 잘나간다고, 그 올마스터때문에 자신들이 종말전에서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줬다고 까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이가 없네. 그럼 그 올마스터 자식한테 붙던가. 맨날 그런 태도니까 형이 프로도 못하는 거야.>
뚜─
대망신이 선을 넘어서는 막말까지 내뱉고 전화를 끊었다
절친한 동생이라 생각했지만 자신의 착각이었던 모양.
이런 막 나가는 놈이랑 인연을 유지할 생각 없는 건 마찬가지다.
타닥.
타닥.
씨지맥은 곧장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키보드를 두들겼다.
적고 있는 건 한 통의 쪽지.
보내는 사람은 다름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올마스터님.
종말전에서 한 번 뵜었던 CGVMAXIM입니다.
피차 아는 사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최근에 곤란한 일이 있으시죠?
이번이 처음이 아니시라 아시겠지만 깔끔하게 매듭짓는다고 비슷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습니다.
증명하셔야 합니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아무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무대에서 가장 명백한 방법으로 증명하세요.
아마추어 게임대회.
로드 오브 로드 챌린저스 리그(Load Of Lord Challengers League).
약칭 LCL의 접수가 1주일 후에 접수가 마감된다.
아마추어들이 모인다곤 하지만 수준급의 대회다.
우승시 1천만원의 상금과 함께 1부 리그인 롤챔스에서 뛸 수 있는 시드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사람이라면 눈에 불을 키고 노리고 있습니다.
굳이 우승까지 안해도 프로게임단의 눈에 들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프로가 되고 싶습니다.
때문에 올마스터님의 실력을 원합니다.
종말전에서 올마스터님의 탑소리커에 당한 입장이긴 하지만 이래 봬도 그랜드 마스터입니다.
절대 발목 잡을 일은 없습니다.
저는 프로에 대한 어필을, 올마스터님은 실력의 증명을.
도전하시지 않겠습니까?
로드 오브 로드, 챌린저스 리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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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과 추천 부탁드려요~!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신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BJ캬읍읍->BJ웃음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