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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만이 마스터다-53화 (5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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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맛 치킨

사실 우승은 조금 설레발일 수 있다.

우리팀의 멤버가 좋은 건 맞지만 팀게임과 솔랭은 엄연히 다르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변수가 무궁무진 하다.

그래도 일단 LCL에 참가할 수 있겠냐는 내 제안을 인간조아라가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런데 혹시 부탁 하나 할 수 있겠습니까?>

'부탁?'

조건이 아닌 부탁이라.

정중하게 돌려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리가 되지 않는 선이라면 들어주지 못할 것도 없다.

<별 건 아닙니다. 혹시 방송을 할 수 있을까요?>

'아하!'

나랑 씨지맥은 각자의 사정이 있어 방송을 끄고 연습에 임했다.

나는 쓸데없는 혼란을 방지하고, 오랜만에 하는 미드 라인의 연습에 정념하기 위해.

씨지맥의 경우 비슷한 이유에 하나가 더 있다.

방송 끈 씨지맥이라는 별명이 있지 않던가.

진지한 실력으로 대회에 임하고 싶은 모양이다.

사실 나나 씨지맥이 방송을 포기할 수 있는 건 BJ보다는 프로게이머에 초점을 맞췄기에 할 수 있는 판단이다.

하지만 BJ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화려한 멤버로 진행되는 연습 게임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홍보 효과의 기대치가 분명 낮지 않을 터다.

방송 노출시 전력이 조금 유출되는 건 아쉬운 노릇이다.

하지만 나쁘다고만은 이야기 할 수 없다.

우리팀 멤버 하나하나가 인지도가 있는지라 플레이 성향이나 주챔프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스크림 게임이라면 몰라도 팀랭크는 괜찮으리란 생각이다.

어차피 대놓고 노린다면 CP.GG같은 전적 사이트에 리플레이가 남는다.

팀원 중 한 명이 방송을 하는 것 정도야 허용할 수 있는 내다.

그리고 사람 관계라는 게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것도 있지 않은가?

부탁을 들어주는 입장이 된 만큼 나도 인간조아라에게 당당하게 부탁을 할 수 있게 된다.

"인간조아라님."

<아, 혹시 무리한 부탁이었나요?>

방송은 하는 건 상관없다.

다만 내 이야기 좀 들어줬으면 싶다.

"팀원 둘의 사이가 조금 안 좋은데 중재를 부탁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저보다 인간조아라님이 제격이실 것 같아서."

<악마의 게임 롤을 하다 보면 자주 있는 일이죠. 걱정하지 않으셔도 제가 책임지고 두 분 사이에 다리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이 본론을 꺼내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이기도 하다.

시도만 해줘도 괜찮은데 알아서 책임까지 지시겠단다.

무거운 스트레스 하나를 정당하게 떠넘겼으니 얼씨구나.

그렇게 인간조아라의 영입으로 5인팀의 구색이 갖춰졌다.

탑-씨지맥

미드-나

정글-리뮤

원딜-타임끝

서포터-인간조아라

불안하기 짝이 없는 팀이긴 하다.

하지만 인간조아라가 방금 전 말을 책임질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생각 이상으로 이상적인 팀이 완성된다.

현 그랜드 마스터가 무려 두 명.

그리고 내가 인정하는 실력자가 한 명

조금 실력은 부족해도 팀의 화합을 책임질 한 명.

마지막으로 내가 있다.

'호오.. 괜찮은데?'

이 정도의 멤버를 갖춘 팀은 결코 흔치 않다.

이번 LCL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내 실력의 증명, 그리고 프로게이머로서의 등용문.

아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아싸리 우승해서 롤챔스까지 직행한다던가?'

로드 오브 로드 챌린저스 리그.

프로의 등용문임과 동시에 우승팀에겐 선택지가 하나 주어진다.

멤버진 그대로 롤챔스에서 게임을 뛸 수 있다.

물론 당장 롤챔스의 일각으로 합류한다고 스폰서가 생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쟁쟁한 프로들과 경쟁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스폰서가 안 붙을래야 안 붙을 수가 없다.

더욱이 현재는 시즌2.

로드 오브 로드가 주류 게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시기다.

그리고 내가 이 시대에 미친 영향.

장인 어르신 코너와 종말전에서 몰고 온 화제 덕분일까.

내가 알고 있는 미래보다 조금은 빠르게 롤의 인기가 가속되고 있다.

'반드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이보다 좋은 기회.

언제 또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연습 시작은 내일 아침9시. 괜찮겠습니까?"

<네, 시간 맞춰보도록 할게요. 내일 봅시다.>

인간조아라와의 통화가 끝난 후.

나는 끓이고 있었던 만두를 넣은 부대찌개를 휘휘 저어 마무리했다.

전화 통화가 꽤나 길었던 만큼 만두가 불어 살짝 터지긴 했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터트릴 거니까.'

토옥.

국자로 조심히 만두가 터지지 않게 큰 그릇에 옮겨 담는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 만두에 젓가락을 꽂는다..

젓가락을 비집어 비집어 여는 만두의 틈새.

화악.

김이 올라온다.

이것이 바로 만두 부대찌개.

풍요로운 포식이 될 저녁 식사의 시작이었다.

.

.

.

* * *

아침에 일어나자 오전 9시였다.

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나긴 했지만 기분이 깔끔하다.

'이제 더 지체할 건 없겠지.'

어제는 불화도 있었고 서포터가 급조됐던 탓에 제대로 연습을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를 것이다.

아니, 달라야만 한다.

'제발 좀..'

오늘까지도 문제가 일어난다면 정말 답이 없다.

티격태격.

애도 아니고 언제까지 싸울 것인가?

자존심 싸움으로 골이 깊어지면 힘들어진다.

따로 리뮤에게 이야기도 건넸다.

제발 말 좀 이쁘게 해달라고.

씨지맥은 게임을 할 때 다소 흥분하는 면이 있다며 사과와 함께 자중하겠다고 먼저 말해왔다.

역시 회귀하기 전의 나와 나이대가 비슷한 만큼 말이 잘 통한다.

하지만 현 시점의 나와 동갑 인 리뮤.

엄밀히 따지자면 빠른 년생이라 한 살 어리기까지 한 리뮤는 대답도 안 하는 등 고집을 부렸다.

'그래도 다행이네.'

다섯 팀원들이 모인 첫 번째 연습 게임이 시작됐다.

리뮤도 말귀를 못 알아 듣진 않았는지 조금은 자제하고 있다.

적어도 아직은 문제가 생기진 않았다.

인간조아라의 활약 덕분이기도 하다.

[인간조아라]-씨지맥님 솔킬 나이스!

[인간조아라]-정글님 봇라인 와드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칭찬의 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리뮤와 씨지맥의 신경전이 없진 않았지만 확실히 덜하다.

인간조아라가 분위기를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둘의 플레이를 자잘하게 호평해준 것 뿐인데 이런 효과라니.

다른 사람의 칭찬에 인색한 나로선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었다.

[인간조아라]-그런데 원딜님 나일아이 꼭 가야 해요?

[타임끝]-이거 좋음!

타임끝의 템트리 고집만큼은 인간조아로도 꺾지 못했다.

하지만 불화가 종결된 것만으로도 충분 이상의 성과다.

게임이 제대로 진행된다는 게 어찌나 다행인지 모른다.

어제와 달리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한 판, 한판 빠르게 이겨 나갔다.

팀랭크의 배치. 다섯 판을 전부 말이다.

'사실 못 이기는 게 이상하지.'

멤버진이 이렇게나 화력하지 않은가.

어제는 팀원들 각각이 너무 따로 논 탓에 망한 감이 있었다.

오늘은 새로운 서포터, 인간조아라의 조율 덕에 전승으로 배치를 마쳤다.

두-둥!

전승을 한 덕에 5:5 팀랭크의 다이아 1티어에 배속받았다.

마스터 티어 다섯 명이 팀랭크를 이뤄 전승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

때문에라도 기뻐하긴 이르다.

이제부터가 진짜 게임이다.

'지금까지 만난 애들은 솔직히 수준이 떨어지니까.'

첫 게임 상대가 플레티넘.

두 번째가 다이아5.

점점 높아져 마지막 게임에서는 다이아1, 2티어 팀랭을 만났다.

하지만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LCL이다.

고작 이 정도 승리로는 연습도 되지 않는다.

물론 방송을 하고 있는 인간조아라님은 싱글벙글이다.

상대의 수준이 절대적인 기준에서 낮지는 않았고, 팀원들 각각이 화려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 덕인지 시청자가 상당히 올랐다면 흐뭇해 하고 계신다.

쿠웅!

여섯 번째 게임의 큐가 잡혔따.

작정하고 모였기에 적어도 다다음 게임까지는 휴식없이 스트레이트로 진행된다.

배치 게임에서 잡힌 상대와는 실력차이 때문에 서렌을 받는 게 상당히 빨랐다.

점심 시간까지는 제법 여유가 있다.

우리팀이 가져간 픽은 다음과 같다.

탑-말카림

미드-마검사

정글-리심

원딜-고르키

서폿-조아라

조합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올라가는 게 먼저다.

어느 정도 연습이 되는 구간까지 빨리 올라가기 위해서 각자가 주챔프를 잡았다.

어설픈 조합보다는 자신 있는 챔피언을 하는 게 당장의 효율이 좋다.

하지만 리뮤가 리심을 하는 건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현재 시점에서 리심을 하는 유저는 정말로 적을 텐데.

[리뮤]-내가 니보다 잘함ㅅㄱ

역시 자존심도 싸가지도 대단하신 분이다.

CP. GG에서 리뮤의 대전기록을 보아하니 연습을 좀 한 모양.

내가 리심으로 알려지게 된 후부터 리심이 주챔피언으로 자리 잡았다.

가능하다면 아모모 같은 한타 좋은 챔피언을 해줬으면 하지만 본인이 하고 싶다는데 어쩌겠는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나쁘지 않았으니 문제가 되진 않는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해요.

여느 때와 같은 여성의 음성이 울려 퍼지며 게임이 시작된다.

상대의 티어는 다이아1과 마스터 티어의 혼성.

우리팀의 평균 점수대보다 훨씬 낮지만 우습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상대는 급조된 우리팀과 달리 이전부터 팀랭크를 해오던 유저들일 터다.

─퍼스트 블러드!

하지만 라인전은 결국 기량 싸움이다.

아군의 탑라이너 씨지맥이 위풍당당하게 승전보를 울려왔다.

탑을 하다 보면 종종 생기는 2레벨 솔킬.

간발, 아니 컨트롤의 차이일까.

씨지맥이 플레이하는 말카림이 유령화와 발화를 전부 사용한 끝에 적 쇈을 따버렸다.

좋은 스타트를 끊은 무난한 게임이 되리란 전망이다.

오산이고 자만이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첫 승전보를 울렸던 씨지맥이 역으로 당했다.

무리하게 라인을 밀다가 갱을 당해 죽어버렸다.

역갱을 못 쳐준 리뮤의 잘못일 수도 있다.

서로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기에 일부러 봐주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기 보단 상대의 호흡이 좋았지.'

솔로랭크가 아닌 팀게임이다.

아주 조그마한 방심이 화를 부르게 된다.

솔랭이었다면 한 번 더 밀고 가도 됐을 라인이었다.

하지만 팀랭에서는 킬각을 아주 칼같이 잡아낸다.

적 탑 쇈과 정글 콩머스가 점멸을 쌍으로 사용했다.

점멸도 없고, 유령화가 빠진 말카림은 죽는 수밖에 없었따.

이런 반어거지의 갱킹은 당하는 수밖에 없다.

필연이었을 실수로 인해 탑은 말리게 됐다.

쇈의 방어력 아이템이 나오자 딜교환이 쉽지 않다.

게다가 쇈은 궁극기로 아군을 보호할 수 있다.

다른 라인도 섣불리 교전을 걸 수 없어졌다.

라인전의 손해가 누적돼 간다.

탑에서 풀 수 있다면 그보다 이상적일 수 없겠지만 힘들다.

적팀도 다이아, 마스터인 만큼 바보가 아니다.

아군의 다이브를 눈치 채고 그대로 빠져버렸다.

'역시 상대는 보이스 채팅으로 오더를 주고받고 있어.'

아군의 말카림과 리심.

포탑을 끼고 파밍하는 쇈을 따내려고 작정했다.

하지만 적 쇈은 아예 모든 미니언을 포기하고 쭉 빠져버린다.

자신의 손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런 판단을 내렸다.

저렇게 되면 쇈은 죽는 것에 준하는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이 게임은 솔랭이 아닌 팀랭이다.

반대쪽 아군의 라인에 위기가 찾아왔다.

이미 물려버린 인간조아라가 타임끝에게 빽핑을 찍는다.

─인간조아라님이 고르키에게 위험 신호를 보냄!

리심이 탑에 있다는 걸 적팀에게 들켰다.

그 결과, 콩머스는 다른 라인을 역갱 걱정없이 찌를 수 있게 됐다.

적을 3초간 도발시켜 행동 불능으로 만드는 강력한 CC기를 보유한 콩머스.

육식 정글러인 리심에게 역갱만 당하지 않는다면 갱킹을 쉽사리 성공시킬 수 있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인간조아라의 희생 덕에 고르키는 살 수 있었다.

그럼에도 손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대로는 안된다.'

팀원들의 실력이 훨씬 높은데도 전세가 불리하다.

호흡을 맞춘지 얼마 안됐다는 이유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건 역시 오더가 오가는 속도다.

상대는 메인 오더를 내리는 사람이 있을 뿐더러 보이스 채팅을 통해 육성으로 빠르게 주고 받는다.

그렇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결과물.

다이아1과 마스터 티어로 이루어진 적팀을 상대로 아군은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리뮤를 설득해야 해.'

육성을 통해 째깍째깍 오더를 내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판단의 가짓수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물론 채팅을 치는데는 몇 초 걸리지 않지만 낭비가 생긴다.

AOS게임에서는 단 1초의 차이때문에 한타의 승패가 바뀔 수도 있다.

리뮤의 거부로 보이스 채팅이 성사되지 않았던 우리팀.

차차 설득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당장 하지 않으면 대회 날짜에 맞추지 못할지도 모른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 작품 후기 ============================

소심한 작가가 독자님들께 추천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작가 힘내라고 쿠폰 보내주시는 독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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